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bracing Magic RAW novel - Chapter (58)
마법을 품다 (58)
페리오스 백작은 이곳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생목숨 수천 명은 잃을 줄 알았다. 그 정도 피해도 운이 따라 줘야 하고, 자칫 병력을 다 잃고도 점령 못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백작 각하께서는 피해 없이 점령하셨죠.”
“그래. 막는 놈들이 없으니, 손쉽게 점령했지.”
페리오스 백작은 멈췄던 걸음을 다시 움직였다. 맞바람을 맞으면서 움직이니 땀이 싹 씻겨 내려갔다.
“딴에는 자기들도 전략을 부려 본 게 아니겠습니까?”
“왜? 비워 놓으면 ‘혹시 뭔가 있는 거 아냐?’ 하면서 마냥 기다릴 줄 알았나?”
수색으로 며칠 보내긴 했지만 그 정도는 손해도 아니었다. 이곳 지형의 특성을 고려할 때, 한 달 안에만 점령해도 이득이었다.
“그런데 말이지. 이 꼬맹이 놈이 왜 제국으로 가는 걸까?”
“복수를 부탁하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복수? 누구에 대한 복수?”
“어찌 됐든 리아즈 왕국은 그 꼬맹이를 노예로 만들고 가둬 둔 곳이지 않습니까? 그 꼬맹이의 적은 우리 제국이 아니라 리아즈 왕국이지요. 그러니까, 우리 제국에 도움을 청하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페리오스 백작은 에디프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말이 된다 싶었다.
꼬맹이 마법사를 잡으러 왔지만, 아직은 그 꼬맹이의 얼굴도 보지 못한 상태였다. 만나지 못했으니, 당연히 쌓인 앙금도 없었다.
“맞아.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본국에는 노예 제도가 없으니까.”
“맞습니다.”
“아깝군. 잡아서 내가 쓸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아!”
잉그렘 제국은 개인의 노예 소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가끔 반역 같은 큰 죄를 지은 자들을 노예로 삼아 노역에 투입하는데, 이들의 소속은 전부 황실이었다.
지금 추적 중인 어린 마법사 녀석도 마찬가지였다.
페리오스 백작이 사로잡더라도, 황실에 속하게 된다. 명령권 역시도 황실이 가질 것이다.
“그놈한테는 어차피 같겠지만.”
“그건 그렇지요.”
노예는 죽을 때까지 제국을 위해 일해야 했다. 누가 주인이 됐든 차이는 없었다.
“또 보는 풍경인데도, 여긴 참 삭막해.”
“저도 그렇게 생각합…….”
피융!
“커억!”
“크으윽!”
“피해!”
왼쪽에서 날아온 바람의 화살 수십 발이 일행을 덮쳤다. 예상을 전혀 못 한 공격이었다.
페리오스 백작은 반사적으로 몸을 숙여서 공격을 피했다. 6데나급 기사다운 반응이었다.
하지만 반응이 늦었던 마법사 에디프와 알브레이트 위원은 화살 몇 발을 몸에 맞아야 했다. 에디프는 복부를 부여잡고 끙끙거렸고, 알브레이트 위원은 등에 맞은 화살을 뽑으려고 바동거렸다.
“감히!”
피시시시식!
그때 화살이 날아온 곳의 반대쪽 벽에서 초록색 운무가 피어올랐다. 하늘을 가득 메운 연기가 지상에서 근처로 내려와 맴돌았다.
“백작 각……하! 독……입니다.”
“엎드려라! 숨을 참고 기다린다.”
페리오스 백작은 먼저 땅에 바짝 엎드린 채, 에디프의 다리를 끌어 내렸다. 그때, 기묘한 감각이 느껴졌다.
‘마력?’
기사들이 마력을 느끼는 감각이 둔한 건 사실이지만, 코앞에 흐르는 마력을 못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페리오스 백작 정도면 근처로 지나가는 사람이 마법사인지 아닌지는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막 엎드렸을 때, 페리오스 백작은 바닥에 흐르는 마력을 느꼈다. 머리가 쭈뼛 서는 기분이었다.
“당장 여…….”
콰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이 일었다. 엎드리고 있던 그들의 가슴에서 터진 폭발에, 셋 모두 아무런 방어 동작도 취하지 못했다.
털썩! 털썩! 털썩!
폭발로 튀어 올랐던 그들이 차례로 추락했다. 가장 무거운 알브레이트 위원이 먼저였다. 그다음으로 마법사 에디프가 바닥으로 떨어졌고, 마지막이 페리오스 백작이었다.
“크윽!”
페리오스 백작은 다행히 의식을 잃지 않았다. 엄청난 폭발을 온몸으로 맞은 탓에 큰 부상을 입었지만, 사지는 모두 붙어 있었다.
하지만 다른 둘은 그렇지 못했다.
경지가 가장 낮은 에디프는 폭발을 버티지 못했다. 몸이 산산이 찢어져,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고깃덩어리만 남았다. 당연히 사망이었다.
“크르윽.”
알브레이트 위원은 아직 죽지 않았다. 과거에 쌓은 오러가 목숨줄만큼은 지켜 냈다.
하지만 거대한 괴물이 갉아 먹은 것처럼 복부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다. 당장 7서클 마법사가 와서 치료 마법을 쓰더라도 살아날 방도가 없었다.
“감, 감……히.”
페리오스 백작이 북쪽을 노려봤다.
누가 저지른 짓인지는 확인해 볼 것도 없었다. 자신들이 쫓던 사냥감인 꼬맹이 마법사가 만든 함정이 분명했다.
“제 예상보다 폭발이 컸네요. 오브가 더 좋은 거였나 봐요.”
그들 앞에 로브를 입은 사람이 나타났다. 후드를 푹 눌러쓴 상태라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상대가 뭐라고 말했지만, 페리오스 백작은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이명이 너무 심해서 귀에서는 ‘삐이이’ 하는 소리만 들렸다.
“어쩌지?”
로딘은 상대를 보며 거리를 유지했다.
부상은 심하지만, 상대는 두 발로 서 있었다. 6데나급 검사로 짐작했던 그자가 분명했다.
‘번스타인 공작인가? 페리오스 백작? 둘 다 아닐 수도 있고. 흐음, 어쩌지? 싸울까?’
싸우면 이기긴 할 거다. 상대는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니까. 멀리서 거리를 두고 마법만 난사해도 기사로서는 마땅히 대처할 방도가 없었다.
하지만 상대는 6데나급 검사였다. 한 번도 보지 못한 강자인 만큼 예상 못 한 수를 가지고 있을지도 몰랐다.
“해 볼까?”
로딘은 룬어를 작게 영창했다. 손가락으로는 수인까지 맺어서, 위력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렸다.
“블랙 썬더 볼트.”
엘로브 위원을 죽인 그 마법이 다시 시전되었다. 허공에서 생긴 검은 번개는 순식간에 아래로 내리꽂혔다.
“어딜!”
페리오스 백작은 엉망인 몸을 가지고도 몸을 던졌다. 움직임에 망설임이 없었다. 상당히 빠른 반응이었다.
지지직!
“크윽!”
블랙 썬더 볼트는 빨랐다. 페리오스 백작이 나름 기민하게 반응했지만, 완벽하게 피하진 못했다.
하지만 직격당하지도 않았다. 로딘이 신경 써서 만든 마법인데, 어깨만 살짝 훑고 지나가는 정도로 그쳤다.
“만만치 않네.”
역시 6데나급 기사라고 할까. 짧은 회피 동작이 상당히 빨랐다. 가까운 곳에서 공격하면 로딘으로선 피하기 쉽지 않은 순발력이었다.
“네놈, 기억해 두겠다.”
‘진짜 죽여야 하나?’
“흥.”
피슈유융!
상대의 팔에서 뭔가가 하늘로 올라갔다. 한참 높이 올라간 그것은 거대한 불꽃을 일으키며 사라졌다.
“이런.”
로딘이 당황한 눈으로 하늘을 쳐다봤다.
상대가 하늘에 터트린 건 마법 신호탄이었다. 이곳은 잉그렘 제국이 점령한 지역이니, 오래 지나지 않아서 지원군이 도착할 터였다.
‘꼬이네.’
여러 가지 상황을 머릿속에 넣고 순식간에 계산했다.
기사를 죽였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 대신 죽이느라 걸리는 시간에 지원군에게 쫓길 것까지.
‘죽이는 데 얼마나 걸릴까? 10분? 20분? 더 걸리려나?’
치명상을 입고도 버티는 상대를 보니, 쉽게 죽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 시간이면 지원군이 근처까진 도착할 텐데. 아무래도 결과가 좋을 것 같지 않았다.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해 보니, 이곳에서 더 시간을 끄는 건 위험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내 성격하곤 안 맞는데.’
미리 만들어 둔 함정으로 뒤를 쫓는 추적자는 확실하게 떼어 냈다. 대신 자신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이 생겼다.
이게 이득인지 손해인지. 당장은 알 수 없었다.
‘이득이라고 생각하자.’
이득이 되기 위해선 상대보다 더 빨리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의 보복이 전혀 무섭지 않을 정도로 강해지면 그만이었다.
“플라이.”
로딘은 마법을 사용해 바로 날아올랐다. 함정을 만든 장소에서 한참 멀어지니, 지토도 돌아왔다.
“고생했어.”
―꾸엥.
입고 있던 로브를 벗었다. 그러자 지토가 찰싹 달라붙어 로브의 모습으로 변했다.
“오늘은 하늘색이야?”
―꾸엥.
“그래. 네가 좋아하는 색으로 하자.”
* * *
서대륙의 지붕.
크고 작은 기암으로 이뤄진 곳으로 두 발로 넘는 건 불가능한 곳이었다. 어지간한 상급의 기사들도 이곳의 험한 바위를 모두 넘는 건 불가능했다.
하늘을 날 수 있어야만 넘을 수 있는 산맥. 코리는 바람의 중급 정령 실라페의 도움을 받아 그 산맥의 중심을 건넜다.
“어?”
중앙 대륙까지 얼마 남지 않은 때, 코리는 비행을 멈췄다. 아래쪽에 누군가가 모닥불을 피워 놓고 있었다.
‘괜찮을까?’
고민은 잠시, 코리는 아래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호기심이었다. 잠깐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실라페, 아래로.”
끄덕!
실라페가 모닥불 근처에 내렸다. 실라페의 품에 안겨 있던 코리도 바닥에 발을 디뎠다.
“음? 허허허, 지붕을 넘는 사람을 또 보게 될 줄은 몰랐구먼. 앉으시게. 객은 언제나 환영이라네.”
“감사합니다.”
코리가 모닥불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만일을 대비해, 실라페는 바로 옆에 세워 놨다.
“흐음, 마법사세요?”
“맞네. 부족하지만, 진리를 탐구하는 소임을 맡고 있다네.”
“마탑 소속이군요.”
진리를 입에 담는 마법사는 마탑 소속의 마법사뿐이다.
왕국이나 일부 아카데미에서 키우는 전투 마법사는 진리에 관심이 없었다. 그저 더 강한 위력의 마법만 머릿속에 가득 들어 있었다.
“맞네. 그런데 자네는 무슨 일로 지붕을 넘는 건가?”
“전쟁을 피해서 중앙 대륙으로 피난 중이에요.”
“하긴, 이번 전쟁으로 너무 많은 생명이 사라졌지. 안타까운 일이야.”
그 후로 잠시 대화가 끊어졌다.
코리는 모닥불을 쬐는 게 사명이라도 되는 듯, 몸을 갖다 댔다. 모닥불의 주인인 마법사 노인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는 모습이었다.
반면 노인은 침묵을 유지한 채, 코리를 가만히 살피고 있었다.
갓 스물이나 되었을까 싶은 청년. 마치 마법사처럼 로브를 입었지만, 상대는 마법사가 아니었다. 대마법사가 아닌 이상 자신의 눈을 피할 수는 없었다.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정령사인가?”
“예.”
“지붕을 넘는 정령사라면, 바람의 정령이겠군. 하급으론 힘들 테니, 실라페일 테고. 맞는가?”
정확하게 봤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이 정도 추리는 코리도 할 수 있었다.
“예. 맞아요. 아는 게 많으시네요.”
“이 나이까지 살다 보면 듣게 되는 것도 많은 법이지. 게다가 내 가장 절친한 친구가 정령사였거든.”
“오! 정령사는 많지 않은데.”
“3달 전에 그 친구가 세상을 떠났네. 그 친구를 보내느라 잠시 서대륙에 들렀지.”
장례식에 참석했다는 말이었다. 코리도 바로 알아듣고는 짧게 한숨을 쉬었다.
정령사는 숫자가 적었다. 정령사조차 죽을 때까지 다른 정령사를 못 보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일까. 얼굴 한번 본 적이 없는데도, 정령사끼리는 동질감이나 동료애 같은 감정이 있었다. 생판 남이라도 정령사가 죽으면 왠지 애틋하고, 서글픈 감정이 들었다.
“아쉽네요.”
“허허허, 자네도 내 친구하고 똑같구먼. 그 친구도 대륙 어딘가에서 정령사가 죽었다고 하면 슬퍼하곤 했지.”
“슬픈 건 아닙니다. 그냥 좀 아쉽다는 거죠.”
“알았네. 슬프진 않고. 아쉬운 정도로 하세. 허허허.”
노인 마법사의 반응에 코리가 인상을 찌푸렸다.
노인 마법사의 태도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히 자신을 아이처럼 대하는 듯한 말투는 처음부터 거슬렸다.
물론 상대의 나이가 자신보다 훨씬 많은 건 사실이었다. 자기 나이의 3배 이상은 살아온 게 분명했다.
그래도 거슬리는 건 거슬리는 거다.
“이상하게 웃으시네요.”
“아! 미안하네. 기분 상했다면 내 사과하겠네. 그러고 보니, 서로 소개도 안 했구먼. 난 프란시스라는 늙은이일세. 란데스 마탑 소속이지.”
“아! 란데스 마탑.”
코리도 아는 이름이었다. 무려 대륙의 4대 마탑 중 한 곳이라, 특수군 양성소의 수업 중에도 몇 번이나 들었다.
코리는 마탑의 이름만 알지, 프란시스가 누군지는 몰랐다. 마법에 별 관심이 없어서였다.
아마 마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프란시스라는 이름을 들었으면 경각하며 소리쳤을 것이다. ‘대마법사!’라고.
“그리 대단한 이름은 아닐세.”
“4대 마탑 정도면 대단하다고 해도 되잖아요. 대륙에서 제일 센 4군데 중 1곳인데.”
“그런가? 좋게 봐 줘서 고맙네.”
기분이 좋아진 마법사 프란시스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프란시스는 자신을 칭찬할 때보다 마탑을 칭찬할 때 더 기분이 좋았다. 그만큼 소속된 마탑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이리라.
“4대 마탑은 어지간한 왕국보다 강하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허허, 그렇게 생각하는가?”
코리가 마탑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였다.
4대 마탑은 어지간한 왕국보다 강하다 수준이 아니었다. 어지간한 왕국 10여 개를 합친 것보다 더 강한 곳이 4대 마탑이었다.
“아닌가요?”
“자네는 꽤 재미있는 친구로군. 반응이 평범하지 않아.”
“평범하게 자라질 못해서요.”
노예라는 삶 자체가 평범하지 않았다. 갇혀서 배움을 강요당하는 삶도 평범하지 않고, 대륙에 몇 없는 정령사가 된 경력 역시 평범과는 거리가 멀었다.
“허허허, 평범하지 않게 자랐다? 고생을 많이 한 것 같긴 하군. 눈빛에 깊이가 있어. 그런데 중앙 대륙으로 가면 갈 곳은 있는 건가?”
“찾아봐야죠. 용병이 될 수도 있고.”
코리는 신분패도 이미 가지고 있었다. 특수군 양성소에서 임무를 맡길 때, 필요할 거라며 신분증도 만들어 준 것이다.
하지만 그 신분증은 서대륙 인물이었다. 중앙 대륙에서 사용하려면 주거지를 갱신하거나, 새로운 신분을 얻어야 했다.
“용병. 거칠지만 꼭 필요한 존재지. 꼭 유명한 용병이 되길 바라겠네.”
“당연한 소리죠. 저는 대륙 최고의 정령사가 될 겁니다. 나중에 제 이름을 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난 자네 이름을 들은 적이 없다만?”
“아! 아직 제 소개를 안 했군요. 저는 코리라고 합니다. 아까 말한 것처럼, 대륙 최고의 정령사가 될 몸이죠.”
허세 가득한 말이지만, 노인 프란시스는 비웃지 않았다. 반대로 저 포부를 높게 평가했다.
자신도 처음 마법을 배울 때 저런 모습이었다.
대륙 최고의 마법사가 되겠다고. 반드시 대마법사가 될 거라고.
그렇게 믿었고, 언제나 당당하게 말하고 다녔다.
결과적으로 포부대로 되었다. 프란시스는 7서클 대마법사이면서, 현재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마법사 중 1명이었다.
“자네의 꿈이 이뤄질 수 있으리라 믿겠네.”
“고마워요, 할아버지. 전 그만 가 봐야겠네요.”
“좀 더 쉬지 않고?”
“빨리 가야죠. 그래야 빨리 유명해지죠.”
코리는 이미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모닥불 덕에 불의 중급 정령 셀리스트를 부르지 않고도 몸을 충분히 녹였다. 이제 슬슬 움직여야 할 때였다.
“또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자네 이름을 기억하고 있겠네.”
“저도 프란시스란 이름, 잊지 않을게요.”
실라페의 품에 안긴 코리가 어느새 하늘로 훅 하고 날아올랐다.
프란시스는 큰 꿈을 가진 젊은 정령사를 마음속으로 축복해 줬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