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pire of the Warm Sea RAW novel - Chapter 556
* 556화 *
“신부께서 수고하셨소. 이 아이들은 프랑스의 아이들이오.”
“그, 그렇습니다, 폐하. 혹시 북미로 데려가시겠습니까? 물론 북미에 이주한 사람들이 먹고 살 걱정이 없다는 소문은 들었습니다만, 애들은 아직 어립니다. 그리고 프랑스는 프랑스 아이들을 키울 능력이 있습니다.”
북미에 인구가 부족해 고산국왕이 직접 유럽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이주민들을 모집한다는 소문이 유럽 전체에 이미 널리 퍼져 있었다. 신부는 아이들을 지키고 싶어 했으나 그에게는 아무런 힘이 없었다. 수녀들이 아이들을 감싸 안고 불안한 눈길을 보냈다.
“유괴당한 애들이지만 고향을 몰라 부모를 찾아주기 어려울 것이오. 신부님이 책임지고 수녀님들과 함께 이 아이들을 프랑스인으로 키우시오. 대략 10년 동안의 양육비용은 내가 내주겠소. 일단 병 걸린 애들 치료부터 해줘야겠소.”
“오! 주여!”
“군의관! 아이들을 돌봐주게. 예방주사도 놔주게.”
북미에서 이주민을 대량으로 받더라도 이민호가 선호하는 조건이 있었다.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사람들이 자유의지를 갖고 북미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이민자들이 새로운 땅에서 완전히 새로 시작할 수 있었다.
돈 주고 노예를 사듯이 마구 데려갈 경우 제대로 일할 수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리고 돈을 뿌려 마구 데려가면 그 나라에서 반발할 것이 눈에 보이듯 뻔해서 이렇게 눈치를 보는 면도 조금 있었다.
그래서 이민호 입장에서는 프랑스 위그노나 아일랜드인들이 가장 이상적인 이민 대상자들이었다. 모리스코인들도 북미와 북아프리카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도 대부분 북미를 택해서 이민호를 흡족하게 만들었다.
이민자들 중에 소수 네덜란드나 잉글랜드 출신도 있었지만 충성심은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언제든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대인처럼 전체 사회와 고립되는 경향이 있더라도 스스로를 지키려다 자연히 그렇게 됐다면 큰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일부 귀족들처럼 다른 인종이나 신분 출신에게 배타적이라면 문제가 됐다. 그래서 귀족 출신자들의 이민은 받아들이더라도 별로 환영하지 않았고, 일반 이주민들과 똑같이 대했다.
무릎 꿇고 기도드리는 신부와 수녀들을 내버려두고 나머지 집시 아이들을 살펴봤다. 불쌍한 표정과 지저분한 옷은 구걸에 가장 적합한 외형이었다. 애들 눈과 마주치다 보면 손이 자연스럽게 호주머니로 향해 동전을 만지작거리게 됐다.
“너희들은 이제부터 내 노예들이다. 말을 안 들으면 회초리와 채찍을 맞게 될 것이다.”
“주인님께서 저희들을 마음대로 다루셔도 따르겠습니다.”
집시 아이들답지 않게 무척이나 공손했다. 흡족해진 이민호가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구상했다. 교육을 제대로 받으면 일자리도 쉽게 구할 것이고 무식해서 범죄로 빠져들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너희들은 앞으로 성인이 될 때까지 하루에 여섯 시간씩 공부하고 두 시간씩 운동을 해야 한다.”
“미쳤어? 씨발! 튀어!”
롬어로 통역을 해주자마자 아이들 100여 명이 해병들의 제지를 뿌리치고 순식간에 도망쳐버렸다. 꼬마들 몇 명이 해병에게 잡혀 버둥거렸다.
“정말 자유로운 영혼들이로군. 가겠다는 놈들은 다 보내줘.”
“예! 전하.”
해병이 열 살쯤 되는 애를 풀어주자 꼬마가 이민호가 있는 방향으로 침을 퉤 뱉더니 달아났다. 집시 꼬마의 등판에 총을 겨누는 해병을 이민호가 제지했다. 해병도 화가 나서 총을 겨누기만 했을 뿐, 안전장치도 풀지 않았다.
그렇게 살아온 애들이니 어쩔 수 없이 앞으로도 그렇게 살게 내버려둘 수밖에 없었다. 싫다는데 강제로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는 없는 법이었다. 이민호가 집시 가장들을 불렀다.
“자! 이제 계산을 해볼까?”
“몇 명 도망갔지만 천 명 전부에 대한 대금을 지급해주셔야 합니다.”
“천 명? 100명이야. 아니면 유괴죄로 저기 프랑스군하고 대화를 나눠보든지.”
집시들이 끝까지 사기를 치려고 했다. 그러나 이민호는 집시 남자들에게 오스만 제국 금화 130개를 넘기고 거래를 마쳤다. 처음에 이야기한 대로라면 200개를 줘야 하지만 금화 70개는 집시들이 집무실에서 훔친 간소한 장식품 값이었다. 물론 원가의 두 배에 해당했다.
금화를 받자마자 집시들이 눈이 뒤집혀 서로 주먹으로 치고받고 싸우며 난장판으로 변했다. 곧이어 칼을 뽑아들고 서로 싸웠다. 해병들이 발사 준비를 갖췄으나, 외국에서 문제를 일으킬 필요는 없었다. 프랑스 해군 병사들도 집시들의 싸움을 지켜보기만 했다.
20명 중에 일곱 명이 죽고 나머지도 멀쩡한 자는 하나도 없었다. 그 자들을 프랑스 해군 병사들이 살인죄 현행범으로 체포해갔다. 길바닥에 흩어진 금화는 프랑스 해군 병사들이 한두 개씩 주웠다. 저들에게 하룻밤 술값 정도는 될 것 같았다.
“나는 너희들의 주인이다.”
이민호는 유괴됐다 이번에 풀려난 프랑스인 아이들에게 가서 협박했다. 신부와 수녀들에게 양육권을 넘겼지만 집시들과 함께 최소 몇 년씩 산 아이들이라 걱정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신부님과 수녀님 말씀 잘 듣고 지내라. 만약 말썽을 부릴 경우 저 집시 아이들처럼 내 노예로 부리겠다.”
– 짜아악~
몸에 찰싹 붙는 검은 가죽옷을 입고 눈 주위를 가린 가면을 쓰고 나타난 민영이 기다란 가죽채찍을 땅에 내리쳤다. 겁을 먹은 프랑스 아이들은 신부와 수녀들에게 바짝 달라붙은 채 종종걸음으로 교회로 향했다. 나이 든 수녀들이 고맙다는 눈빛을 보내와서 이민호가 살짝 고개를 숙였다.
“민영이 잘 어울리는데?”
“창피해 죽겠어요! 가면이라도 써서 다행이에요.”
“그게 더 야해.”
나머지 집시 아이들이 문제였다. 여자애들 70명 정도, 남자애들 30명 정도가 남았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교육을 시키더라도 집시 부모들에게 받은 가정교육이 이 아이들의 평생을 좌우하게 될 것 같다는 우려였다.
“저 아이들을 제게 주십시오, 도련님. 개성이 강한 여진족 아이들을 두들겨 패서 교육시킨 저입니다.”
“흠. 계복이라면 맡길 수 있을 것 같다. 군사유년학교를 만들겠다. 여진족을 교관으로 차출해서 교육시켜라.”
현재 장군으로 출세한 감동과 감불은 착한 아이들이었다. 계복이 몽둥이를 손에 잡은 뒤부터.
여진족 남자아이들에게는 일반 고산국 아이들이 받는 교육과 전혀 다른 과정을 거쳤는데 집시에게도 마찬가지 교육을 시켜야 할 것 같았다. 집시들에게 잘해줘도 배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데 아주 가끔은 충성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 충성의 대상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같은 독재자라서 문제였지만, 집시들이 항상 제멋대로인 것은 아니었다.
“말 안 듣는 놈들 서너 명의 목을 따버리면 쉽게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한테 너무 심하게 대하지 말고.”
말썽꾸러기 집시 아이들의 개성이 강한지, 강인한 여진족들을 제압했던 계복이 강한지 조만간 결판날 것이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집시 아이들도 사람 구실을 하게 됐다. 계복은 집시 아이들의 목을 따지는 않았으나, 지옥을 경험하게 해줬다.
기즈 4세 공작에게 보낸 예조 관리가 의외로 간단히 협상을 끝내고 돌아왔다. 대대로 원수인 프랑스 국왕의 명령을 듣지 않으려 해도 요즘은 세력에서 밀려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이민 가겠다는 위그노 일인당 10리브르의 몸값을 받아들였다. 영주에게 10리브르를 지불한 위그노들은 재산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고산국에서는 별로 쓸모없을 직조기 같은 것도 가져와서 수송선 한 척을 가득 채웠다. 가족 단위로, 그것도 재산과 생업 수단까지 다 가져온 이민자들은 이들이 처음이었다.
프랑스 남부 전역에서 위그노들이 더 모이는 동안 국왕 호위전대 4척만 데리고 툴롱 남동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섬 전체가 요새로 도배된 예르 섬에서 며칠 쉬었다. 남쪽은 파도를 받는 바위 해안이고 북쪽은 파도가 잔잔한 해변 모래사장으로 이뤄진 섬이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준비해서 백사장용 파라솔과 옷 갈아입는 작은 천막, 그리고 가벼운 해변용 침상도 갖췄다. 후궁과 시녀들이 수영복을 입고 물장구를 치며 놀았다.
고산국 왕실에서 수영을 못하는 여자는 없지만 고무 튜브는 인기가 좋은 물건이었다. 후궁들 사이에서 잠깐 수영을 했던 이민호는 선글라스를 쓰고 야자수 그늘 아래에 편히 드러누웠다.
“지중해란 곳은 어딜 가나 휴양지로 적합하겠어요.”
“그렇지? 어디 적당한 곳을 할양받아서 휴양지로 썼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 근처는 전쟁이 너무 자주 일어난단 말이야.”
옆에 앉은 민영이 이민호에게 부채질을 하며 간간이 시원한 오렌지 주스를 대령했다. 민영도 이제는 비키니를 입고 부끄러워하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현대인 출신인 이민호가 익히 들어오던 니스와 칸 같은 곳은 16세기 내내 전쟁이 일어난 지역이었다. 전쟁이 일어나면 고산국에 기회가 될 때도 있지만 보통은 무역에 방해만 될 뿐이었다. 지중해 연안처럼 영토를 얻을 욕심이 없다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편이 좋았다.
“야자수 밑에 파란 바다를 보고 있노라니 너무 좋아요.”
“그래. 나도 좋다. 푹 쉬자.”
이 지역 이름이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나 마찬가지로 ‘파란 해안’이었다. 백사장이 파란 색일 리가 없으니 푸른 바다를 뜻했다.
이민호가 고개를 들었다가 덴마크 공주와 시녀들이 물놀이하는 것을 잠시 살펴봤다. 하얀 피부에 육감적인 몸매가 마음에 들었다. 가슴에 매달린 살이 육중하게 진동했다.
“어머! 어머! 덴마크 여자들이 상의를 벗었어요. 주인님, 눈 돌리세요! 얼른 가서 옷 입으라고 할게요.”
“내버려둬. 지금 아니면 몸에 햇빛 받을 기회가 없는 북유럽 사람들이니까. 나만 눈 감으면 되겠지.”
덴마크 공주와 시녀들은 평소 일광욕하듯 상의를 다 벗고 해수욕을 하고 있었다. 남자를 유혹하는 몸짓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이민호는 고개를 뒤로 젖혀 눈을 감았다.
그러나 눈앞에 덴마크 여자들의 알몸이 어른거렸다. 이민호의 신체 변화를 알아챈 민영이 물었다.
“주인님! 오늘 차례인 애들을 부를까요?”
“놀게 내버려둬. 귀찮아.”
“알았어요. 그럼 간단히 해요. 지은아! 지영아!”
귀찮다는데 민영이 억지로 신입 호위들을 불렀다. 바깥을 천으로 둘러서 안 보이게 하고 신입 호위들이 이민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수영복 윗도리를 벗으며 둘 다 바짝 긴장한 표정이었다.
“덥다니까!”
“후후! 원정 기간 중에 주인님을 모시는 일은 제 소관이에요. 이 문제만큼은 주인님도 제 말씀을 들으셔야 해요.”
그렇다고 이민호가 싫다고 하지도 않았다. 신입 호위들은 처음인데도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이민호에게 봉사했다. 숨이 가빠지면 교대하면서, 또는 가슴을 이용해 이민호의 중심을 꾸준히 자극했다.
“음. 잘한다.”
이민호가 둘의 뒷머리를 번갈아 쓰다듬었다. 아직 남자를 모르는 처녀들에게 이런 일을 시켜서 미안하지만, 처녀라서 더욱 자극적인 것만은 사실이었다. 불쾌할 수도 있는 일에 이렇게 헌신적이니, 보상으로 조만간 승은을 내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몸을 일으켜서 둘의 가슴을 만지다가, 둘의 몸을 돌리게 해서 엉덩이도 만졌다. 속옷을 내려서 밝은 하늘 아래 드러난 그곳을 자세히 관찰했다. 신입 호위들이 이민호의 눈길을 알아채고 몸을 비비꼬았다. 살짝 손으로 만지자 낮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예쁘다.”
“그곳이 예쁘다고요? 저는 참 이해를 못하겠어요.”
“사랑스러우면 다 예뻐 보이는 법이야. 흐흐.”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미 충분히 준비된 민영을 눕히려다가, 몸이 맞붙으면 너무 더울 것 같아서 그만 끝내기로 했다. 신입 호위의 입안에 쏟아내자 몹시 놀란 듯 눈이 커졌으나 가만히 있었다.
호위가 잠시 후 비단 수건에 내용물을 뱉었다. 민영이 뭔가 자세히 조사하는 동안 다른 호위가 혀로 이민호의 그것을 닦았다. 반드시 지중해가 아니더라도 어딜 가든 이민호에게 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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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시간 간격이 필요해서 잠시 휴양을… 눈치 보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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