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452
현재 천마교 교주의 몸 상태는 죽을 고비를 간신히 면한 상태.
기경팔맥이 모두 복귀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를 뿐만 아니라, 그렇게 된다 해도 예전의 무공을 되찾는다는 보장도 없었다.
결국 천마교는 차기 교주를 생각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삼천제 중 멸천제가 죽고, 남은 두 사람 중에 차기 교주를 꼽으라면 당연히 혈천제.
그런 그녀와 어떤 관계를 유지하느냐는 혈매궁과 천마교의 연합, 더 나아가 무림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일이 될 수 있었다.
기수는 혈천제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야.”
“이 나쁜 자식!”
혈천제로부터 무시무시한 살기가 폭사되었다.
기수는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워우! 워우! 진정해.. 왜 날 나쁘다고 하는 거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기에?”
혈천제가 잠시 멈칫했다.
“내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라면… 너와 네 사매들이 정인이라는…”
“응. 맞아. 우린 그런 사이야.”
“으으……”
기수는 그녀의 살기에 기죽지 않고 당당히 가슴 펴고 말했다.
“내가 그녀들과 사랑하는 게 왜 나쁘다는 거야? 이유나 좀 들어보자.”
“그걸 말이라고 해?”
“그 전에… 너와 난 무슨 사이지?”
“너와 나는…”
“그래. 넌 애당초 나를 해독제로 생각했잖아. 남자가 아닌…심지어 인간으로도 취급하지 않았던 거지.”
혈천제는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 그건…”
“태도가 바뀐 뒤에도 마옥혈린수를 심어서 나를 가축 대하듯 했잖아.”
“그렇지 않아! 그건…”
“그래. 가축은 좀 심했고… 노예 다루듯 했지.”
혈천제는 할 말을 잃었다.
그녀는 기수가 그리웠다. 자기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했었다.
그런데 막상 만나 그의 얘기를 듣고 보니 자기가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자신의 내공 문제를 해결해준 은인 아니었던가.
혈천제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기수는 일어섰다.
그리고 쿨하게 돌아서서 나왔다.
상대가 아쉬워할 때 미련을 남겨놓고 나오는 게 최적의 타이밍.
혈매궁과 천마교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고, 혈천제를 안고도 싶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자세로 숙이고 들어가는 것은 기수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우선 솔직하고 당당하게 사매들과의 관계를 밝히는 게 첫 번째였다.
구차하게 속이고 거짓말 쳐봤자 피곤하기만 할 뿐 뒤끝이 좋지 않을 게 분명했다.
남녀관계에서는 정직이 최고의 가치인 것이다.
기수가 뭐가 아쉬워서 속이고 거짓말을 하겠는가.
그리고 다음엔 상대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게 필요했다.
비위 맞춰줄 필요도 없는 것이다.
하는 거 봐서 관계를 이어갈 수도 있고, 제 성질을 못 이겨 깽판 친다면 자질이 부족한 거니까 무시해버리면 그만인 것이다.
밖으로 나오니까 기분은 개운했다.
그러나 약간은 후회가 되기도 했다.
‘좀 심했나?’
현대에서라면 이런 정도까지 했는데 참아낼 여자는 없을 것이었다.
그러나 기수가 혈천제에게 신경 쓸 시간은 길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이 조용히 걸어 나와서 말했다.
“아가씨가 찾으십니다.”
한백랑이었다.
그녀는 예전과 달리 공손하게 기수를 대했다.
교주를 살려준 은인이란 사실 때문인 듯 했다.
그녀를 따라 약간 떨어진 모옥 안으로 들어가자 자영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수는 그녀를 보는 순간 속으로 미소 지었다.
머리를 정성껏 틀어 올리고 화장까지 한 모습이, 자기한테 잘 보이기 위해 적어도 1시간은 투자했음을 짐작케 했다.
겉으로는 무표정을 유지하고, 말투도 무뚝뚝하게 물었다.
“왜 불렀지?”
자영은 턱짓으로 한백랑을 내보낸 뒤 말했다.
“묻고 싶은 말이 있어요.”
“뭔데?”
“나한테 왜 그랬어요? 왜 거짓말을….”
기수는 대답 대신 성큼성큼 걸어가서 자영을 와락 끌어안았다.
자영은 깜짝 놀라 손으로 그를 밀어냈다.
“이, 이게 무슨 짓이야! 당장 놓지 못해?”
기수는 팔을 풀지 않고 말했다.
“난 너 말고도 사귀는 여자들이 있어. 네가 짐작하고 있는 것들 대부분이 맞아. 혈천제도 그렇고, 혈매궁의 사매들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난 네가 좋아. 안고 싶고, 사랑하고 싶어. 나를 받아줄래?”
자영은 기수의 갑작스런 고백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화를 냈다.
“미쳤어? 이 손 놓지 못해?
그러나 기수는 그녀의 허리를 더욱 바짝 끌어안으면서 하체를 밀착시켜 꾸욱 누르고 말했다.
“나 보고 싶지 않았어? 난 네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몰라.”
여기서 놔버리면 얼마나 뻘쭘해질지 상상도 안 됐다. 혈천제 때와 달리 서론, 본론 다 빼고 결론으로 직행하기 위해선 포지션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거짓말 하지 마! 당장 저리 가지 못해?”
기수는 당연히 손을 풀지 않았다.
자기 오빠보다 무공이 고강한 그녀였다.
무방비상태로 있는 기수에게 치명상을 입힐 능력이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는 힘조차 미약한 건 말하는 입과 속마음이 다르다는 의미였다.
이 시점에 포인트는 그녀의 자존심만 세워주면 되는 것이다.
기수는 자영을 꼭 안으며 그녀 귓가에 입술을 대고 말했다.
“내 마음속엔 오로지 너밖에 없어.(지금은) 다른 여자들은 솔직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지금 여기엔 너밖에 없으니까) 제발 나를 내보내지 말아 줘.(난 아직 숙소도 안 정해졌다고!) 네가 날 버리면 난 정말 좌절할 거야.(노숙자의 설움 싫거든) 제발 부탁이야. 자영아. 제발..(함 주라)”
간절하게 속삭이니까 자영의 거부하던 몸짓이 멈추었다.
“지금 한 말 진심이야?”
“당연하지.(넌 염정구심술 같은 거 못 하지?)”
자영이 입술을 샐쭉거리면서 약간은 교만한 표정을 지었다.
천하의 혈매궁 궁주.
상상을 초월하는 절세고수가 자기 품에 안겨 애원한다는 사실이 그녀의 콧대를 높게 해준 것이다.
“뭐. 정 그렇다면…”
“고마워!”
기수는 그것을 허락으로 받아들이고 곧장 작업에 착수했다.
“악! 뭐 하는 거야?”
“알면서 뭘 물어… 후후….아!~ 정말 좋다.”
기수는 그녀 가슴의 탐스러운 볼륨과 탱탱한 탄력을 손으로 확인하면서 입술로 그녀의 입술과 뺨, 귀, 목을 애무했다.
자영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자기가 생각했던 방식으로 대화가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어쨌거나 궁극적으로 기대하던 바가 이루어진 터라 그녀 역시 흥분을 주제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기수는 그녀의 상의를 끌어내려 희고 동그란 어깨를 드러내게 하며 말했다.
“네 강기막은 풀어. 내가 더 단단하게 만들었으니까.”
“허락도 없이 맘대로 훔쳐다 쓰고 있어!”
“후후… 미안. 하지만 나한테 다 가르쳐준 것도 아니었잖아. 전투용은 따로 있던데?”
“그거야…”
“어쨌거나 사죄할 겸 내가 열심히 한 번 해볼게.”
“뭘?”
기수는 그녀를 번쩍 안아 자신의 굳건해진 존슨 위에 걸터앉게 만들었다.
그게 다리는 아니지만 여인의 체중 정도는 감당할 힘이 있었다.
“어머!”
자영의 볼이 붉어졌다. 옷이 여러 겹 가로막고 있긴 하지만 정확한 포인트에 체중 실린 자극이 가해진 것이다.
그녀의 달아오른 반응을 확인한 기수는 그녀를 침상으로 안고 가 누이고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속옷을 끌어내렸다.
자영은 저항하지 않았다.
“와우!”
기수는 그녀의 희고 미끈한 다리를 보고 침을 삼켰다.
허벅지로 올라갈수록 근육이 많아지면서도 전체적으로 곧고 관능적인 다리.
‘미니스커트가 어울릴까? 핫팬츠가 어울릴까?’
기수는 상상력 놀이를 잠시 뒤로 미루고 일단 하의부터 벗었다.
8인 뷔페도 행복했지만 지금은 그녀들에게서 벗어나 있는 귀중한 노마크 찬스!
오로지 자영에게만 온 정신이 집중되었다.
존슨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팽창해서 자영의 입과의 인사마저 생략하고 곧바로 본론으로의 직행을 요구해 왔다.
기수는 요구를 들어주었다.
“아아!…”
자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신음을 토했다.
그러나 그녀의 속살은 이미 준비가 완료된 상태. 처음에 머리를 들이밀기만 약간 힘들었을 뿐, 나머지 과정은 단번에 쑤욱~! 이루어졌다.
“으으…”
“아아~”
두 사람은 서로를 꽉 끌어안은 채 잠시 가만히 있었다.
자영의 온몸은 부르르 경련했다. 기수 역시 황홀감에 취했다.
‘아! 이 뜨겁고 타이트 한 조임…’
사매들 중에도 탁지연이나 공주가 있지만 자영의 느낌은 각별했다.
힙과 허벅지의 근육 전체가 꾸욱~ 누르며 조인다고나 할까.
야구로 비유하자면 같은 안타를 쳐도 거구의 타자가 치는 타구는 쭉쭉 뻗어나가는 것처럼 뭔가 깊이가 느껴지는 압착감이었다.
기수는 오래전에 다니던 맛집에 다시 들려 감동을 맛보는 기분이 되어서 눈물까지 살짝 나오려고 했다.
그리고 천천히 아껴먹는 마음가짐으로 스피드를 조절했다.
메인 디쉬만 먹지 않고 밑반찬도 전부 맛본다는 기분으로 자영의 입술과 목, 그리고 가슴에도 오랜 시간 투자하며 애무를 해주었다.
자영은 결합만으로도 이미 절정의 8부 능선을 넘어선 상태였기 때문에 기수의 그런 움직임이 이어지자 곧 정상까지 도달해버렸다.
“악! 악!…. 아악….”
그녀가 입술을 깨물고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온몸으로 느끼는 모습은 다시 봐도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기수는 그녀가 충분히 느끼도록 배려해준 후 휴식 없이 곧바로 2차 등정을 추진해주었다.
그래프로 치자면 하락 3파동이 아니라 헤드 앤 숄더를 그리도록 한 것이다.
미션 부여시간은 30분!
기수는 최선을 다했고 임무를 달성했다.
그렇게 3연타 오르가즘을 선사하자 자영은 눈이 풀려버렸다.
기수는 헉헉거리는 그녀의 가슴을 애무하면서 물었다.
“좋았어?”
“몰라… 몰라…”
“모르긴 뭘 몰라? 그냥 느낌을 솔직히 얘기하면 되잖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어. 아아…. 움직이지 마… 그만…”
“잠시 쉴까?”
“응.”
기수는 그녀의 의견을 존중해서 존슨을 분리했다.
그리고 침상 아래로 내려간 뒤 그녀 얼굴 쪽으로 다가가서 섰다.
“아!….”
자영은 쉬는 게 쉬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비로소 알아차렸다.
자기가 수행해야 할 일이 있는 것이다.
지치고 힘든 순간이지만 그녀는 상체를 일으켰다.
자신에게 천상의 환락을 느끼게 해준 그놈에게 기꺼이 보답해주고 싶었다.
자영은 수건을 당겨 대충 닦아낸 후 기수의 얼굴을 올려다보면서 내민 혀를 존슨 머리 아래쪽에 살짝 갖다 댔다.
“으음….”
기수는 신음을 흘리며 미소를 지었다.
자영은 혀에 이어서 입술을 사용했고, 자극 면적을 점점 늘려갔다.
기교적으로 보면 여덟 사매들과는 차이가 좀 있었다.
아투사라는 괴물급 테크니션이 참여한 이후로 사매들 모두의 레벨이 대폭 격상되었기 때문에 다른 표본 집단과 비교하는 건 사실 반칙이었다.
그러나 자영의 서비스엔 정성이 듬뿍 담겨 있었다.
기술적으로 서투르다 해도 충분히 높은 점수를 줄 만 했다.
그런 그녀의 서비스를 감상하던 기수의 눈썹이 갑자기 꿈틀거렸다.
뭔가 강기막을 자극하고 있었다.
기수는 자영의 머리를 막고 입을 떼게 한 후 바지를 집어들었다.
“왜 그래? 갑자기…”
“밖에서 누군가 들어오려고 하는 것 같아.”
“한백랑이 잘 지키고 있을 텐데…”
기수는 자영이 처음부터 작정하고 자기를 불렀다는 사실을 알고 피식 웃었다.
“그렇다면 들어오려는 사람도 그녀겠지.”
급히 옷을 챙겨 입고 강기막을 풀자 역시 한백랑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한참 먹다가 방해 받은 자영은 원망스런 어조로 그녀를 보았다.
“무슨 일이지?”
한백랑이 다급한 어조로 대답했다.
“습격입니다! 즉시 맡은 구역으로 가셔야 합니다.”
“스, 습격이라고?”
자영은 황급히 일어나 밖으로 달려 나갔다.
기수도 그녀들을 따라 나갔다. 한백랑이 나간 다음에 마무리를 하려고 비스듬하게 서있었는데, 습격한 자들이 있다면 지금 마무리가 문제가 아니었다.
회음혈로의 진기 순환을 통해 혈류를 복귀시켜야 했다.
모옥 밖으로 나가 보니 사방에서 비명과 병장기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기수는 기감을 끌어 올려 상황을 살폈다.
습격한 자들은 100여명.
하나 같이 강력한 기도를 풍기는 것으로 보아 청탑산 패거리가 분명했다.
수로맹 수채를 습격할 때는 수채 하나 당 달랑 4명만 보내던 그들이 100여 명이라는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것은 천마교의 전력이 그만큼 만만치 않다는 뜻이었다.
기수는 자영과 한백랑의 뒤를 따라갔다.
청탑산 놈들이라면 하나라도 더 죽여야 한다는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