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id RAW novel - Chapter 56
0055 연예인
[수갑 잡고 있는 거 개웃기네ㅋㅋㅋ 맞지도 않는 걸 왜 잡고 있어] [저게 그렇게 맛있을까? 나태가 움직일 정도면 장난아닌 거 같은데.] [근데 제품 이름이 진짜 저건가요?] [제가 저 회사 제품 좀 써봤는데, 좋은 것 같던데요? 새로나온 거라 어떨지는 몰라도 저는 믿고 살겁니다.] [군견은 군견이네. 다른 애들은 참지 못하는 걸 참네요.] [마루는 개가 아니라 차 아닌가요? 무슨 개가 드리프트를 하고 있어;;;]“오오, 조회수 엄청 잘 나오네.”
영상당 15~30초 정도로 짤막하게 편집한 광고 영상들의 조회수가 엄청 높게 나왔다.
가볍게 아주 잠깐 스쳐지나가듯 볼 수 있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광고용으로 만들어낸 모든 영상들의 조회수가 높은 편이었다.
특히, 가장 높은 것은 역시나 두 포동이들이 수갑을 잡고 연행아닌 연행이 되는 영상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조회수라는 것으로 광고의 효과를 체감하게 된 광고주 측에서 내게 전화가 왔다. 나와 계약서를 작성할 때 나왔던 마시탁이 전화를 건 것이었다.
“신수님! 확인했습니다! 어떻게 하루만에 모든 영상의 조회수가 백만 이상이 나오는 겁니까! 저희 사장님도 무척 기뻐하고 계십니다!”
“기뻐하신다니 다행이네요.”
“아, 그리고 신수님께 감사의 의미로 특별 보수와 선물을 드리기로 했습니다.”
“특별 보수에 선물이요?”
나는 마시탁의 말에 벌써부터 설레발을 치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이어진 마시탁의 말을 들으니 그건 또 아니었다.
“광고 영상이 올라간지 하루 밖에 안 됐지만, 벌써 저희 자사몰의 전산이 마비가 됐습니다. 전산이 마비되기 전까지 쌓인 주문만 수천 포댑니다! 으하하핫!”
마시탁은 정말 기분 좋다는 듯이 웃음을 크게 터트렸다.
“당연히 저희쪽으로 도매, 소매 가릴 것 없이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저희 영업팀은 출장가지 않아도 된다고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 줄 모르실 겁니다!”
“아하하, 그럼 다행이고요. 그런데 그 선물이라는 게 뭐죠?”
괜히 설레발을 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만족을 했음으로 보답하는 것임을 확인한 나는 선물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사실 선물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닙니다. 신수님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싶어하는 사장님의 방침에 따라서, 신수님께 저희 회사의 모든 제품을 무상으로 평생 제공하는 거니까요.”
“그래요?”
마시탁의 말을 들은 나는 나쁘지 않다- 라고 생각했다. 반려 동물들을 위한 사료같은 것들을 주로 파는 회사긴 하지만, 동물들에게 필요한 각종 용품들 역시 판매하고 있으니 내게 나쁜 제안은 아니었다.
특히, 반려 동물들을 위한 제품의 경우에는 생각보다 값어치가 높으니 금액적으로 보자면 괜찮다고도 할 수 있었다.
“원하시는 제품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십쇼! 신수님의 연락이라면 한밤중이라도 받겠습니다.”
“말씀만이라도 감사하네요.”
“흐흐, 말만 하는 건 아닙니다. 일단, 신수님의 계좌에 특별 보수부터 입금하겠습니다.”
돈을 넣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마시탁의 전화가 끊겼다.
그리고,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휴대폰에 다시금 알림이 울렸다.
[입금 – 50,000,000 원(마이쩡 펫푸드)]“오!”
순식간에 입금 된 오천만 원에, 내 입꼬리가 씩- 말려올라갔다. 원래 받기로한 금액에 절반을 더 받게 됐으니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누나!”
나는 곧장 누나에게 달려가, 추가금을 받게 된 것을 자랑했다.
“흐흐, 어때? 부럽지?”
“그거 자랑하러 온 거야?”
내 자랑질에, 누나가 샐죽하니 나를 노려보았다.
“서방님 돈 벌었다! 갖고 싶은 거라도 있으면 말만 해! 다 사줄게! 흐하하핫!”
누나는 내 말을 듣고서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마치 못 말린다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도 가볍게 웃음 짓고 있었다.
“나 그럼 옷 사줘.”
“얼마든지!”
가볍게 끌어안은 우리는 웃음을 터트렸다.
○ ◑ ● ◐ ○ ◑ ● ◐ ○
광고를 진행한 이후, 나는 평소와 다름 없는 일상을 보냈다.
내가 만들어낸 광고 영상 덕분인지, 광고 요청이 끊임 없이 들어온다는 것이 달라진 일상이긴 하지만 그것을 제외한다면 평소와 같았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 누나와 가볍게 스킨십을 주고받다가, 동물들을 이끌고 카페로 출근. 간간히 영상을 찍거나 동물들에게 이런저런 애교 같은 것들을 알려주는 것이 내 일상이었다.
아, 요즘들어 바뀐 것이 있다면 새벽부터 울어재끼는 매미 녀석들 덕분에 기상 시간이 조금 이르게 바뀌었다는 것 정도?
“저것들 맴맴거리는 거 어떻게 못 하나.”
“시끄럽긴 한데……. 그래도, 여름이잖아.”
“으아! 여름 싫어!”
카페 카운터의 구석에 자리한 의자에 널부러진 나는 팔다리를 버둥거렸다.
에어컨이 없으면 힘들 정도로 덥고, 매미의 시끄러움이 자극하는 여름은 딱 질색이었다.
“어휴. 할 거 없으면 가서 애들이랑 놀아줘.”
“밖에 더운데?”
“그렇다고 여기서 이러고 있을 거야?”
어서 나가서 동물들이랑 뛰어놀라고 하는 듯한 누나의 모습에,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속 카운터에서 죽치고 앉아 있다간 귀찮아진 누나의 잔소리를 들어야 할 게 뻔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뿜어지는 곳 근처에 자리잡고 바닥에 드러누워 있는 나태의 곁에 다가갔다.
“나태야. 니가 부러워질 거라곤 생각 안 했는데.”
팔자 좋게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왠지 부러웠다. 널부러져 있는 것이 하루종일 하는 것의 전부인데도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밥까지 챙겨주는 녀석이니, 나도 모르게 부러워진 것이다.
“…………………헤.”
“비웃냐?”
마치 비웃듯이 살짝 웃어보이는 나태를 거칠게 쓰다듬은 나는 다른 녀석들을 바라보았다.
녀석들은 더워지기 시작한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저들끼리, 혹은 손님들 사이에 낑겨서 즐거워하고 있었다.
마루는 여전히 잔디밭을 미친듯이 뛰어다니고 있었고, 고양이들은 도도하게 카페를 활보하고 있었다.
토끼들이나 짜몽이는 사람들 사이에 파묻혀 열심히 애교를 피우며 간식을 얻내고 있는 중이었다. 거위들은 햇빛이 싫기라도 한 건지는 몰라도, 그늘에 옹기종기 모여 꽥꽥거리고 있었고.
“너도 참 태평하다.”
그리고, 한무는 잔디밭의 정중앙에서 고개를 주욱- 빼내어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이 더운 날씨에도 느긋한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도 나른해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배춧잎 한 장을 들고 한무의 입에 조금씩 밀어넣어주며 뜨끈한 햇빛을 쬐었다.
그런데 그 때. 카페 내부가 조금씩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사, 사장님!”
“왜?”
“안에 가보셔야 할 거 같아요.”
소란스러워진 카페에서 직원 한 명이 다급히 달려오더니 나를 불렀다. 무언가 일이 생겼나- 싶어, 직원과 함께 카페 내부로 들어갔다.
“꺄아아악! 영희다!”
카페 내부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구른다거나, 한껏 놀란 표정으로 휴대폰을 들고 연신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소란의 중심에서 꽤나 자주 봤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니, 자주 봤다기 보다는 자주 시청할 수 있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와……. 우리 카페에 연예인이 다 오네.”
티비에 자주 등장하는, 아주 대 스타 정도는 아니더라도 꽤나 유명한 연예인이 우리 카페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것도, 미녀로 유명한 영희였다.
나는 곧장 연예인, 영희에게로 다가갔다. 매니저로 추정되는 사람이 나를 경계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지만, 가볍게 무시하고서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 앗! 신수님이시네! 팬이예요!”
“저 아시나봐요?”
“당연하죠! 저도 구독했는 걸요? 히히, 싸인 하나만 부탁드릴게요!”
“그럼 저도 부탁드려도 될까요?”
“싸인 교환하는 걸로 해요!”
내 부탁에 해맑은 웃음을 지은 영희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종이를 꺼내더니 싸인을 휘갈겼다.
내가 대충 끄적이듯이 그려내는 싸인과 다르게, 역시 연예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려한 싸인이었다.
영희의 싸인을 받아낸 나는 그녀가 한 것처럼 싸인을 휘갈겼다. 물론, 완성도로 따지자면 부족함이 보였지만, 영희는 그것으로도 좋다는 듯이 싸인을 품에 안았다.
“그런데, 영희씨는 어떻게 오신 거예요?”
“부산에 촬영이 하나 있어서요. 꼭 한 번 오고 싶었는데, 촬영차 부산까지 왔으니 들렀어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쉽게 왕복할 수 있는 거리는 아니잖아요?”
“그렇긴 하죠.”
영희는 내 말에 피식 웃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우리 카페에 온 사람들이 하나같이 보이는 반응이었다. 나를 보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물들을 보러 온 것이었기 때문이다.
꽤나 널찍한 카페였기에, 보고자 하는 동물들을 직접 찾아야했다. 동물원처럼 일정 구역에서 움직이지 않는 곳이 아니었다. 매번 같은 곳에 있는 동물은 한무 녀석이 전부였다.
“신수님. 혹시, 남캣이 어디있는지 아세요?”
“남캣이요? 걔를 좋아하시나 봐요.”
“네에. 부엉이도 이기는 고양이라니, 신기하잖아요.”
영희는 내 물음에도 열심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남캣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영희는 결국 내 대답이 없었음에도 구석에서 그루밍을 하고 있던 남캣을 발견할 수 있었다.
“꺅! 찾았다!”
남캣을 발견한 영희는 그대로 남캣을 향해 달려나갔다. 갑자기 접근한 영희로 인해 남캣이 순간 놀란 모습을 보였지만, 영희의 손에 들린 츄르를 봤기 때문인지 저항하지 않았다.
“흐햐아앙……. 부드러워……!”
남캣에게 다가간 영히는 남캣을 끌어안고서 얼굴을 부벼댔다. 물론, 남캣은 영희가 내밀고 있는 츄르를 핥아댄다고 그것에 반응하고 있을 정신이 없었다.
미녀가 고양이를 끌어안고 얼굴을 마구 부벼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눈이 꽤 즐거웠다.
다만, 그런 즐거움은 금세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좋니? 응? 좋아?”
“……그, 그럴리가.”
언제 다가온 건지는 몰라도, 누나가 내 곁에 서서는 옆구리를 가볍게 콕- 찔렀기 때문이다.
나는 애써 영희에게서 시선을 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내 시선은 다시금 영희에게로 돌아갔다. 물론 다른 뜻이 아니라, 영희가 나를 불렀기 때문이다.
“신수님! 혹시 남캣 사진 제 아웃스타에 올려도 될까요?”
“네, 편하신대로 하셔도 돼요.”
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유명한 연예인이 카페를 홍보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그것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영희가 남캣을 품에 안고 셀카를 찍고, 남캣이 츄르를 먹는 것을 찍어 SNS에 업로드하자 바로 반응이 왔다.
영희의 아웃스타를 본 사람들이 내 아웃스타에도 찾아오는 것이었다. 정말 영희가 카페에 왔느냐 하는 질문부터 당장 오겠다고 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