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508
기수는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결국 황상을 복위시키는 관건은 척회왕을 죽이는 데 달려 있어. 그가 살아 있는 한은 절대로 황궁으로 돌아가지 못할 테니까.”
“그럴 것 같아요.”
조민과 조현도 동의했다.
그녀들은 힘을 모아 장무검과 싸운 경험이 있기에 그보다 더 강하다는 척회왕의 무공에 대해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기수가 긴 한숨을 내쉰 후 말했다.
“아!… 그 무시무시한 고수를 도대체 누가 상대할 수 있을까? 장차 전란에 휩싸여 신음할 만백성을 생각하면 정말…”
조민과 조현의 표정도 덩달아 어두워졌다.
조현이 기수에게 물었다.
“기공자라면 그를 이길 수 있지 않을까요?”
“가능성이 높지 않아. 게다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딱 한 번밖의 도전 기회밖에 없다고 봐야 하니까 조심스럽고…”
“그, 그럼 어쩌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연공을 하며 기회를 엿봐야지. 다른 방법은 없는 것 같아.”
“충분한 시간이라면 그동안 천하는…”
“조급하게 굴다가 유일한 기회를 아예 없애버리는 것보다는 낫잖아?”
“그건 그렇죠.”
조민과 조현 모두 기수의 안전을 우선시 하는 분위기였다.
기수는 슬그머니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음양대법이라면 좀 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텐데…”
조현과 조민이 탁자 위의 찻잔이나 지도를 집어던지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했는데, 의외로 두 여인의 표정엔 변화가 없었다.
그녀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기수는 용기를 내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개인의 감정을 저버리고 천하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야말로 영웅의 길일진대, 아아!~ 나는 아직도 수양이 많이 부족하구나.”
조민과 조현은 서로를 보며 갈등하는 표정을 지었다.
기수는 일단 그 정도에서 만족하기로 했다.
함께 식사도 하고, 장로들과 의논도 하면서 하루를 보낸 그는 저녁이 되자 자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객사의 자기 방으로 가서 이불을 덮고 누웠다.
‘일단 벽돌 하나는 치운 것 같은데… 나머지는 어떻게 처리하지?’
진짜 마음 같아서는 확! 봉우리를 넘어 떠나고 싶었지만, 조민과 조현을 놔두고 그리 한다는 것은 몇 번을 거듭 생각해봐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숨만 쉬고 있는데 옷자락 끄는 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조용히 열렸다.
기수는 온몸의 솜털이 곤두서는 느낌에 전율했다.
‘헉! 서, 설마…’
그 설마가 현실이었다.
조민과 조현이 기수의 이불을 들추고 안으로 파고든 것이다.
기수는 떨리는 목소리가 나올까봐 입도 뻥긋 못하는데, 조현이 말했다.
“어디까지나 연공을 위해서예요. 다른 뜻은 절대 없어요.”
기수는 웃음이 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았다.
그렇게 말하는 게 자존심 유지에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장단을 맞춰줄 수 있었다. 일단 남녀관계란 건 몸과 마음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법. 게다가 음양대법이라면 심리적인 일체감이 필수인데, 그걸 하겠다는 건 다 용서했을 뿐만 아니라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받아들여주겠다는 뜻 아니겠는가.
기수는 양쪽 팔베개에 조민과 조현을 각각 누이고 좌로 한 번 우로 한 번 가볍게 입맞춤을 한 뒤 말했다.
“고마워. 나를 받아줘서.”
그런데 그 말을 하고 나니까 갑자기 뭔가 울컥하는 게 올라오더니 눈물이 주르르 흐르기 시작했다.
‘헉! 왜 또 이러냐! 쪽팔리게!…’
이들 자매를 만난 후 왜 이렇게 눈물이 자주 나오는지 모를 일이었다.
뭔가 감정적으로 문이 활짝 열려서 자제가 잘 안 되는 느낌이었다.
조현이 톡 쏘았다.
“흥! 누가 받아준대요?”
그런데 조민은 기수의 얼굴을 보고 있다가 놀라서 말했다.
“기공자! 지금 울어요?”
“아, 아냐! 울긴 누가 울어?”
들켰다는 사실이 창피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자매는 벌떡 상체를 일으키더니 안 그래도 부끄러운 눈물을 기어이 확인했다.
그리고 갑자기 조현이 왈칵! 울음을 터뜨렸다.
“아아앙~!… 기공자. 미안해요! 아앙~!”
그녀뿐만 아니라 조민도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펑펑 울기 시작했다.
기수는 어이가 없어서 벌떡 일어섰다.
“다들 진정해. 이게 무슨 일이야.”
자기야 워낙 미안한 마음에 눌려 있었고, 쫓겨날 뻔 했다가 이렇게 이불 속으로 찾아와준 게 고마워서 무의식중에 눈물이 나왔다고 하지만, 조민과 조현은 왜 운단 말인가? 이건 옳지 않았다.
바쁘게 두 여인을 달래던 기수는 그녀들이 너무 착하고 순수해서 그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순간 자기도 다시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으아앙!…..”
세 사람이 목 놓아 우는 황당한 정황을 신군의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기 않기 위해 기수는 급히 강기막을 펼쳤다.
그렇게 셋이 부둥켜안고 운지 얼마나 지났을까.
기수는 엄청난 해방감을 느꼈다.
어느 날 갑자기 산 설고 물선 중원 무림에 뚝 떨어져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구박도 받고, 매도 맞고, 살인도 하고, 정말 엄청난 일들을 겪어온 기수였다.
그런데도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고, 자기 서러움을 알아주는 사람도 없었다.
물론 조민과 조현이라고 해서 기수의 아픔을 다 알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들과 함께 울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속이 시원하고 개운했다.
‘아! 이게 감정의 카타르시스라는 건가?’
정말 쪽팔리고 창피한 일이지만 치유효과는 놀라웠다.
모두 쏟아내기 전까지는 자기 안에 그런 게 있는지조차 몰랐던 것이다.
기수는 자신에게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준 자매에게 속으로 감사했다.
함께 울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조현이 기수의 옷자락 사이로 손을 넣더니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조민도 가세해서 기수는 금세 알몸이 되었다.
물론 그동안 기수도 열심히 두 사람을 나신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알몸이 된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엉겨서 뒹굴기 시작했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감정의 합동 배설 이후에 몸으로 서로를 확인하는 섹스는 참으로 각별한 느낌이었다.
기수는 토끼소년의 오명을 벗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면서 조민과 조현의 몸 구석구석, 자기가 알고 있는 정보들을 총동원하여 최고의 희열을 이끌어내어 주었다.
조민과 조현은 이제까지 경험해 본 중 최고의 절정을 맛보았고 밤새도록, 새벽이 올 때까지 기수를 가만 놔두지 않았다.
그렇게 하얗게 밤을 새고 나니 천하의 기수도 탈진 비슷한 상태가 되었다.
몸은 그렇지만 마음은 뿌듯하고 정말 보람이 있었다.
하룻밤 사이에 만리장성을 쌓는다고 했던가? 조민과 조현의 입에서 더 이상 선택이란 말은 나오지 않으리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창이 부옇게 밝아오는 시간.
기수는 조민의 미끈한 알몸을 끌어당기고 양 다이를 활짝 벌렸다.
“아아! 기공자… 또 하시려고요?”
그러면서도 거부하는 몸짓은 아니었다.
“응. 이번엔 진짜로 대법을 할 거야. 마음의 준비를 해.”
“아, 알았어요.”
그리고 시작된 음양대법.
10분쯤 지나자 기수의 미간이 좁혀졌다.
‘어! 이게 뭐지?’
어마어마한 양의 진기가 교류되고 있었다.
기수는 자기 정체를 밝히지 않았을 때 조민, 조현과 겨룬 적이 있었다.
실전 경험이 부족하지만 내공은 충만하다는 걸 그때 느꼈는데, 지금 단전과 단전이 이어진 상태에서 확인해보니 그 양이 기대 이상이었다.
게다가 양도 양이지만 효율이 대단히 뛰어났다.
조민과의 대법을 마치고 조현과도 대법을 시작했는데,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공은 예상보다 훨씬 깊었고, 효율은 기대치를 훨씬 넘었다.
조현과의 대법을 마친 기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 이게 바로 원조의 위엄이구나!’
바닥에 있는 것까지 박박 다 긁어서 쪽쪽 다 빨아먹은 느낌이었다.
그동안 수많은 여인들과 음양대법을 펼쳤지만, 기수가 맨 처음 자신의 몸속에서 폭발하던 순양무극태양대환단의 양기를 중화시킨 대상은 바로 이들 자매였다.
마치 고향에 돌아온 연어처럼, 기수의 몸은 완벽한 조화를 경험했다.
조민과 조현도 오랜만에 펼친 대법으로 단전의 진기가 충만해져서 운기조식이 필요했다. 그녀들과 함께 운기조식을 한 기수는 다시 조민의 알몸을 끌어당겼다.
“또요?”
조민은 살짝 눈을 흘겼지만, 이번에도 물론 싫지 않은 몸짓이었다.
“시험해보고 싶은 게 한 가지 있어서 그래. 아까하곤 좀 다를 거야.”
“예. 마음대로 시험해보세요.”
조민은 자기 의지로 다리를 활짝 열어주었다.
“으으….”
기수는 눈을 질끈 감고 심호흡을 몇 차례 한 후 대법을 시작했다.
이번엔 북궁심법을 조합한 대법이었다.
즉, 하단전엔 진기를 아주 적게 남겨 불균형이 심한 상태에서 펼치는 대법이었다.
‘오오!….. 이 흐름은…’
기수는 정말 장강의 물결처럼 도도한 진기 흐름에 놀랐다.
조민과 끝낸 뒤엔 조현과도 똑같이 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이제까지 다른 여인들과 했던 음양대법은 민아 현아와 비교 자체가 안 되는구나.’
원조의 위대함이라고 해야 할까.
조민이 기수에게 물었다.
“기공자. 그런데 두 번째는 어떻게 한 거예요? 처음과 좀 달라서…”
기수는 북궁심법에 대해 자세히 가르쳐주었다.
“와! 굉장해요. 그런 심법이 있다니…”
“우리도 배울 수 있을까요?”
기수는 내공을 익힌 상태에서 한 방울 남김없이 쪽쪽 다 빨리고 나야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ㅒ기해줄 수밖에 없었다.
“기공자는 언제 그런 일을 당했는데요?”
“척회왕의 부하 중 한 명이 그런 흡정공을 익히고 있었어.”
기수의 강호행 얘기가 이어지자 자매는 흥미롭게 들었다.
기수는 숨기지 않고 여자 이름도 한두 개씩 던졌는데, 역시 예상대로 조현과 조민 자매는 거기에 대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조민이 말했다.
“좋아요! 우리 앞으로 음양대법은 전부 두 번째 방식으로 해요.”
“워우! 그건 안 돼.”
“왜요?”
“그러기엔 너무 염치가 없어. 첫 방식은 대법으로 인해 생성된 진기를 너희들과 내가 거의 5대 5 정도로 나누어 가지지만, 두 번째 방식은 내가 9, 너희들은 1밖에 가지지 못해. 어디까지나 시험해본 것에 불과하니까 신경 쓰지 마.”
조민이 정색하고 말했다.
“공자님을 절정고수로 만들어야 하는 게 지금 우리들의 지상과제잖아요. 게다가 9대 1이라고 해도, 우리에겐 그 1도 굉장한 거예요. 운기조식과 비교하면…”
옆에서 조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공자님이 척회왕을 이길 수 있도록 만들어드릴게요.”
기수의 눈빛이 감동으로 흔들렸다.
‘세상에 이런 영약… 아니. 이런 고마운 마음 씀씀이가 있다니…’
그러나 준다고 넙죽 받기에는 양심이 켕겼다.
안 그래도 미안한 마음이 남아 있는데 9대 1의 일방적인 배분이라니…
“정말 고마워. 하지만 5대 5로도 얼마든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어. 나 힘 낼 테니 우리 열심히 해보자!”
그러자 조현이 말했다.
“9대 1로 다섯 배 많이 하면 결과적으로 우리가 얻게 되는 진기의 양은 같잖아요. 그 방법도 괜찮을 것 같은데…”
요 앙큼한 것. 므흐흐…
조민이 말했다.
“우리를 생각해주는 기공자님 마음은 잘 알겠어요. 하지만 척회왕을 무찌르려면 비슷한 내공의 세 명보다 압도적인 한 명의 고수가 필요해요. 우리도 북궁심법을 할 수 있다면 모를까. 현재 상황에선 공자님이 집중적으로 내공을 키우는 게 맞다고 봐요.”
조현이 동의했다.
“맞아요. 그렇다고 우리가 손해 보는 것도 아니거든요. 다섯 배로 한다면…”
기수는 결국 그녀들의 갸륵한 마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 좋아! 다섯 배로 노력해볼게.”
의지가 불끈 불끈 솟아올랐다.
일단 장소를 궁주의 숙소로 옮겨서 좀 먹고, 씻은 뒤 본격적인 연공이 시작되었다.
기수는 정말 열심히 했다.
다섯 배라는 요구조건을 충족시키려면 잠시도 나태해질 수 없었다.
“저희들은 교대로 운기조식 하면서 좀 쉬어도 되겠죠?”
“물론이지.”
조현과 조민은 기수와 달리 태그팀 운용이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