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ke's Eldest Son Is A Regressed Hero RAW novel - Chapter (20)_2
이에 아덴이 잠시 기억을 되짚어 보다가 말했다.
“이 근처에 음식 맛이 좋지만, 별로 유명하지 않은 맛집이 하나 있었지. 거기로 가는 게 좋겠군.”
전생에 아덴도 종종 들러서 먹던 식당이었다.
미래에선 세상이 반쯤 망해서 가게도 사라졌지만 지금이라면 건재할 것이다.
그런데 아덴의 말에 로우가 눈을 껌벅였다.
“네? 아덴 님이 그런 곳은 어떻게……?”
“메이달라 길드장에게 추천받은 곳이야. 됐고, 얼른 가자고.”
마차는 이동 관문에 있는 보관소에 맡기고, 일행은 발품 팔아 음식점을 향했다.
별로 유명하지 않은 맛집이었지만, 축제 덕에 제법 손님들이 많이 입장해 있었다.
다행히 아덴과 일행이 앉을 자리는 남아 있었기에 착석했다.
메뉴판을 보며 각자 뭘 시킬지 이야기를 나눌 때 아덴은 앞으로의 계획을 다시 점검했다.
‘뇌우 기사를 잡으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
그는 미래에 기사왕이라고까지 불릴 소드 마스터이자 차기 대공 후보였다.
그런 그를 처치하려면, 적어도 동급 이상의 경지를 갖춰야 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세미 마스터에 불과하지.’
세미 마스터는 소드 마스터의 벽 앞에 닿아 있되, 벽을 넘지 못한 상태의 마나 무인이었다.
벽에 다다르는 것만 해도 성화 교단 본산 비동서고의 수많은 영초를 먹어 치워야 했다.
벽을 깨부수고 소드 마스터가 되기 위해선 단순히 양보다 질을 늘린 특별한 영약이 필요했다.
‘사이어스 무투 대회에 나가야겠어.’
사이어스 무투 대회.
매년 열리는 그 대회의 우승자에게는 우승 상품으로 영약, 그리고 사이어스 대공가 창고에서 아무거나 한 가지 가져갈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그 영약이면 초인의 경지에 오르는 데 충분할 터,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그리고 이번 무투 대회는 더 특별하지. 곧 겨울 여왕이 깨어날 테니까.’
겨울 여왕.
고대에 사이어스 대공가의 시조가 싸워 물리쳤다고 알려진 왕급의 사령, 밴시 퀸의 이명이었다.
겨울 여왕은 그 존재만으로도 혹한의 동토를 자신의 영지로 삼아 던전화를 일으켰다.
-호오, 몬스터에 의해 던전이 생겨난다라? 그거 흥미로운 사실이구나, 용살왕.
일부 마법사들은 던전이 세계가 만들어 내는 방어 장치라고 주장했다.
강력한 힘을 지닌 존재가 세상의 질서를 무너트리지 않도록 생겨나는 제어 시스템이라고 말이다.
일부는 몬스터가 스스로 만들어 내는 둥지, ‘레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무엇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간혹 강력한 기운을 지닌 몬스터가 한 지역 자체를 던전화시키기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가령 바실리스크가 살고 있던 세두스 영지의 죽음의 숲처럼 말이다.
특히 겨울 여왕같이 앞으로 사대 오지에서 깨어날 고대의 존재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사대 오지를 던전화시켰다.
그렇게 되어 생겨난 것이 최초의 전설급 던전, ‘겨울 여왕의 영지’.
그대로 둔다면 전설급 던전이 던전 브레이크를 일으켜 사상 유례없는 몬스터 웨이브를 일으킬 것이 뻔했다.
‘그래서 사이어스 대공국은 전설급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서 병력을 모았지.’
사이어스 대공가, 여섯 공신 기사 가문과 무투 대회의 신인 강자들이 출전했다.
-어떻게 되었나?
‘어떻게 되긴. 실패했지.’
동원되었던 병력 천여 명 중 9할이 목숨을 잃었고, 1할이 산송장이나 다름없는 몰골로 겨우 탈출했다.
그 뒤로도 몇 번 더 공략을 시도했지만 연이은 실패.
결국 ‘겨울 여왕의 영지’가 던전 브레이크를 일으켰고, 겨울 여왕과 그 군세가 혹한의 동토를 벗어나 대공국으로 남침했다.
이미 큰 출혈을 겪었던 대공국은 그 재앙급 몬스터 웨이브를 막을 힘이 없었다.
‘그리고 멸망의 순간, 앞으로 나선 게 뇌우 기사였고 말이야.’
실베타는 그가 양성시킨 블러드 나이츠를 세상에 드러냈고, 삼백 기의 블러드 나이츠를 이끌고 겨울 여왕의 토벌을 성공해 냈다.
그리하여 놈은 기사 대공국 사이어스의 새로운 대공이 되었으며, 기사들의 굳건한 충성심, 백성들의 지지를 받는 기사왕이 되었다.
명예롭고 고결한 기사왕.
그게 실베타에게 주어진 미래였고, 운명이었다.
‘하지만 놈은 전혀 명예롭지도, 고결하지도 않아.’
대공 위를 잇기 위해 황궁을 테러하는 일을 서슴치 않고 동조했고, 흑마술사들과 손잡아 무수한 생체 실험에 관여했다.
동료라 여겼던 이의 추한 이면을 한번 배신당하고 나서야 알 수 있게 되었다.
‘겨울 여왕이 등장하고 나면, 앞으로 있을 무투 대회 우승자를 첫 토벌대로 보내고자 할 것이다.’
실베타도 그 첫 토벌대에 참전할 것이고 말이다.
던전이라는 특수하고 격리된 공간만큼 놈의 뒤통수를 때리기 좋은 곳이 없었다.
대규모 전투 현장은 소드 마스터라도 목숨을 방심하면 잃을 수 있는 게 세상일이니 말이다.
사이어스 무투 대회 우승.
그것이 복수를 위한 첫 발판이 될 것이다.
아덴의 눈매가 깊어지며 각오가 어리던 때였다.
“저, 죄송합니다만…….”
식당 점원이 그들에게 찾아왔다.
“손님이 많아 다른 곳에 빈 테이블이 없어서요. 이쪽 테이블에 다른 손님들을 합석시켜도 될까요?”
“뭐, 나는 상관없다만. 너희들은?”
이에 아덴이 일행을 돌아보며 물었다.
“저는 상관없습니다.”
“나도.”
일행 모두 전세를 낸 것도 아닌 빈자리 가지고 욕심부릴 이들이 아니었기에 쉽게 합석이 이뤄졌다.
“이야! 자리를 내주어 감사합니다! 이대로 다시 돌아가야 하나 싶었는데 말이죠! 하핫!”
뭔가 듣기만 해도 촐싹대는 느낌의 청년이 웃으며 다가왔다.
묘하게 날카로운 눈매와 남성적인 굵은 얼굴선, 길고양이처럼 시원시원해 보이는 분위기가 인상적인 미청년이었다.
그 청년을 따라 두 명이 다가왔다.
“이거 실례합니다, 허허.”
“고맙습니다, 여러분.”
합석 인원은 총 세 명.
소년과 젊은 청년, 그리고 노인이었는데 셋이 한 파티인 모양인데 조합이 꽤 독특했다.
‘보아하니 용병인 것 같은데.’
라오라는 이름의 쾌활한 인상의 젊은 청년은 옆구리에 찬 검을 보니 검사로 보였다.
보통 흔히 쓰이지 않는 형태인 반월 검을 쓰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노인 쪽은 호랑이 수인족이군.’
백발이 성성한 노인치고 제법 풍채가 좋았고, 호랑이의 굴강한 느낌을 풀풀 풍기는 험상궂은 인상이었다.
하지만 그런 얼굴 위로 새겨진 잔주름이 인자한 느낌을 풍겨 둔한 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허허, 이런 곳에서 묘인족 처자를 볼 줄은 몰랐군.”
“흐응, 나도 동감. 호인족 영감을 볼 줄이야.”
호랑이와 고양이, 여러모로 묘한 조합이었다.
아덴이 이번엔 검은 머리 소년을 바라봤다.
‘소년 쪽은…… 아니, 소년이 아니었군.’
하마터면 깜빡 속을 뻔했으나 아덴은 금방 알아봤다.
라델이라는 이름의 아이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남자 복장을 하여 변복한 상태였지만, 신체 비율이나 목소리, 얼굴의 형을 통해 여자아이임을 눈치챘다.
어디까지나 아덴의 눈썰미가 뛰어났기에 알아본 것이지, 남들에게는 그냥 곱상하게 생긴 소년으로 보일 것이다.
소녀가 남장한 것 자체는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이 바닥에서 구르려면 여자애의 몸으론 불편한 경우가 많으니 성별을 속이는 것은 흔했다.
‘어련히 사정이 있겠지.’
자신과 관련 있는 사람들도 아닌데 굳이 이유까지 궁금하진 않았다.
쾌활한 인상의 청년이 제 소개를 했다.
“전 라오라고 합니다. 이 애는 제 남동생 라델이고요. 여기가 그렇게 맛집이라길래 먹고 싶었는데 자리가 없어서 어쩌나 싶었습니다.”
“라오 형, 그런 이야기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옆에서 라델이 눈을 샐쭉 흘기며 청년 검사의 옆구리를 콕 찔렀다.
정말로 가족인 건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상당히 친근한 사이로 보였다.
아덴이 라델이라는 이름의 아이가 손에 쥔 물건을 보며 말했다.
“아덴입니다. 일행과 여행 중이죠. 한데 그 손에 들린 건 무슨 악기입니까?”
라델이라는 아이는 한 손에 독특한 모양새의 악기가 들려 있었다.
바이올린과 구조적으로 비슷했지 묘하게 독특하게 생긴 처음 보는 악기였다.
“아, 이거 말인가요? 비파라고 하는 물건인데 저의 고향의 전통 악기예요. 부끄럽지만, 바흐 일을 하고 있거든요.”
라델이 쑥스럽다는 듯 웃으니 옆의 둘이 입을 열었다.
“허허, 어리지만 정말 연주 실력이 발군이라네. 장래가 밝은 악사지.”
“우리들의 마스코트이자 밥줄이죠. 솔직히 마수를 잡고 칼질하며 버는 돈보다 이 애가 버는 돈이 더 큽니다. 정말 최고이지 않습니까?”
“두, 둘 다 그만해!”
장난기마저 섞인 두 사람의 칭찬 세례에 아이의 얼굴이 발갛게 물들었다.
한편 이야기를 들은 엘리스가 눈을 반짝였다.
“와아! 오빠, 멋져! 정말 대단해!”
“부, 부끄러워…….”
“나도 들어 보고 싶다. 소리 예쁠 것 같아.”
“……그, 그럼 한번 들어 볼래, 돈은 받지 않을 테니?”
“정말? 고마워!”
라델이 품에 안고 있던 악기를 고쳐 잡더니 연주를 시작했다.
연주를 하기로 마음먹자 라델은 부끄러워하던 기색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오로지 비파에선 온 신경을 집중시키며 검은 눈동자에 고요함이 깃들었다.
드르르으으응-! 팅!
시원스럽고 도발적이게 시작한 거친 도입부.
그 자극적이고 독특한 음율이 사방에 퍼졌다.
“그래서 내가, 음?”
“뭐지?”
“음악 소리?”
신선한 감각을 선사해 주는 이국적인 음색과 맬로디에 가게 내의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시끄러운 소음으로 가득하던 음식점에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점점 잦아들어 갔다.
그럴수록 라델의 비파 연주 소리가 뚜렷해져 갔다.
원래대로라면 누군가 한 명쯤은 나서서 가게 내의 연주를 말렸을 것이다.
“아…….”
그러나 아무도 연주를 끊을 생각도 못 하고 그저 탄성만을 흘렸다.
모두가 이국적이면서 빠르고 거친 음율 속에 흠뻑 빠졌다.
‘놀랍군.’
한편 음악을 듣고 있는 아덴의 눈엔 남들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이채가 서렸다.
‘음악에 마나를 담아서 연주하고 있어.’
줄을 한 번 튕길 때마다, 그 소리 속에 마나를 담아 파동을 만들어 냈다.
담긴 마나의 양은 극미량이었다.
그러나 그 파동이 다른 이들의 몸 안에 품고 있는 미량의 마나들을 자극하고 공명시켰다.
이로 인해 연주를 듣는 자들이 자연스레 매혹되어 갔다.
마나의 울림을 통해 모두의 머릿속에 하나의 상이 그려져 갔다.
작고 여린 손이 쉴 새 없이 춤을 추며 한 땀 한 땀 선율을 자아냈다.
연주가 격렬해질 때는 듣는 이들도 가슴속이 뜨거워졌다.
딩, 딩잉, 딩딩, 딩-!
마치 피가 튀기고 병사들의 고함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전장 있는 기분.
칼날들이 서로 맞부딪힌다.
전장 한복판에 서서 적들을 도륙하는 장수라도 되는 듯 열기가 끓어올랐다.
“누가 나를 해할쏘나!”
장수는 수십의 적을 베어 버리며 오만한 웃음을 터트린다.
연주 속에 장수는 패도적이고 두려울 게 아무것도 없이 느껴졌다.
사람들도 덩달아 용기가 솟구쳤다.
디잉-딩, 디이…….
그러나 선율이 점점 느려지고 끊어질 듯 말 듯 애처러워지자.
사람들도 그 아슬아슬한 선율처럼 마음속도 도로 차가워지며 먹먹해져 갔다.
아까 전의 열기가 거짓말이라는 듯 차가움이 밀려들어 왔다.
그 시림은 차가운 빗속에 서 있는 것 같았다.
비가 내리는 벌판에서 숨이 점점 희미해지는 연인을 껴안은 장수처럼 애절하고 간절해졌다.
“끊어지지 마. 제발 끊어지지 마.”
전장을 호령하던 모습이 무색하게 장수는 한없이 초라해 보였다.
선율이 가늘어지고, 또 가늘어지다 마침내 바닥에 치닫기 직전.
끊어진 선율을 단조로우면서 강렬한 음이 다시 이어받았다.
그것은 연인을 잃은 장수가 하늘을 향해 울부짖는 통곡이었다.
변주되는 멜로디.
온갖 감정을 한 번에 쏟아 내듯 연주가 확 빨라졌다.
그 음색 속에 수많은 질문들이 담겨 있었다.
장수는 하늘을 향해 외쳤다.
“하늘이여, 어찌하여 제 소중한 이를 앗아 갑니까! 저는 오늘 백년해로를 약조한 이를 잃었습니다! 제 절반의 영혼을 잃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간단 말입니까?”
그 원망 어린 울부짖음은 한데 뭉쳐져 알아들을 수 없는 울음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 울음소리마저 쏟아지는 차가운 빗속에 묻혔다.
세상 앞에 그의 울부짖음은 한낱 소음에 불과했다.
그가 목숨을 앗아 갔던 많은 사람들의 절규처럼.
싸악 싸악, 빗소리가 세상을 메웠고 그렇게 연주가 마침내 끝났다.
“후우…….”
라델이 숨을 내쉬며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
그녀의 비파 연주가 끝났음에도 주변엔 숨 막히는 정적이 잠시 지속되었다.
3초.
2초.
1초.
이내 정적이 깨졌다.
“와아아아아아아!”
사람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정말 멋진 연주였어!”
“크흑, 정말 감동적이야.”
“브라보! 브라보오!”
짝짝짝짝짝짝짝짝짝!
사방에서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심지어 그중엔 가게 주인장도 섞여 손수건을 꺼내 들고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발리 사제나 로우, 캐시도 감탄 어린 박수를 보냈다.
“지금껏 들은 연주 중 최고군요.”
“저도 그렇습니다.”
“흐응, 나도. 꼬마 바흐님 대단하네?”
“어, 어라? 아하하하…….”
라델은 주변의 반응에 당황하다가 이내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청년 검사 라오가 옆에서 주책을 떨었다.
“크윽, 오늘도 이렇게 새로운 포로를 만드는군. 역시 우리 아가ㅆ……가 아니라 내 남동생이다! 장하다!”
“시, 시끄러워!”
“허헛! 라오가 맞는 소리를 했는데 뭘 그럽니까? 솔직히 은근 즐기고 있지 않습니까?”
“베, 베이럭 할아버지까지!”
두 사람의 장난에 라델의 얼굴이 새빨간 홍당무처럼 변해 버렸다.
한편 연주를 전부 들은 엘리스의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음악이…… 슬퍼…… 히끅.”
“앗, 미안해! 좀 더 가볍고 신나는 것으로 할걸!”
“흑, 히끅.”
“우, 울지 마! 아 그래, 여기 사탕이 있는데 너 줄게. 먹어!”
“……맛있엉.”
“휴우.”
꼬마 성녀님을 사탕으로 달래는 데 성공해 안도하는 꼬마 바흐였다.
한편, 아덴이 그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잠잠해졌다.
‘그래, 이제 누군지 알겠군.’
아덴의 시선은 실없이 웃고 있는 라오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라오라는 이름은 처음 들었을 때부터 왠지 낯익게 들렸다.
그리고 라델이라는 남장 소녀 연주를 듣고 나서야, 한 옛 소문이 떠올랐다.
수인족 노인과 천재 바흐 꼬마를 일행으로 둔 검객.
‘악살검귀 라오. 사이어스 무투 대회의 우승자.’
전생에서 이번 사이어스 무투 대회에서 우승한 사내의 이름이었다.
* * *
짧고도 묘한 만남을 뒤로하고, 식사를 마친 일행은, 라오 일행과 헤어졌다.
“이야,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또 인연이 되면 봅시다. 그땐 뜨겁게 한판 대련을…….”
“앗, 좀! 라오 형!”
마지막까지 방정맞게 웃던 라오와 옆구리를 때리는 라델.
로우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
“정말 개성 있는 자들 같습니다. 즐거워 보이고요.”
“……그러게.”
아덴은 여러모로 많이 깼다.
그가 알고 있던 악살검귀에 대한 정보와 많이 인상이 달랐기 때문이다.
악살검귀 라오.
무명이던 그는 사이어스 무투 대회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압도적으로 우승했다.
‘그리고 겨울 여왕 토벌전 직전에 일행과 같이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지.’
전투에서 공을 쌓아 사이어스의 공신 기사가 되는 것은 부와 명예를 사로잡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