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458
새벽 일찍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겨우 돌아간 능소화는 그날 오후가 되자 다시 기수를 찾아왔다.
그리고 두 사람은 어제보다 훨씬 친밀한 시간을 보냈다.
2차전이 끝난 후 그녀가 물었다.
“그런데 기소협. 여기 돌아온 건 무슨 임무가 있어서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응. 두 번째도 열심히 수행하고 있어.”
첩자에 대한 감시는 능소화와 섹스를 즐기는 중에도 계속 지속되고 있었다.
아마 세상에 이보다 즐거운 잠복근무는 없을 것이었다.
이젠 첩자가 움직이지 않아도 전혀 불만이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계속 있기를 바랄 정도였다.
“두 번째? 첫 번째는 뭐였는데요?”
“네 입.”
“뭐라고요?”
“하하!…이상하게 듣지 마. 너와 꼭 다시 만나서 입맞춤하고 싶었거든.”
“아! 그런 뜻이었어요?”
물론 루틴을 완성시키는 게 목표였다.
능소화가 처음에 튕기던 것과 달리 적극적으로 임해줘서 고마웠다.
그런 의미에서 기수는 그녀의 입을 입맞춤 이외의 용도로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능소화는 미소를 잊지 않고 열심히 머리를 움직이면서 기수의 손을 끌어당겨 자기 다리 사이로 집어넣었다.
기수의 경험 상 거기에 입을 대거나 손가락 집어넣는 걸 싫어하는 여자도 많았다. 능소화는 완전히 반대였다. 기수의 손을 잡아당겨 갖다 댈 정도로 적극적이기도 했다.
기수는 그녀가 원하는 것을 해주었다.
능소화가 손을 끌어당길 만큼 기수의 테크닉은 절륜했다.
중지가 들어가자마자 홍수가 나서 꿀럭, 꿀럭거리는 사운드 이펙트가 요란하게 퍼졌고, 약지가 하나 더해지자 소리도 더 커졌다.
기수는 그녀의 가장 예민한 부분, G-스팟 주변을 집중 공략했다.
“웁…웁…우움….”
능소화는 입을 떼지 않은 채로 마구 괴성을 질러댔다.
그리고 마침내 분수 쇼가 시작되었다.
“하핫! 이것 참…”
안 그래도 그녀와 한 번 방사를 치르고 나면 요가 흠뻑 젖었다.
적어도 컵 하나 정도는 쏟은 것만큼 윤활액의 양이 많았다.
그런데 분수까지 더하니 오늘도 기승위는 물 건너갔다고 봐야 했다.
물론, 기수 입장에선 재미있는 볼거리였다. 능소화가 처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쉽게 물총이 발사되는 건 그녀가 독보적이었다.
아미파라는 소속 때문인지, 백서린, 양여옥, 호운혜 등의 다른 무림맹 여인들에 비해 능소화가 훨씬 조신하고 얌전하고 순진해보였는데, 침대에선 전혀 달랐다.
그래서 1대1로만 지내는데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수분 보충하게 해줄까?”
기수의 물음에 능소화는 머금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기수는 그 자세 그대로 수분을 공급해주었고, 능소화는 입도 떼지 않고 쫍! 쪼옵~ 꿀꺽! 꿀꺽! 쫍! 쪼옵~ 꿀꺽! 꿀꺽!을 반복했다.
단지 하루 만에 이렇게까지 변할 수 있나 싶었지만, 불만은 전~혀 없었다.
이제까지 보아 온 능소화의 기질이라면 더 한 것을 시켜도 기꺼이 할 것 같았다.
오늘도 파이프 내부를 모두 비우는 진공청소기급 흡입력으로 기수를 감동시켰고, 기수는 그 감동을 고스란히 그녀에게 돌려주었다.
기수와의 꿈결 같은 정사를 마음껏 즐기고 무림맹으로 돌아온 능소화는 조신한 아미파 수제자의 모습으로 용봉련 모임에 참석했다.
사마연합을 깨부수고 정도 무림 전체가 역도 찾는 일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는 게 젊은 무림인들의 불만이었다.
“이게 모두 혈매궁이 떠났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불만 섞인 어조로 말했다.
화양문 연무장 구석엔 아직도 기수가 녹여 붙인 창칼이 놓여 있었다.
나중에 무림맹에 들어온 사람들은 그게 인간이 한 일이라는 걸 믿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들도 눈을 비비며 믿지 못했던 일이니…
그런 고수가 장강에 가서 수로맹을 도와줬다는 소문이 떠돌더니, 최근에는 천마교 교주의 죽음에 관계된 자들을 처단했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었다.
무림맹이 역도 처단의 기회가 있었다면 바로 기수가 난주에 있을 때였다.
지금은 사람이 많이 모였어도 기회는 없다는 게 모두의 생각이었다.
백서린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언젠가 혈매궁이 우리에게 손을 내미는 날도 오겠지요.”
그러자 개방 제자로 보이는 청년이 말했다.
“그런다고 해도 우리가 그 손을 잡아줄 지는 의논해봐야 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혈매궁은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수로맹과의 관계도 그렇고, 천마교와의 관계도 그렇고…”
그러자 사방에서 동시에 여러 명이 반론을 제기했다.
“역도에 대처하기 위해 무림의 싸움을 말렸을 뿐인데, 그게 무슨 소리요?”
“그럼 개방이 앞장서 보던가.”
“우리 무림맹을 구해줬는데, 그 일을 벌써 잊었단 말이오?”
“혈매궁이 공 세우는 게 그렇게 배가 아프시오?”
하도 여러 명이 떠들어대니까 개방 방도는 금세 꼬리를 내렸다.
“아, 아니. 난 혈매궁이 문제라는 게 아니라 의논을 좀 해보자는…”
“무슨 의논이 필요합니까? 도와달라면 곧장 달려가야지!”
그들의 대화를 보며 능소화는 가볍게 미소 지었다.
사람들은 역시 힘 있는 쪽으로 쏠리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혈매궁주와 친밀한 관계인 자신이 용봉련은 물론 무림맹 전체를 통틀어도 가장 나은 위치를 점했다고 할 수 있었다.
‘꼭 내 남자로 만들고 말 거야.’
그러면서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여인들을 한 차례 살펴보았다.
호운혜는 키가 너무 크고, 당운영은 사천당가 사람이라 남자에게 부담을 줄 것이니 경쟁에서 제외시켜도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양여옥과 백서린은 확실히 만만치 않은 경쟁자였다.
‘기소협과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고 해도, 내가 기소협한테 해주는 걸 너희들은 흉내는커녕 상상조차 못할 거야. 호호호!…’
그렇게 생각하며 모임이 끝나고 아미파 숙소로 돌아가는데 당운영이 그녀를 따라왔다.
“언니. 잠시만요.”
“아! 당매. 무슨 일이야?”
“언니 요즘 무슨 좋을 일 있어요?”
능소화는 흠칫했지만 표정을 바꾸지 않고 말했다.
“아니. 특별한 일 없는데 왜?”
“너무나 밝고 환하게 웃어서요.”
“난 늘 이렇게 웃고 다녔는데 뭘…”
“하긴 그랬죠. 호호!…”
능소화는 그렇게 그 자리를 빠져나와 문파로 돌아갔고, 다음날 새벽엔 다시 빠져나와 벽소루로 향했다.
“어서 와.”
기수는 씩씩한 목소리로 그녀를 맞았다.
기운이 펄펄 나는 것은 상생순환 수련의 성과가 컸기 때문이다.
혼자 따분하게 잠복근부 할 때는 수련도 잘 안 됐다.
하지만 능소화가 찾아와준 이후 원래의 수행 스타일로 되돌아왔다.
남는 시간에 수행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짧게 수행해도 집중이 잘 됐고, 그 깊이도 아주 심원해졌다.
기수는 수행 도우미 능소화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침이 되어 돌아갈 시간이 되자 능소화가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 장소를 옮겨야 할 것 같아요.”
“왜?”
“당운영. 그 꼬마가 날 의심하는 것 같아요.”
“왜? 무슨 소리를 했기에?”
“아무 말도 안 했어요. 그런데 내 얼굴이 밝아 보인다나…”
기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의학적 근거는 없을지 몰라도 자신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여인들은 얼굴과 몸매 모두 전보다 예뻐 보였다. 오르가즘의 생체 효과인지, 남성호르몬의 화학 효과인지, 둘 다인지, 원래 여자는 사랑을 하면 예뻐지는 것인지, 정확한 이유는 몰랐다.
하지만 분명히 달라지긴 하는 것 같았다.
같은 아미파 여제자라면 몰라도, 당운영이 그 차이를 알아봤다면 대단히 관찰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었다.
“좋아. 골목 안쪽의 객잔으로 옮기자. 거기라면 드나들 때 눈에 좀 덜 띌 거야.”
“어느 쪽 객잔이요?”
“여기와 나란히 붙은 쪽.”
“알았어요. 오늘 저녁엔 그리로 올게요.”
“후후….거기서 기다릴게.”
능소화를 전송한 기수는 짐을 챙겼다.
짐이라고 해봤자 옷 몇 벌하고 새로 구입한 유성추가 전부였다.
나가려고 문을 열었는데, 바로 그 문앞에 한 여인이 배시시 웃으며 서 있었다.
기수는 깜짝 놀라서 침을 꿀꺽 삼켰다.
“우, 운영아!….”
“야! 이… 씨발놈아.”
“헉! 왜 또 욕을 하고 그래?”
당운영은 기수의 가슴을 떠밀고 들어온 후 문을 잠갔다.
“욕을 안 하게 생겼냐? 너. 언제 난주에 돌아왔어?”
“나? 그, 그러니까… 방금 전에…”
“거짓말 할래?”
“실은 어제…”
“너. 난주에 왔으면서 왜 나 안 찾았어? 그리고 능소화를 만나?”
“당연히 연락을 하려고 했지.”
“거짓말하지 마!”
“정말이야. 내가 난주로 돌아온 건 바로 너를 만나기 위해서였어. 그런데 하필이면 객잔 앞에서 능소저를 만나는 바람에 일이 이렇게 된 거야.”
“정말 나를 만나러 왔다면 화양문 안에 들어와서 묵을 것이지. 왜 객잔을 기웃거려?”
“실은 내가 여기 온 건 청탑산 패거리를 미행하고 있기 때문이거든. 그래서 무림맹엔 알릴 수 없어.”
“왜 못 알려? 모두가 도우면 더 좋잖아?”
“그 첩자가 무림맹 안에서 암약하고 있기 때문에 내 정체를 감추고 감시 중이야. 내가 따라온 걸 알면 안 된다고.”
“아! 그렇구나…”
당운영은 기수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똑같은 시간 보는 게 아니라 한 지점에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날 만나러 왔다는 거 정말이야?”
“응. 진짜야. 믿어 줘.”
“그럼 나 지금 약 먹어도 돼?”
“약? 그, 그거 이미 다 먹지 않았나?”
“무슨 소리야! 아직 20번도 더 남았어!”
“20번? 어째서 전보다 더 늘어난 것 같지?”
“안 늘어났어! 벗어!”
“아, 알았어.”
기수는 말 잘 듣는 학생처럼 하의를 탈의할 수밖에 없었다.
당운영은 자기가 무릎 받칠 것을 챙겨 온 후 기수 앞에 무릎 꿇었다.
그리고 한 차례 숨을 몰아쉬고 양 볼이 발그레해져서는 물었다.
“능소화 하고 한 다음에 씻은 거지?”
“응.”
“내 약은 충분히 남아 있겠지?”
“응. 확인해 봐.”
당운영은 양손으로 천천히 어루만지는 것을 시작으로 실력을 발휘했다.
기수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역시 능소화는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수는 당운영에게 투약을 해준 후 함께 씻고, 그녀의 작고 동그란 힙을 어루만지며 뒤쪽에서부터 결합을 즐겼다.
당운영은 미간을 잔뜩 찡그린 채 교성을 토했다.
“아! 천천히… 아아!…”
당운영의 그 중간에 한 번 더 걸리는 타이트한 속살 느낌은 여전했다.
쉬지 않고 온천수를 흘려대는 능소화와 달리 스피드를 올리기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각별한 쾌감을 존슨 전체에 가해주는 훌륭한 몸이었다.
기수는 다시 한 번 교훈을 되새겼다.
‘역시 편식은 안 좋은 거야.’
두 사람은 음식을 시켜먹으면서 오후까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기수는 망설이다가 그녀에게 비밀을 얘기해주었다.
“저녁 때 장소를 옮기기로 했어. 여기와 붙은 골목 안쪽 객잔으로…”
“나한테 그걸 가르쳐주는 이유는…. 또 찾아오라는 거겠지?”
“아까도 얘기했다시피, 난 감시하느라 자리를 뜰 수 없으니까.”
“호호!… 오지 말라고 해도 능소화를 감시해서 올 생각이었어. 그래도 직접 얘기해주니까 좋은 걸? 아까 씨발놈이라고 한 거 미안… 앞으론 안 그럴게.”
“내가 여기 있는 건 절대 비밀이다.”
“걱정 마.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할 테니까.”
기수의 존재를 알게 되면 호운혜, 사하, 백서린, 양여옥이 가만히 있겠는가?
당운영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비밀을 지킬 생각이었다.
그녀는 기수의 몸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물었다.
“그런데, 나 오늘 약 한 번만 줄 거야?”
“한 번이면 됐잖아? 양도 적지 않았을 텐데…”
“그래도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두 번은 먹어야지.”
당운영은 자기 다음 차례가 능소화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녀에게 쏟을 힘이 없도록 자기가 전부 말려버릴 생각을 했다.
당운영이 덥석! 투약 모드에 들어가자 기수는 말리지 않았다.
그녀와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운 건 그 역시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젖짜는 소녀의 행위엔 그리움과 추억 같은 게 깃들어 있었다.
“으으….”
“우웁….! 꿀꺽, 꿀꺽….”
5분 정도 노력한 대가로 당운영은 원하던 약을 먹을 수 있었다.
그녀는 무슨 영약이라도 먹듯이 입술을 꼬옥 오무린 채로 한 방울도 흘리지 않으려고 애썼고, 그래도 입술 밖으로 삐져나와 흐른 것은 검지로 긁어 올려서 손가락까지 쪽쪽 빨아먹었다.
그러고 나서 음미하는 표정으로 짓는 행복한 미소.
첫 경험 때부터 취향이 약간 이상한 쪽으로 길들여져 버린 기수 입장에선 정말 보기 좋은 정경이 아닐 수 없었다.
기수가 그녀 이마에 뽀뽀를 해준 후 물었다.
“그럼 이제 18번 남은 건가?”
당운영이 펄쩍 뛰었다.
“무슨 소리야? 이제 21번 남은 거지.”
“야! 숫자가 왜 올라가냐?”
“무슨 소리야? 21번이 맞아. 설마 내가 숫자도 못 셀까봐?”
기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래. 네 말이 맞는 걸로 하자. 21번. 크크크…”
당운영도 배시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