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id RAW novel - Chapter 334
0333 취미입니다만?(4)
아침이 밝아오고, 아이들의 등교 등원을 마무리한 나는 아주 열정적으로 아침 일과를 마무리 지었다.
왕눈이 녀석을 타고 동물원을 돌며 동물들의 상태를 빠르게 확인했다. 물론, 그렇다고 대충 하는 것은 아니었다. 평소의 느긋함 대신, 아주 빠르게 움직였을 뿐이다.
열심히 움직여서 아침 일과를 한 시간 만에 다 끝낸 나는 곧바로 방송을 시작했다.
비바리움을 만들 때는 꼭 방송을 켜달라는 요구에 그러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아니 방송을 하라곤 했는데 아침부터 하라고는 안 했는데.] [너넨 아침이니? 우린 밤인데.] [글로벌 방송의 폐해 ㅋㅋㅋ] [해가 지지 않는 드루이드 방송 ㄷㄷ] [ㅠㅠ이제 수업 시작하는데 ㅠㅠㅠㅠ] [퇴근길에 보는 드루이드 방송!]당연한 말이지만, 이번에도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시청자들이 빠르게 몰려왔다.
다만 평소와 약간 다른 게 있다면, 아메리카나 유럽 쪽에서 접속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었다. 주로 내 생활 패턴에 맞춰 방송을 하다 보니, 내가 방송을 하는 시간에는 아시아 권에서 많이들 접속하는 편이었다.
특히, 미국이나 남미 같은 곳의 일부 지역은 딱 저녁을 먹고 휴식을 취할 시간이었으니 그쪽에서 많이들 시청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순식간에 차오른 시청자들의 모습을 확인한 나는 어제처럼 비바리움 전체를 담을 수 있도록 카메라를 세팅하고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늘은 전체적으로 잔디 같은 풀들을 깔아둘 생각이었다.
넓은 판처럼 나오는 잔디를 툭툭 뜯어내어 바닥에 대충 던지고서 밟으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다. 원래라면 어느 정도 위치도 잡으면서 심어 주는 것이 좋겠지만, 내 초능력이라면 대충 해도 최상의 결과를 뽑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직접 손으로 뜯어 뿌리고 있자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았다. 가로세로가 30미터라고 하니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았지만, 평수로 따진다면 270평이 넘는 크기였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채팅창을 슬쩍 확인해 보니 잔디를 언제 다 뿌리냐- 하는 채팅들이 조금씩 보였다.
어제는 콩콩이의 어마어마한 힘을 본다고 넋이 나갔겠지만, 지금은 내가 잔디를 뜯어 뿌리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곧바로 다른 수를 냈다. 바로, 동물원에 아주 많은 새들을 부려먹기로 한 것이었다.
“오, ?贄?”
어떻게 새들을 빠르게 모아올까- 생각을 하고 있으니, 근처에서 날아가고 있는 ?遲見?볼 수 있었다. 재빨리 녀석을 부르니, 포로록 날아왔다.
“?”
왜 불렀냐는 듯이 고개를 부드럽게 꺾으며 말하는 녀석에게 다른 새들을 불러 모아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아무래도 평수가 좀 넓다 보니, 한두 마리로는 커버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녀석에게 다른 새들을 불러오라고 시키고 잠시 기다리니, 파다닥 날갯짓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백 마리가 넘는 새들이 한 번에 날갯짓을 하고 있으니 소리가 작을 수 없었다.
“자, 여기 있는 잔디를 조금 뜯어서 저기 빈 곳에 심으면 돼. 이런 식으로. 어때, 할 수 있겠지?”
“이렇게 하는 거n!”
잔디 한 가닥을 뜯어 흙에 심는 모습을 보여 주니, ?遲隔?곧바로 내가 한 것을 따라 했다.
잔디 한 가닥을 뜯어 물더니,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혔다가 다시금 숙이며 바닥에 심어버린 것이었다. 마치 새 모양을 본뜬 장식이 바닥을 통통- 두드리는 소품 같은 모습이었다.
그렇게 바닥에 부리를 박아 넣으며 잔디 한 가닥을 심은 녀석은, 내가 손가락으로 주변 흙을 누른 것을 따라 하듯 잔디 주변을 콩콩 뛰어댔다.
[ㅋㅋㅋㅋㅋㅋ 개귀엽네] [? ? ? ?] [근데 진짜 깔끔하게 심기는 했는데? ㅋㅋ]그 모습은 당연히 카메라에 담겼고, 사람들은 ?遲隔?보인 행동을 무척 귀엽게 바라보았다.
나 역시 그 모습을 귀엽게 보고 있었기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게 하는 거야. 너희도 다 할 수 있겠지?”
내 물음에 주변에 있던 백여 마리의 새들이 울음소리를 냈다. 짹짹, ?? 찌르르- 등등. 여러 새들의 울음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좀 부탁할게.”
새들에게 부탁한다는 말을 하고서, 주변에 잔디를 큼직하게 뜯어 내려놓았다. 그러자, 새들이 다가와 잔디를 한두 가닥씩 물고서 날아올랐다.
그리고, 녀석들은 내가 원하는 대로 흙이 드러나 있는 곳에 잔디를 심기 시작했다. 폭폭폭- 새들이 ?遲隔?그러한 것처럼 머리를 들었다가 내려찍으며 잔디를 심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덕분에, 나 혼자 했더라면 몇 시간은 걸렸을 작업이 삼십 분도 채 지나지 않아 끝날 수 있었다.
푸르름이 있긴 해도 중간중간 흙이 훤히 드러나 있던 곳들이 어느새 많은 양의 잔디로 가려졌다.
몇 가닥씩 떨어져 심어진 상태라 자세히 보면 흙이 보이긴 하지만, 어차피 비바리움은 ‘관상용’이었으니 문제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만지지 말고 눈으로만 봐주세요-라고 할 수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잔디를 심은 다음, 나는 녀석들에게 한 번 더 지시를 내렸다. 비바리움 꾸미기는 아직 꽤 남았고, 해야 할 것도 많았다. 그중에는 새들의 도움을 받으면 더 빠르게 끝낼 수 있는 것들도 있었다.
“이건 식물들 씨앗인데, 여기저기 날면서 대충 뿌려줄래? 저기, 물이 흐르는 곳만 빼고.”
“???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다!”
?遲見?필두로, 내가 한가득 모아 놓은 식물의 씨앗들을 뿌리기 시작했다.
스킨답서스, 피토니아 등, 각종 식물들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었다. 다 자란 식물을 넣어도 좋지만 이렇게 씨앗을 뿌려서 규칙적이지 않으면서도 넓게 퍼져 자라도록 하는 것도 좋았다. 어차피 자라나는 것은 내 초능력의 영향을 받으면 문제가 없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이렇게 뿌리면 숨어 있는 식물을 찾는 재미도 누릴 수 있었다. 물론,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 그 재미는 나 혼자만 누릴 수 있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새들의 도움을 받아 씨앗까지 다 뿌리고 나니 육상 부분은 얼추 끝난 것 같았다.
“고생했어.”
“??? 이런 건 얼마든지 시켜도 된다!”
날개를 펼치고 몸을 꿀렁이듯 웃는 ?遲見?포함해, 고생해 준 새들을 하나하나 쓰다듬어주었다. 지금 당장 녀석들을 먹일만한 견과류 같은 것들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중에 필요하면 또 불러도 되지?”
“얼마든지 불러도 된다! ??”
힘차게 대답하는 ?遲缺?깃털을 가볍게 쓸어주고선, 문을 열어 주니 새들이 포로록 날아갔다.
새들이 나가는 것에 시청자들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잔디를 심는 것부터 꽤나 귀여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아 진짜 귀여웠는데 ㅠㅠ] [씨앗 삼키고 당황해서 굳어 버린 거 ㅋㅋㅋㅋㅋ] [먹이를 갖다 뱉으라고 하니까 그렇지ㅋㅋ] [햄버거 물고 한 입도 먹지 말고 바닥에 버리라는 거나 다름없지.]씨앗을 뿌릴 때, 뿌려야 할 씨앗을 해바라기씨 먹듯이 홀라당 삼켜서 웃음 짓게 만드는 녀석들도 있었으니 아쉬워하고 있는 것이었다.
사실 나도 조금은 아쉬웠다. 응원하듯 곁에서 짹짹거리는 소리는 제법 듣기 좋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쉬움을 떨쳐내고 다시금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부터는 조금 빠르게 움직일게요. 느긋하게 하면 아무래도 은수 유치원 마치기 전까지 못 할 것 같거든요.”
빠르게 마무리를 하고 은수를 데려올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야트막한 동산처럼 쌓여 있다가 많이 줄어 있는 자재들로 다가가, 그곳에서 ‘이끼’라고 적혀 있는 것을 꺼냈다.
언덕을 휘감듯이 계곡처럼 물길을 만들어 두었는데, 그곳도 다 꾸밀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부분에는 이끼를 비롯한 수생식물들로 채울 생각이었다.
자그마한 돌멩이들이 깔린 곳에 이끼를 콕콕 쑤셔 넣었다. 이대로 놔두고 물을 흐르게 하다 보면 알아서 넓게 퍼져갈 것이었다. 처음부터 너무 과하게 뿌리면 오히려 시간이 흘렀을 때 보기 좋지 않았다.
그렇게 이끼를 대충 쑤셔 넣은 다음, 그 주변으로 수생식물들도 콕콕 쑤셔 넣으며 자리를 잡게 만들었다. 아직 물이 흐르지 않기에 흐느적거리는 느낌이 강했지만, 물을 흘려보낸다면 꽤나 괜찮은 모습을 보일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계곡처럼 만든 그 끝부분은 비바리움의 끝부분과도 맞닿아 있었다. 유리벽을 세워 놓은 곳이었는데, 그 부분에 자그마한 물고기 같은 것들이 사는 것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해두려는 것이었다.
관람객들이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이었기에 특별히 신경 써서 이끼와 수생식물을 찔러 넣은 다음, 카메라 앞으로 돌아갔다.
[드디어 끝?] [와 근데 진짜 넓다 ㅋㅋㅋ] [저게 비바리움? 내 비바리움은 비바리움이 아니었던 건가ㅠㅠ] [저건 진짜 그냥 바이오스피어 아님?] [(초거대)비바리움]카메라 앞으로 다가가니 시청자들이 드디어 반복작업이 끝났다며 반겼다. 아무래도 내가 이끼나 수생식물들을 배치한다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런 시청자들의 모습에 피식 웃음을 지었다. 이제부터 보여주려는 것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확 잡아끌게 분명했으니 말이다.
“여러분, 제가 신기한 거 보여줄까요?”
[신기한 거? 빨리빨리!] [아 신기한 건 못 참는다고 ㅋㅋ] [ㅃㄹㅃㄹ] [이제 비바리움 갈라지면서 합체 로봇 나오나요?] [오… 그 정도로 신기한 거면 미리 빤스 가져오겠음.]내가 뭘 보여줄 건지 궁금하다며 얼른 보여달라는 시청자들의 재촉에, 구석에 잘 보이지 않도록 숨겨진 조작 패널로 다가갔다.
[강우][수류][광량][온도][습도]패널에는 다섯 가지 명칭이 달린 레버와 스위치들이 달려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왼쪽에 위치해 있는 ‘강우’라고 적힌 스위치를 쿡- 눌렀다. 그러자, 작게 웅-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물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 서있는 곳을 제외한 비바리움 전체에 말이다.
[뭐임? 비 내리게 하는 거임?] [기우제 또 한 거임?] [이제 건물 안에도 비 내리게 하는 수준 ㄷㄷ] [신님?!]“아 무슨 또 신이에요. 저기 봐요. 천장에 분수 밸브를 빼곡하게 박아둔 거예요. 저기서 물을 뿌리는 거라고요.”
나는 조작 패널에 있는 레버를 움직이며 물방울의 양을 조절했다. 마치 분무기가 뿌려지듯 스프레이처럼 뿌려지기도 하고, 빗방울처럼 방울방울 떨어지기도 했다.
“아무래도 이 넓은 곳에 일일이 물을 뿌리고 다닐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미리 만들어둔 거예요. 다른 것도 다 비바리움의 내부를 조절해 주는 거죠.”
카메라로 조작 패널에 있는 스위치와 레버들을 건드리며, 하나씩 그 기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여기 있는 수류는 아까 만들어둔 물길에 물을 흘려보내는 기능이에요. 그렇게 내려온 물이 아래쪽에 고이고, 일정 수준이 되면 배수로로 빠져서 다시 위쪽으로 올라가는 거고요.”
수류는 흘러내려, 바닥으로 모여 고이게 된 물을 다시금 언덕으로 끌어올려주는 기능이었다.
“제일 신기한 건 이 광량 기능일 거예요. 지금은 수동인데, 이걸 자동으로 맞춰 놓으면, 건물 외부에 달린 센서에 따라서 외부 광량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춰 주거든요. 태양의 위치, 지상에 내리쬐는 빛의 양, 자외선의 수준 등등. 기상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들을 외부와 완벽히 동일하게 맞춰 주는 거죠.”
그렇게 말을 하며 스위치를 자동으로 돌리니, 천장에 달린 조명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조금 전보다 조금 더 빛이 강해졌고, 점심을 알리듯 천장의 중앙에서 수직으로 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외부랑 맞추는 거면 밤에는 조명 꺼지는 거임?] [하긴 식물도 밤에는 자야지 ㅋㅋㅋㅋ] [식물학대 논란 차단!]조명들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모습에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니 괜히 자랑스러워졌다. 내 취미를 위한 것에 사람들이 대단하며 치켜세워주니 어깨가 절로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뭐, 여기 있는 온도랑 습도는 설명 안 해도 알 수 있죠? 이것도 자동으로 해두면 외부와 엇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해 주는 거예요. 그렇게 할 생각은 없지만요.”
비바리움에 뿌려둔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는 온도와 습도로 지정한 다음, 어느덧 절반 이상 채워지기 시작한 물길을 바라보았다.
아직 충분한 물이 쌓이지 않았기에 바닥에 고인 물이 다시 언덕으로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물고기를 비롯한 몇몇 수생 동물들을 풀어 놓기에 부족함은 없어 보였다.
“물도 제법 찼으니까, 이제는 동물들도 풀어야겠네요.”
동물들도 미리 준비를 해둔 상황이었기에, 나는 풀어줄 동물들이 담겨 있는 거대한 상자를 가져왔다. 비바리움에 풀어 놓을 동물들이 모두 그 안에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