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ergency Exit to Freedom RAW novel - Chapter 8
8]
정현은 휴대폰 폴더를 닫으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당장 내일이면 가까운 곳에 있을 그를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자신도 이틀을 차분히 기다릴 자신이 없었다.
정현은 침대에 앉은 채 그대로 옆의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았다. 행복해보였다. 거울 속에 비친 그녀는 너무나 행복해보였다. 눈은 흥분된 기대감으로 반짝이고 있었고 입술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거울 속의 여자가 과연 유정현이란 여자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정현은 가만히 손을 뻗어 화장대 서랍 깊숙이 넣어둔 자신의 여권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가만히 쓸었다. 정현은 다시 고개를 들어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았다.
갈 수 있을까? 그를 떠날 수 있을까?……..
정현은 살며시 눈을 감았다. 감겨진 눈 사이로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제는 자신이 없었다. 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깨달았다. 그를 떠날 수 없음을……..이젠 그가 없는 자유는 더 이상 그녀에겐 의미가 없었다………
*
정현은 정후와 함께 여행사의 문을 열고 나왔다.
“김해공항에서 인천 공항으로 다시 인천 공항에서 LA행 비행기를 타야해. 잘 찾아 갈수 있지?”
“누나. 난 더 이상 7살 어린 아이가 아니야.”
“알았어. 미안해. 난 항상 네가 어린 동생으로만 느껴지니…..”
“항상 그랬어. 누난 항상 날 어린애 취급이야. 이젠 내가 누날 지켜야 해. 사실 지금 이것도 너무 마음에 안 들어. 엄마와 누나를 두고 내가 먼저 간다는 건…….”
갑자기 화가 나는지 정후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생각하지 마. 아버지를 몰라서 그래? 우린 괜찮아. 네가 미국으로 가고 나면 아버지도 어쩌지 못해. 그리고 그 팔로 우릴 지킬 수나 있니?”
마지막 말에는 웃음을 실으며 정현은 정후를 위로했다.
“후…….나도 알아…….팔마저 이 모양이니…….”
“네가 가고 나면 곧 따라갈 거야.”
“빨리 와야 해. 알았지? 너무 늦으면 다시 돌아올 거야. 알았어?”
“그래. 알았어. 걱정 마.”
‘미안……..정후야………난………난 못가……….내게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 생겨버렸어. 그가 날 지켜줄 거야…….’
정현은 차마 정후에게 말할 수 없었다. 자신이 뒤따라가지 않겠다고 하면 정후도 남겠다고 할까봐 두려웠다. 우선 동생부터 보내야했다.
“이틀 후 출발이니까 준비해둬. 밥은 잘 챙겨 먹는 거지?”
“내 걱정 좀 그만 해. 누나나 잘 챙겨.”
“알았어. 그만 갈께. 이틀 후에 공항 가는 리무진 정류장에서 보자.”
“알았어. 조심해서 가.”
“그래.”
정현은 버스에 올라타며 동생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에게 당부하는 걸 잊지 않았다.
“엄마한테 전화 하지 마. 집 근처에는 얼씬도 하면 안 돼. 알았지?”
“알았어. 어서 가.”
정현은 멀어지는 정후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자신만 떠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줄은 알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정현은 버스의 창밖을 바라보았다.
오늘 그가 돌아온다………정현은 살며시 눈을 감았다. 그가 돌아온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헤어져있는 보름 동안 그를 향한 그리움은 커져만 갔다. 매순간마다 그의 얼굴이 문득 문득 떠오르고 꿈에서조차 그를 그리워했다. 이제 내일이면 그를 볼 수 있었다. 순간. 정현은 눈을 퍼뜩 떴다. 오늘 그가 올 것이다. 내일을 기다릴 수 없었다. 아니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당장 그가 보고 싶었다. 바로 지금!
정현은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오후 6시였다. 그가 늦게라고 했지만 저녁인지 밤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가 온다면 몇 시간이라도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정현은 휴대폰의 폴더를 열고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엄마. 나예요. 아버지 오늘 들어오세요?”아버지는 훈련에 직접 참가는 하지 않지만 훈련이 끝나는 날에 맞추어서 훈련 장소로 가 대원들을 격려하고 나머지 보고를 위해 하루 이틀 늦게 오실 거라는 생각이 났다.
[아니. 내일이나 모레 오실 걸? 왜?] “엄마. 저 은영이집에서 자고 갈게요.”[안 돼! 아버지 아시면 어쩌려고?] “모르실 거야. 내일 아침 일찍 갈게요. 죄송해요. 끊어요.”
정현은 어머니가 또 안 된다 하실까봐 얼른 전화를 끊었다. 자신의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나는지………곧 그를 만난다는 생각은 그녀의 외박으로 전전긍긍할 어머니에 대한 배려도 혹시 아실지도 모를 아버지에 대한 공포도 지금의 그녀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고 있었다. 오직 하나 그에게로 가야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정현은 급히 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불러 세웠다.
그녀는 그의 아파트 현관 계단에 앉아있었다. 벌써 10시였다. 거의 3시간이 넘게 기다린 셈이다. 그래도 기다리는 시간이 힘들지 않았다.
풋……….내가 한 남자를 이렇게 기다릴 수 있다니…………..연락조차 되지 않는 남자를…….
정현도 알고 있었다. 아버지도 훈련을 가실 땐 휴대폰을 두고 가셨다. 훈련하는 동안은 어떤 연락도 되지 않았다. 오직 군을 통해서만 연락이 가능했었다.
그래…….잠깐씩 잊지만 그도 군인인걸……..
띵.
정현은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드디어 그가 나타났다. 얼룩덜룩한 군복을 입고 한쪽 어깨에 커다란 배낭을 맨 채 그가 자신의 앞에 서있었다. 조금은 피곤한 듯한 모습으로 그가 서있었다. 코밑과 턱에 난 거뭇한 수염으로 그의 얼굴이 더욱 거칠게 보였다. 하지만 그의 두 눈만은 변함이 없었다. 짙은 눈썹아래 또렷한 눈동자의 날카로움은 여전히 생생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정현은 천천히 일어섰다. 그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정현은 반가운 인사조차 할 수 없었다. 그의 짙은 눈빛에 사로잡힌 그녀는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그렇게 그들은 한동안 서로를 바라보며 서있었다.
얼마 후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가만히 서있는 그녀의 손을 움켜잡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배낭을 바닥에 던지고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더니 갑자기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
정현은 그의 따뜻한 품에 폭 안겼다. 그에게서 바다 냄새가 났다. 그녀는 그의 단단한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그에게서 나는 바다 냄새를 마음껏 들이켰다. 그가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그녀의 눈을 강렬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젠장. 만약 집에 가야한다고 하면 미쳐버릴 거야.”
“………….안가도 돼요……….”
그녀의 허락에 그가 격렬하게 입술을 부딪쳐왔다. 그녀는 두 팔을 들어 올려 그의 목을 꼭 끌어안으며 그에게 키스를 되돌렸다. 그녀의 적극적인 반응에 놀란 그가 신음을 흘리며 더욱 세게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녀의 입술을 빨고 혀로 입안을 훑으며 그녀의 혀를 감아 자신의 입속으로 빨아들였다. 그녀는 더욱 세게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자신의 몸을 그에게 밀어 붙였다. 미칠 것 같았다. 그에게서 한순간도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몸 구석구석에 그의 손길을 느끼고 싶었다. 자신의 온몸의 피가 모두 들 끊고 있었다. 이런 느낌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조차 몰랐다. 이렇게 온몸이 뜨거울 수 있는지도 몰랐다.
“훅.”
그녀의 자극적인 행동에 그가 날카로운 숨을 들이켰다. 그녀의 손이 그의 군복 단추를 풀기 시작하자 그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젠장. 아직 씻지도 못했어. 빌어먹을.”
말과는 달리 그가 다시 그녀에게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녀의 티셔츠를 끌어올려 머리 위로 벗겨버리고 그녀의 목에 입술을 묻었다. 그리고 한손을 들어 그녀의 풍만한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녀는 자신의 가슴에 닿는 그의 손길을 느끼며 희미한 신음을 내뱉었다.
“아……”
그의 머리가 점점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짧은 머리칼을 움켜쥐고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의 입술에 자신의 가슴을 내주었다. 그가 그녀의 등을 손으로 바치고 그녀의 젖가슴을 한입 가득 베어 물었다. 그리고 혀끝으로 가슴의 돌기를 희롱하며 깨물고 핥았다. 정현은 그에게 매달려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순간 그가 그녀를 번쩍 들어 올려 소파에 눕혔다. 갑자기 그의 온기가 멀어져가자 정현은 불만 어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눈을 떠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자신의 군복을 찢듯이 급히 벗고 있었다. 순식간에 알몸이 된 그가 다시 그녀의 위로 몸을 겹쳐왔다. 그리고 동시에 그녀의 나머지 옷들을 한꺼번에 벗겨버렸다.
그의 어두운 눈동자가 그녀의 온몸을 훑어보았다. 부끄러운 생각이 든 그녀가 그의 눈길을 참지 못하고 그의 목을 잡고 끌어당기자 그가 다시 격렬하게 키스하기 시작했다. 손으로는 연신 그녀의 몸을 쓰다듬고 가슴을 어루만지며 무릎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벌렸다. 그리고 그의 손이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그녀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고 있었다. 그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그녀의 눈을 응시했다.
“…………천천히 해야 하는데……….젠장.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그녀는 살며시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괜찮아…….괜찮아요………..”
그가 그녀의 입술을 삼키며 한손을 내려 그녀의 허벅지를 잡고 그대로 그의 단단한 몸을 그녀의 몸속으로 밀어 넣었다.
“하악………”
온몸을 찌르듯 관통하는 아픔에 정현이 신음을 내뱉자 그의 동작이 멈추었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을 받아들이도록 시간을 주고 있었다. 그의 어깨와 등이 경련하듯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정현은 손을 들어 올려 그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그의 입술에 입 맞추며 속삭였다.
“안아줘요………..”
그가 그녀를 더욱 짙은 눈빛으로 쳐다본 후 그대로 입술을 내려 그녀에게 키스하며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시작된 그의 움직임이 점점 속도를 더해가고 덩달아 그녀의 몸도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의 깊은 곳에서 시작된 열기가 그녀의 피를 뜨겁게 만들고 그의 움직임이 빨라질수록 그녀는 온몸을 가득 채우는 열정에 뜨거운 신음을 내뱉었다.
“아……..하아………”
그의 어깨를 꽉 붙잡고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의 엉덩이에 자신의 다리를 감아 그와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그의 입술에 자신의 풍만한 가슴을 내어주고 서툰 몸짓으로 그의 움직임에 박자를 맞추며 그의 거친 호흡에 자신의 뜨거운 숨결을 함께 불어넣었다.
*
지혁은 욕조에 앉아 자신의 눈앞에 난감한 표정으로 서있는 정현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다.
“충분해.”
“안돼요. 당신만으로도 이미 꽉 찼다고요. 봐요. 자리가 없잖아요.”
좁은 욕조 속에 이미 자리를 잡고 앉은 그가 정현에게 함께 목욕하자고 우기는 중이었다.
“이렇게 하면 돼. 어서. 말 들어.”
그녀는 그가 최대한 다리를 벌려 그녀의 자리를 마련해주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풋. 물이 넘칠걸…………..악.”
참다못한 그가 벌떡 일어나 그의 셔츠를 입고 있는 그녀를 그대로 안은 채 욕조 속으로 들어갔다. 그가 다리를 넓게 벌린 틈으로 그녀를 앉히고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는 식으로 자리를 잡자 생각했던 것처럼 좁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항상 이런 식으로 강압적이에요?”
“아니. 필요할 때만.”
그가 어느새 벗겨진 셔츠를 욕조 밖으로 던져버리고 그녀의 가슴을 감싸며 살짝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녀의 귓불에 키스하며 지분거렸다.
“으음………..”
향긋한 비누 향이 코끝으로 밀려오며 따뜻한 물살에 그와의 정열로 굳었던 몸을 맡기고 있으려니 절로 만족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그의 손이 그녀의 가슴을 쓰다듬고 그녀의 목에 입술을 미끄러트리자 정현은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여 주었다. 그리고 그의 단단한 근육질 팔을 쓰다듬으며 그의 감촉을 온몸으로 느꼈다.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에 닿는 그의 단단한 몸의 느낌은 지금 자신의 목선을 훑고 있는 그의 입술만큼이나 자극적이었다. 그가 그녀의 고개를 돌려 그녀의 입술을 단숨에 삼켜버리자 그녀의 입에서 황홀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그녀의 목선을 따라 움직이던 그의 손이 그대로 그녀의 물에 젖은 풍만한 가슴을 움켜쥐자 그녀는 자신의 가슴을 쥐고 있는 그의 손위에 자신의 손을 겹치며 저도 모르게 힘을 주었다. 그의 또 다른 손이 그녀의 허벅지를 어루만지며 점점 그녀의 깊은 곳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손길을 느낀 그녀가 다리를 살짝 붙이자 그가 부드럽게 설득하듯 그녀의 허벅지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아아……..”
순간 그가 그녀를 안고 벌떡 일어서 욕실 바닥에 수건을 깔고 그녀를 눕혔다. 그리고 그녀의 몸 위로 자신의 몸을 겹치고 급히 입술을 부딪쳐왔다.
그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허벅지를 어루만지며 그녀의 은밀한 곳을 쓰다듬자 놀란 그녀가 그의 어깨를 꽉 움켜잡았다. 그러자 그의 혀가 그녀를 달래듯 더욱 깊숙이 입안으로 들어와 입안 구석구석을 훑어 내리고 있었다. 그의 키스에 흠뻑 취한 그녀의 허벅지가 절로 벌어지자 그의 손이 더욱 깊숙이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가 은밀한 정염의 샘을 자극하고 있었다. 거친 호흡을 내뱉던 그가 갑자기 멀어지는 것도 잠시 그녀의 중심에 자리를 잡고 그녀의 다리를 넓게 벌린 후 천천히 자신의 부러질 듯 단단한 몸을 밀어 넣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속 깊은 곳까지 천천히 채워지는 충만감을 느끼며 뜨거운 신음을 내뱉었다.
“하아………”
그의 단단함과 뜨거움이 그녀의 내부를 가득 채우고 온몸을 전율로 가득 차게 만들고 있었다. 이어서 그가 서서히 움직이자 그녀의 은밀한 벽에 스치는 그의 단단한 몸이 그녀의 샘을 자극하고 그와 그녀의 젖은 몸이 부딪치는 달콤하고 은밀한 소리가 그들을 더욱 황홀한 세계로 이끌고 있었다.
그가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으며 그녀에게 무언가를 속삭이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조차 알지 못했다. 그의 허리와 엉덩이의 움직임에 맞춰 자신의 젖가슴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의 동작이 점점 빨라지고 그가 그녀의 엉덩이를 들어 올리며 더 빠르게 더욱 깊게 그의 몸을 밀어 넣는 순간 정현은 머리끝까지 전해지는 황홀한 전율과 머릿속을 울리는 폭발적인 환희에 비명을 내질렀다. 그와 동시에 그가 거친 만족의 신음을 내뱉으며 그녀의 몸 위로 무너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