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ke's Eldest Son Is A Regressed Hero RAW novel - Chapter (49)_2
괜히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했다가 그가 ‘훔쳐 온’ 물증 탓에 들통나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거나 평민으로 격하된 이들을 수도 없이 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예상은 맞았다.
나인의 품에서, 횡령을 저지른 귀족 셋의 ‘비밀 장부’ 세 개가 튀어나왔던 것이다.
그들의 비밀 장부를 슥슥 차례로 읽어 보며 나인이 혀를 찼다.
“아이고, 많이도 해 먹었네. 어떻게 된 게 꼭 들킬 걸 알면서도 매년 횡령하는 놈들이 두세 명씩은 튀어나온단 말이죠. 여러분도 참 대단합니다?”
“가, 감사합니다!”
“칭찬이 아니라고, 이놈들아!”
“송구하옵니다!”
“차라리 숨길 거면 제대로 숨길 것이지! 찾기 쉬운 데에 두니 들키는 거 아닙니까. 네?”
그 말만큼은 동의할 수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억울할 지경이었다.
‘건드리는 순간 물속에 잠기는 금고에 넣어 놨는데…….’
‘제길, 분명 태워 버렸는데 그게 왜 멀쩡히 저기에 있는 거야? 커피 쏟은 자국을 보면 진본이 맞는데…….’
‘난 아예 장부를 만들지 않고 전부 암기했어. 근데 왜 내 필체로 된 장부가 황제 품에서 나오는 거냐고!’
이쯤 되면 거의 공포 기담급이다.
마법이라도 부린 것 같은 상황에 머리 박은 귀족 셋의 혼은 반쯤 빠져나온 상태였고, 이를 보던 다른 귀족들이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어리석은 놈들 같으니.’
‘무영황을 상대로 뭔가를 숨길 생각을 하는 놈들이 아직도 있을 줄이야.’
무영황은 나인이 황제로 즉위한 이후 그가 얻은 칭호였다.
그는 귀족들의 온갖 뒤가 구린 일들을 전부 발품 팔아서 알아내고 물증을 모으면서 단 한 번도 그 사실을 들킨 적이 없었다.
그가 염탐하거나 슬쩍했다는 것은 분명한데 그림자 하나 없이 왔다 가는 것이다.
그림자 없는 황제, 무영황.
사실 귀족들의 뒷담에선 그보단 도둑 황제, 시프 로드로 더 통했지만 말이다.
아마 이 사실도 저 황제는 알고 있겠지만 책잡지 않는 것은 순전히 그가 시프 로드란 별명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리라.
현 황제 나인 이모탈리티아는 출신이 부정확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귀족들에게 막말할 수 있을 만큼 권력이 막강했다.
황제가 가진 뒷배 때문이었다.
겨울 여왕 토벌자, 삼대 주신의 대리자, 대수림의 은인이자 지옥문을 닫아 세상을 구한 영웅.
지난 5년간, 바다 건너에서 대륙으로 되돌아온 요정족과 천계에서 온 천족의 인정을 받은 조정자이자, 군단장급 균열 사태를 세 번이나 단신으로 해결한 서 대륙의 최강자, 그랜드 마스터 아덴 레메스가 후견인이니 말이다.
제국의 모두가 알고 있다.
사실상 제국의 진정한 주인은 ‘레메스 공국’의 대공자, 아덴 레메스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황제는 그런 아덴 레메스의 대리자나 다름없으며, 단신의 무력은 물론 대륙의 세력들을 말 한마디로 손쉽게 움직일 수 있는 아덴에게 거역할 배짱을 가진 자는 아무도 없었다.
‘괴도 짓 할 때가 그립네. 황제 되지 말 걸 그랬어.’
-마검 세에레가 네가 되기 싫다고 그게 됐겠냐고 말합니다.
‘야, 세에레. 생각 정도도 못 하냐? 응?’
물론 나인도 알고 있었다.
황족이 모두 죽은 시점에서 제 머리카락과 눈 색을 밝히는 것이 이리될 운명임을 뜻하는 것이었음을 말이다.
근데 황제 짓 하는 것도 여간 피곤한 게 아니었다.
그나마 대전 당시 포식의 진으로 흡수한 힘 덕분에 세에레의 능력이 강해져 이렇게 귀족들을 상대로 약점 잡아 갑질이라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야, 근데 너 실체화 상태일 때는 평범하게 말하면서 검 상태일 때는 왜 그렇게 말하는 거야?’
-마검 세에레가 그야 마검일 때의 아이덴티티니까 그렇다고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그래, 이해를 하려한 내가 바보다.’
그나마 세에레라도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지루하고 짜증 나 죽었을 것이다.
-마검 세에레가 대신 왕 노릇 하면서 갑질을 제대로 즐기고 있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그래, 이렇게 갑질이라도 하지 못하면 무슨 맛으로 살겠어?’
그런 재미라도 없었으면 진즉에 때려치우고 튀었을 것이다.
횡령 사실을 솔직히 밝힌 귀족 셋을 끌어낸 뒤, 나인이 귀찮다는 표정으로 선언했다.
“자, 회의나 시작하도록 하죠.”
나인은 불평불만이 많으면서도 은근 성실한 황제였다.
그런데 그때였다.
삐이이이이이이이익-!
시끄러운 경보음이 울려 퍼졌다.
“이 소리는……?”
나인과 귀족들의 표정이 굳었다.
* * *
[그간 강녕하였나요, 나의 친우이자 플로렌스의 영원한 우군 아덴 레메스. 이리 편지를 쓰는 이유는 레메스 공국과 플로렌스 왕국 간의 우호 관계를 더 공고히 강화할 효율적인 제안을 전하고자 하기 위함입니다. 우리 플로렌스가 정식 국가로 인정을 받은 지가 4년이 지나……(중략)……위에 앞서 말한 이유로 약혼을 제안합니다. 거기다, 최근 잦은 혼인 권유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와 형식적인 약혼을 맺으면 그런 혼인 권유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테니 양쪽의 이해득실이 맞아떨어질 것이라 사려……(후략)…….]아직 잉크 물도 마르지 않은 편지를 읽어 보던 백발의 미남자가 눈을 감고 미간을 꾹꾹 눌렀다.
“그러니까…… 이게 대체 뭐지, 나의 계약자 니케타여.”
“보이는 대로입니다, 카리오스.”
“……보고도 모르겠으니까 묻는 거지.”
카리오스란 이름으로 불린 남자가 미간을 구겼다.
그는 니케타가 되살려 낸 언데드 드래곤이었다.
지금은 폴리모프 상태로 인간 모습을 취한 것이고 말이다.
원래 니케타는 대전이 끝난 이후 그를 성불시켜 주고자 했지만, 카리오스가 거절했다.
그가 지녔던 ‘한’은 현세에 존재해야지만 계속 이뤄 나갈 수 있는 종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여전히 니케타의 권속으로 살아가고 있다.
죽음의 용을 다루는 여왕.
사룡여제라 불리는 천공국의 군주 니케타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
“지난 5년간 우리들에 관한 세상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흑마술을 다루는 우리를 꺼림칙하게 여기거나 위험한 존재로 보는 이들이 많죠.”
“어. 그거야 잘 알지.”
“그런데 세상을 구한 영웅이자, 이종족의 조정자인 아덴을 상대로 약혼을 맺으면 레메스 공국이라는 굳건한 우방을 얻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을 개변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대륙의 영웅의 약혼자가 다스리는 나라라는 타이틀을 가지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상당해요.”
“그러냐?”
“예. 그러니까 이건 순전히 플로렌스를 위한 선택이며, 흑마술사들의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 말하는 니케타의 표정은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처럼 무표정이었다.
“이봐, 계약자야.”
“네, 카리오스.”
“그냥 솔직히 고백해라. 이 인간이랑 짝짓기 하고 싶다고 말이야.”
“전부터 생각하는 거지만 당신은 단어 선정이 지나치게 과격한 면이 있습니다. 짝짓기란 말은 짐승에게나 사용하는…….”
“알았으니까 그건 됐고! 그냥 속 시원하게 말하란 말이야! 이딴 식으로 러브 레터를 보내는 인간이 어디 있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네요. 이건 전부 플로렌스를 위해서지 제 사적인 감정 같은 건 전혀 없습니다.”
“퍽이나 그렇겠다!”
그 검은 머리 인간을 볼 때마다 눈빛이 부드럽게 풀리는 것을 다 알고 있는데 이게 어디서 용에게 거짓을 고하냔 말이다.
비록 자신은 뼈밖에 남지 않았지만 말이다.
“대체 그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놈이 뭐가 좋다고 이러는지…….”
“외모, 능력, 명성, 권력까지 어느 것 하나 최고의 자리에서 떨어지질 않죠. 서 대륙에서 아덴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가진 자는 없을 겁니다.”
“이거 눈에 콩깍지 낀 것 좀 보게?”
“객관적인 사실일 뿐이에요.”
그녀의 뻔뻔한 말에 카리오스가 깊은 탄식을 흘렸다.
그는 사실 아덴 레메스라는 인간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싫어하는 쪽이었다.
‘아무리 사라진 미래에서 한 일이라지만, 발라크 님을 죽인 인간을 좋게 볼 수 있을 리가 없지.’
카리오스는 생전에 용 군주의 밑에서 그녀를 온 마음을 다해 충실히 따랐던 부하이자 드래곤이었다.
오죽하면 죽어서도 그가 가진 한과 미련이, 종족의 멸망이 그녀 탓이 아니었음을 말해 주고 그녀가 더 이상 외롭지 않게 옆을 지켜 주고자 하는 거였을 정도.
‘아, 구스타프 마탑국에 가서 발라크 님이나 보고 싶다.’
솔직하지 못한 계약자를 보고 있자니 마탑국에서 마도 공학 연구를 하고 있을 자신이 사모하는 그녀가 보고 싶어졌다.
그때였다.
삐이이이이이이익-!
천공국 플로렌스 전역의 경보음이 울렸다.
* * *
서 대륙 서쪽의 용의 산맥에 자리 잡은 나라, 드라티어 왕국.
그곳에는 오래된 전설이 있다.
먼 옛날, 역병의 정령 프레이그와 계약한 대악인, 역병술사 로도세라란 인간이 있었다.
그는 역병의 정령의 힘으로 드라티어의 모든 존재를 감염시켜 자신의 꼭두각시 수족으로 만들고자 했다.
약한 이들은 역병에 걸려 죽고, 강한 이들은 정신을 역병에게 빼앗겨 살아 있는 좀비나 다름없게 변했다.
그러곤 역병의 군단을 이끌고 서 대륙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자 했다.
“신이 있다면 제발 우릴 구원하여 주소서!”
고통에 울부짖던 이들은 간절히 신을 찾았고 기적이 내려왔다.
하늘에서 거대한 용이 나타나 역병술사 로도세라를 해치운 것이다.
천공에 날개를 펼친 용이 브레스를 뿜자 로도세라의 권속들이 전부 불타 사라졌으며, 로도세라조차 용의 힘 앞에 무력하게 목숨을 잃었다.
그녀의 입장에선 대륙의 균형을 깨뜨리는 더러운 벌레 하나 없애는 간단한 일이었지만, 고통 받던 사람들에겐 신이 기도에 응답을 내려 준 것만 같은 광경이었다.
용으로부터 구원을 받은 나라.
그날 이후 왕국은 나라 이름을 드라티어라고 바꾸고 용을 숭상하게 되었다.
하지만 용도 드라티어 왕국민도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죽은 줄 알았던 로도세라가, 자기 자신을 역병으로 화해 분신을 만들어 숨겨 두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가 다시금 부활을 노리고 있다는 것도 말이다.
그래서 원래대로라면 앞으로 1년 뒤, 역병의 힘을 전부 회복한 로도세라가 부활, 세상에 역병을 흩뿌릴 예정이었으나…….
-크아아아악! 대체 어떻게! 어떻게 숨어 있던 나의 존재를 알아차린 것이냐!
돌림병을 위장해서 조금씩 힘을 회복하고 다니던 존재, 로도세라가 자신을 발견한 인간 무리를 보며 비명을 내질렀다.
“그냥, 잘.”
그의 경악에 잘 생긴 흑발 흑안의 미남이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크윽! 이대로 끝날 순 없지! 나를 발견한 이상 살아서 나갈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
푸스스스슷!
연기 같은 몸을 지닌 로도세라의 몸에서 역병의 기운이 흘러나와, 주변의 감염된 몬스터들의 몸으로 흘러들어 갔다.
-크아아아아아!
-크오오오오!
녀석의 역병술에 감염된 와이번들과 드레이크들이 울부짖으며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로도세라의 역병술은 감염자의 힘을 몇 배로 강화시킬 수 있다.
그런데 그때였다.
스르르르륵.
몬스터들에게 감염시켰던 역병의 기운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크르르르…….
-카아악…….
털썩털썩, 역병이 사라지면서 지배술이 풀린 몬스터들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에 로도세라가 경악했다.
-이게 무슨!
“잘했어, 샤를!”
“고마워! 엘리스 언니!”
그가 고개를 돌려 보니, 열네 살가량으로 보이는 소녀를 열여섯 살가량의 금발 미소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하고 있었다.
-왈!
그런 금발의 소녀의 옆엔 작은 금빛 털의 강아지가 있었다.
마르크스 길드장의 딸, 샤를이 역병술사 로도세라를 보며 말했다.
“아저씨가 에밀리의 나쁜 전 주인이에요?”
-에, 에밀리……?
그때 스르륵 허공에서 보랏빛의 반투명한 소녀 하나가 나타났다.
순수하게 마나로 이루어진 자연의 존재인 소녀가 로도세라를 분노 어린, 혹은 슬픈 표정으로 바라봤다.
-너, 너는 프레이그? 그럼 설마 저 소녀는……!
“에밀리가 아저씨랑 계약하고 많이 후회했대요. 사람들을 엄청 아프고 괴롭게 만들었다고요.”
지난 5년간 요정족에게 정령술을 배워 뛰어난 역병의 정령술사가 된 샤를이 정령력을 끌어 올리며 말했다.
“그래서 그런 일이 또 일어나게 둘 순 없대요.”
샤를의 정령력을 받은 역병의 정령이 손을 뻗었다.
사아아아앗, 로도세라의 육신이 조금씩 역병의 정령에게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안 돼, 이럴 수가!
현재 로도세라의 몸은 육신 그 자체가 역병으로 이루어진 존재.
그리고 역병의 정령은 역병을 자유자재로 다스리는 존재다.
제 생명을 유지시키던 근간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로도세라가 절규했다.
-안 돼! 멈춰라, 프레이그! 넌 내 정령이다! 나의 정령이니 내 말을 들으란 말이다!
-나, 프레이그…… 아님.
역병의 정령은 자신의 옛 계약자를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내 이름…… 에밀리. 친구…… 지어 준, 이름.
-크아아아아아악!
결국 모든 역병의 기운을 빼앗긴 로도세라가 소멸했다.
그 광경을 보며 아덴이 피식 웃었다.
“이걸로 저 녀석 문제도 끝났네.”
서쪽 용의 산맥의 용족 몬스터들을 수족으로 만들어 서쪽의 재앙급 몬스터 웨이브를 일으켰던 존재, 역병술사 로도세라.
아덴이 알고 있던 마지막 남은 재앙이 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아덴이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이제야 좀 쉴 수 있겠네.”
지난 5년간 한시도 쉴 틈이 없었다.
레메스 영지에 자라난 새로운 세계수의 기운을 느낀 요정족이 바다를 건너와 영지를 찾아오질 않나.
지상계처럼 똑같이 균열 문제로 피해를 보고 있는 천계에서 온 천족이 나타나질 않나.
그리고 대륙을 멸망시킬 수도 있는 군단장급 균열이 몇 번이고 나타나는 통에 쉴 여유가 전혀 없었다.
-‘성화의 주인’이 지금이라도 신이 되면 평생 쉴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학살과 죽음의 신’이 우리는 언제든지 후배를 환영한다고 합니다!
“속내 빤히 보이는 소린 그만하시죠? 그래도 이젠 대신 맡을 사람이 한 명 생겼지 않았습니까?”
-‘요정들의 어머니’가 하여간 다들 조금도 변하질 않았다고 쓴웃음을 짓습니다.
요정들의 어머니는 요정 여왕 티타니아, 정확히는 티타니아의 마나다.
요정족이 대륙으로 돌아오면서 그들로부터 신앙을 받고 티타니아의 마나가 신격을 얻은 것이다.
그런 덕분에 지난 천 년간 지상계를 유지시키느라 수고했던 신들은 교대로 화신을 지상에 하나씩 보낼 기회를 얻었다.
그리하여 그 영광의 첫 번째 기회를 얻은 양반은…….
-‘정명과 법의 신’이 지상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깁니다.
-성화의 주인과 학살과 죽음의 신이 배신자를 질시 어린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천왕, 그러니까 정명과 법의 신이다.
천족과 인간 간의 문제를 조율하는 것에 있어 그가 필요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수천 년을 살고도 유치찬란한 신들을 보고 있자니 다들 진짜 나잇값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이젠 진짜 쉬어야지.’
벌어질 예정이었던 재앙들은 전부 해결되었다.
군단장급 균열도 지상계에서 아덴이 세 개, 엘리스와 구스타프가 각각 한 개, 천계가 두 개 처리했고, 거기에 일곱 군단장도 전부 해치웠으니 이제 군단장급 균열 현상이 벌어질 일도 없다.
이제 앞으로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법신처럼 쉴 일만 남은 것이다.
그런데 그때 성화주가 이런 말을 했다.
-‘성화의 주인’ 그건 아무래도 조금 나중으로 미루어야 될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음? 그게 무슨……?”
아덴이 되물으려던 찰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