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97
기수는 맨정신을 차린 후 5명의 시녀들을 내려다봤다.
다들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뭐가 그리도 좋은지 계속 실실 웃어댔고, 하는 행동도 평상시와 달랐다.
누군가 엉덩이를 만져서 뒤를 돌아보니까 한 시녀가 양손으로 자신의 엉덩이 사이를 벌리며 입을 갖다 대고 있었다.
“이, 이봐….. 난 그거 안 좋아한다고…”
사실, 좋아하는지 안 하는지 제대로 서비스를 받아 본 적이 없지만 심정적으로 별로 내키지가 않았다.
겨우 떼어 놓으면서 보니까 시녀들이 자기네끼리 엉켜서 뒹구는 모습이 점점 정도가 심해지고 있었다.
자기 앞에서 두 미녀가 레즈비언이 놀이 하는 것은 상당히 자극적인 구경거리이지만 5명이 얽히는 모습은 살짝 징그럽다는 느낌도 들었다.
부용이 존슨을 잡아당기면서 말했다.
“주인님. 제 여기에 해주세요.”
그러면서 활짝 여는 것은 뒷문이었다.
기수는 그쪽도 별로였다. 안 해본 건 아니지만 별 재미가 없었다.
‘아! 이게 홀로 깨어 있는 자의 고독이구나.’
기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파트너 5명이 모두 약에 취해 헤롱거리는데 혼자 맨정신이니까 정말 재미가 없었다. 마약인 줄 모르고 함께 취해서 히히덕거릴 때가 훨씬 즐거웠다.
그러나 다시 정신줄을 놓기는 싫었다.
대충 밀어내기도 하면서 적당히 맞춰줄 수밖에 없었다.
‘미친 세상에서 맑은 영혼으로 사는 것도 이렇게 힘든 일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시간이 흐르자 부용이 약병 하나를 꺼내더니 안에 든 액체를 손가락에 찍어 인중에다 발라주었다.
시큼한 냄새와 함께 머리가 살짝 띵 했다.
시녀들도 그걸 코 아래 발라 냄새를 맡더니 금세 맨정신으로 돌아왔다.
부용이 기수에게 물었다.
“어떠셨어요? 이제까지 이런 경험 한 번도 없으셨죠?”
“응.”
“호호호! 내일도 또 오셔야 해요. 아셨죠?”
“봐서.”
기수는 짧게 대답했다.
그가 별로 내키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부용은 당황했다.
그러나 일상으로 복귀해야 할 시간이라 더 길게 이유를 캐묻지는 못했다.
그날 일과를 마치고 방으로 가자 난리가 벌어졌다.
금련이 길길이 날뛰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어디 가셨었어요? 그년이 또 주인님 유혹했죠! 그쵸!”
“나 피곤하니까 그 얘긴 꺼내지 마.”
기수가 저기압으로 보이니까 금련은 찔끔하여 목소리를 낮추었다.
하지만 슬쩍 다가와서 기수의 머리카락 냄새를 맡았다.
“이럴 줄 알았어. 역시 환희향을 썼군요.”
“환희향이라고?”
“예. 세 째 공자님이 가끔 쓰시는 건데 부용이 그 못된 년이 훔쳐낸 게 분명해요.”
“그렇군.”
금련은 기수의 기분이 나빠 보인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다.
보통 사람들은 환희향 맛을 한 번 보면 깊이 빠져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기수는 특이하게도 그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다.
환희향을 입수할 수 없는 자신의 입장에선 다행이라 할 수 있었다.
금련은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여 기수에게 물었다.
“주인님. 무슨 일 있으세요? 왜 그렇게 기운이 없으세요?”
“마약에 취해 현실을 잊고 사는 건 허무한 거지?”
“당연하죠!”
“쾌락에 취해 나 자신을 잊고 사는 건?”
금련은 기수가 무얼 생각하는지 몰라 애매하게 대답했다.
“그것도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요.”
“그래. 문제가 있어. 오늘은 나 혼자 있게 좀 해줄래?”
금련은 절대로 굶고 싶지 않았지만 기수의 기분이 영 아닌 것을 보고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기수는 창을 열고 밖을 내다봤다.
보름에 가까운 달이 떠 있었다.
‘저 달이 서울에도 떠있겠지?’
그건 아닐 것 같았다. 공간과 시간이 모두 뒤죽박죽이라 뭐가 맞는 건지 감조차 잡을 수 없었다.
불현듯 엄마 생각이 왈칵 났다.
‘어디 아프신 건 아닐까?’
갑자기 사라진 자기 걱정을 얼마나 하셨을까 생각하니 눈물도 찔끔 나왔다.
그리고 상념은 다른 쪽으로 이어졌다.
자기가 없는 동안 컴퓨터의 폴더들을 누가 열어보면 어쩌나 하는 걱정.
쓰지도 않는 인터넷 요금과 휴대폰 요금 해지하려면 위약금 내야 할 걱정.
“아!…. 씨발….”
이런 낯선 장소, 낯선 시간에 와서 여자들과 뒹굴기만 하는 자신의 삶이 허무했고,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수는 갑자기 화가 났다.
‘야! 너! 신인지 뭔지, 나를 여기 데려온 너 말야. 너! 대답 좀 해 봐!’
앞에 있다면 멱살을 잡고 싸우고 싶었다.
솔직히 현대의 대한민국으로 돌아가서 시급 5천원도 안 되는 알바 인생을 다시 하면 한 시간도 안 되서 이곳이 그리워질 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고 끌려 다니는 이런 삶은 진짜 싫었다.
한참 더 불러보고 욕도 해봤지만 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기수는 피식 웃었다.
‘아….! 지금 뭐 하고 있는 거냐.’
여기 온지도 몇 년 째 되다 보니까 삶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면이 있었다.
어쩌면 현대의 한국이라는 꿈을 꾸었고, 지금 이곳에서의 삶이 진짜 자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허탈하기도 했다가, 화도 났다가, 현실에 적응하려고도 해봤지만 결국 결론은 그냥 현실에 충실하자는 쪽으로 났다.
기수는 장원을 벗어나 탁지연을 찾아갔다.
그녀와 대련을 30분 정도 하고 나니까 축 쳐졌던 기분이 살아났다.
가문의 원수를 갚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하는 그녀를 보면서 자기도 열심히 살아 보자는 식으로 마음이 정리된 것이다.
“사부님. 오늘 무슨 일 있었어요?”
“아니.”
“그런데 평소보다 표정이 왜 그렇게 어두우세요?”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런 날도 있지. 하핫! 지금은 널 보고 괜찮아졌어.”
“예? 내가 뭘 했는데요?”
“너답게 사는 모습을 보여줬잖아.”
탁지연은 그게 무슨 말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수가 그녀에게 말했다.
“네 본래 얼굴 한 번만 보자.”
“갑자기 왜요?”
“그냥….. 하도 이 얼굴만 보니까 기억이 가물가물해져서 지금은 어느 게 진짜인지 모르겠어.”
“그건나도 마찬가지에요. 우리 서로 본래 얼굴 보여주기로 해요.”
“그러지 뭐.”
두 사람의 역용이 풀렸다.
그리고 마주 보는 두 사람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처음엔 적으로 만났지만, 서로를 해칠 의사가 없음을 알게 되고 지금은 동지이자 사부제자 사이가 되었으니 참으로 깊은 인연이라 할 수 있었다.
기수는 그녀의 예쁜 얼굴을 보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이목구비의 배치와 비례, 생김새만 놓고도 대단한 미녀지만 표정이 살아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었다.
지혜가 가득해 보이는 두 눈이 인상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기수는 급히 양일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탁지연도 흠칫 놀라 남자 얼굴로 바뀌었다.
“왜 그러세요?”
그녀는 누가 나타나기라도 한 줄 알고 좌우를 둘러보았다.
기수가 웃으며 대답했다.
“아무도 없어. 계속 보면 정들까봐 중단한 거야.”
“치!….”
탁지연은 입술을 삐죽거렸다.
기수가 그녀를 나무랐다.
“남자는 그런 표정 안 지어. 내가 방심하지 말랬지.”
“아, 알았어요.”
그렇게 그녀를 작별하고 돌아온 기수는 밤새 운기조식을 했다.
그리고 아침에 눈을 뜨자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꿀꿀했던 기분이 사라지고 나니까 지난밤에 금련을 안아주지 않은 게 살짝 후회되었다. 본분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낮에 자유시간이 되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금련의 팀으로 갔다.
금련은 기수에게 선물을 준비해놓고 있었다.
“인사드려라. 이 분이 양공자님이시다.”
“처음 뵙겠습니다. 전 영주라고 해요.”
기수는 6명이나 되는데 새 멤버를 추가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각각 한 사람에게 할애될 시간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련 입장에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기수가 환희향을 별로 좋아하는 않는 걸로 보이지만, 그 취향은 언제든지 바뀔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일단 한 번 환희향에 맛을 들이면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기수를 붙잡기 위해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생각했고, 시녀들 중에서 제일 어리고 예쁜 애를 새 멤버로 영입한 것이다.
기수는 영주의 미모에 적잖이 흥분했다.
“나이가 몇 살이지?”
“열일곱이에요.”
“흐음…..”
눈에 쏙 들어오는 깜찍한 마스크였다.
게다가 어려서 피부가 투명하다고 할 정도로 맑았고, 몸매도 볼륨이 살아 있었다.
기수는 그녀의 허리를 손으로 감아 당겼다.
“아아….”
영주는 살짝 당황하는 빛을 드러냈다.
처음 만난 남자 품에 안기는 것도 그렇고, 언니 6명이 빤히 쳐다보는 것도 신경이 쓰였다.
그러나 사내의 억센 팔과 탄탄한 가슴 근육 느낌은 무지 좋았다.
“허억….!”
남자의 손이 가슴을 움켜쥐자 영주의 몸이 본능적으로 방어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공격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졌다.
혀를 사용하는 적극적인 입맞춤.
영주는 금련에게 포섭당할 때 이미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14살에 약선문에 들어오던 때부터 사내를 알게 된 몸이었다. 그러나 도련님이 아닌 아가씨의 시녀로 배치가 바뀌면서부터는 도무지 기회가 없어서 금련의 제안이 몹시 반갑던 참이었다.
그러나 직접 당하고 보니 머릿속은 텅 비고, 호흡은 가빠지고, 심장은 터질듯이 박동해서 자기 몸이 자기 몸 같지 않았다.
기수는 영주의 몸이 정말 글자 그대로 불같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다른 6명에 둘러싸여 그들의 시선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살짝 부끄럽기도 했지만 일단 시작한 거 멈추기도 싫었다.
‘오냐. 너희들을 위해 배우가 되어 주마.’
금련을 비롯한 시녀들은 자기들이 진상품을 올렸으면서 진상품의 처지가 부러워서 못 견딜 지경이었다.
“어서 벗어!”
“그래. 빨리 시작해.”
그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시간을 재촉하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단지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무대 위로 올라와 배우의 일부가 되기로 한 것이다.
기수와 영주의 옷이 6명의 손 12개에 의해 하나씩 벗겨져 나갔다.
기수야 익숙해서 아무렇지 않았지만 영주는 몹시 부끄러워 했다.
“아이… 언니. 제가 벗을게요.”
“닥쳐! 시간 없단 말야.”
기수의 입이 씨익 벌어졌다.
영주의 가슴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풍만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형태가 예뻤고, 무엇보다 탱탱하게 탄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까 만질 때 기대했던 것보다 실물이 나았다.
기수의 시선이 아래쪽으로 이동했다.
역시 군살 하나 없이 팽팽한 배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그 아래 무성한 숲은 엄청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기수가 궁금한데 반응은 존슨이 했다.
시녀들이 깔깔 웃었다.
“호호호….! 양공자님이 우리 영주가 마음에 드셨나 봐.”
“그러게 말야. 어쩌면 이렇게 힘이 잔뜩 들어갔담? 여기 핏줄 불거진 것 좀 봐.”
금련이 기수의 존슨을 손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 영주에게 물었다.
“너 이런 거 본 적 없지?”
영주는 볼이 새빨갛게 변해 고개를 끄덕였다. 기수의 존슨은 길이와 굵기와 색깔이 너무 인상적이라 도저히 눈을 뗄 수 없었다.
금련이 그녀의 손을 잡아당겨 앉히고 한 손으로는 존슨을 쥐고, 다른 한 손 검지로 존슨을 가리키며 말했다.
“양공자님은 이쪽이 제일 민감하셔. 자 실력발휘 해 봐.”
“예? 무슨 실력을…. 어, 어떻게요?….”
시녀들이 까르르 웃었다.
금련은 영주의 뒤통수에 손을 얹고 밀어서 입이 존슨에 닿게 했다.
“앙큼 떨지 않아도 돼. 여기까지 와놓고 뭘 또 새삼스럽게….”
영주는 입술에 닿은 뜨겁고 부드러운 살덩이 감촉에 신음을 토하며 위를 올려다 봤다. 기수가 기대감 가득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언니들 때문에 부끄러웠지만 엄청나게 흥분도 되었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혀를 내밀었다. 그러자 금련이 뒤통수를 더 밀었다.
“우움…..”
영주는 입을 쩍 벌렸다. 크기 예상을 잘못해서 처음에 이빨에 긁힌 게 아프지 않았을까 하고 다시 올려다봤는데 기수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었다.
영주는 금련이 계속 미는 바람에 존슨의 끝이 목에 닿아 순간적으로 욕지기가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그래서 금련의 손을 밀어내고 스스로 머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수가 신음을 토하는 것을 듣고 영주는 자기가 잘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6명의 참관인들 생각은 다른 듯 했다.
“입술에 힘을 더 줘야지!”
“너. 혀는 제대로 움직이고 있는 거냐?”
“빠르기만 하다고 다가 아냐.”
너도 나도 한마디씩 하자 영주는 도무지 집중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