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gon Slayer Sword Demon RAW novel - Chapter 104
▣ 104화. 하늘에 서겠다 (3)
“여기가 카이트 에인헤랴르의 거처인가.”
와이번들을 착륙시킨 뒤, 용공작들은 눈앞에 세워진 저택을 올려다봤다.
“작은 건물이군.”
“이 정도만 해도 일반 인간들의 거처로는 큰 것이다.”
“카이트 에인헤랴르라면 궁궐 같은 집을 차려 놓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 기준으로 생각하지 마라.”
태평하게 떠들어 대는 용공작들을 보면서, 엘드리트는 눈썹을 찌푸렸다.
영구동토 바깥으로 나가는 게 오랜만이라 들떠 있는 용공작들도 있는 것 같았다.
“다들, 예의를 지키는 게 좋겠군.”
그때 갑자기 하겐이 입을 열었다.
“우리는 카이트 에인헤랴르를 초빙하러 온 것이다. 너무 시끄럽게 하는 건 좋지 않다.”
“하겐 공.”
음침한 인상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글루엔이라는 이름의 용공작으로, 가학적인 성격이라 노예들을 학대하는 것으로 유명한 남자다.
“카이트 에인헤랴르를 너무 우대하는 것 아닙니까? 아직 서른 밖에 안 된 애송이인데.”
“그 애송이한테 벌써 드래곤이 열 마리 넘게 죽었다, 글루엔.”
“그건…….”
“자네 힘으로 드래곤 열 마리를 쓰러뜨릴 수 있을까? 잘 모르겠군.”
“카, 카이트 에인헤랴르도 드래곤 열 마리를 동시에 상대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글루엔이 목소리를 높여서 항의했지만, 엘드리트가 째려보고 있다는 걸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
“하겐 공, 그렇다면 제가 먼저 문을 두드려 보겠습니다.”
“괜찮겠지. 앞장서 주게, 파르피온.”
건장한 체구를 지닌 용공작인 파르피온이 앞장서서 정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안쪽에서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하겐 공, 아무래도 그냥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하겐을 힐끔 쳐다본 뒤, 파르피온이 정문을 두 손으로 밀었다.
뚜뚝 하고 빗장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고, 문이 활짝 열렸다.
“…….”
눈앞에 정원이 펼쳐졌다.
정원에는… 수십 명 정도 되는 기사들이 무장을 한 채 대기하고 있었다.
“실례하겠소.”
파르피온이 앞장섰다.
그리고 가장 앞쪽에 나와 있는 미남자에게 시선을 향했다.
“당신이 책임자요?”
“…그렇습니다, 용공작.”
미남자가 경직된 표정으로 답했다.
“피어너 가문에서 파견되어 카이트 공자님을 보좌하고 있는… 니얼이라고 합니다.”
“광휘창가의 사람이었군.”
파르피온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파프니르 폐하에게 용공작의 작위를 받은 파르피온이라고 하오. 오늘은 다른 용공작들과 함께 카이트 공자를 만나러 왔소.”
“실례지만, 어떤 용무이신지…….”
“이미 서찰을 받았을 것이오.”
“…….”
입을 다무는 니얼 앞에서, 파르피온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카이트 공자에게 용귀족의 일원이 되어 달라고 제안하러 왔소. 카이트 공자를 만나게 해 주시오.”
“…….”
파르피온의 태도는 신사적이었다.
원래 파르피온은 용공작 중에서 가장 온화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기에 하겐도 파르피온에게 앞장서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죄송합니다.”
“무슨 말이오?”
“카이트 공자님은 지금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없는 상황입니다.”
“…….”
용공작들이 술렁였다.
지금 카이트가 이곳에 있는 건 확실할 것이다.
그런데 왜 만날 수 없다는 건가?
“이유를 말해 줄 수 있겠소?”
“그건… 어렵습니다.”
“흐음, 그러면 언제쯤 만날 수 있겠소?”
“그것도…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
파르피온이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이보시오, 니얼.”
“…….”
“우리는 카이트 공자를 만나기 위해 영구동토에서 오랜 시간 날아온 것이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나오면 곤란하오.”
그렇게 말하자, 니얼이 입술을 깨물었다.
“죄송합니다. 사실은 카이트 공자님이 직접 여러분을 맞이하려 했지만… 좀 문제가 생겼습니다.”
“문제? 말해 보시오.”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허허, 그럼 어쩌자는 것이오?”
“조금만… 기다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기다리다니, 얼마나?”
“그건 저희도 잘…….”
“…….”
파르피온이 다시 인상을 찌푸렸을 때.
글루엔이 불쑥 앞으로 나왔다.
“파르피온 공, 놈들은 시간을 끌려고 하는 것 같은데.”
“시간을?”
“딱 보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글루엔이 정원 내부를 훑어봤다.
“지금 이곳에는 소드 마스터가 없는 것 같아. 시구르드도 에리크도 아그나르도 보이지 않는군.”
“아, 자네는 용살검가 소드 마스터들의 얼굴을 알고 있었지.”
“아마 이놈들은 소드 마스터들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는 걸 거야.”
글루엔의 발언에 다른 용공작들이 술렁였다.
“그렇군. 안 그래도 잔챙이들만 있는 것 같아서 이상하긴 했어.”
“소드 마스터들이 자기 담당 지역을 정리하고 이쪽으로 달려오도록 되어 있던 모양이군.”
“그들과 함께 우리에게 대항할 생각인 건가?”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자, 니얼이 다급히 소리쳤다.
“아닙니다! 다른 소드 마스터들은 각자 자리를 지키고 계십니다!”
“그걸 어떻게 믿지?”
“카이트 공자님의 부탁이었습니다! 이번 일은 혼자서 해결할 테니 다른 소드 마스터들은 자리를 지켜 달라고……!”
“흐음?”
글루엔이 한쪽 눈썹을 치켜뜨며 말했다.
“그렇다면, 카이트는 우리한테 투항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얘기인가?”
“네?”
“우리하고 싸우려면 소드 마스터들을 불러 모으는 게 정상이지. 하지만 소드 마스터들이 오는 걸 막았다면… 우리와 싸울 생각이 없다는 얘기 아닌가?”
“그건…….”
“제대로 대답을 해 봐라, 피어너 출신의 잔챙이.”
글루엔이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었다.
“카이트 에인헤랴르는, 우리 제안을 받아들여 용귀족이 되기로 한 건가?”
“그건… 카이트 님을 만나서 직접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이것 보라고!”
니얼이 얼버무리자, 글루엔이 다른 용공작들에게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이놈들은 우리한테 숨기는 게 있어! 뭐 하나 제대로 말하는 게 없단 말이야!”
“그래, 카이트 에인헤랴르도 내보내지 않고…….”
“역시 소드 마스터들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려는 게 맞는 건가?”
“그게 아니라면 이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지.”
수군대는 용공작들 앞에서, 파르피온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니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카이트 공자를 내보내 줬으면 하오.”
“그건…….”
“이제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소. 카이트 공자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유혈 사태가 발생할 것이오.”
“…….”
“나는 피를 흘리고 싶지 않소. 지금 당장, 카이트 공자를 데리고 오시오.”
파르피온의 차분한 목소리에, 니얼이 입술을 깨물었다.
바로 그때… 니얼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험악한 인상의 남자가 앞으로 나섰다.
“카이트 공자님은 지금 너희들을 쓰러뜨릴 준비를 하고 계시다.”
“뭐라고?”
“그러니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
험악하게 생긴 남자가 용공작들을 향해 말했다.
“조금만 기다리면 카이트 공자님이 모든 준비를 마친 뒤 모습을 드러내실 것이다. 너희 용공작들이 그렇게 대단하다면… 공자님이 준비를 마칠 때까지 기다려 줬으면 한다.”
“…….”
용공작들 사이에서 잠시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곧바로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지금 들었소? 우리를 쓰러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는군!”
“하하, 우리가 기다려 주면 놈한테 우리를 쓰러뜨릴 힘이 생긴다는 건가?”
“지금 안에서 그랜드 소드 마스터로 각성하고 있는 모양이야! 재미있군!”
“하겐 공! 엘드리트 공! 어떻습니까? 한번 기다려 보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그래,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한번 기다려 줍시다!”
한번 기다려 주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을 때.
글루엔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쓸데없는 소리들 하지 마라! 이놈들은 그냥 시간을 끌려는 것뿐이다!”
“글루엔 공…….”
“놈들을 배려해 주느라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있나? 그냥 카이트 에인헤랴르를 끌어내면 되는 거지!”
그렇게 소리친 뒤, 글루엔이 혼자서 앞으로 나섰다.
허리에 차고 있는 레이피어를 뽑아 들고서.
“비켜라, 잔챙이들!”
“……!”
니얼을 비롯한 기사들이 일제히 검을 치켜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전부 8서클 이하일 터… 여러 명이 달려든다고 해도 글루엔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슈데르츠 경!”
“알았소!”
험상궂게 생긴 남자가 니얼과 호흡을 맞춰서 글루엔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글루엔이 레이피어를 휘두른 순간, 충격파가 발생해 그들을 날려 버렸다.
“비켜라!”
“큭……!”
“컥……!”
두 남자는 피를 흘리면서도 다시금 달려들려 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기사들도 글루엔을 포위하듯이 진형을 만들었다.
그 무의미한 발악에 짜증을 느끼면서, 글루엔이 레이피어로 다시 한번 충격파를 날리려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
휘릭!
붉은색 옷자락을 휘날리며, 건물 창문에서 한 여자가 떨어져 내렸다.
“뭐냐?!”
글루엔은 레이피어로 충격파를 날렸다.
하지만 여자는 양손에 든 쌍검으로 충격파를 받아쳤고, 그대로 공중에서 글루엔을 덮치려 했다.
“이까짓……!”
붉은 옷의 여자는 상당히 날카로운 오러 블레이드를 펼치고 있었지만, 기껏해야 8서클 수준으로 보였다.
글루엔은 레이피어에 오러 블레이드를 전개한 뒤 여자를 향해 휘둘렀다.
“……?!”
촤촥!
쌍검이 기묘한 궤적으로 움직이면서 레이피어의 궤적을 비틀어 버렸다.
오러 블레이드의 정면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고난도의 기술이었다.
“감히……!”
분노하면서 글루엔은 마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오러 블레이드를 극대화하여 완전히 찍어 누르려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때.
쐐애액!
주위를 포위하고 있던 건장한 기사들.
그들 사이로 튀어나온 검은색 옷의 여자가, 글루엔의 배후를 노렸다.
“컥!”
붉은 옷의 여자에게 집중하고 있던 글루엔의 허를 찌른, 전광석화 같은 찌르기.
그것이 글루엔의 등을 꿰뚫었다.
“이그니카 언니!”
“그래, 루살카!”
검은색 옷의 여자에게 응답하면서, 전방에 있던 붉은색 옷의 여자가 움직였다.
오러 블레이드가 전개된 쌍검이 글루엔의 목을 향해 뻗어 나갔다.
* * *
파팟!
이그니카의 쌍검이 번뜩인 직후, 글루엔의 목이 떨어져 내렸다.
그 모습을 보고 기사들이 소리 없이 환호했다.
니얼과 슈데르츠가 주의를 끄는 사이, 이그니카와 루살카가 이중의 기습을 하는 작전이 통한 것이다.
8서클의 실력자 네 명의 연계 공격이 용공작을 해치운 순간이었다.
“하하, 어떠냐!”
기사들 사이에서 모르트가 소리쳤다.
“용공작도 별거 아니군!”
“그, 그래! 맞아!”
“이 정도면 우리도……!”
사실 모르트는 주위의 사기를 북돋으려고 일부러 허세를 부린 것이었다.
그런데…….
“멍청한 놈, 너무 방심했어.”
“용공작의 자격이 없는 놈이야.”
동료가 죽었는데도 불구하고, 용공작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죽을 만해서 죽었다고 평가하는 듯했다.
“하겐 공.”
파르피온이라고 자기소개를 했던 용공작이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래도 안 되겠습니다. 그냥 제가 해결하도록 하지요.”
대답을 듣지 않고, 파르피온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눈앞에 글루엔의 시체가 쓰러져 있었지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
니얼과 슈데르츠, 이그니카, 루살카가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아무리 용공작이라고는 해도, 카이트에게 직접 검법을 배운 이그니카와 루살카라면 치명상을 입히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니 조금 전처럼 니얼과 슈데르츠가 주의를 끈 뒤 이그니카와 루살카가 공격하는 게 최선이었다.
“슈데르츠 경.”
“알겠소.”
니얼과 슈데르츠가 먼저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이그니카와 루살카가 그들의 양옆에 포진했다.
다행히 다른 용공작들은 나서지 않고 있었다.
소드 마스터가 여러 명 있는 게 아니라면 용공작도 한 명씩만 나설 거라는 카이트의 예상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
니얼과 슈데르츠가 동시에 돌진했다.
또한 이그니카와 루살카는 측면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파르피온이 한쪽 손을 천천히 치켜들었다.
“맨손?”
무기도 없이 가볍게 주먹만 쥐고 있는 파르피온의 모습에 니얼이 경계심을 느낀 순간.
푸욱!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뻗어 나온 파르피온의 주먹이 니얼의 명치에 꽂혔다.
“컥!”
“니얼 경?!”
허를 찔린 슈데르츠가 반사적으로 니얼에게 시선을 향했을 때.
파르피온의 왼쪽 주먹이 슈데르츠의 명치로 파고들어 왔다.
“크악……!”
슈데르츠가 땅을 굴렀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이그니카와 루살카는 동요하지 않았다.
양쪽 측면에서 협공하기 위해 파르피온에게 달려들었다.
이그니카는 연리음양검으로, 루살카는 수라비룡검으로.
카이트가 가르쳐 준 검법으로.
“소용없소.”
“……?!”
쿵, 쿵!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뻗어 나간 주먹이, 이그니카와 루살카를 거의 동시에 날려 버렸다.
“제, 젠장…….”
“크윽……!”
다만… 네 사람 중에서 큰 부상을 입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명치를 강하게 얻어맞았을 뿐이고, 결코 치명상은 아니었다.
8서클의 소드 엑스퍼트라면 이 정도는 금방 회복해서 일어날 수…….
“일어나지 마시오.”
그 순간.
니얼과 슈데르츠, 이그니카, 루살카가 차례대로 피를 토했다.
단순히 내장의 충격만으로 토하는 피가 아니었다.
“서클을 전부 파괴했으니까.”
“……!”
누구나 숨을 삼켰다.
서클을 파괴했다? 그런 게 가능한 것인가?
허황된 소리를 하는 게 아닌가?
“어, 어떻게…….”
하지만.
니얼이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가슴에 손을 대는 모습을 보고, 주위 기사들도 상황을 이해했다.
저 용공작은… 그저 주먹을 상대방에게 꽂아 넣는 것만으로도, 소드 엑스퍼트의 서클을 파괴할 수 있다.
“마력을, 침투시켜서, 서클을 파괴했어? 어, 어떻게 그런…….”
“처음에 말했듯이, 나는 피를 흘리고 싶지 않소. 그렇기에 육체까지 상처 입히지는 않았던 것이오.”
몸을 떨고 있는 니얼을 내려다보면서, 파르피온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만, 계속 저항할 경우… 나도 더 이상 자비를 베풀어 줄 수 없게 될 것이오.”
“……!”
“그러니…….”
파르피온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는 걸 보고, 다들 흠칫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다들 결사의 각오로 싸울 생각이었지만… 미지의 힘을 사용하는 규격 외의 존재 앞에서는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카이트 공자를 빨리 내놓으시오.”
이것이 진짜 용공작인가.
압도적인 존재를 앞에 두고, 모든 기사가 전율했다.
* * *
“카이트 형님.”
굳게 닫혀 있는 방문 앞.
그 앞에 앉은 채, 이바르는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바깥에서… 전투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대답은 없었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카이트는 그저 조용할 뿐이었다.
“형님 말씀대로 용공작 여럿이서 우리를 학살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희생자가 나올 것 같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문을 열고 들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형님, 일주일을 기다렸습니다. 아직 안 끝나셨습니까?”
여기서 참지 못하고 문을 벌컥 여는 바람에 모든 것이 틀어질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함부로 문을 열 수도 없었다.
“부탁드립니다, 카이트 형님…….”
바깥에서 비명이 들렸다.
누군가가 또 당한 모양이었다.
“빨리… 끝내 주십시오.”
그렇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문에 손을 댄 순간.
쿠웅 하는 소리와 함께, 주위가 흔들렸다.
“카, 카이트 형님?”
당황한 이바르는 문에서 손을 뗐다.
하지만 쿵쿵 하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카이트 형님? 괜찮으신 겁니까? 카이트 형님……!”
쿠쿠쿠쿠쿵!
방 안에서 계속해서 들려오는 굉음에 두려움을 느끼면서, 이바르는 형의 이름을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