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ing Maker RAW novel - Chapter (113)
엔딩메이커-113화(113/473)
< 제41장 – 합류 >
제41장 – 합류
동부와 서부의 본대가 각기 눈꽃바람 평원을 향해 나아갔다.
이대로 계속 나아간다면 서로 대면하게 되는 것은 앞으로 사흘 뒤.
양쪽 모두 사기가 무척 높았다.
동부에는 악마 추종자들로부터 야생의 땅을 구해야 한다는 대의명분이 있었다.
여기에 야생신들까지 함께하니, 사기가 낮을래야 낮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승리한다.”
서부의 사기가 높은 이유.
처음 원정을 나선 이래 지금까지 성난뿔소 부족은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이기고 또 이긴 끝에 쌓아올린 승리의 산이 성난뿔소 부족에게는 자신감을, 패배하여 흡수된 부족들에게는 두려움을 야기했다.
“결국에는 정면 승부.”
눈꽃바람 평원에서의 회전이 야생의 땅의 운명을 결정지으리라.
“하지만······.”
악마의 눈의 상급마인이자 이번 일의 추진을 맡은 하라겐은 억누른 노성을 흘렸다.
단순한 이유였다.
‘몰살인가.’
동부의 용맥을 타락시키기 위해 준비한 침투 부대의 마인들이 전멸했다.
중급 마인의 기운이 무려 일곱이나 증발한 터라 처음에는 악마록에 문제가 생긴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정말로 중급 마인 일곱이 죽어 없어진 것이었다.
‘가능성은 하나.’
남쪽으로 크게 우회하던 침투조를 전멸시킨 것은 마찬가지로 남쪽으로 우회하던 동부의 침투조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침투조라면 떠오르는 이들이 하나 있었다.
‘죽음의 이인조.’
남녀 한 쌍.
걸리적거리는 것은 뭐든지 폭발시키는 사악한 폭발의 마녀와 피도 눈물도 없는 검은 머리의 수행인.
마인들의 사념이 남긴 단편적인 정보들의 조합인 터라 이인조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없었지만, 동부에 파견했던 중급 마인들을 쓰러트린 것은 그 두 사람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번 침투조 역시.’
동부 역시 침투조로 죽음의 이인조를 파견했고, 그들이 서부에서 파견한 침투조들을 몰살시켰다.
‘만약 정말이라면.’
그리고 그 두 사람이 서부의 배후를 친다면.
‘아니, 문제없다.’
순간 침음을 삼킨 하라겐이었지만 이내 마음을 굳게 먹었다.
서부의 후방은 비어있지 않았다.
야생의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은 두 가지 목적을 위해서였고, 그 중 하나인 의식의 진행을 위해 남겨놓은 자들이 있었다.
‘충돌한다면 오히려 이쪽이 이득.’
남겨놓은 이들 하나하나의 전력은 중급 마인을 크게 웃돌았다.
동부에서의 일을 모조리 방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죽음의 이인조라 한들 그들의 상대는 되지 못 할 터였다.
‘그리고 애당초 겨우 두 사람.’
침투조를 잡아내 격살하면 되었던 동부에서와는 사정이 달랐다.
드넓은 서부에서 겨우 두 사람으로 무얼 하겠는가.
‘그래, 겨우 두 사람.’
분명 강하긴 하지만 두 사람으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아니, 설사 더 많은 이들을 데리고 침투한다 해도 무얼 하겠는가. 자신들처럼 용맥을 오염시키기라도 할 것인가?
‘정면 승부에 집중하자.’
놈들의 본대를 깨트리면 모든 일은 순리대로 흐를 터이니.
침착함을 되찾은 하라겐은 악마록을 덮었다.
스스로를 위해 다시 한 번 읊조렸다.
“애당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기껏해야 할 수 있는 것은 병참을 공격하는 정도였지만, 병참을 비롯한 주요 지역에는 ‘그들’이 있었다. 그러니 괜찮았다. 죽음의 이인조가 서부에 침투해도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집중해야 할 것은 본대.’
하라겐은 하얗고 긴 수염을 쓰다듬었다. 곤충의 겹눈으로 동부를 노려보았다.
&
침대 위에 구겨지듯 쓰러진 채 침을 질질 흘리며 자던 코델리아는 돌연 상체를 번쩍 일으키며 외쳤다.
“폭발!”
어쩐지 모르게 대답처럼 보이는 외침.
그리고 타이밍 좋게 방에 들어선 유더는 생각했다.
‘대체 무슨 꿈을 꾸고 있던 거지.’
무슨 꿈을 꾸면 잠꼬대로 폭발을 외치게 되는 것일까.
대충 짐작이 갔지만 애써 생각하지 않기로 한 유더는 코델리아에게 다가섰다.
“우리 공주님, 일어났어요?”
부드러운 물음에 코델리아는 코를 킁킁거리는 것으로 답했다.
맛있는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아우··· 아······.”
멍한 목소리를 흘리며 코를 킁킁 거리던 코델리아는 돌연 기지개를 크게 켰다. 아무래도 잠이 깬 모양이었다.
“으으으······.”
내친 김에 스트레칭도 하는지 코델리아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그대로 털썩 쓰러지는 대신 앞으로 몸을 숙인 코델리아는 아직 잠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유더야? 거기 있지?”
맛있는 냄새 사이로 유더의 냄새가 났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델리아가 확인하듯 물은 것은 눈 때문이었다.
“여기 있어. 그보다 아직 안 보여?”
“어, 아까보다 오히려 안 보이네······.”
코델리아의 파란 눈동자에는 초점이 없었다.
유더는 미간을 좁히며 답했다.
“멜리사 말로는 과부하로 인한 일시적인 기능장애래. 외상은 모두 완벽하게 치료했으니까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거야.”
“다행이다.”
태연한 척 말하고는 있었지만 아예 영영 안 보이면 어떡하나 겁이 났으니까.
“그래도 뭔가 성장하는 게 느껴져. 지금보다 더 강해지면 마비의 마안을 무리 없이 쓸 수 있을 것 같아.”
처음에는 특정 대상을, 그것도 눈이 마주쳐야 겨우 마비시킬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이들을 동시에 마비시켰다.
물론 마비 시간도 짧았고 그 대가로 시력까지 상실했지만 분명한 성장이었다.
“하아, 무리하지 말라고 해도 듣지를 않으니.”
아니, 애당초 코델리아가 무리하게 만든 유더 자신이 잘못이려나.
한숨을 내쉰 유더는 코델리아의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더니 손에 들고 있던 쟁반을 침대 위에 올렸다.
“냄새 좋다. 밥이야?”
“스프야.”
유더의 대답에 코델리아의 얼굴이 밝아졌다.
“와, 안 그래도 배고팠는데.”
반사적으로 자기 배를 어루만진 코델리아는 이내 두 손으로 더듬더듬 허공을 짚었다.
쟁반과 수저를 찾는 듯한 그 동작에 유더는 끌끌끌 혀를 차더니 코델리아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아서, 보이지도 않는데 뭘 어쩌려고. 먹여 줄 테니까. 아 해.”
“어?”
“먹여 줄 테니까 ‘아’하라고. ‘아.’”
유더의 말에 코델리아는 눈을 깜박였다.
평소의- 아니, 프로스트 앤빌 당시의 코델리아였다면 좋다고 입을 벌리며 먹여 달라 했을 터였지만 지금은 좀 달랐다.
“돼, 됐거든? 그냥 내 손으로 먹을 수 있거든?”
아는 무슨 놈의 아.
“어허, 그러다 흘리지 말고.”
“할 수 있다구.”
그렇게 말한 코델리아는 감각을 집중했다. 눈이 아예 안 보이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대강의 위치를 잡자마자 손을 뻗어 수저를 챙긴 뒤 재주도 좋게 스프를 먹기 시작했다.
“어때? 나 잘 먹지?”
흘리지 않고 수저질 잘하는 것이 현생만 쳐도 열일곱 살이나 되는 처녀가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었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로 저러는 것은 분명 감탄할 만한 일이었다.
“와.”
보통 흘려야 정상이지 않을까. 평소에 훈련을 한 것도 아닌데.
유더가 감탄하자 기분이 좋아진 코델리아는 젠 채하며 말을 이었다.
“헤헹, 몸으로 하는 건 너만 잘하는 게 아니거든? 나도 몸으로 하는 건 다 잘해.”
“쳇, 손을 묶어두는 건데.”
“뭐야?”
코델리아의 되물음을 못들은 척 한 유더는 일부러 준비한 턱받이를 아쉬움 가득한 손길로 치운 뒤 말을 이었다.
“뭐, 그럼 먹으면서 들어.”
“와, 이거 진짜 맛있다. 한 그릇 더 있지?”
유더가 뭐라 하든 이미 먹고 있는 코델리아였다. 유더는 세 그릇 정도 더 있다고 답한 뒤 다시 본론을 이야기했다.
“일단 이번 일은 잘 마무리가 되었어. 개발실이 무너지긴 했지만 눈의 여왕의 코어를 확보했으니까. 폭발은 없었고, 용맥은 무사해. 아쉬워하지 말고. 터지면 다 죽었다니까?”
“아니, 아쉬워하는 건 아니고 그냥 좀 섭섭해서.”
수저를 입에 문 코델리아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고, 유더는 어쩌다 애가 이렇게 된 것일까 고민하다가 이내 깨달았다.
‘아, 원래 이랬구나.’
노란폭풍이 괜히 인간재해라 불린 것이 아니었으니까.
애당초 폭발과 파괴를 좋아하던 그녀였다.
“왜왜왜. 너 지금 이상한 생각하지?”
“아니, 바르고 고운 생각하고 있었어. 아무튼 이로써 광룡 얄라바스카의 탄생은 저지되었고, 7대 재앙 가운데 하나가 사라졌어. 어쩌면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일들 중에 가장 큰 나비효과를 불러올지도 몰라.”
“진짜 신기하다.”
만약 하늘지붕으로 향하지 않았다면.
불사조의 깃털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모든 게 이어진 결과니까. 단순히 운이라고만은 할 수 없겠지.”
빙긋 웃은 유더는 계속해서 말했다.
“아무튼 눈의 여왕의 코어를 손에 넣었잖아? 개발실도 사라진 마당에 그냥 덩그러니 놓아둘 수는 없고. 그래서 우리가 가져가기로 했어.”
“좋은 생각이긴 한데 멜리사도 허락한 거지?”
“물론이지. 멜리사가 도와주기도 했는걸.”
거기까지 말한 유더는 침대 밑에 놓여 있던 문라이트를 들어올렸다.
“문라이트에 눈의 여왕의 코어를 이식했어.”
“아! 그러네. 문라이트에는 소켓이 있으니까.”
본래 아이템 강화하라고 뚫려 있는 소켓이라 과연 코어를 이식할 수 있을지 조금 미심쩍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부드럽게 이식이 가능했다.
‘어쩌면 문라이트도 마젤란의 하이 엘프들이 만든 걸지도.’
어찌되었든 눈의 여왕의 코어는 문라이트에 이식이 되었고, 그 결과 B랭크 아이템이 불과하던 문라이트는 이제 최소 A랭크 아이템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S나 SS가 아니라?”
“눈의 여왕의 코어는 불완전 하니까. 힘을 최대 출력으로 발하면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고. 하지만··· 안정화할 방법을 찾으면 언젠가 광룡 얄라바스카와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거야.”
“우왕.”
7대 재앙 가운데 하나였던 광룡 얄라바스카와 동급의 힘을 가진 지팡이라니.
“내꺼지?”
“그럼 내가 쓰리?”
“헤헤헤, 너무 좋아. 파워 업이다, 파워 업.”
유더가 강해지는 것도 좋았지만, 역시 제일 좋은 건 본인이 강해지는 것이었으니까.
“와, 빙 속성 추가된 거 맞지?”
“눈의 여왕이니까.”
문라이트의 기본 속성이라 할 수 있을 달 속성은 빙 속성과 상성이 좋은 편이었다.
“빙계 마법 파야겠네.”
“공부하세요.”
“네, 선생님.”
기분 좋게 응답한 코델리아는 수저도 내려놓고 문라이트를 더듬기 시작했다.
그리고 때를 맞추듯 이번에는 멜리사가 방에 들어섰다.
“몸은 좀 괜찮으세요?”
“멜리사? 멜리사 맞죠?”
유더와 달리 실체가 없는 멜리사에게서는 냄새가 나지 않았다.
코델리아가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보며 묻자 멜리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 맞아요.”
푸근하게 답한 그녀는 유더의 옆에 선 뒤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유더, 이야기했나요?”
“아뇨, 이제 하려던 참이었어요.”
“그럼 제가 이야기할게요.”
“무슨 이야기요?”
마지막은 코델리아였다.
멜리사는 작게 웃은 뒤 말을 이었다.
“두 분께 정말 감사드려요. 덕분에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있었어요.”
“에이, 뭘요. 헤헤헤.”
칭찬에 약한 코델리아답게 금방 뺨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유더에게도 이미 말했지만, 산맥을 넘을 수 있는 지름길을 알려드릴게요. 주인님들이 사용하시던 통로가 있어요.”
“오, 정말요?”
“네, 산 속에 뚫린 터널이니 밖으로 나가시지 않아도 될 거예요. 시간도 훨씬 단축할 수 있을 거고요.”
“와, 최고네요. 정말 감사해요.”
시간 단축도 단축이었지만 살인적인 추위를 피할 수 있다는 쪽이 더 반가운 코델리아였다.
“그런데 멜리사.”
“네, 코델리아.”
“그럼 이제 멜리사는 어떡할 거예요?”
“네?”
“아니, 개발실이 없어졌다면서요.”
“네, 없어졌죠.”
“그럼 이제 할 일이 없어진 거 아니에요?”
멜리사는 개발실이 위치한 시설을 관리하기 위한 인공정령이었으니까.
멜리사의 존재의의 자체를 부정하는- 물론 그런 의도는 없었지만- 아무튼 날카로운 코델리아의 물음에 멜리사는 미간을 좁히는가 싶더니 이내 조금은 쓸쓸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래도 주인님들이 언제 오실지 모르니까요. 돌아오셨을 때 이곳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알려드려야 하니······.”
“편지 써두면 되잖아요.”
“네?”
“편지요, 편지. 이러이러해서 떠납니다- 하고.”
코델리아의 말에 멜리사는 눈을 깜박였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편지···를 남기고 떠난다고요?”
“네, 그럼 되지 않아요? 아니, 아니지. 아예 주인님들을 찾으러 가는 거예요.”
코델리아의 말에 멜리사가 눈을 부릅떴다.
“찾으러요?”
“네, 찾으러. 저랑 유더랑 어차피 마젤란의 유적들 여럿 돌아다닐 거니까. 그러다보면 주인님들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단서를 얻는다든가.”
마젤란의 하이 엘프들은 초월적인 수명을 가진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플레이어블 캐릭터에 없을 뿐, 플레이아데스에는 마젤란의 생존자가 실존했다.
‘원작 후반에는 몇 명 만나기도 하고.’
그러니 멜리사도 같이 가면 좋지 않을까?
코델리아는 유더 쪽을 돌아보았고, 눈빛 대화가 불가능한 와중임에도 불구하고 유더는 코델리아의 뜻을 이해했다. 고개를 끄덕인 뒤 설득력을 더해주었다.
“함께 갈 방법이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문라이트에는 소켓이 하나 더 남아 있으니. 멜리사의 코어를 박아 넣으면 될 거예요.”
“저, 정말요? 그래도 돼요?”
“물론이죠. 그리고 사실 이쪽이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기도 합니다. 눈의 여왕의 코어를 조정하는데 멜리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만약 정말 그리할 수 있다면 눈의 여왕의 출력을 지금보다 더 높일 수 있을 터였다.
즉, A랭크로 업그레이드 된 문라이트가 바로 다시 A+나 S 랭크로 업그레이드 된다는 이야기였다.
“최고네요. 같이 가요, 멜리사. 제 정령이 되어 줄 거죠?”
물 흐르듯 이어지는 유더와 코델리아의 밀어붙이기에 멜리사는 어버버 거리는가 싶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혼자는 싫었으니까.
더욱이 두 사람의 말마따나 이 시설에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 따위 없었으니까.
“알겠어요, 같이 갈게요. 잘 부탁드려요.”
멜리사가 수락하자 코델리아가 활짝 웃었다. 아무도 없는 곳에 멜리사를 혼자 두고 가야 한다는 사실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 탓이었다.
그리고 유더는 다른 의미로 미소를 지었다.
“그럼 멜리사, 말 나온 김에 정리하도록 하죠.”
“네? 정리요?”
“네, 정리.”
물자 보관실에 남아 있는 물자들.
유더와 코델리아에게도 양심이라는 것이 있었다. 때문에 와일드 페어리들의 보물고에서도 내용물을 싹 비우는 일까지는 하지 않았다.
이번에 가디언과 싸우기 전에도 딱 챙길 만큼만 챙겼고 말이다.
하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시설을 비울 예정이었으니까.
멜리사까지 데려갈 생각이었으니까.
“남겨둘 이유가 없겠죠.”
유더의 주장에는 설득력이 있었고, 멜리사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코델리아는 생각했다.
‘믿음직해.’
역시 우리집 유더. 생활력 최고의 일등 신랑감.
유더와 함께라면 사막에서도 목욕을 하며 얼음이 잔뜩 든 오렌지 주스를 마실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반나절 뒤.
마침내 손에 넣은 공간 확장 가방에 짐을 잔뜩 쑤셔 박은 유더와 코델리아는 다시 서쪽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목적은 오염된 용맥의 폭파와 그로 말미암은 혼란의 야기.
어째 액면만 보면 테러 그 자체인 목적이었지만 땅주인의 허락까지 받은 합법적인 일이었다.
“별 모양으로 터트려야징.”
이왕 터트릴 거 예쁘게.
사랑스러운 아기 새처럼 재잘거린 코델리아는 토끼 꼬리를 흔들며 나아갔고, 콩깍지가 쓰인 유더는 이렇다 할 태클을 걸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이틀 뒤.
두 번째와 세 번째를 암시하는 첫 번째 폭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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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1장 – 합류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