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47
잠자리에 들려던 기수는 갑자기 찾아온 두 시녀를 보고 당황했다.
“무, 무슨 일이냐?”
“나리를 모시러 왔습니다.”
기수는 모신다는 게 무슨 뜻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그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문주 양호중은 어떻게든 자기 딸을 자신과 엮어주려는 눈치였다.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내내 딸 자랑을 얼마나 하던지 밥이 목으로 안 넘어갈 정도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가 시녀를 들여보냈다는 사실은 아무래도 말이 안 되었다.
기수는 불현듯 깨달았다.
‘아! 결국 양여옥이 아버지한테 얘기를 했구나.’
그날 있었던 일을 말하지는 않았겠지만, 기수는 싫다고, 절대로 결혼하지 않겠다고 밝힌 게 분명했다.
그러니까 이런 대접을 하는 것이리라.
기수 입장에선 약간 섭섭한 마음도 들었다.
그러나 등불을 켠 순간 그 마음은 싹 바뀌었다.
시녀 둘이 끝내주게 예뻤던 것이다.
“너희들 이름이 무엇이냐?”
“저는 모영이라 하옵니다.”
“제 이름은 난정입니다.”
모영은 키가 크고 갸름한 체형이었고, 난정은 약간 통통하지만 가슴이 빵빵했다.
공통적으로 웃는 모습이 예뻤다.
기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확인해 보았다.
“너희를 여기로 보낸 사람이 누구지?”
“집사님이요.”
“집사는 누구의 명령을 듣지?”
“그야 총관님이 시키는 대로 하고, 총관님은 문주님 말씀에 따르지요.”
기수는 마음을 편히 먹기로 했다.
‘그래. 나도 어차피 이 집 사위가 될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었잖아.’
안 그래도 혼자 자려니 밖에 놔두고 온 활란이 생각나던 참이었다.
줘도 못 먹는 바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평소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도 성의를 고맙게 받기로 했다.
“자! 말해 봐. 나를 어떻게 모실 생각이지?”
그러자 난정은 볼을 붉히는 데 반해, 모영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목욕 시중을 들겠습니다.”
“목욕이라…. 좋지…”
귀빈용 숙소답게 한 쪽엔 욕실이 있었다.
현대식과는 거리가 멀어서, 그냥 큰 물통 하나가 있는 게 전부지만 그래도 두 시녀는 능숙하게 물을 끓여서 통에 부어 금방 준비를 마쳤다.
“옷을 벗으십시오.”
“너희들이 벗겨.”
두 시녀는 기수가 시키는 대로 했다.
잠깐 사이에 알몸이 되어 덜렁거리며 드러내게 되니까 살짝 부끄러운 마음도 생겼지만, 한편으로는 흥분도 되었다.
모영은 기수의 남근을 보더니 나지막이 신음을 토했다.
그리고 눈을 반짝반짝 빛내는 게, 기대감이 가득해 보였다.
반대로 난정은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기수가 목욕통에 들어가자 두 시녀는 기수의 몸을 문질러 닦아주었다.
따듯한 물에 들어가 여인의 손에 몸을 맡기는 게 참 기분이 좋았다.
기수는 문득 궁금한 점이 생겼다.
“너희들 이런 일 자주 하냐?”
“무슨 일이요?”
“그러니까… 손님을 ‘모시는’ 거 말야.”
모영이 대답했다.
“귀한 손님이 오시면 이곳에 오는 애들이 정해져 있어요. 난정은 경험이 많지 않아서 좀 서툴 거예요. 너그러이 봐주세요.”
“뭐, 서툴러도 상관은 없지만….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이런 일을 해야 한다는 게 기분 나쁘지는 않냐?”
“저희들은 가주님이 시키시면 무엇이건 해야 하는 걸요.”
모영은 오히려 그런 질문을 하는 기수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이 시대의 인권 개념이 엉망인 것은 기수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집안의 하인은 사람이 아닌 가축이나 재산처럼 취급당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현대식 교육을 받은 기수 입장에선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만하면 됐으니까 돌아가라.”
말을 하자마자 후회가 되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는 게 옳은 일 같았다.
명문가의 여식들과 어울릴 때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왠지 약자라고 생각되는 시녀들에게는 자기 의사와 반대 되는 성행위를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자기가 착해서라기보다는, 아무래도 약자 편에서 살아온 시간이 많기 때문에 드는 생각 같았다.
그러나 모영과 난정은 가라는 말에 깜짝 놀라 머리를 조아렸다.
“저희들이 뭘 잘못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바로 고치겠습니다.”
“잘못한 것 없어. 너희들은 밖에서 할 일도 많잖아?”
“밖의 일은 저희들 말고도 할 사람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우리를 멸문으로부터 구해주신 공자님을 모시는 일이야말로 다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내가 피곤해서 그러는 거니까, 돌아가.”
기수는 자꾸 약해지는 마음을 다잡았다.
“하, 하지만…. 제대로 모시지 못하면 저희들은 혼이 나고 매를 맞습니다.”
“제대로 했다고 얘기할 테니까, 그건 걱정하지 마.”
그러자 모영이 한참을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
“저희들이 못 생겨서 싫으신가요?”
“그건 아냐. 아주 예뻐.”
“그, 그렇다면 안아주세요. 저희들은 공자님처럼 젊은 분 품에 안길 기회가 많지 않답니다.”
수줍어하면서도 의외로 솔직하고 적극적인 구애였다.
기수는 그녀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들어오고 말고를 자기 뜻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니까 상대를 고른다는 건 전혀 불가능할 터였다.
기수는 마음을 바꾸었다.
그녀들에게 원치 않는 행위를 강요하고 싶지 않았지만, 상대가 원한다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기수는 목욕통에서 나왔다.
“좋다! 잊지 못할 밤을 선사해주마.”
“가, 감사합니다!”
두 시녀는 기수의 마음이 변하기라도 할까봐 서둘러서 훌렁훌렁 옷을 벗어던졌다.
드러난 알몸을 보고 기수는 씩 웃었다.
이 아름답고 육감적인 아가씨들을 그냥 보내려고 했다니, 아무래도 자기가 잠깐 미쳤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영은 옷을 입은 상태에서 짐작한 대로 늘씬한 체형이었고, 난정은 겉보기보다 가슴의 발육 상태가 훨씬 훌륭한 몸매였다. 더불어 힙에도 적당히 살이 올랐으면서 허리는 잘록해서 글래머라는 단어가 딱 떠올랐다.
기수의 존슨이 주인의 속마음을 적나라하게 겉으로 드러냈다.
모영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환호성을 터뜨렸다.
“굉장해요. 이런 건 정말 처음 봐요!”
난정도 볼을 붉히며 말했다.
“저, 저도요.”
기수는 존슨을 그녀들 쪽으로 쑥 내밀었다.
“더 자세히 봐도 돼.”
모영은 망설이지 않고 대뜸 손을 뻗어 어루만졌고, 난중은 볼이 빨개져서 고개를 숙이면서도 시선을 떼지 못했다.
모영의 손놀림은 예사롭지 않았다.
우선 왼손으로 OK 모양을 만들어 기둥을 쭉, 쭉 훑어 내려가더니 오른손으로 대가리를 부드럽게 움켜쥐고 빙글빙글 돌렸다.
그녀가 난정에게 말했다.
“향유를 가져와.”
난정이 작은 병을 가져오자 모영은 그것을 자기 손바닥에 바른 후 두 손으로 존슨을 쥐고 부드럽게 전체에 발라주었다.
“오오… 좋은데?”
기수는 솔직하게 느낌을 얘기했다.
기름 때문인지 감촉이 정말 끝내줬다.
모영의 두 손은 쥐는 힘을 강하게 했다 약하게 했다 변화를 주었기 때문에 단순한 마찰감촉뿐만 아니라 조임의 느낌도 만끽할 수 있었다.
사실, 처음엔 입을 기대했던 기수지만 이 정도 쾌감이라면 입이 아니라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보다 손 두개가 커버하는 범위가 훨씬 광범위했고 마찰 감촉도 훌륭했으며, 조임은 훨씬 나았다.
“너 손으로 하는 거 따로 배웠냐?”
“마음에 드세요?”
“응.”
“이건요?”
그러면서 모영은 두 손 사이에 기둥을 놓고 마치 나무 막대기로 불을 피울 때 양손바닥 사이의 막대를 회전시키듯이 자극을 가하기 시작했다.
“오! 색다른데?”
모영이 난정에게 말했다.
“기름 조금만 더 부어 줘.”
기름이 더해지니까 느낌이 훨씬 좋아졌다.
모영은 기수가 좋아하는 모습을 올려다보고는 또 다른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엔 검지와 중지 사이로 존슨을 조이면서 쭈욱 당겨주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었다. 마치 투수가 포크볼 잡는 그립을 연상시켰다.
위쪽으로 할 때와 아래쪽으로 할 때의 느낌이 각기 달라서 좋았다.
기수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돌려보냈으면 이 재미를 놓쳤을 거 아냐? 역시 오는 여자는 막으면 안 돼.’
모영이 말했다.
“이건 어떠세요?”
그녀는 양손을 다 OK 모양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왼손으로는 대가리와 기둥의 접속부를 꼭 조여 잡고, 오른손으로 기둥을 죽, 죽 잡아당겨 주었다.
그리고 방향을 바꿔서 뿌리 쪽을 꽉 조여 잡고 대가리 쪽으로 당기기도 했다.
“으으….”
기수는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토했다.
모영은 신이 나서 밑천을 다 드러냈다.
다섯 손가락을 쭉 뻗어서 기둥의 뿌리 쪽을 잡은 후 쭈욱 당겨서 위로 올렸는데, 손가락 다섯 개의 자극이 따로따로 느껴져서 기분이 끝내줬다.
모영이 기수에게 물었다.
“공자님. 난정에게 기회를 줘도 되겠죠?”
“물론이지.”
모영은 존슨을 난정의 손에 넘기고 향유를 부어주었다.
난정은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고 따듯한 존슨을 조심스럽게 움켜쥐고 이제까지 본 대로 따라 하기 시작했다.
모영은 옆에 바짝 붙어 앉아서 어디에 힘을 줘야 하는지, 어디가 예민한지 등을 가르쳐주었다.
기수는 중간 중간 끼어들어 자신의 느낌을 솔직히 얘기해줌으로써 그들의 기술 전승을 도와주었다.
아버지가 침입자 중 생존자를 가려 옥에 가두고 문초하는 동안 양여옥은 부상당한 제자들과 하인들을 돌봤다.
아버지가 새로운 신공을 연공하는 중이 아니었다면, 무공이 뛰어난 제자들 중 상당수가 오빠를 따라 무림맹으로 가 있지 않았더라면, 천하의 화양문이 마교 따위에게 이렇게 수모를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가문에 이런 큰 일이 있을 때 자기가 별 보탬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부끄러운 한편, 기수가 도와줬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무림맹을 떠나온 것은 기수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서였는데, 난주까지 찾아온 것을 보면 자기를 좋아하는 게 분명했다.
그는 이젠 가문의 은인이었다. 또한, 또 달빛 아래 검을 휘두르던 모습이 너무나 멋있었기 때문에 자꾸만 생각이 났다.
‘나한테 뭔가 할 말이 있을 것 같은데…. 가서 들어볼까?’
아까 함께 밥을 먹는 동안은 아버지 눈치 때문에 아무 말도 나누지 못했다.
‘그래. 가서 만나보자. 그 먼 길을 찾아왔는데, 그 정도 답례는 해야지.’
급한 응급처치는 다 끝나서 이젠 자기가 없어도 호법, 총관, 집사, 하인들이 알아서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양여옥은 자기 방으로 가서 거울을 보며 흐트러진 머리를 가다듬고, 머리장식도 새로 달고, 입술에 연지도 바른 후 옷도 예쁜 걸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별채로 가는 내내 새침한 표정 짓는 연습을 했다.
막상 별채가 가까워지자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렸다.
‘내가 왜 이러지?’
껌껌한데 남자의 거처를 찾아가는 게 아무래도 그녀에게 뭔가 야릇한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다.
‘아! 이러면 안 돼.’
괜히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이 늦었는데 왜 왔냐고 하면 뭐라고 하지?’
혼자 벼라별 상황을 다 상상하면서 망설이는 중에도 두 다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 걸어서 별채로 들어갔다.
‘어쩜 좋아. 방 안으로 들어왔다가 가라고 하면 어떻게 하지?“
그럴 일은 없었다.
등불만 켜있고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 간 거야?’
양여옥은 귀를 기울여 소리 나는 곳을 찾아보았다.
두런거리는 소리가 욕실 쪽에서 들려왔다.
‘누구하고 얘기하는 거야? 어? 이건 여자 목소리 같은데…?’
양여옥은 뭔가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발소리와 숨소리를 죽인 채 욕실로 조심스럽게 다가가 벽 사이 갈라진 틈에 눈을 대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헉! 저, 저럴 수가….!’
양여옥은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 했다.
기수는 알몸으로 목욕통에 기댄 채 서있었고, 그 앞에 두 명의 시녀가 알몸으로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그리고 네 개의 손이 바쁘게 움직이면서 ‘찌꺽, 찌꺽, 미끌, 미끌, 쭉, 쭉, 꿀럭, 꿀럭’ 하는 괴상한 마찰음을 내고 있었다.
양여옥은 불같이 화가 났다.
‘당장 뛰어 들어가서 저 두 계집을 때려서 쫓아내고, 쫓아내고…’
그 다음에 뭘 해야 좋을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너무나도 분하고 화가 나서 손발이 떨릴 지경이었는데, 그러면서도 가슴은 방망이질을 쳤고, 얼굴은 화끈거렸다.
‘내가 여기 왔다는 사실을 들키면 안 돼.’
봐선 안 될 장면을 훔쳐본다는 자체로 체면이 크게 손상되는 일이었다.
당장이라도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들에게서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옆모습을 자세히 보니 둘 다 아는 시녀였다.
‘저, 저게 도대체 뭐하는 짓이람.’
양여옥은 두 시녀가 하는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귀를 쫑긋 세우고 모영이 난정에게 가르쳐주는 얘기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주의 깊게 다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