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470
강기막을 펼친 자영의 눈빛은 강렬하기 이를 데 없었다.
기수는 그녀의 열정을 이해했다. 얼마나 하고 싶어 하는지…
문제는 방에 한백랑이 함께 있다는 사실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 기수와 하는 걸 훔쳐 본 사이지만 한 방에서 함께 어울린 적은 없었다. 상하관계가 엄격했기 때문이다.
기수는 자기가 둘을 평등의 세계로 이끌어줘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다.
자영은 한백랑에게 턱짓을 했다.
뭘 빤히 보고 있느냐. 나가라! 그런 의미였다.
기수는 나가려는 한백랑을 제지하고 말했다.
“일단 강기막 풀고, 우리 얘기부터 좀 하자.”
그리고는 점소이를 불러 술과 음식을 가져오게 했다.
자영은 못마땅한 표정이었지만 기수가 진지하게 현 무림의 상황. 천마교의 나아갈 길, 청탑산 무리의 위험성 등에 대해 얘기하자 대화에 동참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에게도 전대 교주의 죽음은 크나큰 슬픔이었고, 복수심을 불타오르게 만드는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기수는 자영에게 연거푸 술을 권하며 검종의 전인 장무검에 대해 얘기했다.
자영은 크게 놀라고 걱정했다.
“정말 너보다 강하단 말야?”
“그렇다니까. 게다가 더 심각한 건, 그 쪽 진영에 그런 놈들이 몇 명이나 더 있는지 확인도 안 되었다는 거야.”
“그, 그럼… 교주님의 복수는 어떻게 하지?”
“이쪽이 더 강해져야지. 그런 의미에서 새 교주가 두 호법을 내게 보내서 음양대법을 배우게 했던 거야.”
“아! 그랬구나.”
“나도 너희 천마교의 정책에 적극 동참해서 한백랑에게 가르쳐준 거고.”
자영은 얘기가 왜 그런 식으로 전개되냐는 표정으로 기수와 한백랑을 번갈아 봤다.
그러나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는 눈길이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 기수가 조성한 위기감 때문인지, 술기운 때문인지, 어쩌면 둘 다 때문일 수도 있었다.
기수는 자리를 옮겨 두 사람 사이에 앉은 후 양손으로 어깨동무를 했다.
“난 사실 천마교 출신도 아니지만, 너희 둘에게 정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어. 그래서 두 사람 모두 절세고수로 만들어주고 싶어. 진심이야.”
기수는 스무스하게 먼저 자영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으음….”
자영의 입술에서 달큰한 술 냄새가 났다.
기수는 곧바로 한백랑과 키스를 했다.
자영이 그 모양을 보고 주먹으로 기수 가슴을 막 때렸다.
“뭐 하는 거야? 지금…”
“하핫!.. 들켰네.”
“그걸 말이라고 해?”
기수는 일어나서 자영을 답싹 안아 들었다.
그리고 지풍을 날려 방 안의 등불들을 전부 꺼버렸다.
술을 마시는 동안 사방이 어두워져서 방 안은 칠흑처럼 깜깜했다.
자영을 침상에 누이고 침상 위장을 친 후 그녀 위에 몸을 얹자 따듯하고 풍만한 볼륨이 몸 전체에 탄력을 전해주었다.
자영은 신음을 토했다.
“아아!~ 한백랑이 여기 있잖아.”
“괜찮아. 어두워서 안 보여.”
“하지만 들리잖아.”
“괜찮아. 강기막을 펼쳤으니까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을 거야.”
자영은 굳이 더 따지지 않았다.
술기운, 어둠과 침상의 휘장, 그리고 자신의 배에 닿은 기수의 단단한 살덩이가 그녀의 사고를 장악해버린 것이다.
기수는 민첩하게 자영의 옷을 벗기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결합부터 시작했다.
“악! 너무 서두르지 마… 아아!…”
그녀는 기수의 배를 손으로 막으며 갑작스런 결합에 두려움을 표했지만, 관문 돌파는 의외호 저항 없이 순탄하게 이루어졌다.
“엄청 흥분한 상태이면서 막기는… 후후…”
“아! 난 몰라…”
기수는 자영의 따듯하고 타이트한 속살 감촉을 한껏 음미하며 강력한 스트로크를 반복했다. 자영은 자지러지는 신음을 토하며 황홀경을 헤맸고, 절정의 순간엔 정신이 아뜩해지는 느낌과 함께 머릿속이 하얘지고 말았다.
그녀의 의식이 돌아왔을 때, 방안은 여인의 교성과 물기 가득한 살 부딪히는 소리로 가득했다.
자영은 상황을 즉시 알아차렸다.
기수가 한백랑과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자영은 극도의 분노와 질투심으로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그러나 차마 그들의 작업을 방해하기가 미안했다.
길 다가가 개들이 흘레붙는 걸 보면 뜨거운 물을 끼얹거나 돌을 던져서 기어이 떨어트려 놓는 사람도 있지만,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장소라면 그냥 못 본 척 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었다.
자영은 어둠이라는 장막 때문에 그냥 도로 침상에 누웠다.
기수에게 뜨거운 물을 끼얹거나 돌을 던질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한백랑이 괴성을 지르며 절정을 향해 치닫자 자영은 자신의 몸 역시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한백랑이 절정의 반응을 끝내자 잠시 후 기수가 다시 침상으로 들어와서 자영의 다리를 벌렸다.
자영은 기가 막혔다. 아무리 어둡다고 해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뻔히 아는데, 어쩌면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러나 따지려는 마음은 곧 사라져버렸다.
소리를 듣고 잔뜩 달아올랐던 몸이 제멋대로 기수를 받아들인 것이다.
“아아!~ 너무해… 아아! 아앙….”
자영은 결국 욕망을 따라 달렸고, 또 한 번의 절정을 만끽하게 되었다.
그러자 기수는 쑥! 빼더니 다시 한백랑에게 가서 엄청난 소리를 만들어냈다.
결국 자영은 더 이상 참지 못했다.
“야! 불 좀 켜 봐. 너희들 진짜 이럴 거야?”
“하핫! 좀 기다려.”
“등불 어디 있어? 나라도 켤 거야.”
“그러지 말고 이리 와서 옆에 나란히 엎드리는 게 어때?”
“미, 미쳤어?”
“그럼 내가 그리 갈게.”
기수는 결합을 풀지 않은 채로 한백랑을 번쩍 안아 들고 걸어가서 침상의 휘장 안으로 밀어 넣었다.
한백랑의 맨살이 닿자 자영은 화들짝 놀랐다.
“뭐 하는 거야! 저리 못 가?”
“죄, 죄송해요. 아가씨. 제가 하는 게 아니라…”
기수는 오히려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
“미안하기는… 아까도 애기했지만 난 너희들을 위해서 이러는 거야. 그러니까 침상에선 상하관계를 잠시 잊어. 최대한의 효율을 추구할 필요가 있으니까.”
“효율?”
“대법을 시행하고 나서 운기조식 하는 동안 다음 사람이 교대로 대법을 펼치는 게 효율적이거든. 너희들 이미 예전부터 서로가 나와 어떤 사이인지 알고 있었잖아. 그러니까 괜히 불필요한 시간 낭비 하지 말자고.”
“하지만…”
한백랑은 불만이 없는 것 같았지만 자영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기수는 한백랑에게서 존슨을 분리하여 자영과 결합하며 말했다.
“싫다면 나로서도 어쩔 수 없어. 새 교주와 두 호법에 집중할 수밖에…”
그것은 진심이었다.
자신의 재능을 원대한 목표 달성에 도움 되도록 써야 할 것 아닌가.
“서, 설마 너. 교주님도 너하고 이런 식으로?…”
“그녀가 그냥 저절로 고수가 된 줄 알아?”
“아!… 그, 그랬구나. 아아~”
자영은 제대로 대화를 나누기 어려운 상태였다.
“천마교의 은인이 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기수는 자영의 속으로 드나들면서 한백랑을 눌러 자영의 몸 위에 겹쳐지도록 했다.
자영은 비키라고 하고, 한백랑은 미안하다고 했지만 기수가 포지션을 딱 잡고 둘 다 움직이지 못하도록 했다.
‘그래. 이렇게 가까이 있어야 왔다 갔다 하면서 비교하기 좋지. 후후….’
기수는 두 여인의 꽃잎을 최대한 가까이 위치하도록 했다.
그날 밤 내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결국 자영이 포기했다.
기수는 기뻤다.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였고, 결국 원하던 것을 쟁취했기 때문이다.
일단 처음에 길을 내기가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탄탄대로라는 사실도 경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6인조, 8인조에 비해 2인조는 약간 단조롭다는 것이었다. 자영, 한백랑과 함께 지내는 기간이 이틀째로 접어들자 그런 느낌이 점점 더 강해졌다.
그런데, 기수의 그런 아쉬움을 알아차리기라도 했는지, 다음 날 아침 일찍 소혼랑이 찾아왔다. 대충 옷을 걸친 기수는 그녀를 반가이 맞았다.
“어서 와! 안 그래도 보고 싶던 참이야.”
그녀 손을 잡아끌자, 침상 이불 속에 숨어있는 자영과 한백랑은 서로 팔을 때리면서 ‘어떡해, 어떡해.’ 하고 발을 굴렀다. 둘다 알몸인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혼랑은 방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큰일 났어. 나와 함께 가자.”
그녀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인데?”
“광혼랑이 주화입마에 걸렸어. 지금 생명이 위독해.”
“뭐? 어쩌다가? 청탑산 놈들이 또 쳐들어왔어?”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음양대법을 하다가…”
“으잉? 음양대법을 누구와?”
소혼랑은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그러니까… 다른 남자 교도와….”
“워우! 좀 충격적인 얘긴데…”
소혼랑이나 광혼랑에게 정조를 지킬 의무는 없었다.
자기도 그러지 않으니까.
하지만 지적 재산권 침해에 대해서라면 할 말이 있었다.
“나 말고 다른 남자가 음양 대법을 해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자기 정도는 되어야 여자를 절정의 8부 능선에 올려놓은 상태에서 더 이상 성적인 흥분 없이 삼매의 경지에서 진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다.
보통 수준의 정력(精力)과 정력(定力)을 가진 남자는 흉내도 내기 어려운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내공이 순환하려면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두 시전자 사이에 어느 정도 내공 차이가 필요하지만, 한 쪽이 너무 처지면 순환이 아니라 순식간에 먹혀버려서 채음보양 혹은 채양보음이 되어버릴 수 있었다. 자기 정도의 내공 기반은 되어야 상대 내공이 적건 많건 자유롭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소혼랑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다른 사람하고 해도 될 줄 알았지.”
“그걸 말이라고 해?”
“미, 미안해.”
“미안할 건 없고. 광혼랑의 상태는 어때?”
“혼절한 상태로 계속 열이나고 맥이 불규칙해. 교주님이 내공으로 치료해보려 했지만 반탄지력에 막혀서 손을 쓰기가 조심스럽다고 하셨어. 대법의 운기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상대 남자 교도 상태는 어떤데?”
“그, 그는…. 죽었어.”
“아! 그렇다면 광혼랑이 욕심을 좀 냈다고 봐야겠네…”
“말로만 그럴 게 아니라 가서 좀 봐 줘. 응?”
기수는 난감했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난 지금 청탑산 패거리 중 한 명을 감시 중이야.”
“그건 우리가 대신할게.”
“대신할 수 있는 성질의 감시가 아냐.”
그러자 소혼랑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사저가 죽게 생겼는데 지금 감시가 중요해?”
기수는 입맛을 다셨다.
소혼랑 입장에서 광혼랑은 미운정 고운정 다 든 사이.
그동안은 미운정 쪽이 많았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양대호법으로 천마교의 부흥을 위해 함께 일해야 할 사이인 것이다.
“좋아. 감시는 너희들이 맡아. 하지만 조심해야 돼.”
“그건 걱정 말고 어서 가자. 어서!”
기수는 객잔 주인이자 태원을 담당하고 문통을 불러 푸줏간 주인의 감시를 부탁하고 방 안을 향해 한 마디 했다.
“천천히들 따라와.”
자영과 한백랑은 그때까지 알몸으로 이불 속에 함께 있었다.
소혼랑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기는 싫었던 것이다.
소혼랑은 마음이 조급해서 기수와 동침한 여인이 누구인지는 관심도 없었다.
빠른 걸음으로 성을 벗어난 두 사람은 인적이 드문 길로 들어서자마자 경공을 시전해서 천마교의 근거지로 향했다.
태원에서 북동쪽으로, 겹겹이 산이 중첩된 고원지대로 들어선지 세 시간 만에 두 사람은 기문진식의 기운이 강렬하게 풍기는 협곡으로 들어섰다.
기수는 좌우를 세심히 살펴보았다.
상당히 고난도 진법 같은데, 새로 공사한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전대 교주가 당한 이후 자신들의 안전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쓰는 듯 했다.
진 내부로 들어가면서 보니까 곳곳에 매복하여 경계 중인 교도들이 보였다.
소항산의 무극환혼진도 마찬가지지만, 훈련 받은 병력이 함께 지킬 때 기문진의 위력은 배가되는 법이었다.
기수가 지나가는 동안 몇몇 고수들이 그를 알아보고 포권을 하거나 목례를 했다.
죽림에서 함께 싸웠던 사람들이었다.
기수는 기억나는 얼굴이 많지 않았지만, 그들은 모두 기수를 알았다.
소혼랑을 따라 도착한 곳은 아직 공사가 덜 끝난 건물.
입구에 혈천제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기수는 그녀의 모습에 놀랐다.
교주로서의 정장인지, 화려한 금빛 장포하며 머리장식들이 으리으리했다.
이전 교주의 차림새는 현재의 그녀에 비하면 소탈하다고 할 정도였다. 기수는 현재 천마교의 실정 상, 교주가 뭔가 좀 권위 있어 보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한껏 꾸민 혈천제는 정말 아름다웠다.
궁에서 봤던 공주보다도 더 인상적이었다.
여성이 유니폼 입었을 때 섹시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 아마 코스튬 중에서는 교주 정장이 최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교주님을 뵙습니다.”
기수는 정중하게 포권을 했다.
혈매궁 궁주로서 천마교 교주를 대하는 예의를 지킨 것이다.
혈천제 역시 정중하게 인사를 받았다.
그러고 나서 그녀 얼굴을 자세히 보니 어딘가 좀 이상했다.
몹시 초췌하고 피곤해 보였다.
‘광혼랑을 걱정하는 건가? 아니면 신임 교주가 되고 나서 일이 너무 많아 지친 건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예전처럼 생기 찬 모습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