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490
무림맹 군웅들은 기수와 함께 출병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했다.
특히 한창 의욕을 불태우는 젊은 무림인들과 기수의 여인들은 그런 기색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날 정도로 잔뜩 들떴다.
그러나 당사자인 기수는 고민이 많았다.
성 밖으로 나가는 것은 적이 파놓은 함정에 자진해서 들어가는 것.
무림인들이라면 그들의 능력에 대해 정확히 알기 때문에 얼마든지 지휘할 수 있지만 장도독이 얹어 준 3천기의 경기병이 문제였다.
그들을 잘 만 활용하면 엄청난 전략적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툴게 운용하면 짐만 될 수도 있었다.
기수는 석초를 불러 자기 고민을 얘기했다.
“제가 전심전력을 다 해 돕겠습니다. 형님.”
그리고는 기병 대장인 장철을 데리고 왔다.
“궁주님을 뵙습니다.”
각진 턱, 형형한 눈빛, 한 눈에 딱 군인 스타일로 생긴 30대 후반의 사내였다.
기수는 그에게 솔직히 기병 운용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얘기를 했고, 그는 석초와 함께 기본적인 것들, 그리고 좌군 기병에 대한 정보를 가르쳐주었다.
기수는 그 덕에 대략적인 개념을 잡을 수 있었다.
기병 한 명을 보병 50명 전력으로 친다는 것은 정말 굉장했다.
물론 지형적 여건에 따라 쓸모없게 될 수도 있었다.
기수는 석초에게 개봉 부근의 지도를 모두 검토한 후 사방 어디로든 이동이 용이한 곳, 즉 적이 미리 준비를 했다고 하더라도 포위하기 어려운 곳에 주둔한 채 명령을 기다리도록 했다.
그리고 무램맹에서 가려 뽑은 300명과 함께 허창을 나섰다.
장도독과 혈천제는 성문까지 나와 기수를 전송했다.
허창 경계를 벗어나자 주일비가 지도 한 장을 보이며 말했다.
“궁주님. 적의 배치 현황을 대략적으로 조사해 보았습니다.”
기수는 그 지도를 살펴보고 깜짝 놀랐다.
대략적이라고 하기엔 그 내용이 너무나 세밀했기 때문이다.
‘와! 개방의 정보력 장난 아니네…’
자기가 없어도 위주 공략에서 비교적 큰 피해 없이 공을 세우고 귀환한 게 우연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이런 정보를 자기한테 전부 보여주고 전향적으로 협조하는 주일비의 태도 변화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기수도 그의 의견을 중시해주기로 했다.
“맹주님은 어떻게 하는 게 좋다고 보십니까?”
나이나 경륜에서도 그게 옳은 일 같았다.
주일비는 다른 무림 맹숙들을 한 차례 쭈욱 훑어본 후 헛기침을 하고 나서 기수에게 말했다.
“우리 방도들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군영과 깃발이 세워놓고 경비병만 일부 남아 있을 뿐 실제 병력은 없는 허당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고 합니다. 아마도 적이 작정하고 함정을 파놓은 듯 합니다.”
“역시 제갈세가 놈들이…”
“그러니까 일단 퇴로부터 확보한 후 적을 건드려보고, 반발이 나올 때만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공격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기수의 생각도 같았다.
시즈 탱크들이 언덕 위에서 잔뜩 대기하고 있는데 일부러 그쪽으로 간다면 바보짓 아니겠는가.
그러나 ‘제 생각과 같군요.’라는 멘트는 참았다.
“맹주님의 경륜과 식견이 돋보이는 전략 같군요.”
주일비는 헛기침을 한 번 더 했다.
소림방장이 끼어들었다.
“하지만 개봉이 위험한데 그건 너무 한가하지 않겠습니까?”
주일비는 기수 쪽을 힐끔 본 후 대답했다.
“우리 방도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적은 수로를 통한 양곡 운송이 끊겨서 지금 여유가 없는 상태로 추측됩니다. 수로맹이 의외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봐야겠지요.”
“그럼 급한 건 우리가 아니라 저쪽이란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반군도 자신들의 약점을 드러내지 않을 테니까, 누가 먼저 경거망동 하느냐를 놓고 참을성 싸움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결국 개봉이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관건입니다.”
무당장문인이 말했다.
“우리가 방해할수록 개봉성이 견뎌낼 가능성은 커지겠지요?”
“바로 그겁니다.”
무림맹 군웅들의 대화를 들으며 기수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삐딱할 때의 주일비는 짜증만 유발했지만 협조적인 주일비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
기수는 지도를 다시 한 번 살펴본 후 목표지점을 검지로 짚었다.
“일단 여기를 치는 게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지요.”
주일비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 제안을 무조건 수용했다.
기수 입장에선 살짝 부담스러울 정도였고, 이유를 물었을 때 대답할 멘트가 묻혀버려서 아쉽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결정이 시원시원하게 나니까 좋았다.
기수가 선택한 곳은 만륙현이란 곳이었다.
개봉은 정주, 허창과 삼각형 모양을 이루고 있었다.
기수는 주일비가 보여 준 지도의 병력 배치 내용이 언제든 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제갈세가에서 개방 방도들의 스파이 행위를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는 게 하나 있는데, 바로 전략적 중요성이었다.
개봉과 허창을 잇는 주선현, 개봉과 정주를 잇는 대맹현은 전략적으로 몹시 중요한 요충지였다.
허창의 원군을 차단하거나, 상황에 따라 정주를 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륙현은 배후에 큰 도시가 있는 게 아닌, 이를테면 약간 후방에 해당되었다. 기수는 일단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적의 병력 밀도가 낮은 곳을 목표로 정한 것이다.
설령 적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없다고 해도, 애당초 전면전을 하려고 온 게 아니니까 뒤에서 살살 신경을 긁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었다.
기수는 기병대장 장철에게 이번 작전에 대해 설명한 뒤 약속 장소를 정했다.
그리고 무림맹 군웅들과 함께 동쪽으로 멀리 우회하여 만륙현으로 다가갔다.
개방의 정보망은 수시로 빛을 발했다.
300명 모두 경공을 펼칠 줄 안다고 해도 허창에서 만륙현 까지는 먼 거리.
중간에 휴식을 취해야 했는데, 적의 첩보망에 걸리지 않는 장소를 미리 골라 음식과 물을 준비해놓기까지 해서 행군이 아주 편했다.
쉬는 시간 내내 무림맹 여인들이 기수 주변을 얼쩡거렸지만, 맹주 주일비가 바짝 붙어 있다 보니 다른 무림 명숙들도 기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미녀들 입장에선 자기 아버지, 사부들이 있는 자리에 함부로 다가갈 수 없었다.
기수도 그녀들을 빤히 눈앞에 놔두고 어쩌지 못하는 게 아쉽기는 했다.
그러다가 자기한테 꽤 괜찮은 기술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염정구심술로 상대의 마음을 읽기만 할 게 아니라 방향을 바꿔서 내 마음을 전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기수는 아미파 장문인 옆에서 볼이 발그레해진 채 자꾸 자기 쪽을 힐끔거리는 능소화와 뇌파 동조를 시도했다.
거기까지는 원거리 정찰과 똑같아서 순조롭게 잘 됐다.
문제는 이쪽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
기수는 머릿속으로 그녀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능소화의 표정엔 변화가 없었다.
‘분명히 뇌파가 동조되었는데 말이 통하지 않을 리 없어. 다시 해보자.’
좀 더 집중하여 그녀를 부르자 능소화가 갑자기 화들짝 놀라며 좌우를 두리번거렸다.
‘됐다! 내 의사를 전달하는 게 가능해!’
기수는 그것이 염정구심술의 스테이지 3이건, 텔레파시건, 전음입밀이건, 뭐라고 불려도 좋다고 생각했다.
‘내 말이 들리면 눈을 깜빡여 봐.’
능소화는 놀란 표정으로 기수를 보며 눈을 깜빡였다.
기수는 흡족한 미소를 지은 후 다시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말고 다음 휴식시간 때 만날까? 생각 있으면 한 번, 아니면 두 번 깜빡여.’
능소화는 한 번, 주름이 잡힐 정도로 아주 강력하게 눈을 깜빡였다.
한 시진 정도 경공을 시전한 뒤 다시 쉬는 시간.
기수는 볼일 좀 보겠다고 무림맹 명숙들을 벗어나 숲 속으로 들어간 뒤 능소화를 불렀다. 그녀는 잽싸게 달려왔다.
“기소협. 나한테 전음입밀을 시전한 거야?”
“후후…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와! 신기해. 여기까지 오는 길이 머릿속에 그려진 것 같았어. 그런데 내 쪽에선 말을 전할 수 없는 건가?”
“그건 안 되는 것 같아. 나도 금방 익힌 거라서…”
“그래? 어쨌거나 앞으로 우리 이렇게 계속 만날 수 있는 거지?”
기수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었다.
“할 때마다 성공하는 게 아니라서 확실치가 않아. 지금 이것도 100번의 시도 만에 겨우 된 거거든.”
“100번이나?”
“내가 얼마나 너를 만나고 싶어 했는지 이제 알겠지?”
“아잉~ 그랬어?”
능소화는 몸을 비비 꼬다가 물었다.
“그런데 난 왜 불러냈어? 뭐 하려고?”
뭔가 기대감 가득한 표정과 말투였다.
“내가 한 번 더 전음입밀을 연습해볼게.”
기수는 말이 아는 영상으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자 능소화의 양 볼이 붉어졌다.
“꺄악! 너무해. 어, 어떻게 그런 짓을….”
“왜 그래? 다른 사람도 아닌 네 모습인데…”
“네가 내려다볼 땐 내, 내가 그렇게 보인단 말야?”
“그래. 그 모습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어.”
능소화는 좌우를 두리번거렸다.
“지, 지금 여기서?”
싫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주변에 사람만 없다면 바로 무릎을 꿇을 기세였다.
“조금만 자리를 옮기자.”
기수는 그녀를 번쩍 안아 들고 선풍비로 날아갔다.
능소화는 기수의 목을 꼭 끌어안고 빠른 경공의 쾌감을 만끽했다.
인적 없는 숲속으로 들어가 주변의 기척을 살핀 기수는 반경 사오리 안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후 강기막을 펼쳤다.
“자! 시간이 없어.”
그 사실은 능소화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기수의 바지 끈을 푼 후, 아까 기수가 보여준 영상을 재현하기 시작했다.
“쭈우웁, 쪽!…쪽!…쪽!…”
소리가 엄청 요란했고 자극은 강렬했다.
“아야! 이빨… 이빨…”
“어! 미안…. 쪼오옵~”
“그만 됐어. 시작하자.”
능소화는 민첩하게 속옷을 끌어내리고 치마는 걷어 올려서 맨살을 드러냈다.
그리고 시키지 않아도 포지션을 잡았는데, 기수가 보기엔 알몸보다 옷을 입은 채로 가장 중요한 부분만 노출된 모습이 훨씬 자극적이었다. 그리고 능소화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서 그녀의 꽃잎 주변은 완전히 홍수가 나 있었다.
‘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짧은 시간에 빨리 한 판 하려면 얼마나 빨리 윤활 상태가 되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면에선 능소화가 가장 유리할 것으로 보았다.
“아아아~!”
결합이 이루어지자 능소화가 숨 넘어가는 교성을 토해냈다.
기수는 존슨에 뜨겁게 감겨오는 속살 느낌을 만끽하며 시작부터 스피드를 올렸다.
그녀의 몸이 흔들려서 속도 유지가 어려워지자 양손으로 그녀 허리를 꽉 잡고 푸시 할 때마다 잡아당기는 식으로 파워를 실었다.
능소화는 괴성을 지르며 기수의 움직임에 반응했다.
기수는 그녀의 허리에 걸친 치마, 그 아래로 반쯤 드러난 힙 라인과, 거기에 연결된 자신의 일부를 내려다보면서 스피드를 점점 올렸다.
평소보다 좀 과격한 움직임이었는데 능소화의 몸은 용케도 그 파워를 견뎌냈다.
기둥 표면을 쉬지 않고 적시는 풍부한 수량은 정말 압권이었다.
“꺄아악!….”
능소화가 먼저 절정에 도달했다.
거의 동시에 기수도 신호를 느꼈다.
‘뭐야, 갑자기 토끼가 된 건가?’
5분도 안 되어서 신호가 오는 것은 드문 일이라서 당황스러웠다.
아무래도 행군 도중에 잠깐 시간을 내서 캐주얼하게 즐긴다는 상황 때문에 흥분이 강했던 것 같았다.
“으으…. 나도 못 참겠는 걸.”
그러자 능소화가 잽싸게 몸을 빼더니 돌아앉았다.
기수가 웃으며 물었다.
“왜 그래? 갑자기…”
“나 위험한 기간이란 말야.”
“난 괜찮다고 했잖아.”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잖아.”
“그래? 그럼 난 어떻게 하라고.”
“기분 좋게 하게 해줄게.”
그러더니 손과 입을 동원해서 마지막을 처리해주었다.
그런데 평소와는 좀 다른 조건이 있었다.
즉시 돌아가 봐야 하기 때문에 옷에 묻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능소화는 입을 전혀 떼지 않고 대량의 분출액을 처리하느라 울상이 되었지만 내려다보는 기수 입장에선 그녀의 그런 표정조차도 시각적 자극의 일부였다.
정말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한 판 치른 두 사람은 본진으로 복귀했다.
두 사람을 의심스럽게 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당운영 정도만 의심스런 표정으로 기수를 유심히 살펴볼 뿐이었다.
기수는 그녀에게 슬쩍 미소를 지어 보인 후 속으로 생각했다.
‘다음은 네 차례다. 후후…’
염정구심술을 변형시켜 전음입밀을 만들어낸 것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물론 제작 동기는 약간 불순하다고 할 수 있지만 장차 휴대폰처럼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운영의 차례는 한참 더 기다려야 했다.
어느새 만륙현에 가까워진 것이다.
기수는 병력을 숨겨두고 자신이 직접 정찰에 나섰다.
개방 방도들이 있지만, 그들로는 청탑산 무리를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여 현 둘레를 정찰한 결과, 만륙현엔 청탑산 고수 60여명, 삼황맹 패거리 300여명, 반란군 병력 5천 정도가 주둔하고 있었다.
그리고 쌓여 있는 군량과 치중이 예상보다 많았다.
역시 정주 방면의 대맹현과 허창 방면의 주선현을 전투지역으로 중시하고 만륙현은 후방 취급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기수는 지도에 적의 배치 상황을 모두 표시한 후 주일비 등과 작전을 의논하기 위해 귀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