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90
기수는 그녀 손을 치웠다. 일단 치우니까 더 가리지는 않았다.
“우와! 정글이네….”
금련보다 훨씬 무성했다. 그리고 녹지보전지구로 설정되기라도 한 것 같은 그 숲 아래 화끈 달아오른 그곳도 굉장히 크고 툭 튀어나와 보였다.
기수는 곧 그게 그녀가 너무 말라서 생긴 착시현상일 뿐 절대 크기가 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아이…. 그만 보세요. 주인님.”
기수는 정말 착시현상인지 확인하기 위해 자기 손가락 길이와 비교해 보려고 손을 가져갔다.
그러자 교운이 갑자기 손을 좌우로 뻗어 더듬거리더니 베개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베개를 입에 물고 허리를 비틀며 신음을 토했다.
금련처럼 온 장원에 소문나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
손도 안 닿았는데 비비 꼬는 모습이 뭔가를 엄청 기대하는 눈빛이었다.
기수는 진짜 길이만 재보려고 했는데 상대가 오해하니까 내친 김에 검지와 중지를 센터에 대고 살살 동그라미를 그려주었다.
베개를 통해 신음이 들려왔다.
사이즈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은 확인이 되었고, 그녀의 그곳이 엄청나게 달아올라서 조금만 힘을 줘도 미끈덩! 슬립할 정도로 젖어있다는 사실도 확인 되었다.
기수는 더 이상 주변에서 얼쩡거리지 않고 중심으로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자세를 잡고 진입을 시작하자 대가리만 댔을 뿐인데 단번에 쑤욱하고 빨려 들어갔다.
“아압!… 주인님……..”
기수는 조금 더 힘을 주어 최대 깊이까지 들어갔다.
“으음… 좋은데?!”
기수는 존슨을 감싸는 온도와 물기에 우선 합격점을 주었다. 뜨끈뜨끈하고 윤활액이 철철 넘쳐 흘러서 빠르게 드나들어도 마찰저항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기수가 시작단계에서부터 속도를 올리자 교운은 거의 죽어가는 교성을 토해댔다.
‘오늘 끝을 보게 해줄게.’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스피드와 진출입 각도에 신경을 쓰는데, 뭔가가 이상했다.
딱딱한 것이 자꾸 닿는 느낌.
기수는 숲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곳에 뼈가 툭 튀어나온 것을 알아차렸다.
여자들에겐 다 있는 뼈지만 유독 교운의 것이 뾰족하게 느껴지는 것은 역시 말랐기 때문이었다. 기수는 너무 끝까지 밀어붙이지는 않으면서 그녀를 환락의 절정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마침내 교운은 에베레스트 정상에 등정했다.
“끼아아아악…….!”
베개로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리가 꽤 크게 삐져나왔다.
그녀의 스타일은 금련과는 사뭇 달랐다.
아래 깔려서 뭔가 꼼지락거리면서 힘을 주기는 하는데 허벅지의 굵기에서도 짐작했듯이 옴찔옴찔 부르르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몸을 경직시키며 뒤틀지도 않았다.
대신 정신 나간 사람처럼 눈의 초점이 풀리고 얼굴 근육들이 이완되어서 헬렐레한 표정으로 곧장 축 늘어져버렸다.
기수는 죽은 동물을 막대기로 찔러 보듯이 아래쪽에서 몽둥이로 그녀를 쿠욱! 빙글빙글, 쿠욱~! 찔러보았다.
“으음…. 으음….”
죽은 건 아니었다. 금련과 달리 회복도 빨라서 곧바로 윤활액의 온도가 느껴졌다.
“주인님…. 정말 굉장했어요. 제 생애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어요.”
“얘기는 나중에 하고 일단 엎드려 봐.”
“이, 이렇게요?”
교운은 곧바로 자세를 잡았다. 깡마른 몸매지만 그 각도는 조금 나아 보였다.
최소한 뾰족하게 쿡쿡 찌르는 뼈는 없어서 좋았다.
기수는 각도를 잡고 진입했고 교운은 베개를 당겨 얼굴을 파묻고 손으로 이불까지 전부 모아서 머리 위에 얹었다.
기수는 그녀의 힙을 양손으로 잡고 본격적으로 스피드를 올렸다.
뼈가 닿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처음의 자세보다 타이트함도 향상된 느낌이었다.
‘진작에 이 포지션으로 할 걸.’
내려다 보니 그녀의 양쪽 겨드랑이로 갈비뼈 윤곽이 슬쩍 드러나 보였다. 경험은 없지만 현대의 여자들도 체중 40kg대라면 이런 분위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화가들이 그린 누드화를 보면 다들 배가 나오고 허벅지와 힙이 빵빵한 그림밖에 없어서 늘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이젠 확실히 알 것 같았다.
최상의 섹스파트너는 엄청난 운동량을 통해 속으로는 근육을 키우고 겉은 피하지방층이 매끄럽고 보드랍게 감싼 올록볼록 쭉쭉 빵빵 체형이었다.
거기엔 이견이 있을 수 없었다.
그 다음을 따지자면, 특별히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은 경우 교운처럼 마른 몸보다는 금련처럼 살집이 좀 있는 편이 훨 나았다.
특히 옛날 누드화에 나오는 여자들 체형이라면 뼈가 닿지도 않을 것이고 탱글탱글 물컹물컹, 쿠션 없는 침대에서도 탄력 있게 받쳐줄 것이고, 그 굵은 허벅지 근육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 괄약근의 힘으로 상당한 조임도 선사해줄 것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그런 여자를 미인이라고 할 수밖에…
하지만 기수는 교운의 앙상함도 사랑했다.
특히나 속살의 온도와 물기가 계속 이어져서 불만이 없었다.
교운은 두 번째 절정에서 굉음을 내지르는가 싶더이 아예 기절해버렸다.
헬렐레가 아니라 진짜 기절이었다.
기수는 그녀 혈도를 눌러 정신을 차리게 해준 후 잠시 쉬게 했다.
“너 등에 흉터는 왜 생긴 거냐?”
“넘어져서 다쳤어요.”
“어떻게 넘어졌길래 등을 다쳐?”
“어, 어렸을 때 다쳐서 잘 기억이 안 나요.”
기수는 그녀가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서 더 묻지 않았다.
“이제 3라운드 시작해볼까?”
“주인님은 안 하세요?”
“아까 한 번 했으니까 이젠 안 해도 돼.”
“그런 게 가능하세요?”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말은 없어.”
교운이 귀여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그, 그럼 몇 시간이고 계속 하실 수도 있는 건가요?”
“몇 시간이나 가능한지 오늘 측정해보자고.”
“아! 이제 보니 주인님은 엄청난 방중술을 익히셨군요.”
교운은 생글생글 웃으며 기수 위로 올라탔다.
그리고 아래를 쓰다듬으며 탄성을 토했다.
“와아!…. 정말 그대로네요. 믿어지지 않아요. 호호호…!”
그러더니 손으로 존슨을 움켜쥐고 겨냥을 맞추고는 힙을 아래로 내렸다.
“아아!…..”
“입 막아야지.”
“아! 맞다.”
그녀는 접어두었던 수건을 펼쳐 입에 물었다.
그 모습이 옛날 사극에 나오는 출산 씬의 산모 같아서 기수는 웃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교운의 허리 돌리기가 시작되었다.
다음날, 고원달을 만난 기수는 그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히 지난밤엔 소음 피해가 없었던 것 같아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오늘은 아버님을 뵐 것이니 저 옷을 입도록 하게.”
새옷은 비단옷이긴 한데 훨씬 점잖은 디자인이었다.
기수는 약선문 문주를 만난다는 사실에 설레었다.
‘드디어 폐관을 마치고 나온 모양이구나.’
고원달을 따라간 곳은 약선문의 가장 깊은 곳, 거대 누각 앞이었다.
네 아들들뿐만 아니라 제자들도 모두 모여 기다렸고, 잠시 후 백발의 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문주님을 뵙습니다!”
모두들 일제히 절을 했다. 그리고 곧바로 술렁거림이 이어졌다.
모습을 나타낸 약선문의 문주 고무학.
그의 모습이 폐관수련 이전과 너무나도 다르게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풍채 좋던 모습은 사라지고 해골에 가죽만 씌운 것처럼 깡말랐으며 머리카락과 눈썹과 수염은 모두 백발이 되고 퀭한 두 눈은 광기에 번뜩이고 있었다.
네 아들 역시 달라진 아버지의 모습에 놀라는 눈치였다.
“오래 기다렸다! 이제 우리 약선문이 천하제일의 문파가 될 날이 다가왔다!”
고무학의 한 마디에 제자들이 동시에 함성을 질렀다. 외모는 좀 변했지만 목소리는 그대로였고, 오히려 몸이 축난 것과는 반대로 내공은 더 깊어진 듯, 힘이 넘치는 음성이라 다들 안심하고, 동시에 기대감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네 아들도 비로소 안심하는 기색이었다.
고무학은 상위 서열의 제자들을 차례로 나오게 하여 손도 잡아주고 근황을 묻기도 하는 등 자상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제자들이 해산하자 비로소 네 아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저들은 누구냐?”
그가 묻는 것은 팽무진과 기수였다.
큰아들 고원의는 아버지가 없는 동안 문파의 일을 도맡아서 했기 때문에 보표가 필요없었고, 막내 고원회는 술 마시고, 노름하고, 계집질할 때 거느리고 다니는 부하는 많지만 그들 중 실력으로나 믿음으로나 아버지 앞에 데리고 나올 사람은 없기에 혼자였다.
그래서 3남 고원정과 4남 고원달만 보표를 동행하고 있었다.
고원달이 먼저 대답했다.
“제가 거둔 보표입니다. 철저히 확인했으니 믿어도 됩니다.”
기수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네가 날 뭘 믿고 신원을 보증하는 거냐? 웃긴다.’
팽무진한테 ‘눈 깔어! 씨발’ 한 번 해준 게 이렇게 효과가 길게 이어질 줄은 몰랐다. 어쨌거나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고원정이 말했다.
“이쪽은 제 보표입니다. 이번 철산문 원정에서 제가 지도를 찾아내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습니다.”
사실 팽무진이 다 찾았고, 자기는 마지막에 넘겨받기만 했을 뿐이지만, 뭐 그러려고 평소에 월급 주는 거 아니겠는가.
고무학은 매서운 눈으로 기수와 팽무진을 번갈아 보았다.
기수는 그의 무공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올라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천하엔 고수가 바닷가 모래알의 수처럼 많다더니….’
강호에서 손꼽히는 천마교나 무림맹 소속이 아니라도 강자는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하니까 공연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좋다! 대업을 이루려면 인재가 많을수록 좋지. 너희 둘이 책임지고 잘 대해주도록 하거라.”
“예. 아버님.”
“명심하겠습니다.”
기수는 그렇게 하여 약선문 작전회의의 핵심에 들어갈 수 있었다.
물론 원탁 의자에 앉는 건 아니고 문을 지키는 경비원 정도 역할로 내내 서있어야 했지만 그들의 대화내용은 모두 들을 수 있었다.
“이번 폐관을 통해 지도 해석 방법을 알아내게 되었다.”
고학무의 말에 아들들 모두 기뻐했다.
기수는 속으로 생각했다.
‘무공 연마가 아니라 지도 분석을 위한 폐관이었군. 얼마나 골머리를 앓았으면 몰골이 저렇게 변했을까?’
기수는 문주의 옛모습을 본 적이 없지만 지금의 모습만 봐도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고무학은 거의 강시 수준의 외모였다.
“그럼 이제 출발하는 겁니까?”
4남 고원달과 막대 고원회가 거의 동시에 물었다.
고원달은 형보다 우월한 모습을 보일 기회가 찾아온 게 기뻐서 묻는 것이고, 고원회는 청주를 떠나면 이제까지의 방탕한 생활도 끝이라는 게 아쉬워서 묻는 것이었다.
그러나 고무학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서두를 것 없다. 먼저 확실히 해두어야 할 일이 있다.”
“그게 무엇입니까?”
“원경이와 원지를 시집보내는 일이다.”
“예? 그게 어째서 더 중요한 일이 되나요?”
고무학이 자식들 교육시키는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
“세상만사 독불장군은 오래 가지 못하는 법이다. 우리가 천하제일문으로 우뚝 서봐라. 그러면 얼마나 많은 문파들이 시기하고 질투하겠느냐. 그때 사돈 가문이 하나인 것과 셋인 것은 천지차이다. 그들을 우리의 방패로 쓸 수 있는 것이다.”
“아! 정말 그 일이 더 시급하고 중요하군요.”
네 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둘째가 시집 간 십절금왕문만 해도 약의 판매에 엄청난 도움을 주고 있었다.
5부자는 즉시 9파, 1방, 4문, 5가 중 십절금왕문과 소림, 아미, 개방을 뺀 15개 문파의 결혼 적령기에 있는 고위직 간부들을 거론하며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기수는 그들의 얘기를 들으며 딸들의 의견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다.
심지어는 애 딸린 홀아비까지 언급되고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이 혼인은 어디까지나 사위가 약선문의 미래에 도움이 되느냐 마느냐의 문제일 뿐 딸의 의견이나 행복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봉건시대가 원래 그런 편이긴 하지만 이 집안은 정도가 좀 심했다.
아버지는 그렇다 치고, 오빠들도 여동생에 대한 배려가 전무했다.
다들 가문의 이익. 자기의 이익만 따졌다.
그렇게 대략적으로 서너 가문이 추려지고 매파로 보낼 제자까지 선발한 뒤에 첫 회의는 끝났다.
거처로 돌아온 고원달은 기수를 불러 물었다.
“아까는 당황했지?”
“아, 아닙니다.”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우리는 지금 보물을 찾고 있네.”
“보물이라니요?”
“전국시대의 한 왕조가 멸망하기 직전 빼돌려둔 보물이지. 이 일에 대해서는 절대 비밀을 지켜야 하네.”
기수는 자세를 바로 잡고 말했다.
“제 목숨을 걸고 비밀을 지키겠습니다!”
당연히 비밀을 지켜야지. 그게 누구 보물인데.
고원달은 기수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껄껄 웃었다.
“좋아, 좋아! 보물을 찾게 되면 자네에게도 한몫 단단히 챙겨주겠네. 하하하!”
“보물의 내용은 뭡니까? 금과 은인가요?”
“그렇겠지. 옥이나 도자기도 좀 있을 것이고.”
기수는 고원달이 얼굴빛 하나 변치 않고 거짓말하는 데 감탄했다.
‘요놈 거짓말에 아주 능숙하네. 무공비급 얘기는 왜 안 하시나?’
기수는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 보물은 결국 자기 것이 될 테니까.
“자네. 지금부터 가서 좀 쉬게.”
고원달이 가지는 혼자만의 4시간은 오후로 미뤄졌다.
기수는 즉시 장원을 빠져나가 탁지연을 만났다.
보고 들은 얘기를 모두 해주자 그녀가 말했다.
“약선문 문주도 대단하군요. 폐관수련까지 하면서 기어이 방법을 알아내다니. 그리고 아주 침착한 인물이네요. 지도도 있고 해독하는 방법도 알았다면 당장 달려가고 싶을 텐데 두 딸 시집보낼 생각을 먼저 하다니….만만치 않네요.”
복수의 대상이 그런 주도면밀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기운이 빠졌다.
기수가 그녀에게 말했다.
“시간이 좀 생길 것 같으니까 우리도 준비를 하자.”
“어떤 준비요?”
“내게 네게 무공을 전수해줄게.”
“정말요?”
탁지연은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다. 자신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게 바로 그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