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461
기수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서 있는 순서대로 능소화, 호운혜, 백서린, 사하, 당운영, 양여옥.
이미 그녀들 볼 것도 다 봤고, 속속들이 모두 알고 있지만 이렇게 여섯 명이 한꺼번에 서있는 것은 느낌이 또 달랐다.
허리에서 골반으로 퍼졌다가 다리로 이어지는 라인들이 제각각이면서도 다들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아! 역시 어려서부터 무공을 가르쳐야 이런 곧은 다리들이 나온다니까…’
길이로는 호운혜가 가장 길고 당운영이 가장 짧았지만, 단순히 길이만으로 점수를 매기는 것은 문제가 있었다. 역시 조화의 문제였다.
“뭘 그렇게 계속 보기만 해?”
역시 이번에도 불만을 표시하는 건 능소화.
“후후…. 남자란 말야. 눈으로 보는 것에 흥분하거든.”
“우리를 이렇게 벗겨놓은 걸로 충분하잖아?”
기수는 양손으로 동시에 자신의 아래쪽을 가리켰다.
“얠 봐라. 충분한가.”
존슨 머리의 각도가 아직 수평도 일어서지 못한 상태였다.
당운영이 입맛 다시기 딱 좋은 각도이기는 했다.
호운혜가 능소화를 나무랐다.
“넌 왜 그렇게 말이 많니? 신입생 주제에.”
능소화도 나름 호운혜에게 불만이 있었다.
“흥! 너 이미 기소협과 이런 관계였으면서 나한테 거짓말 했지?”
“그래서 뭐? 후회 돼? 이게 싫으면 나가. 문은 저 쪽이야.”
능소화는 말문이 막혔다.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어제 양여옥의 협박(?)에 못 이겨 찾아올 때까지만 해도 자기가 다른 여인들과 한 남자를 공유하는 건 상상도 해 본 적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세 명이 쉬엄쉬엄 교대해 가면서 어울리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알게 되었고, 오늘 무려 6명이 함께 어울리는 자리에까지 참여하게 된 것이다.
‘조금 굴욕적이긴 하지만…’
능소화는 꾹 눌러 참기로 했다. 기수의 다음 말이 나올 때까지는…
“자 이제 돌아서서 허리를 숙인다. 실시!”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능소화뿐만 아니라 양여옥과 백서린도 그건 좀 견디기 힘든 모양이었다.
그러나 기수의 의지는 단호했다.
“전부 벽에 손을 짚어. 양 발은 어깨 넓이보다 약간 넓게… 그러니까 마보 정도로 벌리고 엉덩이를 최대한 뒤로 내밀면서 허리는 낮게 내리는 거야. 몸이 얼마나 유연한지 확인하려는 거니까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 어서!”
양여옥과 백서린은 슬금슬금 따라했지만 능소화는 돌아서지 않았다.
“얼마나 유연한지 알아서 뭘 어쩌려고?”
“유연성에 따라 놀 수 있는 자세가 달라지거든. 자, 자… 말 들어.”
기수가 토닥여주자 능소화도 마지못해 자세를 잡았다.
기수는 현행범 5명을 체포하고 그 자리에서 수갑 채우기 전 몸수색을 하는 경찰관의 기분으로 우선 좌우로 오가며 눈요기를 했다.
‘죽인다! 크흐….’
여덟 사매들과도 종종 있었던 일이지만, 이번엔 여섯 명이 모두 다른 멤버.
다양성이란 게 인류의 가장 존중받을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 너하고, 너하고 자리 바꿔.”
기수는 당운영과 양여옥을 바꿨다. 사하의 매끄럽고 가뭇가뭇한 살결과 가장 대조를 이루는 양여옥의 흰 피부를 붙여놓고 감상하기 위해서였다.
감상은 눈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오감을 다양하게 동원하자 여인들의 교성이 방안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가장 불만 많던 능소화가 윤활액 분비는 가장 많아서 허벅지 안쪽으로 타고 흘러내려 무릎에 도달할 정도가 되었다.
기수는 모두에게 자신의 존슨 상태를 보여주었다.
수평 이상. 이젠 준비가 된 것이다.
“자! 전부 무릎 아프지 않게 받칠 것 마련해가지고 가까이 모여. 둥그렇게.”
뭘 하려는지 알게 된 당운영의 동작이 제일 빨랐고, 눈도 반짝거렸다.
능소화는 이번에도 투덜거렸다.
“꼭 이런 식으로 해야 되는 거야?”
그녀는 기수에게 순결을 바친 이후 그가 자신을 이 세상 유일한 여인으로, 마치 여신처럼 떠받들어주기를 바랐다.
자기 정도의 미모에 아미파 수제자라면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수는 현재 알려진 무림 최고 고수.
어느 정도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 정도까지 될 줄은 그녀도 예상치 못했다.
능소화가 특히나 참을 수 없는 것은, 자기가 계속해서 여섯 명 중 한 명 취급을 당한다는 사실이었다.
여섯 명이 함께 어울리더라도 한 명에 나머지 다섯이 따라붙는 거라면 납득할 수 있었다. 어제 1+2 상황에서 기수의 늠름한 남근을 가장 오래, 가장 많이 차지한 것은 자기였다. 기수도 자기의 그곳을 셋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거 같았다.
그래서 오늘도 이 놀이를 자신이 주도하고 싶었다.
기수가 시키는 대로 진행되는데 자꾸 반론을 제기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너부터야.”
기수가 능소화의 입을 막았다.
늘 좌에서 우로 시작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 좀 떠들라는 의미도 있었다.
능소화는 다른 5명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지만 나름 최선을 다했다.
가진 실력을 다 보여주지도 못했는데 기수는 호운혜로 옮겨갔다.
능소화는 그녀의 실력을 자세히 관찰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백서린까지 보고 난 후 어느 정도 안심이 되었다. 당운영보다 뛰어난 능력자는 없었기 때문이다.
‘됐어! 이 정도라면 나도 수위권에 오를 수 있겠어.’
그러나 사하에 이르러서는 약간 긴장이 되었다.
혀로 뭘 어떻게 하는 건지 기수가 눈에 띄게 행복한 신음을 뱉었다.
한참 관찰하던 능소화는 뭔가를 깨달았다.
‘그래! 강약조절이란 게 바로 저걸 말한 거였어.’
남자의 그곳이 아무리 예민하다고 해도 기계적인 반복엔 금방 질리기 때문에 사하처럼 다양한 압력과 마찰감촉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터득한 것이다.
다음에 자기 차례가 왔을 때 사하는 그걸 실전에 적응시키며 눈을 위로 치켜 떠 기수의 반응을 확인해보았다. 역시 처음과 달랐다.
그리고 차례가 호운혜, 백서린을 지나 다시 사하로 넘어갔을 때 좀 더 자세히 살폈다. 입 안에서 혀를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맨 끝 당운영까지 갔다가 다시 양여옥으로 돌아올 때, 능소화는 한 가지 사실을 떠올리고 이의를 제기했다.
“잠깐! 지금처럼 좌우로 오가면 맨 끝에 있는 나와 당매만 손해잖아? 가운에 있는 네 명에 비해서 횟수가 줄어든다고.”
그러자 당운영도 곧바로 맞장구를 쳤다.
“그러네! 맞아… 공평하게 하려면 한 방향으로만 돌아야지.”
기수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공정함’에 문제가 발생했음을 깨달았다.
“그럼 운영이 다음에 소화 쪽으로 건너가는 게 맞나?”
그러자 입술을 침을 바르며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사하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능소화를 노려보며 말했다.
“신참이 말이 진짜 많네. 아무래도 신고식을 해야 되겠어!”
“무슨 신고식?”
호운혜, 백서린, 양여옥, 당운영 등은 어리둥절한 눈으로 서로를 봤다.
사하가 네 명을 손짓으로 가까이 불러 뭔가를 속삭였다.
기수는 그녀들이 하던 일에 집중해주기를 바랐지만 다들 능소화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쑥덕거렸다.
결국 기수는 현재 놀고 있는 능소화 앞에 설 수밖에 없었다.
능소화는 다섯 명이 뭉쳐서 작당하는 게 신경 쓰였지만 당장은 오늘 배운 걸 연습하는 게 더 중요해서 열심히 기수를 기쁘게 해주었다.
한참 뒤. 회의를 마친 5명이 복귀했다.
“이제부터 신입생 신고식을 할 테니까 오빠가 도와줘.”
“그, 그러지 뭐.”
양여옥이 침상으로 가더니 끝부분에 이불을 놓고 그 위에 엎드렸다.
그리고 당운영이 기수의 몸을 꽉 움켜쥐고 잡아 당겨 끌고 가서는 결합을 시켜주었다.
“아아!….”
양여옥이 달뜬 교성을 토했다.
기수는 의아했다.
“여옥이에 대한 신고식을 하는 거야?”
“아냐. 조금 기다려 봐.”
호운혜, 당운영 등은 양여옥의 몸과 결합된 기수의 기둥 표면 상태를 주시했다.
그리고 윤활액이 번들거림을 넘어서 흐를 정도가 되자 결합을 풀었다.
“어! 왜 그래?”
기수는 그녀들이 방해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호운혜가 능소화를 손짓으로 부른 후 움켜쥔 기수의 존슨을 들이밀었다.
“빨아.”
“뭐, 뭐라고? 미쳤어? 내, 내가 왜…”
“왜는 무슨 왜? 아까도 잘 했잖아?”
“하, 하지만 지금 그건 여옥이의 그, 그게 묻어 있잖아.”
“바로 그게 우리의 신고식이야.”
“싫어! 안 할 거야!”
능소화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러자 사하가 나서서 말했다.
“좋아. 신고식을 못 하겠다면 나가!”
“내가 왜 나가?”
“우리 다섯 명은 함께 어울리면서 한 번도 입 대기를 거부한 적 없어. 네가 싫다면 우리와 함께 하기를 거부하는 것과 마찬가지야.”
“말도 안 돼!”
“흥! 그럼 우리가 사람 바뀔 때마다 씻기라도 하는 줄 알았어? 넌 아까 운혜의 침이 묻은 걸 그냥 입에 넣었었잖아?”
“그렇긴 하지만… 이건…”
어제 1+2로 할 때도 기수가 중간에 씻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몸에서 몸으로 옮겨가는 건 상관없지만 몸에서 뺀 걸 입에 넣기는 싫었다.
그녀는 기수를 봤다.
“기소협. 어떻게 좀 해주세요.”
기수는 양손을 들어 보이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는 경험을 통해서 여자들의 일은 여자들끼리 해결해야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괜히 자기가 끼면 질서가 붕괴되고 마는 것이다.
여자들 사이의 위계서열이나 질서는 남자들 이상으로 엄격했다.
이런 식의 비밀스럽고 은밀한 패거리가 이루어진 이상, 거기에 순응하지 못하면 왕따 혹은 이지메의 대상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이다.
기수는 능소화가 그런 면에서 좀 서툴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탁지연은 지금 혈매궁 여인들의 리더로 자리매김하여 공주까지도 쥐락펴락 하고 있지만, 처음에 사매들 사이에 녹아 들어가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런데 능소화는 나대는 경향이 있었다.
다른 5명이 기선을 제압하려는 게 당연했다.
능소화는 다섯 명을 차례로 노려본 후 말했다.
“흥! 나 못 하겠어! 너희들끼리 제멋대로 만든 신고식을 내가 왜 따라야 해?”
“못 하겠다면 나가.”
“싫어! 내가 왜 나가? 너희들뿐만 아니라 나도 그의 여자라고!”
기수는 흥미롭게 사태 추이를 지켜봤다.
순순히 물러서려고 하지 않는 게 능소화 다웠다.
사하가 기수에게 말했다.
“능소화가 나가지 않는다면 우리 다섯이 모두 나갈 거야. 그리고 두 번 다시 널 만나지 않을 거야. 그래도 좋아?”
“워우! 워우!… 난 끌어들이지 말고 너희들끼리 해결하라고.”
“그러려고 했는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잖아. 네가 선택해. 우리야 쟤야?”
능소화는 간절한 눈빛으로 기수를 봤다.
그러나 애당초 말이 안 되는 선택이었다.
온천수 콸콸 한 명을 위해 롱다리 멜론과, 올록볼록 에스라인과, 가무잡잡 비단결과, 불타는 백옥살결과, 투약 환자를 포기한다는 게 말이 되겠는가?
그건 히포크라테스 선서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기수는 한숨을 내쉰 후 능소화에게 말했다.
“휴우… 미안해. 난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거야.”
능소화는 침을 꿀꺽 삼켰다. 1+5의 꿈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어, 어떻게 해야 하지?’
자존심대로라면 옷을 챙겨 입고 문을 박차고 나가야 했다.
그러나 시야에 기수의 길쭉한 살덩이가 들어오는 순간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자존심을 버리고 6분의1이라도 감지덕지할 수밖에 없었다.
“아, 알았어. 빨게.”
사하와 당운영, 호운혜 등은 마주보며 씩 웃었다.
기수는 그녀들이 이런 식으로도 뭉칠 수 있다는 사실에 웃음이 나왔다.
“그 사이 말랐으니까 처음부터 다시!”
기수는 양여옥과 재결합하여 윤활액을 충분히 만든 후에 무릎꿇고 기다리는 능소화 쪽으로 돌아섰다.
능소화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 입장에선 다수의 폭력에 희생당하는 상황이라 기분이 엄청나게 나쁘겠지만 기수가 보기엔 그녀의 찡그린 얼굴이 너무나 귀여웠다.
옆에서 호운혜가 그녀를 다그쳤다.
“좀 더 깊이! 제대로 못 해?”
능소화는 눈을 질끈 감고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왕 했으니까 괜히 시간 끌면서 굴욕을 길게 이어갈 필요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맛도 입안에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
그녀가 한참 만에 입을 떼고 손등으로 입술을 닦은 후 말했다.
“이제 됐지?”
“응. 여옥이는 됐고. 다음 서린이.”
백서린이 양여옥과 교대하여 엎드렸다.
능소화는 깜짝 놀랐다.
“무슨 소리야! 신고식을 이미 했는데 왜 또?…”
“우리가 다섯 명인데 어떻게 한 번만 하고 끝내려고 그래? 다섯 번 채워야지.”
“마, 말도 안 돼!”
그러자 사하가 문을 가리켰다. 싫으면 나가라는 의미였다.
능소화는 기수를 노려봤다. 원망할 대상이 그밖에 없었다. 나머지 다섯 명은 이제 무서워서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괜히 불손한 표정 지었다가 무슨 다른 끔찍한 신고식을 추가할지 몰르기 때문이었다.
기수는 능소화의 처지를 동정했다. 그러나 자기가 개입할 일이 아니었다.
그냥 신고식의 도구 역할에 충실한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물론 마음속으로는 속살과 입을 번갈아 오가는 게 아주, 몹시, 대단히 좋기는 했다.
능소화는 백서린에 이어 결국 다섯 명 모두에게 신고를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까지 그 대상으로 삼은 후 언니들 말 잘 듣는 아주 착하고 유순한 신입생이 되었다.
기수는 그런 그녀가 가여웠다. 그리고 무림맹의 여인들이 동창 출신 사매들보다 더 독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래서 5명에게 징벌에 가까운 스트로크를 해주었다.
“너희들 무섭다. 어쩌면 능소화한테 그런 걸 시키냐?”
“악! 악! 그만… 살살 좀…. 악! 악!…”
하드웨어 최강인 호운혜가 기수의 작심한 파워에 못 견뎌하자 옆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사하가 겁먹은 표정으로 말했다.
“너무 심하게 하지 마. 함께 어울리면 어차피 하게 될 일을 조금 먼저 경험하게 해줬을 뿐인데 뭐…. 소화도 나중에 신입생한테 갚아주면 되지…”
기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런 나쁜 전통이 이어지는 건 절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었다.
신입생은 바람직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