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queeness RAW novel - Chapter (479)
정령왕 엘퀴네스[개정판] 정령왕 엘퀴네스-479화(479/608)
제479화
트로웰의 지시에 따라 홀린 듯이 도착한 곳은 제도 중심부에 있는 대광장이었다. 항상 사람이 많은 장소답게, 오늘도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자.”
화려한 분수 앞에서 검을 쥔 채 멍하니 서 있으려니 이프리트가 딸기를 설탕 시럽에 저린 꼬치를 내밀었다. 같이 가겠다고 졸래졸래 따라오더니 그새 사온 모양이었다. 고맙게 받아들고 열심히 먹으니 그가 기특하다는 얼굴로 또 다른 과일 꼬치를 내밀었다. 그렇게 한동안 열심히 과일 꼬치를 해치웠다.
“그래서, 여기서 뭘 하면 된대? 정작 너보고 가라곤 하고 본인은 따라오지도 않고.”
“음, 모르겠어. 그냥 기다려보면 내가 뭘 해야 할지 알 게 될 거라고 하던데?”
“그것뿐?”
“내가 꼭 필요한 일이라고도 했어.”
“어우씨, 난 트로웰 그 녀석, 그렇게 모호하게 말할 때가 젤 싫어. 혜안의 정령왕이면 다야? 맨날 신비로운 척이야.”
“근데 미래를 읽는 거 좀 신비하긴 하잖아?”
솔직히 사람 마음도 읽을 수 있는 것도 신비하다. 생김새도 신비하지. 그 정도면 신비로운 척이 아니라 그냥 신비한 거 아닌가. 진지하게 대꾸했더니 이프리트가 잠시 멈칫했다가 씩 웃었다. 그리곤 갑자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뭐, 뭐야.”
“귀여워서.”
“헉, 나 지금 소름 돋았어.”
“음, 그건 나 때문이 아닐지도 모르겠는데?”
무슨 소리냐고 되물으려다 입을 꾹 다물었다. 저릿할 만큼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굳은 얼굴로 이프리트를 바라보자 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나는 시선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하늘이 금이 가듯이 갈라지고 있었다. 벌어지는 틈으로 시커먼 안개 같은 것이 어른거렸다. 그 틈에서 거대한 눈 하나가 보였다.
“마, 마물이다!”
누군가가 기겁해서 외치는 소리가 울렸다. 사방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한동안 소식이 없더니, 거의 한 달 만에 다시 생긴 균열이었다. 게다가 이번엔 마물이다. 동물에 가까운 마수와는 달리 마물은 일정한 형태랄 게 없어 상대하기 더 까다롭다. 왠지 가면 갈수록 단계가 더 높아지는 것 같다고 느끼는 것도 기분 탓은 아닌 것 같다. 나만큼이나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마물을 보고 있던 이프리트가 낮게 혀를 찼다.
“얘들 참 애를 살벌하게 키운단 말이야. 저거 어떡할래? 내가 잡아줘?”
“으음, 일단 혼자서 해볼게. 사람들이 다치지 않게만 해줄 수 있어?”
“그거야 어렵지 않지. 근데 저거 대형이야. 네 본 실력을 다 하지 않으면 잡기 힘들 거야.”
“……그렇겠지.”
떨떠름히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이런 식으로 활약할 기회는 없어도 괜찮은데 말이다.
마물은 갈라진 하늘 틈에서 조금씩 몸을 드러내는 중이었다. 길게 늘어진 촉수가 쭉 뻗어 나오는 광경이 그냥 보기에도 몹시 징그러웠다. 이미 혼비백산한 사람들은 최대한 멀리 벗어나려고 마구잡이로 달렸다. 상인들은 좌판을 챙기지도 못하고 뛰었다. 아비규환으로 뒤섞인 모습이 마치 재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하지만 마물이 내려오면 그 영화가 곧 현실이 될 터였다.
‘저게 다 빠져나오기 전에 공격하는 게 좋겠지?’
한숨을 삼킨 후 시큐엘을 소환하기 위해 마나를 끌어 올렸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모두 이쪽으로 오십시오!”
뒤쪽에서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무장한 사람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그 사이에 아인 이드리스와 진혼 길드 마스터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근방에 진혼 길드 건물이 있던가. 그들이 발 빠르게 출동한 모양이었다.
“진 소환!”
크게 외친 아인 이드리스가 작은 지팡이를 높이 들어 올렸다. 끝에 달린 보석에서 눈부실 정도로 환한 빛이 터져 나오더니 그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덮어 내렸다. 이윽고 성직자의 것처럼 새하얀 망토 자락이 크게 펄럭이면서, 바닥에서부터 그를 중심으로 짙은 바람의 소용돌이가 일기 시작했다. 마치 금방이라도 부유할 것 같은, 또는 반대로 천상에서 이제 막 강림한 듯한. 이런 순간에조차 시선을 절로 사로잡는 신비한 모습이었다.
아인 이드리스의 주위를 맴돌다 하늘로 빠르게 솟구쳐오른 회오리는 곧 두 개의 갈래로 갈라져 각자 형체를 이뤘다. 반투명한 질감을 지닌 새하얀 두 남자의 모습이 양쪽으로 웅장하게 자리를 잡았다.
“바람의 정령이다!”
“아인 이드리스야!”
“진혼이 왔어!”
사방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살았다는 안도감과 앞으로 이어질 아인 이드리스의 독보적인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담긴 함성이었다.
“와, 싫은 애를 또 만났네.”
이프리트의 감상은 아주 매몰찼지만.
여기서 속 시원하다고 느끼면 안 되는 거겠지. 트로웰이 의도한 것에 이 만남까지 있었을 게 뻔해서 한숨이 절로 흘러나왔다.
“근데 저 지팡이는 뭐지?”
“마나 순환을 도와주는 보조 도구야. 안에 들어 있는 마석이 이능을 수월히 발현하도록 받쳐주지. 편하지만 별로 추천은 안 해. 저런 거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성장을 못 하거든. 보통은 아무것도 안 쓰는 쪽이 더 고수지. 멋모르는 애들이야 저런 모습이 더 화려하니까 대단하다고 여기지만.”
확실히 눈에 띄긴 했다. 일단 빛이 번쩍번쩍거리니 시선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었다. 근데 저러면 위치가 그대로 노출되니까 오히려 위험하지 않나. 게다가 이제부터 이능을 쓸 거라고 적에게 아주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셈이다.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큰 것 같아서 아무리 편해도 내가 저걸 쓸 일은 없을 것 같다.
“이참에 도련님도 화려하게 소환해볼래? 쟤가 판 깔아놨으니 지금 시큐엘까지 등장하면 사람들 시선 한 몸에 받을 수 있을걸?”
“시선 받아서 뭐해. 이게 무슨 쇼도 아니고.”
황당해서 대꾸하니 이프리트가 잠시 멈칫하다 씩 웃었다. 왠지 몰라도 아까보다 기분이 좋아 보였다.
“하긴, 우리 도련님은 조용히 소환하는 걸 더 잘하지. 너무 조용해서 시동어도 안 읊을 정도로.”
“뭐야, 아무것도 안 하는 쪽이 더 대단하다며.”
“맞아, 칭찬이야.”
의미 모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진혼 길드원들이 지척에 가까워졌다. 그들 중 한 사람이 멀뚱히 서 있는 우리를 발견하고 소리쳤다.
“거기! 지금 뭐하는 겁니까? 위험하니까 어서 피해요!”
“아, 저도 헌터예요. 마물 처리를 도울게요.”
“헌터라구요?”
질문한 남자가 미심쩍다는 시선으로 나와 이프리트(정확히는 릴이지만)를 바라보았다. 그때 진혼 길드 마스터가 가까이 다가왔다.
“지금 뭐하는 거지? 민간인은 전부 대피하게 하고 주위를 통제하라고 했을 텐데.”
“아, 마스터! 이 사람들이 자기도 헌터랍니다. 마물 처리를 같이하겠다는데요?”
“뭐?”
그 말에 얼굴을 찌푸리며 돌아본 진혼의 마스터가 멈칫했다. 후드를 쓰고 있긴 해도 한때 뒷조사한 전적이 있어 그런지 내가 누군지 바로 알아본 것 같았다.
“당신은…….”
“엘?”
때마침 그냥도 날 알아보는 아인 이드리스까지 다가오면서 내 신분이 저절로 밝혀졌다. 완전히 얼굴이 굳어진 진혼의 마스터와는 달리 아인 이드리스는 그저 반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당신도 여기 있었군요.”
“네, 마침 들렀는데 우연이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이런 위급한 일엔 전력을 보탤수록 좋죠. 마물의 크기가 심상치 않은 게, 아무래도 공격 범위가 상당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피신을 도와주시겠습니까?”
음, 같이 잡자는 게 아니라 그쪽 협력인가. 하긴 트로웰은 내가 필요한 일이라고 했지,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는 하지 않았다. 단순히 아인 이드리스와 접점을 만들고자 했던 건지도 모른다. 위기 속 협력 작전으로 피어나기 시작하는 두 정령사의 우정 같은 걸 그려봤던 걸까. 내키진 않지만 사람들의 안전이 중요한 것도 사실이니 고개를 끄덕이려는데 진혼의 마스터가 끼어들었다.
“아니죠. 그럴 게 아니라 엘 님이 마물 쪽을 맡으시는 건 어떨까요?”
“네? 엘이 마물을요?”
“수만 대군을 얼음으로 만드셨다는 분이니 저런 마물도 거뜬하지 않겠습니까?”
하늘에서 꾸물거리는 마물을 힐끔 돌아본 진혼 길드가 나를 향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의도가 뻔해서 침묵으로 대꾸하니 그가 냉큼 손을 휘저었다.
“하핫, 농담입니다. 그게 과장된 소문이라는 것 정도는 저도 당연히 알고 있으니까요. 여기서 증명하라곤 하지 않을 테니 너무 그렇게 긴장하실 거 없습니다.”
“누가 긴장을…….”
“그야 물론 상급 정령사가 이런 일에 긴장하시지야 않겠지요. 하지만 역시 마물은 아인 님께 맡겨 주시는 게 좋겠군요. 엘 님도 잘하시겠지만, 더 간단하고 깨끗한 해결방법을 두고 굳이 멀리 돌아가 피해 규모를 늘릴 필요는 없으니까요.”
상급 정령사보다는 정령왕의 계약자가 더 대단하다 이건가. 게다가 자연스럽게 내가 겁나서 물러나는 것처럼 만들어놨다. 슬쩍 돌아보니 우리 대화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처음부터 저 사람들 들으라고 떠든 거다. 그간 퍼져 있는 나에 관한 소문을 잠식시킬 겸, 그보다 더 대단하다는 식으로 아인 이드리스의 존재를 부각하려는 의도겠지. 참 유치한 수작이었다. 옆에 있던 이프리트가 피식 웃었다.
“진짜 피해 규모를 생각한다면 빨리 처리하는 쪽이 우선이지. 여기선 둘이 같이 잡는 게 제일 효율적 아닌가?”
내 말이 바로 그거다.
물론 그 당연한 의문은 그대로 묻혔다. 진혼의 마스터는 마치 아무것도 듣지 않은 사람처럼 그냥 웃기만 했다.
“여긴 저희 앞마당이기도 하지요. 현장 지휘는 저희 진혼 길드가 맡겠습니다. 엘 님까지 굳이 나서실 만한 일은 없을 것 같군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지켜보기만 하라는 소리였다. 마물 처리의 공헌을 나누긴 싫다는 거구나. 이미 주변은 진혼 길드원들이 착착 통제하고 있었다. 몬스터고 마물이고 토벌의 우선권은 먼저 주도하는 쪽에 주어진다. 이런 식으로 대형 길드가 장악하면 개인은 끼어들기 어려웠다.
‘일단 지켜보지 뭐.’
맘대로 하라는 뜻으로 물러서니 본격적인 토벌이 시작됐다. 진혼 길드원들이 후방에서 활과 마법을 준비하는 가운데, 전방에 홀로 선 아인 이드리스가 다시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
“바람의 전사들이여! 공격하라!”
높게 솟구친 진들이 두 팔을 뻗어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그 바람은 곧바로 하늘에 걸쳐 있는 마물의 몸을 휘감았다. 때마침 마물은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후 아래로 떨어지려던 참이었다. 드러난 모습은 오물을 뭉쳐놓은 듯한 형태였다. 흐느적거리는 검은 덩어리에 눈과 촉수가 대중없이 달려 있었다.
파지지직, 전류가 흐르는 듯한 소리와 함께 완전히 바람 속에 갇힌 마물이 공중에 고정됐다. “와아아!” 통제했는데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지켜보던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어지간한 건물 한 채를 가뿐히 뛰어넘는 크기였다. 저만한 덩치가 그대로 지상에 떨어졌으면 그 충격만으로도 피해가 컸을 거다. 그걸 막았으니 순조로운 진행이었다. 그러나 정작 활약하고 있는 아인 이드리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회오리 속에 갇힌 마물은 흐느적거리던 처음의 모습과는 달리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방어하기 위해 재질을 바꾼 듯했다. 그게 상당히 단단한지, 두 상급 정령이 공격하는 데도 가벼운 생채기만 날 뿐 결정타가 들어가지 않았다.
“저런, 하필이면 바람이 취약한 상성이네.”
이프리트가 느긋하게 중얼거렸다. 물과 불이 반대 상성이듯 바람과 땅도 반대 상성이다. 땅의 정령이 속도라거나 공중전에 대체로 취약한 것처럼, 바람의 정령은 바위나 금속 또는 나무 같은, 땅을 이루는 것들에 좀 더 취약한 경향이 있었다. 그래도 상급 정령이면 어지간해선 누를 수 있을 텐데, 왠지 두 정령 다 본래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마물 자체가 정령과 정반대 속성이라 그런가.’
아니면 아인 이드리스가 마물 상대에 미숙한 걸 수도 있다. 급소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호흡 기관이 있는 것도 아니니 숨을 막을 수도 없다. 크기도 대형이니 여러모로 까다로울 만도 했다. 아무래도 지루한 장기전이 될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신경이 쓰이는 건 다른 부분이었다. 처음부터 전류가 튀는 소리가 나는 게 심상치 않더라니, 점점 그 소리가 잦아지면서 계속 불씨가 튀었다. 마물의 어느 부분이 바람과 마찰하면서 불을 일으키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 마물의 몸에서 이상한 분진이 흩날리는 게 보였다.
‘이런!’
콰과광!
상황을 인지하는 것과 동시에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온 사방이 진동할 만큼 엄청난 소리가 울리면서 사방에 불덩어리가 퍼져나갔다. 파장에 크게 밀려난 아인 이드리스가 휘청이고, 진 하나의 모습이 사라졌다. 폭발 범위에 너무 가까웠던 탓에 그대로 역소환 된 듯했다.
“아인 님!”
엎드려진 아인 이드리스가 붉은 피를 토해냈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자세가 무너져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아인 님! 괜찮으십니까!”
“아아, 안 돼! 바람의 봉쇄가!”
충격에 빠진 아인 이드리스가 절박하게 소리쳤다. 그를 부축하던 사람들도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 도래한 재앙을 차마 확인하기 두렵다는 표정이었다. 비록 오래지 않아 다른 표정으로 변하긴 했지만.
“……어?”
마물은 지상으로 천천히 하강하는 중이었다. 제압하고 있던 회오리는 풀렸으나 모두가 우려하는 것처럼 날뛸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이번엔 물속에 갇혀있었으니까.
“뭐,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숨을 크게 삼킨 사람들이 좀 더 위쪽으로 시선을 보내다 다시 숨을 삼켰다. 그럴 만도 했다. 머리 위에서 넓게 펼쳐진 물의 장막이 둥실둥실 흔들리는 중이었으니까. 그건 곧 부슬비가 되어 쏟아져 내렸다.
“큰일 날 뻔했네.”
그리고 난 간신히 숨을 돌렸다. 폭발이 터지는 순간 곧바로 방어벽을 펼쳐 불씨와 충격을 흡수했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대형 참사가 일어날 뻔했다. 다들 물에 젖은 생쥐 꼴이 되긴 했지만 다치는 것보다는 낫겠지.
혹시나 다시 살펴봤지만 역시 부상자는 없었다. 안도하고 있으려니 사방에서 시선이 쏟아졌다. 떨어지는 부슬비를 온전히 맞는 채로 멍해 있던 사람들이 나를 멀거니 바라보다, 물에 갇힌 마물 쪽을 돌아보았다. 정확히는 할 일을 전부 마치고 그 몸 위에 고고하게 내려서는 시큐엘을.
“물의 정령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야 시큐엘은 누가 봐도 물의 정령이었다. 피식 웃은 다음 아인 이드리스에게 걸어갔다. 다른 사람들처럼 멍해 있던 그가 나를 보고 숨을 삼켰다.
“괜찮아요?”
“엘, 이거 대체…… 지금 이거…… 당신이 하신 겁니까?”
“그대로 두면 위험할 것 같아서요. 저 마물, 몸을 금속으로 변형할 수 있는 데다가 공기 마찰을 이용한 폭발을 일으킬 줄 아는 것 같아요. 당신이랑 상성이 좀 안 맞았네요.”
“…….”
입을 벙긋하던 그가 곧 혼란한 표정으로 마물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