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queeness RAW novel - Chapter (538)
정령왕 엘퀴네스[개정판] 정령왕 엘퀴네스-538화(538/608)
제538화
“제대로, 솔직히 말해.”
“그, 그래. 그것도 전부 내가 지시했어.”
“……왜?”
크리스가 물었다. 한껏 낮춘 목소리는 잠긴 듯 쉬어 있었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어?”
“라, 라민이 싫었으니까. 그 녀석도, 그 녀석이 이뤄낸 것들도 전부 다 꼴 보기 싫었어. 내버려 두면 화근이 될 것도 뻔하고.”
“라민 님은 널 형으로 생각했어! 너도 어릴 땐 라민 님과 친했다며!”
그 말에 진혼 마스터가 피식 웃었다.
“어릴 땐 그랬지. 그땐 그 녀석이 불쌍했거든.”
“……불쌍하다고?”
“그래. 나와 달리 그 녀석은 제대로 된 핏줄이 아니었잖아. 아버지한테 피죽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하는 깡마른 꼬맹이한테 그 정도 친절은 베풀어줄 수 있었어.”
한번 웃음이 터지고 나니 계속 웃음이 나는지 진혼 마스터는 실실거리는 걸 멈추지 못했다. 충격을 받은 듯한 크리스의 표정이 즐거운 건지도 몰랐다.
“우리 관계가 틀어진 건 전부 그 녀석이 자초한 거야. 날 정말 형이라 생각했다면 라민은 계속 불쌍했어야 해. 그럼 나도 그렇게까지 하진 않았을 거야.”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크리스가 주먹을 날렸다. 둔중한 소리가 울리며 진혼 마스터가 그대로 쓰러졌다.
“죽으면 지옥에나 가라, 개새끼야.”
의식을 잃은 이를 향해 크리스가 쏘아붙였다. 차오른 분이 풀리지 않는지 가만히 숨을 고르고 있는 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괜찮아요, 크리스?”
“어.”
전혀 괜찮지 않은 얼굴로 크리스가 대답했다. 염려하는 시선을 느낀 그가 다시금 괜찮다고 말하며 쓰게 웃었다.
“테오 놈, 지금까지 한 번도 인정한 적 없거든. 오히려 날 정신병자로 몰았어. 증거가 없어서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더라고. 가장 힘들었던 게 뭔지 알아? 다들 그러니까 나중엔 나도 거기에 넘어가게 되더란 거야. 진짜 내 오해인가? 라민도 다른 사람들도 그저 재수 없는 사고를 당했을 뿐인데 내가 원망할 대상을 찾느라 이러는 건가? 그게 제일 답답하고 죽을 것 같았어. 근데 이제 됐어. 속 시원해.”
그가 주머니 안에서 뭔가를 꺼내 내게 던졌다. 받아놓고 보니 녹취할 수 있는 마도구였다. 작동 단추를 누르자 조금 전에 나눈 대화가 고스란히 흘러나왔다. 언제 이런 걸 준비했나 모르겠다. 감탄하며 바라보니 크리스가 머쓱한 얼굴로 코를 문질렀다. 본인 말대로 진혼 마스터를 너무 잘 꿰고 있긴 했다. 피식 웃으니 크리스 역시 홀가분한 얼굴로 웃었다.
“고맙다. 전부 네 덕분이야.”
“난 한 거 없어요. 전부 크리스가 이뤄낸 거죠.”
처음 그를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따르던 사람과 의지하던 동료들을 억울하게 잃고 아무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세상에서 혼자 분투하는 삶이란 어떤 걸까. 누구나 쉽게 감당하기 힘든 일일 것이다. 대다수는 포기하는 쪽을 택했을 텐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술에 잔뜩 취한 채 엉망으로 망가져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때도 있는 힘껏 버티고 있었던 거였다.
“고생했어요, 크리스. 지금까지 참 잘 버텼어요.”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토닥토닥 쓰다듬었다. 나보다 키가 큰 사람을 쓰다듬으려니 행색이 우스웠지만 지금은 그냥 그러고 싶었다. 흔들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던 크리스가 입술을 악물었다. 고개를 떨군 그에게서 기어코 눈물이 터져 나왔다.
“빌어먹을 자식. 자기 동생을 죽여놓고…… 어떻게 저딴 말을……. 라민 님은 저런 새끼도 형이라고, 위험하다고 하니까 구해 주러 간 거였는데……. 어떻게 그런 동생을……. 그것도 모자라서 동생 친구들까지 전부……. 저건 사람 새끼가 아니야.”
“네, 그러게요. 진짜 사람도 아니네요. 정말 나쁜 놈이에요.”
흐느끼는 크리스를 가만히 다독였다. 그가 얼굴을 묻은 어깨가 축축이 젖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들썩이는 어깨를 천천히 도닥이면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이를 바라보았다. 시신처럼 늘어진 남자는 어디 하나 성한 구석 없는 상태였지만 썩 마음에 차진 않았다. 잘 마무리됐다고 여기기엔 아직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내게는 다행스럽게도, 진혼 마스터는 반성을 모르는 인간이었다. 그 시간 이후 그는 치안대에 넘겨졌지만 의식을 차린 후에는 다른 자세로 돌변했다. 크리스가 길드전을 치르지 못하는 것에 앙심을 품고 자신을 폭행한 거라면서, 뻔한 녹취록을 두고도 협박을 당해 어쩔 수 없이 거짓말한 거라 우겼다. 오히려 크리스가 자신을 죽이려 해서 몰래 도주를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며 여론의 동정심을 사려고 했다. 크리스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그럴 줄 알았어.”
혼자 싸워온 시간이 너무 길어서인가. 나중에 말을 바꾸든 말든 어쨌든 범행을 인정하게 했고, 그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 거로 만족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치안대 건물 앞을 지켜보고 있으니 문이 열리며 밖으로 나오는 사람이 보였다. 간단한 조사를 마치고 나오는 진혼 마스터였다. 따라 나온 조사관이 엄중한 말투로 경고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중에 다시 출석 요청이 갈 겁니다. 조사 기간 중엔 절대 제도를 떠나면 안 됩니다. 그 즉시 수배령이 내려질 겁니다.”
“예, 그럼요. 잘 숙지했습니다. 절대 그럴 일 없을 겁니다.”
“그럼 치료 잘 받으시구요.”
“예, 감사합니다.”
사람 좋게 웃는 얼굴에 조사관의 얼굴도 풀어졌다. 안쓰럽게 바라보는 시선에서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가 훤히 읽혔다. 선량한 사람이 억울한 누명을 썼다고 여기는 거겠지. 같은 걸 느꼈는지 진혼 마스터의 얼굴에 더욱 생기가 돌았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인사를 마친 그가 느긋한 걸음을 옮겼다. 따로 기별하진 않았는지 마중 나온 동료나 가족은 없었다. 그가 향하는 길도 주택가 쪽이 아니었다. 오히려 점점 도심지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잠시 후 진혼 마스터가 도착한 곳은 한적한 숲 안이었다. 그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바위 틈새를 살폈다. 그리곤 그 안에서 배낭 하나를 꺼내 들었다. 가방을 열어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을 살피던 그가 그중에서 통신 기구를 꺼내 들고 어딘가로 연락했다.
“예, 접니다. 보내주신 물건들은 잘 받았습니다. 이 은혜는 도착해서 꼭 갚겠습니다. 예, 그럼 제논 왕국에서 뵙겠습니다.”
아무래도 그사이에 누군가와 협의가 오간 모양이었다. 정말 처세술 하나는 뛰어나구나. 감탄이 절로 흘러 나왔다. 덕분에 기척이 새어나갔는지 통화를 마친 진혼 마스터가 얼굴을 굳히고 돌아보았다.
“누구냐!”
어차피 나도 더는 몰래 지켜볼 예정이 없던지라 편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날 알아본 진혼 마스터의 얼굴이 뻣뻣하게 굳었다.
“조사관이 제도를 떠나지 말라고 하지 않았어요? 처음부터 지킬 생각은 없었나 보네요. 하긴 안위를 도모하기엔 너무 빈약한 변명이었죠. 흩어진 길드원들을 대상으로 캐보기만 해도 증거는 곧 나올 테고.”
“다, 당신이 왜…….”
“내가 찾아온 이유를 모르진 않을 텐데요?”
“대답하면 죽이지 않는다고 했잖습니까? 그 외의 일들에 대해선 따로 약속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말을 번복해도 상관없다는 주장인가. 황당했지만 어차피 그걸 문제 삼으려던 건 아니라 그냥 웃어넘겼다.
“맞아요, 크리스가 그렇게 약속했죠.”
“그렇다면……!”
“하지만 그건 크리스가 한 약속이잖아요. 나랑은 따로 계산해야죠.”
“계, 계산이라니요? 난 당신에겐 딱히 아무 짓도…….”
“정말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의뢰로 끌어들여서 노예 상단에 납치하도록 사주한 게 당신에겐 아무 짓도 아닌가 보네요.”
움찔한 진혼 마스터가 곧바로 미소 지었다. 본인 딴에는 태연하게 웃는 얼굴이라고 생각할 텐데, 누가 봐도 억지웃음이었다.
“무슨 말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군요. 전 모르는 일입니다.”
“증언도 있고 증거도 나왔으니까 발뺌해도 소용없어요. 당신이 스스로 넘겼잖아요.”
“무슨…….”
“당신이 왕세자를 밀고하면서 넘긴 자료 중에 있던데요. 노예 상단으로 위장한 병력이요. 그들과 협력해서 진행하던 작전들에 대한 것들도요.”
헛숨을 삼킨 진혼 마스터의 얼굴이 급격하게 창백해졌다. 설마 내가 벌써 거기까지 알아봤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았다. “내가 아이기스 국장님과 좀 친해요.” 빙긋 웃으며 말하니 그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얌전히 죗값을 받았으면 참아보려고 했는데. 당신이 끝까지 이런 사람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내가 그때부터 꼭 보내주고 싶은 곳이 있었거든요.”
“자,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전부 해명하겠습니다. 제 말을 들으시면 어떻게 된 일인지……!”
“시큐엘, 부탁해.”
그 순간 파도처럼 치솟은 물결을 타고 물의 늑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경악한 진혼 마스터가 엉거주춤 뒤로 물러서다 크게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 모습을 한심하다는 시선으로 지켜보던 날카로운 눈매가 느른하게 휘어졌다.
―최고의 탐험 안내를 약속하지.
* * *
다음 날 신문엔 진혼 길드 마스터가 도주했다는 이야기가 실렸다. 그의 진술이 전부 거짓이었으며, 여명의 활 길드 마스터였던 라민 라덴과 그 길드원들을 살해한 정황 증거를 찾았다는 소식도 함께였다.
“젠장, 이 자식. 끝까지 감시했어야 했는데.”
그 와중에도 몸을 내뺀 것에 크리스는 몹시 기막혀했다. 치안대에서도 매우 당황하는 분위기였다. 기차는커녕 마차를 이용한 흔적도 없어 어디로 갔는지조차 파악할 수 없다고 했다. 온갖 길목과 산맥 일대를 수색했으나 그의 머리털 하나 발견하지 못했다. 마치 증발한 것 같다는 치안대장의 발표에 무능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도주한 전 진혼 마스터 테오 라덴에게는 거액의 현상금과 함께 수배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그 현상금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다. 진혼 마스터는 심해에서 영원히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니까. 밤새 즐겼을 수로 탐험이 어땠는지 감상을 듣지 못하는 게 좀 아쉽긴 했다.
“네가 처리한 거지?”
눈치 빠른 라미아스는 대번에 진상을 파악했다. 슬그머니 시선을 피하자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대체 어쩌자고 그러냐. 황제가 너 주시하고 있다는 말은 사탕이랑 맞바꿔 먹었어? 아니면 설마 에클레어 공작가랑 혼인하고 싶은 거야? 귀족이 되고 싶은 거면 그냥 내 후계자 해. 공작 작위랑 아이기스 다 넘겨준다니까?”
“그런 거 아니에요.”
“아니면? 너 황제 놈이 얼마나 집요한 인간인지 모르지? 걔가 뭐 하나에 꽂히면 제정신을 못 차려. 마신전이랑 전쟁 일으킨 것만 봐도 대책 없는 거 보이지 않아? 너 이대론 이 제국에서 편하게 못 살아.”
“네, 그래서 이만 떠나려고요.”
“그래,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서야…… 뭐?”
시큰둥하게 말을 받던 라미아스가 번쩍 고개를 들었다. 당황하는 얼굴을 고마움과 미안함이 뒤섞인 기분으로 바라보았다. 머릿속은 그 어느 때보다 개운했다. 당황하는 듯하던 라미아스도 이내 내가 하는 생각을 알아차린 것 같았다. 그의 표정이 곧 차분해졌다.
“결국 직접 가보려고?”
“네, 그게 더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
라피스를 찾을 새로운 단서에 대해서는 이미 그와도 공유했었다. 나만큼이나 좌절했던 라미아스가 이제부터 그 지역을 중점적으로 수색해보겠다고도 말해준 참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에게만 맡겨두는 게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마침 떠나라고 종용하는 듯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니 그 분위기에 편승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영혼의 보석 찾는 일은 내가 제일 전문가야. 네가 직접 가본다고 뭐가 다르겠어?”
“그래도요. 혹시 우연히 발견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 우연이라면 진작에 발생하지 않았겠냐?”
혀를 찬 라미아스가 아무렇지 않게 정곡을 찔렀다. 할 말이 없어 먼 하늘만 응시하고 있으려니 그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뭐, 하지만 심정은 이해해. 어차피 넌 처음부터 영혼의 보석을 찾는 게 목적이었으니. 유력한 장소도 알아냈는데 굳이 먼 땅에서 소식만 기다리긴 갑갑하겠지. 그래도 떠난다니 아쉽긴 하네. 그래도 그간 꽤 정이 들었는데.”
“저도 그래요.”
건너뛴 기간 속의 기억은 그저 낯설기만 하지만 그게 아니라도 그와는 충분히 정을 쌓았다. 미운 정이 더 무섭다고, 이젠 투정 부리는 말투가 종종 그리울 것 같았다. 웃으며 답하니 그가 시원섭섭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너 얄미운 적도 많긴 한데, 마냥 싫진 않았어. 오히려 엘퀴네스의 첫 인간 계약자가 너 같은 인간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영광인 줄 알아. 내가 이런 거 인정하기 쉽지 않아.”
“네에, 정말 영광이네요.”
“이런 점은 정말 얄밉다니까.”
살짝 눈을 흘긴 라미아스가 이내 어쩔 수 없다는 얼굴로 웃었다. 이제 사사로운 부분으로 꼬투리를 잡기엔 서로 너무 편해진 관계였다.
“보석을 찾은 후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 거냐? 일 다 끝내고 나면 다시 제국으로 올 수 있는 거야?”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래, 뭐. 네가 못 오면 내가 가면 되지. 틈틈이 안부나 전해줘. 내 도움이 필요한 일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고.”
악수를 청해오는 손길을 거절하지 않고 맞잡았다. 굳은살이 박인 손은 생각보다 더 따뜻하고 든든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나야말로. 우리 다시 보자.”
“네, 그럼요.”
4천 년 후에도 봐요. 떠오르는 말은 속으로만 삼켰다. 우리는 서로를 마주 보고 웃었다. 사나웠던 첫 만남을 생각하면 당황스러울 만큼 훈훈한 작별이었다.
“그래. 이제 떠나는 거구나.”
라미아스와 헤어진 후 그 길로 곧장 크리스를 찾아가 떠날 의향을 밝혔다. 그는 내가 떠난다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왠지 슬슬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길드엔 남아 있을 거지? 너만 괜찮다면 명단은 유지하고 싶은데. 너도 길드 소속으로 되어 있는 편이 어딜 가든 신원을 증명하기에 편할 거야.”
“길드에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전 상관없어요.”
“도움이 되면 됐지 피해가 될 리가 있나. 어디로 가는 건지는 정했어?”
“네, 에펜 왕국으로 가게 될 것 같아요.”
“에펜 왕국? 왜 하필 거길…… 괜찮겠어? 이번 왕세자가 저지른 일 때문에 분위기가 아주 흉흉하다던데.”
크리스가 염려하는 표정을 지었다. 국가 내란죄와 황제 시해 미수, 그 외에도 갖가지 죄명이 붙여진 왕세자는 지금 테네브레 감옥의 첨탑에 갇혀 있었다. 한때 동맹을 맺은 국가의 세자이니 처형을 하진 않겠지만, 영원히 풀어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덕분에 에펜 왕국 전체가 긴장 태세인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