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ke's Eldest Son Is A Regressed Hero RAW novel - Chapter (24)_3
‘발칸의 제자 녀석만 괴물인 줄 알았는데…….’
그런데 같이 데려온 일행도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놈들뿐이었다.
헤토스와 크로탈이 그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도 아덴과 일행은 빠르게 골렘들을 정리해 갔고…….
쿠우우우웅!
마지막 남은 골렘의 몸이 아덴의 검광과 함께 몸이 두 동강 나며 쓰러졌다.
멸망의 문턱까지 넘어서 있던 드워프 왕국, 스톤헤임.
그곳의 멸망이 잠시 유보되는 기적과도 같은 순간이었다.
* * *
던전에서 흘러나오는 골렘들은 무한이었지만, 일정 주기마다 나온 탓에 스톤헤임에 한 달 만에 처음으로 휴식의 시간이 주어졌다.
크로탈이 전사 대표로 나서 아덴에게 꾸벅 고개 숙였다.
“나는 스톤헤임의 대전사, 크로탈일세. 나와 우리 동료들을 구해 주어 진심으로 고맙네.”
“아덴 레메스다. 드워프 왕과 만나 할 이야기가 있어 헤토스의 허락을 받고 왔다. 그런데 와 보니 난장판이더군. 무슨 일이 있던 거지?”
“……이런 모습을 외인들에게 보여 면목이 없군. 일단 요새로 안내하면서 설명해 주겠네.”
아덴과 일행은 드넓은 대공동을 뒤로하고 드워프 요새 헤이로타로 이어진 통로로 향했다.
그들은 드워프들의 안내를 받았고, 그사이 크로탈이 그간의 사정을 전부 설명해 주었다.
봉인된 고대 던전의 발견.
끝없는 스톤 골렘 군단의 출몰.
그 탓에 멸망의 문턱에선 스톤헤임.
그 이야기들은 전부 들은 아덴은 생각에 잠겼다.
‘전생에도 이런 일이 있었든가?’
그러곤 이내 금방 답을 얻었다.
‘설령 일어났더라도 몰랐겠군.’
스톤헤임의 드워프들은 일절 바깥세상과 소통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물자 교류도 정령 상회를 통해 처리했다.
오직 헤토스와 같은 몇몇의 괴짜 드워프들만이 인간과 교류했다.
그리고 아덴이 알고 지내는 드워프는 딱 헤토스 한 명뿐이었다.
‘전생의 헤토스도 이 사건을 몰랐겠지.’
아덴이 아니었다면 헤토스는 한 10년쯤은 더 공방에 처박혀 지냈을 것이다.
그러니 스톤헤임에 관한 아무런 소식도 모를 수밖에.
‘아마 전생에서도 골렘들이 나타나긴 했겠지.’
그리고 드워프들의 지저 왕국 스톤헤임은 지상의 그 누구도 모르게 조용히 멸망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아덴이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사이 그들은 드워프들의 현재 유일한 거점 요새, 헤이로타에 도착했다.
“와아! 크다!”
-왈왈!
“맙소사, 세상에 이런 건축물이 있을 수 있다니…….”
일행이 드워프들이 만든 웅장하고 기하학적인 형상의 요새 도시를 보며 절로 탄성을 흘렸다.
“오오! 크로탈! 자네, 무사했구먼!”
“헉! 뒤에 그들은 인간 아닌가?”
“잠깐, 헤토스 영감도 있어!”
“저 방구석 늙은이가 웬일로?”
요새의 드워프들이 크로탈과 그 외 동료들이 무사한 것을 보고 반가워했고, 그러다 아덴 일행을 보곤 깜짝 놀랐다가 헤토스를 보곤 다시금 놀라워했다.
역시 블랙스미스 칭호를 지닌 명장답게 유명한 모양이었다.
아덴이 피식거리며 헤토스에게 말했다.
“일족들에게도 방구석 늙은이로 통하나 보군요?”
“스벌, 시끄러! 이 망할 놈들아, 닥쳐!”
헤토스가 괜히 분통을 내며 소리를 버럭 질렀다.
하지만 그는 오랜만에 찾아온 고향 꼴이 난장판인 것을 보며 복잡한 표정이었다.
크로탈이 말했다.
“조금만 더 가면 이 앞에 헤파이토 전하가 계신 곳이 나옵니다.”
아덴은 그토록 원하던 드워프 왕과 대면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이런 상황에서 만나고 싶진 않았지만 말이다.
* * *
일행은 잠시 밖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도록 하고 아덴은 헤토스와 함께 드워프 왕을 대면했다.
“나는 이곳 스톤헤임의 왕, 헤파이토라고 하네.”
드워프 왕 헤파이토를 본 커스가 놀라워했다.
-호오, 용살왕이여. 이렇게 큰 드워프는 처음 보는구나.
‘그러게.’
헤파이토는 분명 부리부리한 눈과 긴 턱수염과 짧고 뾰족한 귀까지 분명 드워프가 맞았다.
그런데 신장이 1.6미터 정도로 인간과 비슷하여, 보통 다 자라도 키 1미터 안팎인 작달막한 드워프들에 비해 거대한 체구였다.
드워프 왕 헤파이토가 아덴에게 고개 숙였다.
“인간 아덴 레메스, 헤토스 형님의 초대를 받고 온 손님이여. 크로탈과 다른 이들을 구해 주어 진심으로 고맙네. 그들은 허무하게 죽을 수 없는 전사들이니 말일세.”
헤파이토는 헤토스를 ‘형님’이라고 칭했다.
‘왜냐하면 그는 헤토스와 친형제거든.’
놀랍게도 헤토스는 드워프 왕 헤파이토의 형이었다.
그렇다고 헤토스가 왕족이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드워프들은 일족 내에서 가장 기술이 뛰어난 자를 차기 왕으로 뽑았다.
‘드워프들과 인간은 왕의 개념이 조금 다르지.’
왕국 내의 중요한 문제들은 드워프 장로들이 모여서 의논하여 해결했고, 왕은 그저 그 대표자와 같은 존재였다.
헤파이토가 헤토스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형님. 한 10년 만이군요.”
이에 헤토스가 퉁명스럽게 툭 말했다.
“그러는 너는 그동안 꽤 고생했나 보구나, 얼굴이 수척해진 것을 보니.”
“어느 누가 왕 자리가 귀찮다고 저한테 다 떠넘기고 공방에 처박히셔서 말입니다.”
이것이 헤토스가 공방에 한 번 들어가면 웬만해서는 나오지 않던 이유 중 하나였다.
사실 왕국 내에서 가장 뛰어난 대장장이인 헤토스가 왕을 맡았어야 했는데 헤토스는 귀찮다고 거부해서, 다음으로 뛰어난 대장장이였던 동생인 헤파이토가 왕이 된 것이다.
정곡을 찔린 헤토스가 말을 돌렸다.
“아,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왕국에 이런 큰일이 일어났으면 귀띔이라도 해 줄 것이지, 이것아!”
이에 헤파이토가 헤토스를 바라보며 눈을 흘겼다.
“연장질에 방해된다며 공방 열쇠도 하나 남기지 않고 문을 걸어 잠갔는데 어떻게 연락을 하라는 겁니까?”
드워프들이 지닌 공방 세계는 제아무리 같은 드워프라고 하더라도 입장 제한 설정에 예외를 걸어 두거나 열쇠가 없으면 다른 드워프의 공방에 출입할 수 없었다.
“크, 크흠…….”
결국 할 말이 없어진 헤토스가 조용히 쭈그러들었다.
“헤토스, 동생분과 잠시 이야기 좀 하게 나가 주시죠.”
“끄응, 알겠네…….”
어느 정도 형제간의 대화가 정리된 것 같아 아덴이 헤토스를 내보내고 드워프 왕과 독대했다.
아덴이 헤파이토에게 말했다.
“나는 원래 당신과 거래하고 싶은 게 왔다만, 아무래도 곤란한 상황인 것 같더군요.”
“보다시피 그렇다네……. 하여 인간 아덴 레메스, 자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네.”
헤파이토가 진중한 눈으로 아덴을 바라보았다.
아덴 레메스.
헤토스 형님이 데려온 초인의 경지급 강자.
한눈에 보기에도 인간이라고 믿기지 않은 만큼 강한 자였다.
‘거기에다 크로탈의 말에 의하면 같이 온 이들도 뛰어난 강자들이라지.’
그의 눈이 빛났다.
언제나 공방에 은둔해 있길 좋아하던 형님이 스톤헤임으로 돌아왔고, 거기에다 왕국이 멸망 직전에 치달아 있던 아슬아슬한 순간에 저런 강자를 데려왔다.
이 모든 걸 우연으로 치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이거야말로 운명이다!’
그의 눈엔 아덴이 스톤헤임을 구하기 위해 신이 내려 준 동아줄처럼 보였다.
그 때문에 그가 간절한 희망과 기대로 가득 차선 용기내어 외쳤다.
“부디 부탁하네! 자네가 스톤 골렘들로부터 왕국을 구해……!”
“거절하죠.”
아덴은 단호히 거절했다.
드워프 왕, 헤파이토의 부리부리한 눈과 턱수염이 파르르 떨렸다.
“거, 거절한다고……?”
아덴의 거절.
이에 헤파이토의 안색이 빠르게 죽어 갔고 당황이 어렸다.
“아니, 대체 왜……?”
“나는 어디까지만 외부자일 뿐. 딱히 당신 왕국과 일족을 구해 줄 그 어떤 의무도 이유도 딱히 없습니다.”
“원하는 게 있다면 뭐든지 말하게! 우린 금을 원한다면 금맥을 찾아다 줄 수도 있고, 무기를 원한다면 최고의 무구들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네!”
드워프 왕이 다급히 파격적인 제안을 내걸었다.
땅의 종족인 드워프가 하는 말이었다.
그 신용도는 의심할 여지도 없는 문제였다.
과연 아덴도 헤파이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대가를 주고 의뢰를 한다면 그에 따라 골렘들을 무찔러 줄 순 있죠.”
현재 아덴의 실력이면 굳이 일행의 도움을 받지 않고 그 혼자만으로도 던전 밖에 나온 골렘들은 전부 처리하는 게 가능했다.
“그렇다면 역시……!”
헤파이토의 얼굴에 빠르게 화색이 어리던 찰나, 아덴이 그의 말을 끊고 물었다.
“그런데 정말 그걸로 충분합니까?”
“……그게 무슨 소리인가?”
아덴이 냉정하게 말했다.
“내가 스톤 골렘들을 모두 무찌르고 왕국을 되찾아 주면. 그다음엔? 그다음엔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아덴이 나서서 골렘들을 처치하는 것은 몹시 쉬웠다.
하지만 그다음에는?
아덴이 일을 마치고 스톤헤임을 떠난다면?
골렘들이 무한히 생성되고 있는 저 미지의 고대 던전 안에 들어가 골렘을 만들어 내는 근원을 없에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골렘들이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아덴이라고 해도 온갖 미지의 함정과 골렘들로 우글거리고 있을 던전 안에 들어가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그렇다고 아덴이 언제까지고 드워프 왕국의 눌러앉아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엔 드워프들 자체의 전력이 늘어나지 않는 이상, 또다시 패퇴를 반복할 것이다.
“당신들이 약하기에 왕국을 빼앗긴 것이니 결국 힘이 없는 한 도로 빼앗기겠지.”
일견 냉정해 보일 수도 있지만 전부 현실적인 사실이었다.
결국, 그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두 가지뿐이었다.
스톤헤임을 포기하고 다른 터전을 찾아 떠나든지.
아니면 이곳과 함께 멸망을 맞이하든지.
그것을 알기에 헤파이토도 할 말을 잃었다.
“……그래, 자네 말이 전부 다 맞네.”
그는 아덴의 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러면 대체 우리는 어찌해야 좋단 말인가? 정녕 방법이 없는가?”
그가 절망 어린 탄식을 내뱉었다.
그때 아덴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다만, 골렘들을 무찌르고 당신들이 던전을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다.”
“그, 그게 정말인가?”
“물론.”
아덴의 확신 어린 대답의 다시 헤파이토의 눈에 작게 희망이 어렸다.
“그게 대체 무엇인지 알려 주게나! 그리하면 뭐든 왕국과 우리 일족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해 줄 테니 말일세!”
씨익.
드워프 왕의 말에 아덴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어렸다.
“방금 한 말, 무르기 없기입니다?”
그 웃음은 미끼에 걸린 물고기를 바라보는 어부와도 같았다.
사실 그는 드워프들과 광산 개발 탓에 거래하려 오면서도 포도주만으로 될지 불확실했다.
그런데 이렇게 기회가 손쉽게 오다니.
‘운이 좋군.’
아덴으로서는 그야말로 이득이었다.
한편, 커스는 그런 아덴을 보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언더의 주인인 이 몸이 이런 인간에게 당했다니. 차마 얼굴을 들 수가 없구나.
물론 아덴은 그 헛소리를 무시했다.
* * *
헤이로타 요새의 넓은 회의실 안에 열 명 가까이의 드워프들이 모였다.
드워프 왕 헤파이토, 블랙스미스 헤토스, 드워프 대전사 크로탈, 세공 장인 후트렌, 조각 장인 모드레드, 건축 장인 맥스터 등등…….
모두 스톤헤임에서도 손꼽히는 장인들이자, 왕국의 큰일들을 주관하는 드워프 장로들이었다.
“……그래서, 저 스톤 골렘들을 해치울 방법이라는 게 대체 뭐요?”
드워프 장로 중 한 명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아덴에게 물었다.
아덴의 무위와 실력을 직접 확인하지 못한 그들은 자기들조차 해결하지 못한 일을 인간이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하니 탐탁치 않아 했다.
그러나 아덴은 그런 시선 따윈 신경도 쓰지 않고 장로들 한가운데에 서서 말했다.
“제가 여러분께 소개할, 골렘들을 처치할 방법이라는 것은 ‘어떤’ 기술입니다.”
“기술……? 혹시 인간들의 마나 무술이나 마법을 말하는 거라면 우리에겐 소용 없…….”
“아닙니다. 제가 알려 줄 것은 당신들도 모르던, 전혀 새로운 제조 기술이죠.”
아덴의 말에 드워프들 사이에서 “허!” 하며 기가 찬 소리가 들려왔다.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데 있어 최고라고 칭해지고, 모든 갖가지 제조 학문의 장인들로 가득한 자신들도 모르는 제조 기술이라고?
아덴의 발언에 그들의 반응이 정말 격렬하게 터져 나왔다.
“우리들이 모르는 제조 기술이라니!”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
“이보게, 헤파이토! 이런 사기꾼의 말을 믿을 생각을 하다니 정신 나갔군!”
자기들의 왕을 보곤 저리 막말하다니, 특이한 방식으로 왕을 선출하는 스톤헤임에서나 볼 수 있는 진풍경이었다.
그들 모두 자존심 세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장인들이었다.
아덴의 말을 믿고 싶지도 않았고 믿을 수도 없었다.
아덴은 그들의 반응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까? 그럼 일단 직접 확인해 보시죠.”
“뭐?”
“헤토스, 부탁합니다.”
“그래, 알았다.”
헤토스가 허공에 손짓을 하더니 공방으로 이어진 문 하나를 만들었다.
“자, 들어오세요.”
덜컥!
아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작은 드워프들 신장에 맞춰진 문을 열고 한 남자가 불쑥 들어왔다.
“크하하하! 아덴 레메스 공자님! 당신의 충실한 가신! 구스타프 하이드가 인사 올립니다!”
더벅머리에 뭔가 성질 더러워 보이는 인상의 남자.
전생에서는 마탑 테러범이라 불렸던 쫓겨난 마법사.
이제는 아덴의 측근이 된 미치광이 마도 공학자 구스타프였다.
앙구이스 마탑에서 실수를 저지르고 쫓겨난 마법사 구스타프 도라.
그는 거리를 떠돌다가 레메스 공작령으로 찾아와 아덴에게 연구를 투자해 달라 빌었고, 아덴은 그런 그에게 하이드라는 성과 남작 작위를 주었다.
“이제는 하이드 자작이랍니다, 공자님!”
“오, 꽤나 노력했나 보군?”
“제 연구 성과물들이 인정을 받아 공작님이 작위를 상승시켜 주셨습니다! 전에 약속드린 대로 영지의 발전을 위하여 이바지하고 있죠. 나중에 공작령에 돌아오시거든 놀라지나 마십시오! 우하하! 크하하하!”
“…….”
대체 영지에서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희번덕거리는 눈빛, 상종하고 싶어지지 않는 음산한 분위기하며, 안 본 사이 광기가 옅어지긴커녕 더욱 짙어진 모습이었다.
‘뭐, 일이나 잘한다면 나야 상관없지만…….’
아덴은 드워프들에게 구스타프의 마도 공학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엔트들이 빚은 포도주를 가져올 때 같이 사이어스에 오도록 시켰다.
그는 그냥 새로운 기술 하면 사족을 못 쓰는 이들이니 관심을 보일 것 같아서 불렀다만.
바로 능력을 선보일 기회가 찾아왔다.
타이밍 한번 기가 막혔다.
아덴과 구스타프, 그리고 드워프들은 자리를 옮겨 넓은 공터로 나왔다.
-쿠오오오오!
“엘리스, 실드를 조금만 더 유지해 줘. 초코도 좀 더 잘 누르고 있고.”
“응, 알았어!”
-왈!
-쿠오우오오오오……!
그곳엔 엘리스가 던전 도시에서 얻었던 ‘수호의 팔찌’로 만든 실드로 골렘 일곱 기체의 골렘들을 정육면체의 실드에 가둬 두고 있었다.
골렘들이 마구 두들겼지만, 엘리스가 팔찌에 불어 넣은 신성력이 워낙 넘쳐 나 금도 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옆에선 거대화한 초코가 골렘 네 마리를 방석처럼 깔아뭉개 앉아 짓누르고 있었다.
그 밑에서 골렘들이 발버둥 쳤지만 초코의 무게에 짓눌려 옴짝달싹도 못 했다.
-우으우으우으오오오!
-크우오오오옷!
-코오오오우오오오……!
뭔가 골렘들의 울음소리가 한 맺힌 것처럼 처절하게 들리는 것 같았지만 착각일 것이다.
드워프들은 ‘대체 저들이 뭘 하려는 거야?’라는 표정으로 그 광경을 바라봤다.
“크흠! 그럼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구스타프가 품에서 정육면체의 금속으로 된 큐브 하나를 꺼냈다.
그 큐브 표면에는 복잡한 마법 술식이 새겨져 있었다.
“스위치 온!”
그가 큐브 한쪽에 달린 버튼을 누르곤 공중으로 휙 던졌다.
철컥! 철컥! 철크럭!
그러자 공중에서 빠르게 큐브의 형태가 빛과 함께 기하학적으로 변하더니 어떤 형태를 갖추었다.
쿠우웅!
큐브가 중력에 의해 지면에 떨어졌을 때는 그 형태며 크기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약 3미터가량의 긴 미스릴 제 화구와 그 중량을 감당해 내는 받침대, 그리고 그 화구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게 달린 전용 손잡이까지.
마법 금속으로 이루어진 그 무기의 틈새 곳곳에서는 푸른색이 은은히 보였다.
그것은 하나의 전혀 새로운 형태의 처음 보는 대포였다.
“……!”
큐브가 대포로 변하는 것을 본 드워프들의 눈이 화들짝 커졌다.
“이것이 바로 제 마도 공학의 역작 중 하나! 마도 마력포 구스타프 마크 1입니다! 크하하하!”
마도 마력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