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61
혈천제가 정색하고 물었다.
“너 방금 나의 진기를 흡수했지? 사실대로 말해!”
“저, 전 그런 적 없는데요.”
“거짓말 마라!”
“거짓말이 아닙니다. 으아악….!”
순간 머릿속에서 엄청난 통증이 전해져 왔다.
송곳으로 뇌를 쑤신 후 빙글빙글 돌리는 것처럼 아팠다.
기수는 계속 비명을 질렀다.
“으아악! 하지마! 그만 둬!…. 아아악! 당장 멈춰! 씨발년아!”
다행히 혈천제는 한국말 욕을 못 알아들었다.
그녀는 고문을 멈추고 다시 물었다.
“방금 무슨 짓을 하려고 했는지 솔직하게 말하거라! 그러지 않으면….”
“야!”
기수는 버럭 고함을 질렀다.
혈천제는 오히려 큰소리치는 기수 태도에 살짝 당황했다.
“야! 너도 머리가 있으면 생각을 좀 해 봐! 너 나보다 고수지?”
혈천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지? 열은 뜨거운 데서 차가운 데로 흐르고, 전기는 양극에서 음극으로 흐르고… 그래? 안 그래?”
혈천제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전기가 뭘 말하는지는 모르지만 대체적인 문맥은 알아들었다.
“그럼 하수인 나하고 고수인 너 사이에 진기가 움직인다면 그건 누구 책임이겠어? 높은 곳에서 물을 흘려 보내주지 않는데 낮은 곳에서 어떻게 받겠냐고.”
혈천제가 잠시 생각한 후 물었다.
“그럼 방금 전의 상황이 나 때문이란 말이냐?”
“당연하지! 넌 지금 몸 안의 나쁜 기운은 내 몸에 쏟아내는 뭐 그런 종류의 치료를 하는 중이잖아. 그럼 니가 나한테 보내는 거지, 내가 너한테서 뺏어오는 거겠어? 하수가 그게 가능해?”
혈천제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혼자 고개를 주억거렸다.
“대충 말이 되는 것 같군.”
“대충이 아니라 그게 정답이야. 정답.”
“계속 반말할 거냐?”
기수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억울합니다요. 천제님.”
“오냐. 그럼 다시 해보자.”
혈천제가 힙을 꾸욱 눌러 결합을 깊숙히 하더니 천천히 허리를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아아! 끝내준다.’
기수는 눈앞에 복숭아처럼 예쁘고 탱글탱글한 가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질끈 감고 단전에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아까처럼 잡아당기지는 않고 그냥 진기의 길만 열어놓았다.
그러자 잠시 후 혈천제의 진기가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으음….”
혈천제는 눈을 감고 미간을 찌푸렸다.
기수는 그녀가 또 발광할까봐 잔뜩 긴장했다.
그러면서도 단전에 계속 의식을 집중해서 강제로 떠밀지는 않고, 자연스럽게 진기가 그녀의 단전으로 되돌아가도록 길만 열어주었다.
혈천제는 고수답게 진기 움직임이 강력했다. 그래서 기수가 가만히 있어도 여기저기 찔러보다가 마침내 스스로 길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아아!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혈천제는 탄성을 토했다.
기수는 모르는 척 하고 물어보았다.
“무슨 일이십니까? 천제님.”
“응? 아니다. 아무 일도… 너 방금 단전으로 뭔가 지나가는 느낌을 받았지?”
“예. 느낀 것 같기도 합니다만…..”
“앞으로 그런 일이 생겨도 절대로 그 흐름을 방해하지 말고 가만히 내버려 두어라. 내 말 알겠지?”
혈천제는 기쁨을 감추느라 애쓰는 표정이었다.
그녀는 고수답게 자신의 진기가 두 사람 사이를 순환하면서 훨씬 두터워진 것을 체감했다. 놀랍게도 상대의 몸을 이용해서 내공증진의 효율을 높이는 놀라운 방법을 방금 성행위 중에 창안해낸 것이다.
기수를 단지 마기를 쏟아내는 그릇으로만 생각했는데, 뜻하지 않게 부수적인 효과까지 얻게 되었으니 기쁘기 짝이 없었다.
그것이 일종의 채양보음술이라고 판단한 혈천제는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기수가 어차피 죽을 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이제 와서 그만 둘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기수는 아무 것도 모르는 듯 멍한 얼굴로 물었다.
“아까 그 진기가 무엇인데 그냥 놔두라 하십니까?”
“넌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
“아, 알겠습니다.”
혈천제는 자기가 길을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기수가 만들어놓은 경로를 고스란히 따라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기수가 정말 신경 써서 눈치 채지 못하도록 리드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기 내공이 강화되는 만큼 기수의 내공도 강화된다는 사실, 그것도 하수 쪽의 증진율이 더 크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어쨌거나 혼자 하는 것보다 효과가 좋으니까 그것만으로도 만족인 것이었다.
혈천제는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쾌감이 강해질수록 진기 순환의 양도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아! 채양보음이라는 게 원래 쾌감에 비례하는 거였구나. 그래서 처음에 아프기만 했을 때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은 거였어!’
자기 나름대로 연구까지 해가면서 힙을 계속 상하운동 했다.
“으… 천제님…. 점점 노련해지십니다. 으으….”
기수는 그저 섹스에만 몰두하는 것처럼 그녀의 유방과 힙을 번갈아 주무르며 신음을 토했다. 그러나 단전 깊은 곳엔 내공을 차곡차곡 쌓았다.
“아아악……아악……..”
혈천제가 또 한 번의 오르가즘에 경련하자 기수는 왈칵! 쏟아져 들어오는 진기의 양에 깜짝 놀랐다.
‘이거 내가 다 먹어도 될까?’
혈천제가 오르가즘을 만끽하는 동안에는 이성이 적동되지 않아서 순환하는 진기의 흐름이 아주 커졌다. 기수는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동안 가던 양만 보내주고 나머지는 전부 흡수해버렸다. 단전이 화끈했다.
혈천제는 절정의 여운을 즐기느라 위에서 꾹! 꾹! 누르기만 할 뿐 진기의 들어간 양과 나온 양 사이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위에서 한참 비벼대다가 기수의 가슴에 엎드려 거친 숨을 고르다가 한참만에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이게 이렇게 좋은 건 줄은 몰랐구나.”
“저도 천제님 덕분에 정말 최고의 순간을 보냈습니다.”
기수는 아주 가까이에서 보는 그녀의 얼굴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특히 피부가 고와서 더 보기 좋았다.
혈천제가 기수의 가슴을 손으로 어루만지다가 불현듯 몸을 일으켰다.
“호호호! 오늘은 너무 많이 한 것 같구나. 마기 때문에 주화입마에 걸리면 안 되니까 난 이만 돌아가겠다. 몸조리 잘하거라.”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녀가 옷을 입고 돌아가자 기수는 급히 일어나서 운기조식을 했다.
‘아싸! 이거 짭짤한데?’
역시 태을음양대법이 짱이었다.
‘이건 원래 마음이 맞아야만 순환이 되는 건데…., 그러고 보면 혈천제도 나를 좋아하는 게 분명해.’
하긴 성인의 짜릿하고도 황홀한 세계로 안내해주고 그 열매를 맛보게 해주었는데 좋아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기수는 운기조식으로 마기를 몰아냈다.
여러 번 해봐서인지, 내공 증진 때문인지는 몰라도 보라색 기운도 금방 사라졌고, 오줌 색깔도 짙은 노란색 정도에 불과했다.
전과 달리 30분도 안 되어 모두 해독이 된 것이다.
그리고 몸도 개운하고 힘이 넘쳤다.
기수가 밖으로 밥을 먹으러 나가자 마침 그곳엔 광혼랑과 소혼랑이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다가 놀란 표정으로 다가와서 물었다.
“너 괜찮아? 예전보다 훨씬 안색이 좋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회복됐지?”
기수는 소리내어 웃었다.
“하하! 천제님이 새로운 대법을 완성하셨어.”
“그게 뭔데?”
“나도 몰라. 그런데 그걸 하고 나서는 전처럼 몸이 검어지지도 않고 회복도 금방 되네. 아마 그 마기라는 게 이젠 더 이상 날 해치지 못하나봐.”
“와! 다행이다.”
소혼랑은 기뻐해주었다.
그런데 광혼랑은 표정이 좀 좋지 않았다.
“네놈은 일개 하인에 불과한데 말버르장머리가 나쁘구나.”
기수는 광혼랑을 보고 씩 웃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광혼랑은 깜짝 놀랐다.
“뭐라고? 이놈 봐라! 지금 나한테 하는 소리냐?”
기수는 그동안 광혼랑을 어렵게 대해 왔다. 소혼랑이 두려워하는 사저이고,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고 싶었기 때문에 존댓말을 하면서 하인처럼 행동한 것이다.
그러나 이젠 그럴 필요가 없었다.
“너희들 이 근처에 있었으면 아까 천제님 소리 지르는 거 들었지?”
광혼랑은 기수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게 뭐 어쨌다고?”
“여자가 어떤 때 그런 소리 지르는지 잘 알고 있겠지?”
광혼랑은 살짝 볼을 붉혔다.
“그래서?”
“내가 천제님에게 얼마나 중요한 남자인지 짐작이 갈 거야. 후후후…. 더구나 이 몸은 천제님의 대법을 완성하는데 있어서 몹시 중요한,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몸이란 말씀이야. 그러니까 너희 제자 두 명의 목숨을 합한 것보다 더 귀하다는 뜻이지.”
광혼랑과 소혼랑을 서로를 쳐다봤다.
정말 천마교를 위해서라면 지금 기수보다 중요한 사람은 없을 터였다.
기수가 광혼랑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그러니까 공연히 내 비위 거스르지 말라고. 알았지?”
“이놈이!”
광혼랑은 열이 받아서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일장에 때려죽일 기세였다.
기수는 움찔하기는 커녕 뺨을 들이댔다.
“왜? 때릴라고? 쳐 봐! 쳐 봐!”
기수는 한국에서 종종 보던 장면을 연출했다.
돈 많이 벌었나보지? 자신 있으면 때려 봐! 때려 봐!
물론 강호무림에서 그런 짓거리를 했다가는 곧장 죽은 목숨이 되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광혼랑은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현재의 기수 몸에 솜털 하나라도 상하게 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 사부의 신공완성이 그만큼 중요했다.
그녀가 이를 갈며 손을 내리자 기수는 신나게 웃었다.
“하하하….! 이거 재미있네.”
사실 광혼랑은 그의 무공으로도 제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누르는 게 더 재미있었다.
“천제님이 아까 침대에서 속삭인 말로 추리해보자면 난 얼마 안 있어서 그녀의 남편이 될지도 몰라. 그러니까 지금부터 잘 보이는 게 좋을 거야.”
광혼랑과 소혼랑의 눈빛이 변했다.
남녀 관계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것이다.
특히 침대에서 뒹굴고 나면 아무리 살벌한 혈천제라고 해도 자기 남자에 대해서는 극진해질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었다.
두 사람은 기수가 거짓말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기수는 광혼랑이 쪼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그녀가 꽤 미녀라는 사실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둘 다 마녀 화장을 하고 있을 때와는 다른 얼굴이었다.
소혼랑은 귀엽고 애교 넘치는 마스크, 광혼랑은 소혼랑만큼 시선을 끌지는 못하지만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서 도도해 보이면서 동시에 눈웃음을 살살 치는 미녀였다.
둘 다 옷 속에 감춰진 알몸의 라인들이 어떤지, 얼마나 뛰어난 기교들을 갖추고 있는지는 이미 경험해 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다.
그때 일을 상상하자 바지가 불룩해졌다.
“어머!”
소혼랑이 놀라서 입을 가렸고, 광혼랑도 그걸 발견하고는 둘이 마주보고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러면서 볼이 홍조를 띄었다.
기수의 부풀어 오르는 바지 속 물건이 어떤지 이미 알고 있는 그들이었다.
기수가 그들에게 은근히 제안했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우리 함께 옛 추억에 잠겨보는 건 어때?”
그러자 소혼랑과 광혼랑이 동시에 눈을 흘겼다.
그 모습이 기수의 마음을 더욱 흔들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반응은 냉랭했다.
“너는 몰라도 우리는 사부님의 마기로부터 보호받는다는 보장이 없어.”
기수는 설명해주었다.
“이제 더 이상 마기는 내 생명을 위협하지 못해. 그러니까 너희들한테도 아무런 피해가 없을 거라고.”
“흥! 그건 모르는 일이지.”
광혼랑의 말에 소혼랑도 동의했다.
“맞아. 확실치 않고, 너무 위험해.”
기수가 살아있지만 아직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위험해도 내가 위험하지. 너희들은 한 다리 건너는데 별 일 있으려고?”
광혼랑과 소혼랑은 자기도 모르게 시선이 기수의 아래쪽으로 향했다.
은근히 마음이 동한 것이다.
그러나 대답은 여전히 같았다.
“사부님의 남자에게 눈독을 들일 수는 없지.”
기수가 웃으며 말했다.
“바로 그거 말인데, 나도 혹시나 해서 물어봤거든. 그랬더니, 자기가 동침하지 않을 동안은 제자들과 놀아도 된다더군.”
“뭐라고?”
“설마 그럴 리가…”
여성 심리 상 그런 일은 불가능한 것이었다.
설령 혈천제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해도, 아직 질투라는 감정을 경험해보지 못해서일 뿐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둘의 시선은 여전히 기수의 아래 쪽을 힐끔거렸다.
기수가 다시 미소 지으며 말했다.
“천제님은 적어도 사흘 동안은 폐관수련 하시잖아?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아시겠어?”
광혼랑이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바로 그것 때문에 안 돼. 우리는 사부님이 들어가신 석실을 지켜야 하거든.”
기수는 입맛을 다셨다.
뭐 그렇게까지 싫다면 굳이 더 매달리고 싶지는 않았다.
마음을 돌리자 존슨도 바로 기본 포지션으로 돌아갔다.
두 여인이 동시에 나직히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