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469
기수는 소혼랑과 광혼랑이 운기조식 하는 동안 푸줏간 주인의 상태를 살폈다.
그는 고민하던 보고서를 완성하여 전서구 다리에 매다는 중이었다.
‘저 새를 따라가면 놈의 상관에게 연결되겠지?’
전서구를 따라가는 것은 뭔가 말이 안 되는 소리 같았지만, 현재 자신의 경공 실력이라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러나 기수는 그 생각을 곧 접었다.
소혼랑과 광혼랑을 내버려두고 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보고서는 제대로 전달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적 수뇌부에 충격을 주고 혼란을 야기하는 게 이번 태선사 공격의 의도였기 때문이다.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군. 후후…’
기수가 그쪽에 신경을 쓰는 사이 운기조식을 끝낸 소혼랑과 광혼랑은 대법의 효능에 감탄하고 좋아했다. 그리고 복습을 요구해왔다.
기수는 기꺼이 새 제자들에게 배우고 익힐 기회를 주었다.
그런데 연전히 뭔가 좀 만족스럽지가 못했다.
‘왜 이러지? 나한테 무슨 문제가 생겼나?’
본래 음양대법은 남녀 모두의 성감이 극도로 고조되었을 때 진기 순환 효율도 최상이 되기 마련이었다.
기수는 알몸으로 헐떡이는 소혼랑과 광혼랑을 살펴보았다.
빼어난 미색.
하지만 기수 주변에 워낙 미녀들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약간은 처지는 느낌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경향을 띤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테크닉과 바디로 그 정도 부족함은 얼마든지 커버할 수 있었다.
풍만한 가슴, 잘록한 허리, 팽팽한 배, 농염한 골반 라인, 미끈한 다리. 모든 게 갖춰져 있었다.
점수를 짜게 준다고 해도 춘매, 추매, 동매에 비해 크게 처지는 편은 아니었다.
‘그래. 난 문제 없어. 이 세상 모든 미녀들을 공평하게 사랑한다고!’
그렇다면 원인은 소혼랑과 광혼랑 쪽에서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
‘혹시 섹스 중에 나에게만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생각을 하는 걸까?’
그러고 보면 무림맹 여섯 여인 중에서 자기 이외의 다른 남자와 동침한 경력을 가진 사람은 호운혜가 유일한데, 그녀의 대법 효율이 6명 중 가장 떨어지는 것 같기는 했다.
오로지 자기만 아는 여자일수록 효율이 좋다?
말이 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혈매궁에도 자기가 첫 남자가 아닌 사매가 몇 명 있는데, 그들은 거의 차이가 없이 대법을 받아들였다.
‘그럼 심리적인 문제인가?’
자신이 첫 남자건 아니건, 지금 오로지 자기만을 사랑한다면 효율이 좋은 거고, 뭔가 천성적으로 난잡한 마음가짐이라면 효율이 떨어진다.
대충 그게 맞는 것 같았다.
기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기는 열심히 해도 여자 쪽에서 100%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다른 의심도 일었다.
‘결혼한 지 10년쯤 지나면 사랑도 식는 것 같던데… 그럼 지금의 미녀들도 나중엔 효율이 떨어질까?’
기수는 곧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건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사도를 모두 처치한 뒤에는 대법도 불필요한 것이다. 적이 없는데 미녀들을 고수로 만들어봤자 자기가 얻어맞을 일 밖에 더 있겠는가.
공주에게 한 번 당했으면 됐지, 더 이상은 사양이었다.
소혼랑과 광혼랑은 집중적으로 대법을 익히고 나서는 올 때처럼 급히 떠나려 했다.
“어! 무슨 소리야? 지금 간다니…”
“교주님 할 일이 얼마나 많으신데… 우리가 가서 도와드려야 해.”
“그렇다고 해도 너무….”
“왜? 우리와 헤어지는 게 아쉬워?”
“당연히 아쉽지.”
“호호호!… 곧 다시 만나게 될 거야. 걱정 마.”
“그럼, 이번에 가면 마령 중에 한백랑이라고 있거든? 그녀 좀 이리 보내주라.”
기나긴 밤, 외롭게 독수공방 하고 싶지 않았다.
소혼랑과 광혼랑은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우리와 헤어지기 싫다며!”
“다른 여자를 보내달라고? 이게 말이 되는 소리야?”
“워우! 워우! 진정해… 난 여자가 필요해서 이러는 게 아냐.”
“그럼 뭐야? 이유를 말해 봐. 이 색마!”
“너희 둘이 바쁜 와중에 급히 여기 온 건 음양대법을 통해 내공을 증진하기 위함이잖아. 내가 한백랑을 오라고 하는 것도 바로 그것 때문이야. 그녀를 고수로 만들어주려는 지극히 이타적인 희생정신 때문이라고.”
“어이가 없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아!~ 너희들마저 내 마음을 이렇게도 몰라주는구나. 난 진짜 천마교의 전력 향상을 위해 이 한 몸 기꺼이 희생하려고 했는데…그래. 관두자! 관둬!”
기수는 소혼랑과 광혼랑의 등을 떠밀었다.
사실, 한백랑을 불러달라고 한 건, 음양대법의 효율 문제가 소혼랑과 광혼랑만의 문제인지, 아니면 비슷한 상황인 한백랑 역시 마찬가지인지 확인해보고 싶어서였다.
그녀가 오지 않는다고 해도 딱히 아쉬울 것은 없었다.
장무검을 생각하면서 나름의 연공을 하면 되는 것이다.
두 사람을 떠나보낸 지 6시간쯤 지났을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서 열어보니 놀랍게도 한백랑이 서 있었다.
“어라! 너 어떻게 여기에…”
“나를 찾았다면서?”
“아! 내 얘기를 전해줬구나.”
한백랑은 방으로 들어와 쭈뼛거리며 의자에 앉았다.
오자마자 벗어던지고 달려들던 소혼랑, 광혼랑과는 달랐다.
기수는 궁금증을 느꼈다.
“천마교 본산이 이 근처인 모양이지? 어떻게 이렇게 금방 왔어?”
“멀지 않아.”
“그런데, 너. 자영에게 얘기는 하고 온 거냐?”
“아가씨는…. 네가 여기 있는 거 몰라. 아직은…”
“후후…”
기수는 뺨이 발그레해지는 그녀 속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일단 자영이 오면 자기 차례는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보는 것이다.
기수는 의자를 당겨 그녀 옆에 앉은 후 어깨를 기대고 손으로 허리를 안았다.
“아아….”
곧바로 한백랑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널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
“거짓말. 나보다 먼저 소혼랑, 광혼랑을 찾았으면서.”
“아냐. 그녀들은 교주가 보낸 거지, 내가 찾은 게 아냐.”
한백랑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교주님이? 왜?”
“방사를 통해 내공을 증진시키는 비결을 내가 알고 있거든. 그걸 배워오라고…”
“채음보양술 같은 거야?”
“채음보양과 채양보음을 동시에 해서 양쪽 다 내공이 증진되는 거지.”
“그런 것도 있나?”
“너한테도 가르쳐줄 생각이니까 날 믿어 봐.”
“그건 그럼 일단 정사부터 치러야 되는 건가?”
“당연하지. 자, 시작해볼까?”
한백랑은 좌우를 두리번거렸다.
“이디 좀 씻을 곳이 없을까? 워낙 급하게 뛰어오다 보니 땀이 많이 흘러서…”
“욕실로 가자.”
기수는 그녀를 번쩍 안아 들고 욕실로 가서 옷을 벗겼다.
한백랑은 자기가 하겠다고, 싫다고 하면서도 기수의 손을 거부하지 않았다.
“아이… 강기막부터 쳐 줘.”
“알았어. 후후… 가리지 마. 우리 사이에…”
기수는 손을 물에 넣어 뜨끈뜨끈 데운 후 함께 욕조에 들어가 장난을 치고 만지작거리다가 천천히 입맞춤부터 시작했다.
흥분한 한백랑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할 정도가 되었다.
기수는 손을 아래쪽으로 넣었다.
“내가 씻어줄까? 깨끗하게…”
“하지 마.. 아아·~ 하지 마…”
입은 하지 말라고 하지만 몸은 완전히 반대로 움직였다.
기수는 그녀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고, 어찌 하다 보니 한백랑은 기수의 손가락에 첫 번째 절정을 느끼게 되었다.
“헉! 헉!…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헉! 헉!…”
“나도. 자!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
기수는 일어나서 목욕통 난간에 걸터앉았다.
한백랑의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되어 떨어질 줄을 몰랐다.
굳건하게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울퉁불퉁한 기둥!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퍼져 나가면서 다시금 열기가 솟아올랐다.
기수가 손짓으로 불렀다.
“뭘 그렇게 보고만 있어? 네 특기를 살려야지.”
“응? 아!… 그, 그래…”
한백랑은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침을 꿀꺽 삼키고 입술에 침을 바르며 다가와 기수의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양손과 입을 사용하여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은 부드럽게, 그러나 곧 게걸스러운 본래의 테크닉을 발휘하여 기수를 기쁘게 해주었다.
그에 대한 보답은 즉석에서 이루어졌다.
기수는 한백랑의 등과 허리, 골반으로 이어지는 라인을 감상하면서 힘차게 밀어붙였고, 목욕통의 물이 출렁거려 흘러넘치도록 스피드를 계속 올렸다.
“꺅! 아악!… 아악!…”
한백랑은 기절할 듯 비명을 지르며 절정을 만끽했다.
그리고 3차전은 침상으로 자리를 옮겨 새롭게 치러졌다.
거의 1시간 정도 풀 스피드로 달리느라 탈진한 한백랑이 기수에게 말했다.
“무슨 대법인가 가르쳐준다고 하더니, 그건 핑계일 뿐, 사실은 나하고 하고 싶었구나. 내말 맞지?”
“후후… 아냐. 대법을 시행할 떄 약간은 무념무상의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거든. 그래서 그동안 굶주렸던 거 일단 채워준 거야.”
기수는 그녀에게 운기법을 자세히 가르쳐주었다.
한백랑은 집중해서 열심히 배웠고 차근차근 실습에 들어갔다.
“자. 지금부터 정신 집중해.”
기수는 결합 상태에서 진기 순환을 시도했다.
그러자 두 사람의 단전으로 뜨거운 진기의 흐름이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그래! 잘 되잖아.’
기수는 자기에게 아무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소혼랑, 광혼랑과 똑같은 방식, 동일한 마음가짐으로 했는데 효율이 완전히 달랐다.
결국 기수는 소혼랑과 광혼랑이 기녀 출신이었다는데서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프로로 뛰던 경력은 음양대법에 마이너스 요인! 끝!’
결론을 맺고 나니까 마음이 편했다.
내공 증진에 맛 들인 한백랑과 복습, 또 복습을 하고 있는데 푸줏간 주인의 뇌파에 변화가 생겼다.
상부에서 명령이 내려온 것이다.
기수는 잠시 한백랑과의 결합을 풀고 정신을 집중해서 첩지의 내용을 알아내려고 시도했다.
글자가 보인 것은 아니지만 뜻은 대략 알 수 있었다.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대기하라는 밋밋한 내용이었다.
푸줏간 주인이 문책 당하지 않아서 기뻐하는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기수는 실망했다.
‘대기하라고? 도대체 언제까지?’
그때 전서구를 따라갔어야 한다는 후회가 일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감도 생겨났다.
‘놈들이 가만히 있을 리는 없는데… 혹시 소항산을 공격하지는 않을까?’
혈매궁의 근거지가 소항산에 있다는 건 비밀도 아니었다.
이미 일월신교가 대대적인 공격을 했었기 때문이다.
혈매궁 때문에 수로맹 습격에 실패했고, 천마교 교주를 죽이는데 성공했지만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고, 또 태선사에서는 한귀비와 병력을 잃었으니 자기에 대한 원한이 엄청나게 쌓였을 것이다.
‘소항산으로 돌아가서 지켜야 하나?’
그러나 기수는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소항산의 무극환혼진은 그렇게 쉽게 뚫릴 리가 없었다.
진법의 대가라는 일월신교의 탈각왕도 무극환혼진을 뚫지는 못하고 그 앞에 마주 진법을 펼치는 방식으로 대응했었다.
역도들 중에 진법 전문가가 있다고 해도 하루이틀에 소항산의 방어진을 파해할 가능성은 희박했다. 만약 소항산을 공격한다면 오히려 자신들의 병력이 장기간 노출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었다.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면 그때 가서 배후를 쳐주마.’
일단 소항산 쪽 걱정을 내려놓은 기수는 놈들의 보복이 혈매궁을 제외하고 어느 쪽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에 대해 한참 동안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생각을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 펼쳐졌다.
대법 연공 계속하자고 조르던 한백랑이 기수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존슨에게 조르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존슨에겐 귀가 없기 때문에 말로 조른 것은 아니고, 다른 방식으로 조였다.
“으으…. 아, 알았어. 한다고… 할게… 으으…”
기수는 한백랑과 밤새도록 대법을 위해, 즐거움을 위해 사랑을 나누었다.
한백랑은 아침 일찍 돌아갔다.
“일 좀 처리하고 다시 올게. 맛있는 거 많이 챙겨 먹고, 잠도 푹 자면서 기다려.”
“후후…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오히려 네가 걱정이다. 견딜 수 있겠어?”
“호호!… 지금 힘이 넘쳐나니까 걱정하지 마. 이따 저녁때 다시 올게.”
그녀는 약속을 지켰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즈음 다시 나타난 것이다.
꽤 바쁘게 왕복했는지 많이 지쳐보였다.
그래도 기수를 보자마자 눈을 반짝거렸다.
“자! 시작해볼까?”
“후후… 좋지. 들어와.”
그때, 인기척이 나더니 한 사람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너희들이 감히 나를 따돌리고!….”
자영이었다.
한백랑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 아가씨! 여기는 어떻게…”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고 이틀 연속 빠져나가기에 수상해서 따라와 봤지.”
“죄, 죄송합니다! 용서를…”
자영은 무서운 눈으로 기수를 노려봤다. 자기를 속인 한백랑보다, 자기가 아닌 한백랑에게 먼저 연락한 기수가 더 미웠던 것이다.
기수는 어정쩡하게 손을 들고 인사했다.
“안녕! 오, 오랜만이네…”
자영은 안으로 들어와서 문을 닫아걸었다.
그리고 기수를 노려보며 방에 강기막을 펼쳤다.
기수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