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94
일과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가는 내내 생각에 잠겼던 기수는 방안에서 자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부용이 아닌 금련이란 사실에 놀랐다.
“어! 돌아왔구나?”
“예. 주인님…. 호호호…..”
금련은 바짝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손으로 존슨부터 거머쥐었다.
“하핫! 반갑다는 인사를 참 솔직하게 하는구나.”
“저 보고 싶지 않으셨어요?”
“당연히 보고 싶었지.”
“호호호! 저도요.”
그러더니 어느새 아래쪽에서 자세를 잡았다.
‘넌 내가 아니라 그놈을 보고 싶었던 거구나.’
존슨한테 질투심을 느끼는 건 좀 이상한 일이었다.
기수는 뜨거운 입의 감촉을 존슨의 모든 표피 세포들로 느끼며 금련의 실력을 감상했다. 그녀는 앓아 누워있는 동안 그 생각만 했는지 기술이 좀 향상된 것 같았다.
그러나 아래쪽에서 나는 쪽쪽, 쩝쩝, 후릅후릅, 소리를 들으면서도 기수는 마음이 다른데 가 있었다.
‘언제 시간을 내지?’
매일 생기는 4시간의 자유시간을 활용해서 무공을 전수하는 게 맨 처음 계획이었지만 시녀들 모임에 초대 받으면서 그건 틀어지고 말았다.
‘매일 자습만 시킬 수는 없잖아.’
그때 아래쪽에서 금련의 목소리가 들렸다.
“왜 안 하세요? 제가 잘 못해서인가요?”
“응? 아, 아냐… 오늘은 좀 다르게 해보자.”
그리고는 그녀를 번쩍 안아서 침상에 눕히고 옷을 벗겼다.
금련은 몸을 비비 꼬며 좋아했다. 기수는 그녀의 무릎을 잡아 벌리고 곧바로 진입 각도를 잡았다. 금련의 그곳은 이미 용광로처럼 뜨거워져 있었기 때문에 존슨의 머리가 닿자마자 곧바루 쑤욱~! 하고 진입이 이루어졌다.
“허어억!….. 주인님!”
금련은 누워 있는 내내 오로지 지금 이 순간만을 상상해왔다.
그러나 현실은 상상보다 100갑절은 좋았다.
아래쪽에서부터 꽉 차오르는 압박감이 복부 전체를 밀어내는 듯한 팽만감으로 이어졌고, 그 마찰과정 전체가 그녀를 전율하게 만들었다.
금련은 수건을 입에 물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모자라 이불까지 덮었다.
기수는 씩 웃으며 복근 강화운동을 시작했다.
‘하나둘셋넷. 둘둘셋넷. 백만 스물하나, 백만 스물둘.’
기수는 여자가 엎드리는 포지션을 좋아했다.
우선 시각적으로 볼 게 많았고, 몸 어디에도 하중이 걸리지 않아서 빠르기와 강약을 마음대로 조절하면서 오래 할 수 있었다.
정상 포지션은 오래 하다 보면 팔이 저릴 때도 있고, 무릎이 쓸릴 때도 있어서 별로였다. 교운처럼 쿡쿡 찔리는 파트너도 있었다.
그러나 금련과의 정상 포지션은 마음에 들었다.
각도와 탄력이 딱 맞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속도를 좀 냈더니 오래지 않아 이불 속에서 괴성이 들리면서 금련의 몸이 경직되고 속살이 옴찔거리며 조여대기 시작했다.
‘역시 농익은 맛이 짱이라니까.’
기수는 낮에 있었던 5인조의 행운과 더불어, 금련이야말로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아주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했다.
그가 몸을 일으키자 금련이 이불을 확 걷어 젖히며 상체를 일으키더니 얼굴을 존슨 가까이로 바짝 들이댔다.
기수가 물었다.
“왜 그래?”
“발사하시려는 거 아니에요?”
“아! 아냐. 오늘은 이걸로 마치자.”
금련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원래 남자들은 발사 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잖아요? 주인님이 참 특이한 것 같아요. 혹시 제 여기가 마음에 안 드세요?”
“아냐. 그럴 리가 있나? 너의 그….그러니까 거기는 아주 느낌이 좋아.”
“그런데 왜 발사는 다 밖에서만 하세요? 게다가 오늘은 그마저도 안 하시고….”
“이곳의 시녀들은 임신하면 문주한테 큰일 난다면서?”
애 아비가 누구냐고 추궁을 당할 게 분명했다.
“그건 그렇죠.”
“밖에다 하면 좋지 뭘 그래? 그리고 난 특별한 방중술을 익혀서 꼭 발사를 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즐거움을 느끼고 만족할 수 있으니까 너에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돼.”
“아, 알았어요.”
금련은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정작 말을 한 기수는 자기 상태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왜 사정을 하지 않아도 불만이 없는 거지? 그러고 보니까 신기하네. 내공이 깊어지면 이것도 진짜 조절이 되는 건가?’
금련의 속살에 감겨 즐거움은 모두 만끽했고, 사정할 때처럼 짜릿한 쾌감도 분명 느꼈지만 실제 분출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안 하겠다고 마음먹으니까 안 해도 상관없었다. 그러면서도 아쉬움이나 추가적인 욕구는 일어나지 않았다.
혈천제와 지낼 때부터 알게 모르게 연습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지금은 더욱 완숙해진 기분이었다.
‘혹시, 난 이미 365일 쉬지 않고 할 수 있는 머신이 되어버린 거 아닐까?’
원할 땐 분출하고, 원치 않을 땐 계속 참을 수 있는 몸. 게다가 분출하지 않아도 쾌감을 느끼는 데 별 지장은 없었다.
쾌감의 종류가 약간 다를 뿐이었다.
일종의 ‘건조한 사정’이라고 할 수 있는 묘한 느낌인데, 환희의 깊이는 비슷했다.
내공의 고수라고 해서 다 그게 되는 건 아닐 것 같고, 아무래도 태을음양대법을 대성하고, 두 차례에 걸쳐 절정고수들과 운용하다 보니 부수적으로 생긴 능력 같았다.
‘아! 씨발…. 난 뭘 배우건 궁극의 경지를 넘어서버린단 말야.’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한 놈이라고 아니할 수 없었다.
“주인님. 무슨 생각하세요?”
금련이 콧소리를 내며 다리를 활짝 열었다.
살 오른 양 허벅지 사이에 볼만한 광경이 펼쳐졌다.
“얘가 아주 습관 됐네.”
“아잉…. 어서요.”
그러나 기수는 저녁 내내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오늘은 그만 하자. 나 다녀올 데가 있으니 불 끄고 먼저 자.”
“예? 이 시간에요?
“꼭 만날 사람이 있어.”
“아! 조심하세요. 밤 시간엔 외출 금지인 거 아시죠?”
“걱정 마.”
기수는 금련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한 번 안아준 후 밖으로 나갔다.
무사 시절에 경비를 직접 서봤기 때문에 빠져나가는 것은 문제도 아니었다.
탁지연은 자지 않고 있었다.
늦은 시간까지 검술 연마에 열심이었다.
기수는 들어가기 전에 먼저 지붕 위에서 그녀가 하는 양을 지켜봤다.
기본동작뿐이지만 정말 열심히 했다.
찌르기를 100번 연습한다고 하면 보통은 숫자 채우기에 급급한데, 탁지연은 한 번 찌를 때마다 대단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제 3자 입장에서 지켜보기에도 확연히 발전된 모습이었다.
‘자질이 뛰어난 데다 노력까지 저 정도면….’
무협지 볼 때마다 복수를 하겠다는 주인공의 결심은 다 성공하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탁지연을 보니까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것 같았다.
기수는 땅으로 내려갔다.
“어머나!”
“어머나라니! 남자처럼 놀라야지.”
“허거덕! 오, 오셨어요?”
“그건 좀 아니고….. 어쨌거나 오늘부터는 밤에 연공하기로 하자.”
“예. 좋아요.”
낮이건 밤이건 기수가 가르쳐준다면 무조건 좋은 탁지연이었다.
“우선 배운 거 시험해볼까? 날 공격해 봐.”
“사부님은 맨손인데 괜찮겠어요?”
“사부? 후후…. 원래 사부는 핸디캡을 안고 대련하는 거야.”
“핸디캡이 뭐죠?”
“그런 게 있어. 자 덤벼!”
탁지연은 심호흡으로 정신을 가다듬고 검을 휘둘렀다.
기수는 분광권으로 맞섰는데 그녀의 초식 운용이 제법이었다.
더구나 각 초식에 깊이가 느껴졌다. 가르쳐준 기간에 비하면 대단한 성취라고 할 수 있었다. 어떤 면에선 자신의 초식 운용보다 낫다고 생각될 때도 있었다.
기수에게 있어서 월영검법은 분광권, 잔백지에 이은 3순위 무공이라 극한까지 다 익힌 건 아니라는 면이 있긴 하지만, 어쨌거나 탁지연에게 월영검법을 전수한 것은 탁월한 선택 같았다.
“아주 좋아!”
대련을 마친 기수는 본격적으로 월영검의 고차원적인 기법들을 전수해주었다.
탁지연은 기수의 말을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기억하느 한 편 조금이라도 의문 가는 부분이 있으면 질문을 해서 사부를 귀찮게 했다.
기수는 짜증내지 않고 성의를 다해 설명해주었다.
그렇게 새로운 초식 전수가 끝나자 기수는 1시간 정도 그녀의 연공을 지켜봐준 후 작별인사를 했다.
“내일 다시 보자.”
“예! 사부님.”
탁지연은 포권을 했다. 처음엔 장난스럽게 시작한 사부 호칭이지만, 지금은 정말로 기수를 사부로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월영검법을 배우면 배울수록 그 안에 담긴 깊은 오의에 감탄하게 되었던 것이다.
거처로 돌아온 기수는 아까 나갈 때 금련이 해달라고 ‘활짝!’했던 데서부터 다시 진도를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금련은 코고는 소리까지 내면서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녀 입장에선 한두 번의 절정이 시녀로서의 일상을 영위하는 데 체력적으로 딱 맞는다고 할 수 있었다.
기수는 그녀를 깨우려 했지만 차마 손을 못 대고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곧 바닥으로 내려 앉아 가부좌를 틀었다.
탁지연이 열심히 연공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아서 오랜만에 운기조식을 해보려는 것이었다.
작심하고 진기를 운용하자 온몸에서 쾌감이 전해져 왔다.
푹 잘 자고 일어나 기지개를 켤 때처럼 전신 혈맥들이 시원했다.
‘아! 역시 나 정도 고수가 되면 이걸 매일 해줘야 돼.’
단지 기경팔맥이 시원하게 뚫릴 뿐만 아니라 단전의 진기도 주천을 한 번 할 때마다 커지고, 단단해지는 느낌이었다.
기수는 오랜만에 집중해서 몰두하다가 멀리 닭 우는 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벌써 아침인가?’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잠도 안 잤지만 몸은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오히려 날아갈 것처럼 힘이 넘쳤다.
“주, 주인님….”
잠에서 깬 금련이 조심스럽게 기수를 불렀다.
기수는 호흡을 정리하느라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조금만 기다려. 기경팔맥 따라 딱 한 바퀴만 돌리고 단전에 모은 뒤에 일어설게. 우리 진도는 그 다음에 나가자.’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마무리를 하는데 금련은 더 이상 말을 걸지 않고 발걸음을 죽여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가버렸다.
무가의 시녀답게 기수가 운기조식중이라는 사실, 이럴 때는 절대 방해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나가자 기수는 마무리를 천천히 제대로 하고 일어섰다.
딱 하룻밤의 운기조식일 뿐이었는데도 성취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그는 결심했다.
‘좋아! 나도 제자에 지지 않는 사부가 되자, 되는 대로 방탕하게 지내온 나날들은 끝이다! 오늘부터 새로 태어나서 규칙적으로 사는 거야!’
굳은 결심을 한 기수는 규칙을 지키기 위해 자유시간이 되자 지하실에 가서 부용과 네 명의 시녀들을 만났다.
그리고 규칙을 지키기 위해 먼저 입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일과가 끝난 뒤엔 금련과 잠자리를 가졌다.
물론 그 순서도 규칙적이었다. 기수는 금련의 따듯한 입에 존슨을 넣은 채 생각했다.
‘사람이 규칙적으로 사니까 좋구나. 이래서 칸트가 시계를 안 갖고 다닌 건가?’
동네 사람들이 시계를 맞췄는지 시계를 사줬는지 잘 기억나지 않았다.
금련을 재운 후엔 탁지연을 찾아가 월영검법을 전수해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배우는 속도가 워낙 빨라서 추가로 선풍비도 보법 위주로 가르쳐주었다. 월영검법만으로는 실전에서 좀 부족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탁지연은 선풍비 역시 빠른 속도로 배워나갔다.
정말 가르치는 보람이 느껴지는 제자였다.
그리고 하루의 마지막은 본인의 운기조식이었다.
두 번째로 하니까 첫날보다 더 좋았다.
아침 해가 떠오른 뒤에도 계속 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규칙적인 생활이 반복되던 어느 날.
저녁이 되어 금련을 넉다운시키고 나가려고 하는데 그녀가 기수를 잡았다.
“주인님. 딱 한 번만 더 해주시면 안 되요?”
기수는 그녀 손아귀에서 존슨을 빼면서 말했다.
“나 지금 나가봐야 돼. 톱니바퀴처럼 꽉 짜여진 시간표대로 움직여야 한다고.”
습관이 되니까 계속 지키고 싶었다.
금련이 존슨을 다시 잡고 애교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잉….. 그러지 말고 한 번만 더 해주세요. 네? 네?”
몸살에서 회복한 이후로 조금씩 몸이 더 뜨거워지는 그녀였다.
기수는 존슨을 다시 뽑았다.
“지금은 안 되고, 내일 지하실에서 만나자. 그럼 되겠지?”
금련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지하실이라니요?”
“그, 왜, 있잖아? 부용이하고 려려하고 몇 명이 모이는 곳.”
금련은 버럭 화를 내며 벌떡 일어섰다.
“부용이라고요? 그 년이 왜요? 주인님 설마…. 그년하고 했어요?”
“너 못 오니까 교운이 왔고, 교운이 못 오니까 부용이 왔거든. 그리고 지금은 그녀가 만든 모임을 만나고 있고….”
금련은 분노로 씩씩거렸다.
“고 여우 같은 계집이 감히….!”
“왜 그래? 서로 아는 사이 아니었어? 부용이 너한테 다 물어봤다고 하던데.”
“흥! 교운이한테 물어봤겠죠. 부용이 그 년은 나보다 4살이나 어리고 이 집에 들어온지도 한참 나중인데 어디 감히 나한테 말을 걸 수 있겠어요?”
여자가 나이 많은 걸 인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일텐데 자세히 밝히는 걸 보니 시녀들 사이의 위계질서가 상당히 엄격하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금련이 다시 기수의 존슨을 꽉! 움켜쥐고 물었다.
“그럼 그동안 매일 이걸로 부용이하고 그년 패거리들 해주신 거예요?”
“그, 그랬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미안해.”
꽉 잡힌 상태에선 일단 사과부터 해야 했다.
“아뇨. 주인님이 미안해하실 이유는 없죠….. 제가 알아서 처리할 게요.”
“어, 어떻게?”
이젠 낮에 5인조를 못 만날 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규칙적인 생활이 깨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들의 쌔끈한 몸이 그리워서는 절대로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