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my of the Greatest Psychic Ever RAW novel - Chapter 131
130 – [4회차] M 바이오 의약품( )
송연주가 건넨 자료에서 언급된 컴파운드 디자인 3팀의 핵심인물은 도합 세 명이었다.
[File 01. 금구성(남, 42세)] [직급 : 차장(수석연구원)] [연봉 : 1억 2200만] [특기사항 1 : 바이오 의약품에 몬스터(Monster)의 체세포조직 및 호르몬 연구를 도입한 최초의 바이오연구자 중 한 명. 제약업계의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 중인 선두주자.] [특기사항 2 : A급 몬스터 그림 이터(Grim eater)의 특수호르몬을 이용해 복용 시 폭식을 해도 살이 찌지
않는 ‘폭식제’의 제조에 성공. 금구성의 연구 결과가 유출된 사실이 확인됨.] [File 02. 이장태(남, 39세)] [직급 : 과장(선임연구원)] [연봉 : 9400만] [특기사항 1 : 금구성의 동문 후배이자 신경생물학 및 면역학 복수전공자. 폭식제의 위험성에 대해 수차
례 경고하였으나 임상실험이 강행된 것에 큰 불만을 드러내었던 인물.] [특기사항 2 : M 바이오 연구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퇴직의사를 드러내는 중.] [File 03. 청단비(여, 33세)] [직급 : 대리(주임연구원)] [연봉 : 8100만] [특기사항 1 : M 바이오 생물학 전공자. S의대 재학 도중 스카우트를 받아 2년 전부터 제 3 연구실에 합류
한 인물. 다수의 신제품 연구에 큰 기여를 함.] [특기사항 2 : 청단비의 제조품 중 일부에서 인체변형지수를 넘어서는 위험품목이 다수 발견. 사용자의
뮤턴트화를 초래하는 위험품목의 연구 지속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중.]
뭐야 이게.
딱 봐도 노골적으로 수상한 사람이 하나 끼어 있잖아.
“송지애. 리스트의 세 명은 지금 어디에 있지?”
“20층 M 바이오 연구동.”
“감시카메라로 확인할 수 있나?”
“전용 경비팀이 24시간 감시하고 있어.”
“좋아. 수색개시.”
▷당신의 초능력이 발동합니다.
▷첫 번째 질문을 시작하십시오.
“산업스파이인 청단비는 20층 M 바이오 연구동 안에 있다.”
▷No
솔직히 의외였다.
이력만 보면 눈 돌아간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다른 기업으로 자료 들고 넘어가서 연구를 이어가려던 건 아
닌가, 추측했는데 시스템이 이를 정면으로 부정했다.
산업스파이를 고르는 기준이 보기보다 그리 녹록치는 않았던 모양이다.
▷두 번째 질문을 시작하십시오.
“산업스파이인 이장태는 20층 M 바이오 연구동 안에 있다.”
▷No
이장태는 연구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지만 오히려 이 점이 허를 찔러서 산업스파이라는 의혹을 벗어내기
위한 위장전술이 아닐지 의심해보았다.
시스템은 이 또한 정면으로 부정했다. 자연스레 남은 인물은 컴파운드 디자인 3팀을 총괄하는 금구성이
되었다.
▷세 번째 질문을 시작하십시오.
“산업스파이인 금구성은 20층 M 바이오 연구동 안에 있다.”
슬슬 감당하기 벅찬 양의 아우라가 소모되었다.
시스템은 답을 출력했다.
▷No
나도 모르게 얼굴이 심각하게 굳었다.
세 명 모두 산업스파이가 아니다.
생각지도 못한 사태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시스템이 존재하는 스파이를 잡아내지 못했을 가능성은 낮다.
당장 떠올릴 수 있는 가능성은 세 가지였다.
연구자들이 M 바이오 연구동에 없거나.
전혀 다른 인물이 산업스파이라거나.
혹은 송가제약에 산업스파이가 존재하지 않았다거나.
우선 세 사람이 연구동에 있는지부터 확인해야했다.
송지애를 재촉했다.
“당장 연구동에 들어가야 해.”
“들어갈 수는 있지만 우리가 의심받을 텐데…”
“누구한테?”
“그 파일에 나온 세 사람한테.”
“그걸 신경 쓸 때가 아니야. 늦으면 검증의 의미가 사라져.”
송지애는 자포자기하며 앞장섰다. 블랙카드로 연구동 문을 개방하고 입구에 비치된 방호복을 입었다. 우
주비행사들이 입는 복장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시간을 끌려는 수작은 아니겠지.’
‘실제로 연구과정에서 필요한 보안절차일 가능성이 높다.’
의심암귀마냥 떠오르는 의심을 찍어 누르고 안전절차를 마친 뒤에 내부에 진입했다.
커다란 유세포 분석기부터 몬스터 생체 이미징 시스템, 음향주파 3D 스캐너 영상장비, 몬스터의 체세포
가 담긴 생채배양캡슐까지 첨단 장비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뭔가 느낌이 묘한데.’
‘이 시설의 연구 장비 중 몇 개는 분명 기억에 있어.’
‘언제였지?’
오성아카데미를 몇 번 다녔다고 저런 첨단장비의 이름을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저것들의 이름을 알고 있
는 건 이전 회차에서 직접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잠깐의 고민 끝에 나는 이 장비들을 1회차에 본 적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데빌메이커가 내 성장을 설계하고자 지정한 시설파괴목록에 실린 정부의 비밀연구시설. 그곳에서 본 적
이 있던 연구 장비들이다. 이는 정부도 M 바이오 연구를 진행했음을 의미했다.
‘어째서 데빌메이커가 그런 시설을 파괴할 것을 요구했지?’
‘M 바이오 연구에 숨겨진 비밀이 있는 건가?’
정부와 민간기업의 연구에는 무슨 차이가 존재하지?‘
이유는 알 수 없다.
내가 그녀에 대해서 아는 건 원작소설에 거론된 부분일 뿐.
원작에서는 M 바이오 연구를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건 소설 속에서 있을 법하지만 언급되지는 않은 이벤트.
일종의 뒷이야기에 해당한다.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이건 결코 엮어서 끝이 좋을 리 없는 일이다.
무탈하게 발을 빼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물러설 수는 없어. 적어도 한 번은 확인해야 해.’
내 생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회귀자로서의 이점이 내게 용기를 가져다주었다.
“당신들 뭐야?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들어와?”
“금구성 차장, 이장태 과장, 청단비 대리. 세분에게 긴히 드릴 말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지금 즉시 연구를
중지하고 밖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누구냐고 묻고 있잖아!”
“송연주 오너의 의뢰를 받은 초능력자입니다. 제 뜻이 곧 오너의 뜻이라고 생각해주십시오.”
“송 오너가? 쉽게 사람을 믿을 작자가 아닌데.”
송지애가 눈치껏 블랙카드를 들어보였다. 남자가 앓는 소리를 내더니 무전을 켰다. 곧 연구동 안에서 리
스트에 있던 다른 두 사람과 그 밑의 연구원들이 몰려나왔다.
두툼한 방호복을 벗고 세정절차를 마친 뒤, 우리는 회의실에 모여 앉았다.
“지금 이게 뭐하자는 거지? 새파랗게 어린 것들이…”
“송연주 오너가 제 어머니 되시는데요.”
“아. 그럼 어쩔 수 없지.”
금구성 부장이 M자 탈모가 온 머리를 손수건으로 닦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업계에 새로운 혁신을
불러일으킬 연구자라고 해도 오너와의 혈연은 못 이긴다.
원래세계에서는 학연 혈연 지연 참 더러운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덕을 보니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초능력자 한도령이라고 합니다. 오늘 여러분을 부른 건 컴파운드 디자인 3팀의 산업스파이를 찾아달라
는 의뢰를 받아서입니다. 마침 제게는 쓸 만한 초능력이 하나 있죠.”
“설마 우리 중에 스파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디자인 3팀의 총괄책임자가 말하면 신뢰성은
떨어지겠지만 내 팀에 그런 막나가는 녀석은 없어.”
“그렇게 말하시는 것 치고는 연구에 불만이 많은 분이 계시던데요? 위험한 연구를 즐기시는 분도 계시
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장태 과장이 나를 노려보고 청단비 대리가 어깨를 으쓱했다.
“이과장님. 뻔한 도발에 넘어가지 마세요.”
“저 자식 말하는 거 못 들었어?”
“그게 도발이라니깐요. 덤터기 쓰임 당하고 싶어요?”
청대리의 만류에 이과장이 씩씩거리다가 자리에 앉았다.
“그 잘난 초능력으로 어떻게 범인을 찾아볼 생각이지? 우리를 부른 이유는 또 뭐고.”
“솔직히 말씀드리죠. 저는 여러분 세 명 중에는 산업스파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디자인 3팀의 핵심인력인 우리를 의심하지 않는다고?”
이과장이 안경을 검지로 내리누르며 사나운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지?”
“여러분이 결백하다면 다른 범인을 찾는 과정에 협력하셔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을 믿지만 조사결과가
부실하다면 제 보고를 받을 송연주 오너도 같은 생각일지는 모르니까요.”
“말 하나는 잘하는군. 그래, 원하는 게 뭐냐.”
“우선은 M 바이오 생물학에서 여러분이 발견한 연구 성과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들려주시죠.”
“그런 게 정말 스파이를 잡는 데 도움이 되냐?”
“초능력 가져보셨어요?”
“아니.”
“그럼 그냥 시키는 대로 하세요.”
“…….”
조금 띠겁고 건방진 태도이긴 해도 어쩔 수 없다. 어르고 달래면서 비위를 맞추다간 얼마나 시간이 축날
지 장담 못한다. 가급적 단시간에 정보를 모아야 했다.
“우리 연구동의 M 바이오 연구는 몬스터의 세포나 조직, 호르몬을 이용해 지금껏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치료제나 특별한 효능을 지닌 의약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네.”
“그건 알고 있습니다. 폭식제라는 물건을 개발하고 그게 유출되어 문제가 생겼다는 것도요.”
“그럼 얘기가 빨라지겠군. 우리의 연구 모티브는 몬스터의 빠른 재생력, 급격한 신진대사 따위에 있네.
이를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식이 유출되었지.”
말로만 들으면 감도 안 온다.
“경쟁사에서도 실력으로 같은 연구성과를 얻어냈을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겁니까?”
“없네. 그쪽 놈들이 연구하던 건 신체부위 강화나 인체개조에 가깝지, 이쪽 연구와는 가닥 자체가 달라.
송연주 오너가 산업스파이를 의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만일 세 분 외에 범인이 있다고 한다면 누가 이런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까?”
금구성 차장이 딱 잘라서 단언했다.
“누구도 없네. 연구 도중 몇몇 부분에서 거드는 조수 수준의 연구원들이 있기는 해도 핵심연구를 진행하
거나 접근할 수 있는 건 우리 셋뿐이네.”
“연구자료를 빼돌리는 건 맡은 업무가 볼품없더라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습니까?”
“어느 회사에서 모자란 보조인력한테 중요자료 접근권한을 줘? 월급도 제대로 못 챙겨주는 중소기업이
나 그러지. 송문기업도 계열사 다 합치면 대기업 반열에 들거든?”
대기업을 다녀봤어야 알지. 대놓고 핀잔을 주는 금구성 차장의 말에 심통 맞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봤자 뭐합니까. 실제로 자료는 유출되었고 세 분은 그 대기업 계열사 오너한테 의심받고 있는데.”
“…….”
“혹시 이런 경우도 성립할 수 있습니까? 연구과정의 일부만 보고도 전체흐름을 그려내는 경우.”
이번에는 청단비 대리가 새초롬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불가능.”
“단언하시는 근거가 있습니까?”
“나도 나름 의대에서 천재 소리 들으면서 스카우트 된 몸이야. 그런 나한테도 네가 말한 일을 실행하는 건
힘들어.”
“힘들다는 건 가능하긴 하다는 말이군요?”
“일반적인 사람보다 월등히 지능이 높고 전문지식과 천재성을 겸비하고 있다면 가능이야 하지. 그게 가
능할 정도의 인재가 산업스파이 짓이나 하고 있을 리 없겠지만.”
말이야 맞는 말이다.
능력이 있으면 자기만의 연구를 하고 있지, 굳이 남의 연구를 훔쳐보면서 어렵게 베끼려고 들겠는가.
‘근데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쪽세계 한국도 원래세계랑 다를 바가 없으니까.’
제약회사의 연구도 특허를 내거나 미 식품의약국(US-FDA), 식품검역처(FCD) 등의 기관에 등록 및 인가
를 받아야 전 세계 각국에서 상품성을 지닌다.
대한민국의 경우,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의 원천기술과 핵심기술을 빼돌려 교묘하게 재가공하
는 ‘특허 갈아치우기’ 작업이 빈번하게 이루어졌다.
“송문보다 제약에 관심이 큰 대기업이 있습니까?”
이장태 과장이 대답했다.
“있지. 칠대기업 중 하나인 정성그룹.”
“정성은 식품이나 외식업 쪽에 주력을 두지 않았습니까?”
“밥그릇 넓히지 말라고 규정된 것도 아닌데.”
“혹시 다른 칠대기업이 개입할 가능성도 존재합니까?”
“딱히.”
새로운 선택지가 보였다.
바로 칠대기업 중 하나인 정성그룹이 개입했을 가능성이다.
“3분만 있다가 돌아오겠습니다.”
나는 화장실로 자리를 옮겨서는 엿듣는 사람이 없음을 철저하게 확인하였다.
▷네 번째 질문을 시작하십시오.
“송가제약의 연구결과를 빼돌린 범인은 정성그룹의 산하 제약회사에 존재한다.”
▷Yes.
답이 돌아왔다.
남은 아우라를 거의 다 쏟아 붓고 나서야 얻은 대답이다.
허나 기쁜 마음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너무 큰 일이 되어버렸어.’
초능력으로 범인만 잡아내면 끝날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송문과 정성, 두 대기업이 서로 싸우게 될 사건이다.
일개 초능력자인 내가 개입할 범주를 훌쩍 뛰어넘었다.
파헤치려고 생각은 했지만 더 이상은 문제가 심각해진다.
나와 동료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칠대기업에서 자객을 보내는 경우마저 고려해야 한다.
돈 앞에서는 살인도 일어나는 법이다.
하물며 몇 천 억, 나아가 조 단위의 수익이 관련되어있다면.
칠대기업 산하의 ‘청소부대’가 동원될 여지도 있다.
“송지애. 회의실 돌아가기 전에 이거 하나만 묻자.”
“뭔데요?”
“너, 니네 가문 좋아하냐?”
“그게 무슨 뜻이죠?”
“가문의 이득을 위해서 목숨까지 걸 수 있어?”
송지애는 고민이라고 할 것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
“미쳤어요? 당연히 못 걸죠.”
[4회차] M 바이오 의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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