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ke's Eldest Son Is A Regressed Hero RAW novel - Chapter (43)_3
아덴이 눈을 떴다.
그는 황금빛으로 가득한 들판에 서 있었다.
금빛을 흩뿌리는 빛의 나비들이 꽃 위를 날아다녔다.
실로 몽환적인 풍경.
그리고…….
-살다 살다 네놈 같은 미친 새끼는 또 오랜만에 본다, 허 참…….
그의 앞에 한 남자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아덴을 보고 있었다.
아덴은 그가 누구인지 바로 알아봤고, 그를 가리키는 명칭을 그대로 입에 담았다.
“성화의 주인.”
-그래, 본좌가 성화의 주인이다. 내 분신은 이미 만나 봤겠지만 직접 만나 보긴 처음이로구나.
검은 머리카락의 황금빛 눈을 지닌 미남자.
서 대륙의 삼대 주신 중 한 명인 성화의 주인이었다.
본래는 다른 세계의 인간이었으나 서 대륙에 소환되어 신위에까지 오른 고대의 영웅.
이곳은 그의 성역이었고 말이다.
아덴이 미간을 찌푸렸다.
“절 왜 뜬금없이 여기로 데려온 겁니까?”
-하, 기껏 신을 만나고 하는 소리가 그건가?
성화주의 말에 그가 어깨를 으쓱였다.
“살면서 만나 본 신들이 많아서.”
오만하다면 오만한 소리였지만 어쩌겠는가, 진짜인걸.
학살신, 법신에 이어 이젠 성화주였다.
이미 두 차례나 신을 만나 보는 경험을 한 탓에 원래 신을 만나는 게 이리 쉽나 하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럴 리가. 당연히 원래대로라면 불가능하지.
아덴의 생각을 읽어 낸 성화의 주인이 코웃음 쳤다.
-우리들은 세계의 제약에 속박된 몸,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그 인과율을 어기면 그만큼의 힘이 깎인다. 네놈은 모르겠지만 이미 광년이와 깐깐이도 네 녀석을 만난 뒤로 골골거리고 있단 말이지. 쯧.
아덴은 만나고, 신물을 전해 준 영향으로 그 둘은 천족에게 있어 더없이 중요한 권능의 근원인 날개를 잃었다.
수백 년쯤 지나면 다시 회복하겠지만, 그 전까지는 힘이 약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본좌도 안배니 뭐니 개입한 게 많다 보니 원래대로라면 널 직접 만나 볼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왜 생각이 바뀐 겁니까?”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지.
성화의 주인이 뚱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네 녀석이 지닌 권한이 높아지면서 세계의 제약이 약화된 덕분이다.
본래대로라면 세계의 제약 탓에 그들이 지상계의 존재에게 간섭하는 것을 어려운 일이었다.
지상계의 인간들이 보내오는 ‘신앙’과 등가교환시켜 신성력을 내려 주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꼭 필요한 신탁이 있다 싶어도 미리 정해 둔 적합자, 즉 성녀나 성자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페널티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에도 그의 힘이 급속도로 빠져나갔을 거다.
그런데 지금은 아덴을 상대로 그런 페널티들이 사라진 것이다.
-네 녀석이 그 현자의 돌인지를 처먹고, 불완전하다고는 하나 타락 군주를 해치운 업적 덕에 네 권한이 높아졌지.
현자의 돌은 인간이 신의 권능을 쓰게 해 주는 매개체.
그런 것을 아덴이 흡수해 낸 탓에 제약으로부터 한없이 자유로워진 것이다.
-너를 본좌의 성역으로 초대한 것은 그동안 알려 주고 싶어도 알려 주지 못한 사실들을 알려 주기 위해서로다.
“알려 줄 사실이라니, 그게 뭡니까?”
그가 아덴에게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게 보여 줄 것이 있다. 본좌를 따라오거라.
* * *
-이미 분신으로부터 어느 정도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었겠지?
“언더로드가 댁의 제자이고 댁이 다른 세상 사람이란 이야기를 말하는 거라면 들었죠.”
지하 세계의 주인이 사실 성화의 주인의 제자이자 동료였다니, 현시대의 신학자들과 사제들이 알았다간 거품을 물 것이다.
성화의 주인은 발걸음을 옮기면서 아덴에게 이야기했다.
-그런데 우리가 어째서 신이 되었을 것 같나?
“그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
그런 건 딱히 알고 싶지도 않다.
아덴은 이득이 되지도 않는 것엔 딱히 관심 없었다.
“됐고, 보여 주겠다는 것이나 빨리 보여 주고 저 좀 돌려보내 주시면 안 됩니까?”
-……한 대 치고 싶어지는 놈이로군.
“그런 말, 왕년에 많이 들었습니다.”
성화의 주인이 아덴을 ‘뭐 이딴 새끼가 다 있어?’라는 눈으로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튼, 본좌와 동료들은 딱히 신이 되고 싶어서 된 것이 아니다.
둘은 성역의 가장자리, 낮은 언덕 부근에 도달했다.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
“……!”
언덕 너머의 광경을 본 아덴의 눈이 커졌다.
“저게…….”
까마득한 어둠으로 땅.
성화주의 성역은 심연이 드리운 것처럼 새카만 영역과 맞붙어 있었다.
그리고 그 어둠의 영역에서부터 성역의 근처를 배회하는 생물체들이 있었다.
꾸르르륵.
질퍽질퍽한 무형의 꾸물거리는 점액질로 이루어진 생명체들이 촉수를 흐느적거리며 움직였다.
-크랴아아악!
-케에에에에엑!
기형적이고 괴이하게 생긴, 온갖 짐승들의 형상이 뒤섞인 듯한 괴물들.
그들은 어느 것 하나 똑같이 생긴 것 없이 기괴했다.
혐오, 섬뜩, 죽음, 불쾌, 혼돈.
세상의 모든 부정적인 단어들을 형상화시킨 것만 같았다.
그들은 무질서했고, 혼돈 그 자체였다.
족히 수천수만이 넘는 혼돈의 생물들이 심연을 기어 다니고 심연을 날아다녔다.
아덴은 저것들이 무엇인지 바로 알아봤다.
어찌 못 알아볼 수 있을까?
전생에 그토록 질리게 싸워 봤던 놈들이거늘.
그의 얼굴이 사납게 일그러졌다.
“탈로스…….”
오로지 파멸의 의지로만 가득한, 생물이라고 부르기도 의심스러운 혼돈의 존재들!
지하 세계의 마물, 탈로스였다.
아덴이 어두운 심연의 세계를 바라봤다.
“성화주, 설마 저 너머는……?”
-그래. 지하 세계다. 모든 탈로스들의 고향이자 유폐지인 곳이로다.
성화주의 성역.
그곳은 놀랍게도 지하 세계와 맞닿아 있었던 것이다.
-자리를 잠시 비웠다고 그새 또 많이도 몰려들었군.
성화의 주인은 늘 있는 일이라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가볍게 투덜거렸다.
그가 손을 들어 올렸다.
화르르륵!
그의 손에서 황금빛 성화가 피어오르더니.
‘검?’
성화의 불길이 검의 형상을 이루었다.
-더러운 나찰들 같으니.
성화의 주인이 불의 검을 우에서 좌로 일자로 그었다.
그 어떤 기예도, 놀라운 움직임도 없었다.
하지만 그가 불의 검을 스윽 긋자.
서걱!
‘잘렸다.’
아덴은 뭔가가 잘렸음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리고 이내 깨달았다, 그가 저 ‘어둠’을 잘라 냈다는 사실을.
그 순간.
콰라라라라라라랄!
그가 그은 검선을 따라 상처 입은 심연에서 금빛의 화마가 터져 나와 탈로스 무리를 덮쳤다.
-크에에에엑!
-크아아아악!
성스러운 성화의 불길에 닿은 탈로스들이 전부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르며 불살라졌다.
순식간에 찬란한 황금색 겁화가 수천의 탈로스들을 집어삼켰다.
마를 멸하는 성화의 의지는 매우 집요했고, 비명을 내지르던 탈로스들은 머지않아 전부 재도 남김 없어 불타 사라졌다.
한참을 산 채로 화형당하는 마물들의 단말마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 비명마저도 성화의 열기에 집어삼켜 침묵과 고요로 바꿨다.
-놀랐는가?
“……안 놀랐다면 거짓말이겠군요.”
정신체 상태가 아니었다면 온몸에 소름이 돋았을 터다.
흡사 귀신에 홀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니, 이 상황이면 신에게 홀렸다고 해야 적절하려나?
어지간한 나라 하나 멸망시킬 수 있을 만큼 많던 수천의 탈로스 무리가 순식간에 전부 불타 사라졌다.
겨우 검을 한 번 슥 허공에 그은 것만으로 허무하게 말이다.
천마라 불렸던 남자, 성화주가 담담히 말했다.
-본좌가 살던 땅에서는 ‘심검’이라 불렸던 경지다.
“……이게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경지이긴 합니까?”
-본좌도 몰랐는데 되더군.
“…….”
태연한 말에 아덴은 절로 기가 막혔다.
심검.
아덴으로서는 불가해의 영역이었다.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것 같군.’
괜히 신이 신이라 불리는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성화의 주인이 말했다.
-먼 옛날, 탐식의 군주가 세계수를 집어삼켜 세계수 그 자체가 되었지.
그 당시 세계수는 세상을 떠받치던 신목이었고, 그야말로 신과 같은 나무였다.
그런 신목과 동화된 탐식의 군주는 마신이 되었다.
그리하여 타락한 세계수는, 마신은 세상을 전부 집어삼키려 했다.
“그리고 그 마신을 당신들이 무찔렀죠. 당신의 분신에게 들었습니다.”
-그래, 우린 놈을 무찔렀다. 하지만 세상의 절반밖에는 구하지 못했지.
이미 타락한 세계수의 힘이 물든 땅은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었고, 마물들을 잉태시켰다.
마신이 죽자 놈의 의지가 서린 마기가 폭주했고, 그 폭주를 막기 위해 플로렌스의 건국왕이 지하 군주가 됨으로써 마기를 안정시켰다.
-본좌와 깐깐이, 광년이는 세계수의 부재를 대신하여 세계의 균형을 유지시키기로 했다.
그들 또한 세계수의 축복을 받아 그 힘을 일부 지닌 존재들이자 초월에 이른 존재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들은 ‘세계의 의지’와 접촉하여 계약을 맺었고, 그리하여 신이 된 것이다.
-우리는 지상계와 지하 세계를 분리시키고 그 사이에 이렇게 성역을 만들어 마의 범람을 막아 왔도다, 천 년간 계속.
“…….”
-하나 본디 지하와 지상은 원래 하나였던 세계. 지하 세계는 지상계와 합쳐지고자 하는 인력을 지니고 있고 우리들도 어찌할 수 없을 만큼 그 인력은 커지고 있지. 그 결과는 너 또한 알고 있을 것이다.
“……지옥문 타르타로스.”
지하 세계의 지상계 침공.
그것이 10년 후 미래에 벌어진 결과다.
-10년 후가 아니다.
그런데.
아덴의 생각을 멋대로 읽어 낸 성화의 주인이 바로 부정했다.
-앞으로 1년,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짧을 수도 있겠군. 그 안에 지옥문이 열릴 거다.
미친, 뭐?
아덴이 제 귀를 의심했다.
“방금 뭐라고 했습니까?”
-1년. 앞으로 1년 안에 지옥문이 열릴 거라고 했도다. 본좌에게 세 번 말하게 하진 말거라.
“미친?”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하지만 아덴은 도무지 성화의 주인의 말을 납득할 수가 없었다.
“아니, 어째서……. 10년 뒤에나 벌어질 사태가 왜……?”
-신격의 존재들은 어느 정도 시공의 흐름으로부터 자유롭다.
그건 이미 아덴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학살신이 설명해 줬으니까.
그런데 이어지는 성화주의 말에 아덴은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비록 인격은 없다지만 지하 세계는 마신 그 자체지.
“……!”
-알아들었나 보군그래. 지상계는 너의 회귀로 과거로 돌아갔지만, 지하 세계의 인력은 10년 후 그대로이다. 그래서 지옥문이 열리는 시기가 가속화되었도다.
아덴의 표정이 아연해져갔다.
이건 그만큼 예상도 못 한 사태였으니 말이다.
물론 애초에 회귀 자체가 아덴 본인의 의지로 한 일은 아니었다.
커스가 용의 마나를 이용해 멋대로 일으킨 일이었지.
하지만 그 책임감을 아예 못 느낄 수는 없었다.
-걱정 말거라. 네 녀석이 발품 팔아 움직인 덕분에 삼대 교단들도 멀쩡하고 원래대로라면 죽었을 강자들이 살아 있지 않은가?
확실히 그렇다.
사이어스 대공과 맹안의 성녀도 살아 있고, 삼대 교단과 니케타도 있다.
‘음?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데?’
오히려 조건만큼은 미래보다 최상이었다.
이제야 성화의 주인이 왜 자신을 불러들인 것인지 알 것 같았다.
“시간이 얼마 안 남았으니 지옥문에 대항할 준비를 하라는 거군요.”
-그래. 하나 그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
-탐식의 군주는 분명 죽었지만, 그 잔재는 여전히 지상계에 남았지.
탐식의 군주의 육신으로 만들어진 72보검 바알제불도 그런 잔재 중 하나다.
하지만 탐식의 군주가 남긴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성화주의 얼굴이 팍 일그러졌다.
-정녕 바퀴벌레처럼 질긴 놈이로다. 녀석은 죽기 직전 자아의 파편을 따로 분리시켜 지상계에 숨겨 놓았다.
탐식의 군주가 남겨 둔 자아의 파편.
그것은 인간들 사이를 떠돌아다니며 온전한 부활을 꿈꾸며 숨어 다녔다.
이것은 성화주와 그의 동료들이 신이 되고 나서야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리고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할 만큼 강대한 권력을 지닌 지배층이 되어 있었지.
“설마, 그놈이 카오스의 수장입니까?”
-그렇다.
아덴의 물음에 성화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놈은 본래의 힘을 되찾기 위해서 혼돈을 불러일으켜 지하 세계에 더 빨리 지상계가 접촉하게 만들고자 한다. 지하 세계가 혼돈으로 가득한 세계이니 지상계의 혼돈이 늘어날수록 세계의 인력이 강해질 테니까.
“스벌.”
정말 기가 막혀 욕밖에 안 나왔다.
지옥문이 열렸던 그 비극마저 카오스가, 정확히는 그 수장이 벌인 일이었다니…….
하지만 그렇다면 지금껏 놈들이 해 온 상식을 벗어난 짓들이 납득이 갔다.
삼대 교단을 약화시키고자 한 것은 흑마술사와 사제가 서로 상극의 힘을 다루기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허밋을 광룡으로 만들어 버린 것은 정말 이해 불가한 미친 짓이었다.
그냥 다 같이 죽자는 소리나 다름없으니까.
아덴이 천운이 닿아 광룡을 죽이지 않았다면 서 대륙은 혼돈에 가라앉아 그대로 멸망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혼돈 자체가 목적이었다면 충분히 납득이 가지.’
성화의 주인이 이어 말했다.
-그리고 마신의 파편을 가진 자, 카오스의 수장은 네 녀석 또한 이미 알고 있는 인간이다.
“이미 알고 있다고……?”
-광년이가 말하길 너는 제법 똑똑한 녀석이라더군. 본좌가 이쯤 말했으면 알 법하지 않은가?
성화의 주인은 네가 직접 유추해 보라는 듯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냥 대놓고 알려 주지, 누가 신이 아니랄까 봐 속이 배배 꼬여선.
-다 들리도다.
“젠장.”
심지어 생각도 다 읽혀서 속으로 욕도 할 수가 없다.
아덴은 혀를 차며 곰곰이 생각했다.
그러곤 찬찬히 말했다.
“일단 당신이 말했죠. 파편을 가진 인간은 ‘그 누구도 건드리기 힘든 권력을 가진 지배층이 되었다.’라고.”
-하면?
“서 대륙 내에서 그 누구도 건들기 힘든 지배층은 하나뿐이죠.”
서 대륙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강대국, 제국.
그 제국의 황실뿐이다.
“하지만 황제는 아닐 겁니다. 황제는 보는 눈이 언제나 있으니 비밀리에 움직인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죠.”
-그리고?
“그렇다고 황태자도 아닐 겁니다. 황제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장차 제국을 이끌 차세대 황제이니만큼 지켜보는, 거추장스러운 눈들이 많을 겁니다.”
말을 이어 갈수록 아덴의 표정은 싸늘해져 갔다. 목소리의 살기 또한 짙어져 간다.
“즉. 카오스의 수장은 황실에 속한 자이면서도 황제나 황태자와 달리 외부의 눈을 피할 수 있을 만큼 틀어박혀 조용히 지내고 있으며, 제가 알고 있는 인간이란 겁니다.”
성화의 주인은 아무 말 않고 침묵했다.
그것만으로 단서는 충분했다.
아덴이 아는 한, 그런 놈은 세상에 단 하나뿐이었다.
황제의 뒤를 이를 직계가 아닌 둘째.
언제나 탑에 틀어박혀 있느라 외부에선 알 수 없는 인간.
그리고 전생의 아덴에게 있어 더없이 친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친근했던 황족.
최후의 순간엔.
태연한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본 빌어먹을 자식.
“칼시스 로 이모탈리티아…….”
대연금술사 칼시스.
최후의 다섯 영웅 중 한 명이었던 남자.
그가 카오스의 수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