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gon Slayer Sword Demon RAW novel - Chapter 201
▣ 201화. 발할라의 전사 (4)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지금도.
시구르드는 자신이 정말로 재능 있는 인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브륀힐다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시구르드는 에인헤랴르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으니까.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브륀힐다에게 검술을 배우고 비전서를 익혔기 때문에 소드 마스터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구르드는 브륀힐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을 한 사람의 몫을 하는 ‘시구르드 에인헤랴르’로 성장시켜 준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갑자기 브륀힐다가 사라졌을 때는 큰 충격을 받았다.
브륀힐다가 자신을 죽이려 했다는 것도 믿어지지 않았다.
대체 그녀는 무엇이었을까.
에인헤랴르 가문을 몰래 조종하기 위해 다른 가문이나 드래곤 세력이 보낸 스파이였을까.
수많은 생각이 떠올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런 상태에 놓여 있을 수는 없었다.
시구르드는 이를 악물고 브륀힐다를 잊기로 했다.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면서, 다음 아내를 찾았다.
군나르 등 중진들의 추천으로 브륀힐다와는 정반대 타입이었던 프레데군다를 새 아내로 맞아들였고, 아들도 세 명 더 낳았다.
그리고 드래곤 세력과의 싸움에 매진했다. 매서운 눈보라가 부는 설원지대에서 검을 휘두르고 있으면 머릿속이 얼어붙어 잡념이 사라졌다.
그렇게 브륀힐다를 잊은 채, 에인헤랴르의 대공으로서 의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시구르드 본인도 알고 있었다.
자신의 마음 속에는 브륀힐다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는 것을.
* * *
시구르드는 지크프리트를 따라 화려한 복도를 걸었다.
미로처럼 복잡한 복도여서, 안내해 주는 사람 없이는 쉽게 길을 잃을 것 같았다.
‘카이트가 쫓아오기 어렵겠군.’
그런 걱정을 하면서도, 시구르드는 지크프리트의 뒤를 따랐다.
지크프리트에게서는 싸우려 하는 의지가 느껴지지 않았다.
“지크프리트.”
“…….”
“당신은 악룡 파프니르를 격퇴한 초대 시구르드인가?”
질문을 던져도 지크프리트에게서는 대답이 없었다.
하지만 시구르드는 상관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
“만약 당신이 에인헤랴르 가문의 시조가 맞다면… 왜 프레이야에게 복종하며 에인헤랴르와 싸우는 거지? 우리는 당신의 후예 아닌가?”
“…….”
“혹시 프레이야에게 세뇌당한 상태인 건가?”
지크프리트는 계속 침묵을 지켰다.
시구르드는 다른 화제를 꺼냈다.
“악룡 파프니르는 내 아들인 카이트가 쓰러뜨렸다. 분노검 그람을 들고서 말이다.”
“…….”
“안타깝게도 그람은 카이트가 부러뜨렸다고 하더군.”
이런 얘기를 꺼내도 지크프리트는 대답이 없었다.
무슨 말을 해도 대답이 없을 것 같아, 시구르드는 더 이상 말을 거는 걸 포기했다.
‘이 남자가 나를 속이고 있다고 해도… 상관없다.’
지금 시구르드는 이 요새의 중추부로 들어가고 있다.
지크프리트가 숨겨진 속셈을 드러내더라도, 자신이 직접 중추부를 공략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카이트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여기다.”
“……!”
지크프리트가 발을 멈추자, 앞을 가로막고 있던 화려한 철문이 저절로 열렸다.
그 안에는 시구르드가 본 적이 없는 복잡한 마법적 장치가 가득했다.
“지크프리트 전사장?!”
“그 남자는……!”
내부에는 수십 명의 발키리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녀들은 지크프리트가 시구르드를 데리고 온 것에 상당히 놀란 것 같았다.
“어째서 시구르드 에인헤랴르를 여기로 데려온 겁니까, 지크프리트 전사장!”
“물러서라, 라드그리드.”
다른 발키리들보다 이지적인 인상의 발키리가 지크프리트를 보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지크프리트는 냉담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너희에게 보여 주기 위해 데려온 것이 아니다.”
“……!”
그때 발키리들 너머로 쌀쌀맞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크프리트… 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 거지?”
“카이트의 발목은 묶어 놨다. 한 명씩 처리하는 게 좋다고 판단해서, 시구르드만 데려온 것이다.”
“잠깐 이리 와 봐.”
지크프리트가 앞으로 나서자, 발키리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길을 비켜 줬다.
그리고… 다리를 꼰 자세로 앉아 있는 여성의 모습이 보였다.
‘프레이야!’
아까 하늘에 투영된 환영과 똑같은, 금발 벽안의 여성이었다.
이렇게 보니 확실히 발키리들과 비슷하게 생긴 미녀였다.
흠잡을 곳 하나 없는 압도적인 미모라는 점에서 프레이야가 한 수 위였지만 말이다.
‘이 여자가 바니르 신족의 수장…….’
시구르드는 긴장하면서 프레이야를 관찰했다.
하지만 프레이야는 지크프리트를 보며 인상을 찡그리고 있을 뿐이었다.
“지크프리트, 이건 내가 지시한 것과 다른데? 저렇게 멀쩡한 모습으로 내 앞으로 데려오면 어쩌라는 거지?”
“시구르드는 설득 가능하다.”
“뭐라고?”
“시구르드를 설득하면, 이어서 카이트를 설득하는 것도 가능하다.”
“…….”
“그렇게 되면 에인헤랴르 전체를 바나헤임의 전력으로 삼을 수 있다.”
지크프리트의 냉정한 목소리를 듣고, 프레이야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니까 네 말은… 시구르드와 카이트를 발할라로 끌어들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에인헤랴르 전체를 우리 산하로 만들라는 거야?”
“그렇다.”
“그동안은 아무 말도 않다가 왜 갑자기…….”
“가까이서 관찰하면서, 느꼈다.”
지크프리트가 뒤돌아보며 말했다.
“시구르드는 포섭할 가치가 있는 인재다. 카이트 등 에인헤랴르의 다른 전사들도 마찬가지다.”
“으음…….”
“발할라의 전사를 대부분 상실한 우리 입장에서는 새로운 전력을 보충해야 한다.”
“확실히 애시르 신족에게 대항하려면 전력을 보충해야 하기는 하는데…….”
프레이야가 팔짱을 끼며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지켜보는 시구르드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뿐이었다.
“좋아, 어쩔 수 없지.”
프레이야가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이 방법을 생각 안 한 건 아니었으니까 말이야.”
“…….”
“네 조언을 받아들일게, 지크프리트.”
그렇게 말하며 프레이야가 시구르드에게 시선을 향했다.
“시구르드 에인헤랴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나도 방침을 정해야 했거든.”
“…….”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너하고 네 아들을 원하고 있었어. 발할라의 전사로 삼고 싶었거든.”
전투가 시작되기 전, 프레이야는 시구르드와 카이트를 넘겨준다면 다른 인간들은 눈감아 주겠다는 얘기를 했었다.
“하지만, 발할라의 전사가 되려면 조건이 있어.”
프레이야가 손으로 목을 자르는 시늉을 했다.
“일단 한번 죽어야 한다는 거지.”
“…….”
에인헤랴르의 전설 속에서는 싸우다가 죽은 자만이 발할라에 갈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프레이야의 말은 전사(戰死)가 아니어도, 단순히 죽기만 해도 된다는 것 같았다.
“발할라의 전사가 되면 신족처럼 영생을 누릴 수 있어. 암리타를 먹어서 육체를 개조하는 것하고는 다르게,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말이지.”
“…….”
“다만 일단 한번 죽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할 때는 우리쪽 발키리가 전사 후보의 목숨을 빼앗을 때가 있어.”
그 말을 듣고.
시구르드는 브륀힐다가 자신을 암살하려고 했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눈치챈 모양이네, 시구르드.”
프레이야가 미소를 지었다.
“네 아내인 브륀힐다… 아, 발키리로서의 이름은 ‘브륀힐드’였지. 그녀는 처음부터 너를 발할라의 전사로 만들기 위해서 너에게 접근했던 거야. 그리고 적당한 시점에서 너를 죽인 뒤, 시체 상태로 아우둠라로 데려갈 생각이었지.”
“…….”
역시 그랬나.
그렇게 생각하며 시구르드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카이트의 추측이 맞아떨어졌던 것이다.
“어라, 별로 충격을 받은 표정이 아니네. 이미 다 눈치채고 있었던 건가?”
프레이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러면 조금 김이 새는데.”
“프레이야,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시구르드는 프레이야를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브륀힐다는 왜 나를 죽이지 않고 떠난 거지?”
“…….”
“그렇게 공들여 나를 소드 마스터로 육성했으면서… 왜 발할라로 데려가지 않은 거지?”
시구르드에게는 이게 가장 궁금한 부분이었다.
“뭐야, 브륀힐드가 너를 발하라로 데려가 주기를 바랐던 거야?”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했는지 알고 싶었을 뿐이다.”
“글쎄, 거기까지는 나도 모르지.”
“그렇다면.”
시구르드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브륀힐다를 만나게 해 줬으면 좋겠다.”
“브륀힐드를?”
“나는 그걸 위해 이곳으로 온 거다.”
지크프리트는 브륀힐다를 만나게 해 주겠다면서 시구르드를 이곳으로 데려왔다.
그게 거짓말이 아니라면, 브륀힐다도 여기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지금 주변에 있는 발키리 중에는 없는 것 같았지만 말이다.
“…….”
프레이야가 지크프리트를 쳐다봤다.
지크프리트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 프레이야가 피식 웃었다.
“아, 그래. 그런 작전이었어? 진작 말을 하지.”
“…….”
지크프리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프레이야는 다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래. 역시 인간들은 그런 감정에 약하지.”
“프레이야, 무슨…….”
“시구르드, 너는 브륀힐드… 아니, 브륀힐다를 진정으로 사랑했나 보네.”
프레이야의 말에 시구르드는 흠칫했다.
“여기로 온 것도 결국 브륀힐다 때문이고, 정말로 대단한 사랑이네. 벌써 20여 년이 지났는데 첫사랑을 못 잊었나 봐. 인간들은 정말로 대단해.”
“…….”
“혹시 브륀힐다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래서 지크프리트를 졸졸 따라 여기까지 온 거야? 정말로 대단한 로맨티스트네.”
키득키득 웃는 프레이야의 모습을 보면서, 시구르드는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아, 걱정하지 마. 지금 당장 브륀힐다를 다시 만나게 해 줄 테니까.”
“지금 당장?”
“그래.”
불길한 예감을 느낀 건 착각이었을까.
시구르드는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는 걸 느꼈다.
‘브륀힐다를… 다시 만날 수 있다.’
다시 만나서 묻고 싶었다.
어째서 자신을 죽여서 발할라로 데려가지 않고 사라졌는지.
어째서 자신과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아 줬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잠시만 기다려. 으음… 브륀힐드의 정보가…….”
프레이야가 눈을 감고 신음 소리를 냈다.
그리고… 프레이야의 육체가 갑자기 흐릿해졌다.
“……?”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어 시구르드가 눈을 크게 떴을 때.
프레이야의 몸이 다시 뚜렷해지더니… 무언가가 스륵 빠져나왔다.
“그리고, 인간 사회로 침투시킬 때의 모습이…….”
“……!”
프레이야에게서 빠져나온 정체불명의 ‘기운’이, 인간의 형태를 취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시구르드는 숨을 삼켰다.
“브륀힐다……!”
그건 틀림없는 브륀힐다였다.
하늘색에 가까운 은색의 단발머리도, 단정한 이목구비도, 날씬한 팔다리도… 시구르드가 기억하고 있는 브륀힐다 그대로였다.
“눈치챘을지 모르겠지만… 발키리는 전부 나에게서 비롯된 일종의 ‘분신’이야.”
프레이야의 느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분신이라고는 해도 독립된 자아를 지닌 개체지만 말이지. 그렇기 때문에 분신이라기보다는 내 ‘딸’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네.”
발키리들이 왜 프레이야와 비슷하게 생겼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시구르드한테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브륀힐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끼면서, 시구르드는 눈앞의 브륀힐다를 불렀다.
“나를, 알아보겠나?”
“…….”
“20여 년이 지났으니, 못 알아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시구르드다. 당신과 결혼했던, 시구르드 에인헤랴르다.”
더듬거리면서 말했다.
마치 순진했던 청년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나는, 당신을…….”
“…….”
“브륀힐다?”
하지만.
브륀힐다에게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시구르드를 쳐다보고 있긴 한데, 그 눈빛에서는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브륀힐다……?”
“아, 미안하네!”
바로 그때.
프레이야가 깔깔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착각하게 만들었구나? 이건 정말로 미안하네!”
“프레이야, 무슨…….”
“이건 너하고 결혼했던 브륀힐다가 아니야!”
“……?”
순간, 시구르드는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 브륀힐다가 아직까지 존재할 리 없잖아! 이미 진작… 벌을 받고 소멸되었으니까!”
“……!”
“어쩔 수 없잖아. 기껏 봉인의 틈새로 내보내서 몇년 동안 바깥 세상에서 활동하게 해 줬는데, 아무런 성과 없이 빈손으로 돌아왔으니 말이지!”
눈을 크게 뜨는 시구르드 앞에서, 프레이야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서 철저하게 벌을 줬었어! 대체 몇 년 동안 바깥에서 뭘 하고 왔는지 물어봐도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하더라고! 그냥… 아무리 봐도 너무 형편없는 둔재 같아서, 발할라의 전사로 영입할 가치가 없다고 떠들어 대더라니까!”
“……!”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둘러대는 것 같아서 고문을 해 봐도 소용없었어! 그냥 조용히 입을 다문 채 눈물만 흘리고 있더라고! 도무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서, 짜증나서 그냥 소멸시켜 버렸지!”
시구르드는 프레이야가 해 준 말을 되새겼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이 막연히 생각해 오던 추측이 맞았다는 걸 깨달았다.
‘처음에 브륀힐다는 나를 발할라의 전사로 만들기 위해 접근한 거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브륀힐다는 중간부터 마음이 변했다.
그리고 차마 시구르드를 죽이지 못하고 혼자 떠났다.
시구르드, 그리고 아직 갓난아기였던 카이트를 인간 세상에 내버려 둔 채.
죽음을 각오하고, 자신의 주인이었던 프레이야에게 돌아갔던 것이다.
“뭐 그건 다 지난 일이니까 말이야. 그 브륀힐드, 아니 브륀힐다는 이미 소멸했으니 어쩔 수 없고, 그 대신 새 브륀힐다를 너한테 줄게.”
“…….”
“네 마음대로 하면 돼. 아, 필요하다면 여러 명 만들어 줄까? 사랑하던 여자가 여러 명이 되면 그만큼 더 행복하겠지!”
시구르드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프레이야가 떠들어 댔다.
여신의 미모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목소리는 시구르드에게 악귀의 저주처럼 들렸다.
“시구르드 에인헤랴르.”
지크프리트의 목소리가 들려온 건, 바로 그때였다.
“보다시피, 거만한 신족들은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
갑작스러운 지크프리트의 목소리에 프레이야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지크프리트, 지금 무슨 소리를…….”
“시구르드, 분노해라.”
프레이야를 무시한 채 지크프리트가 계속 말했다.
“극한의 분노가 너를 진정한 에인헤랴르로 각성하게 해 줄 것이다.”
“지크프리트!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러니 분노에 몸을 맡겨라, 시구르드.”
지크프리트의 목소리가 시구르드의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너만의 분노검 그람을 만들어라.”
그 순간.
시구르드의 체내에서 정체불명의 충동이 솟구쳤다.
“설마… 신역의 힘?!”
프레이야가 경악하며 소리친 순간.
시구르드가 발생시킨 거대한 검이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