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my of the Greatest Psychic Ever RAW novel - Chapter 234
233 – [5회차] 마지막 강의( )
데빌메이커를 기다리며 히어로협회 본부의 전투훈련실 하나를 점검하고 대기하는 사이. 나는 원작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지문을 머릿속으로 복기했다.
「데빌메이커. 네년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든 이 몸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다. 자신의 소망을 타인에
게서 이루려고 하는 시점에서 네년은 내 관심 밖이라는 말이다.」
「강자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소망을 이루는 것이 안 된다면 스스로 이룰 수 없는 꿈은 어떻게 이루어야
하죠?」
「그걸 말이라고 하냐? 당연히 이루면 안 되지. 꿈은 돈이든 재능이든 초능력이든 뭐 하나라도 있는 자들
을 위한 것이다. 애초에 난 꿈 따위 꾸지 않아.」
「당신은 이루고 싶은 게 없나요?」
「내 현실이 곧 남들의 꿈이니까. 이미 모든 걸 가졌고 앞으로는 더 갖게 될 텐데 무슨 꿈이 필요하지?」
암흑가를 평정하고 그들의 재산, 인력을 갈취하며 당당하게 양지로 진출한 이진태. 사회에 드리운 온갖
어둠은 그가 더 위로 나아가기 위한 기존세력의 약점일 뿐이었다.
그는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위해서, 민중을 위해서 싸운다는 말을 입에 담지 않았다.
‘방법만 다르지 이진태가 벌여온 짓도 결과적으로는 기존의 악당들 못지않았었지.’
데빌메이커는 그 사실을 간파했기에 더욱 그의 힘을 원했고, 이진태는 그녀의 소망을 들어주는 대신 죽음
만을 선사했다. 그 기억은 이제 내게 되묻고 있다.
‘나는 이진태와 다른가?’
‘데빌메이커를 격퇴하는 것이 정말 최선인가?’
그 답이 옳은지는 지금으로서는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단 한 가지만큼은 분명한 사실이 존재한다.
“망설이지 마. 데빌메이커는 우리를 위협했고, 앞으로도 위협할 거야. 장 시에르도 그렇게 말했어.”
유아의 말대로 그녀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우리들의 일상을 위협한다. 데빌메이커의 꿈이 무엇이든, 그녀
가 소망을 이루고자 하는 방식은 잘못되었다.
나는 그녀를 위한 조력자가 될 생각도, 염원을 이루어주는 구세자가 될 마음도 없다.
“1분 남았어요.”
하정아가 타이머를 키자 마법병단원들은 조용히 무구를 갖추며 준비된 영창을 재차 점검하였다.
오늘, 여기서 데빌메이커 한초린을 반드시 생포해야 한다. 만일 생포에 실패한다면 다음은 무조건적인
사살이다.
“꽤 복잡한 표정이네요.”
“내가 그런 표정을 짓고 있었나?”
“지금이라면 아직 그만둘 수 있어요. 실은 싸우고 싶지 않은 거죠?”
아마도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제 와서 물러설 수는 없다.
“쓸데없는 소리 마라. 네가 구룡환이나 다른 녀석들을 퇴학시켰을 때, 망설임이 느껴진다고 그만뒀나?”
“…절대로 그럴 수는 없었죠.”
“나도 마찬가지다. 어떤 이유가 있건, 어떤 망설임이 있건 데빌메이커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적이지.”
타이머가 10초를 남긴 시점부터 초침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던 마법병단원들은 마침내 예정된 시각에 도
달하는 순간, 다가올 이변에 대비하였다.
그리고 그 이변은 히어로협회 본부를 강타하는 맹렬한 진동으로 데빌메이커의 습격을 알렸다.
콰과과과광!!
쩌저정!!
요란한 굉음과 함께 공간이 요동치는 기묘한 감각이 모두를 스쳐지나갔다. 마법병단장이 기겁하며 소리
쳤다.
“협회의 외각결계가 박살났습니다! 일격에 완파입니다!”
“당장 외부로 지원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지금 나가서 습격자를 쫓는다고 한들 헛걸음을 할 뿐이다.”
데빌메이커 한초린은 잠복영역 구사자. 적의 영역이나 다름없는 협회본부 바깥으로 나가 함정에 당하거
나 적의 은신이나 매복에 놀아날 이유는 없다.
-제 3급 경보태세 발령!
-히어로협회본부를 향한 빌런들의 테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A급 이상의 모든 초능력자는 긴급지원을
위해 집결을..
급박하게 울리던 안내방송에 돌연 잡음이 섞였다.
-누구냐! 여긴 어떻게.. 끄아악!
치지직, 픽.
방송실이 당했다.
하정아가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습격주기가 너무 짧아요.”
“내부에 이미 데빌메이커의 하수인이 침투한 거다.”
“히어로협회 본부에 어떻게 빌런의 하수인이 침투할 수 있는 거죠?”
그녀의 물음에 장 시에르가 뭘 그리 뻐드기냐는 표정으로 시큰둥하게 답했다.
“협회본부의 시큐리티는 최상급이지만 그걸 관리하는 하부직원들의 급여는 그리 대단찮은 수준이지. 잘
나가는 히어로들의 돈벌이를 보아온 직원들은 여러모로 불만이 많다.”
“직원들을 돈으로 매수했다고요!?”
“안될 거 뭐 있지? 불친절하고 무례하며 학력도 낮고 운이 조금 좋아서 좋은 초능력을 얻었을 뿐인 히어
로들보다 성실하고 좋은 대접을 받아 마땅한 경비들에게 돈을 찔러준다는데.”
비꼬는 어투로 신랄하게 치부를 들춰내지만 누구도 장 시에르의 말에 반박하지는 못했다. 듣기만 해도 어
지간한 협회직원들은 좋다고 넘어갈 게 훤히 보였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대기가 의미 없어진 이상, 우리는 전투훈련실에서 나와 복도를 점거했다.
“데빌메이커 본인에게 이만한 화력을 발휘할 능력이 있다는 정보는 입수된 적 없었으니 결계파괴는 조력
자들의 소행이겠군요. 도대체 어떤 무뢰배들이 협회본부 습격을 도운 거죠?”
“길게 따질 것 없이 저놈들 족치면 알 수 있겠지.”
“벌써 이런 곳까지 침입자들이 얼쩡거리다니… 마법병단. 즉시 적을 격퇴하세요. 인질은 교차검증을 위
한 세 명까지. 입만 멀쩡하면 되니 사지를 전부 날려버려도 상관없어요.”
섬뜩하기 그지없는 선언이었지만 마법병단은 아랑곳 않고 복도 저편을 향해 일제히 마법을 날렸다.
콰쾅!
폭음과 함께 무더기로 쓰러지는 적들 사이에서 간간히 반격이 날아들었지만 하씨세가의 조직화된 마법
병단 앞에서 제 힘을 발휘하는 적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소수의 실력자들은 마법병단의 각 조를 이끄는 조장들의 저격마법에 당해 치명상을 입거나 즉사했다.
“네놈들. 어디서 온 겁대가리를 상실한 놈들이냐.”
“큭, 죽여라!”
“한 번만 말해두지. 하씨세가의 고문시설에는 인간을 괴물과 융합해서 정신부터 붕괴시키는 고문법도 존
재한다. 인간을 그만두고 싶은 게 아니라면 당장 답해야 할 거야.”
마법병단장의 진지한 협박에 사지 중 절반이 날아간 적의 얼굴에 두려움이 가득히 어렸다. 세상 어느 누
구도 그딴 최후를 각오하며 적진에 쳐들어가지는 않을 거다.
“탁씨세가다! 우린 탁씨세가에서 고용된 용병이다!”
“뭐, 뭐라고! 네놈, 뚫린 입이라고 멋대로 지껄여도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진짜라고! 다른 놈들도 마찬가지라니깐!”
목숨만 붙인 다른 놈들의 멱살을 쥐고 흔들며 정보를 캐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 똑같았다. 구대
세가 중 하나인 탁씨세가의 변절은 그만큼 커다란 충격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가 있죠? 구룡회도 망한 판국에 이제 와서 탁씨세가가 히어로협회를 적으로
돌리다니, 멸문이라도 할 작정이 아니고서야…”
하정아의 시선이 계단 쪽으로 홱 돌아갔다. 나 역시 접근하는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며 기운을 끌어올
리니 그에 맞추어 다가오는 이의 기세도 점점 커졌다.
내 기운을 따라올 수 있을 정도의 적수라면 당연히 SS급 초능력자, 못해도 가주급 강자가 틀림없다.
“초신성 한도령에 하씨세가의 마법병단이라. 협회본부와 네놈들이 결탁했다는 정보는 사실이었군.”
“탁위일!!”
“멋대로 어른의 이름을 입에 담지 마라, 쓰레기 녀석들. 네놈들의 범행은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다.”
장신의 깡마른 체구를 지닌, 그 앙상한 외관만으로는 전부 감출 수 없는 악의가 유형의 기가 되어 신체 밖
으로 줄기줄기 새어나왔다.
경솔하게 접근하려던 하정아의 앞을 가로막자 머리에 오른 열이 식은 그녀가 걸음을 멈추고 맞대응하였
다.
“하! 메인빌런과 한편이 되어 협회본부를 습격하면서 무슨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입에 담으시는 거죠?”
“시치미를 떼도 소용없다. 협회의 추악한 어둠을 지키려 악을 써봤자 너희들은 오늘 이 자리에서 전부 죽
을 테니까. 이는 탁씨세가만의 뜻이 아니다.”
“서, 설마…….”
하정아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당신들은 미쳐도 단단히 미쳤어. 우릴 전부 죽이고 누명을 덮어씌울 작정이군요.”
“말도 안 되는 누명으로 가문을 이을 후계자를 파멸시킨 건 너희가 아니었더냐! 탁씨세가뿐만 아니라 신
씨세가의 소가주를 딱히 여겨서라도 네놈들을 벌하겠다!”
탁재윤과 신세연의 아카데미 자퇴. 그것이 두 가문의 움직임을 초래한 원인이라는 선언이었다.
이는 가문의 치부를 없던 일로 하고자 벌이기엔 너무나도 커다란 모험이니. 고작 구대세가 중 둘의 합작
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협회의 상주히어로들도 한통속일 가능성이 있다.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오성길드, 정문출입구 돌입 개시!
-칠대기업과 탁씨세가의 이름 아래 정의를 집행한다! 협회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까발려라!
데빌메이커 한초린이 준비해온 한 수. 그것은 우리가 상상한 모든 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Message(한초린) : 자아, 마지막 강의를 시작하자. 오늘의 강의테마는 세상이 너를 빌런이라고 부를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배우는 거란다]
스마트워치의 메시지로 전해지는 사악한 웃음기가 심장을 꽉 움켜쥐는 것만 같았다.
탁씨세가와 칠대기업. 그들에게 정의구현이라는 명분을 안겨주며 협회의 치부를 빌미로 본부에 머무르
는 모든 인물들을 향한 무차별공격을 실행하도록 만들었다.
명분이 없는 싸움은 당장의 전투에서 이긴다고 한들 끝이 아니니, 마법병단의 사기는 곤두박질쳤다.
“아가씨! 저들의 말이 사실입니까? 협회가 무언가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지르고 있는 겁니까?”
“그런 걸 알 리가 없잖아요! 우리는 그저 데빌메이커가 이곳으로 나타난다고 해서 그녀를 잡으러 왔을 뿐
인데!”
“만일 정말로 협회가 금기를 범했다면 저희 모두가 전범으로 전락할지도 모릅니다! 협회가 죄를 범하지
않은 것이 확실한지 확답을 해주셔야 한단 말입니다!!”
마법병단장의 긴장감어린 외침에 머릿속으로 번뜩 스쳐지나가는 기억이 있었다.
「히어로협회 본부 지하에는 가주급 실력자들도 함부로 발을 들일 수 없는 협회간부 전용구역이 존재하
지. 그곳의 결계석 하나를 우리가 준비해준 가짜 결계석과 바꿔치기해라」
구룡마가 제시했던 임무. 협회본부의 지하에는 무언가가 감추어져 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었다.
우선순위에서 밀린 탓에 조사는 일절 하지 않았지만, 데빌메이커는 그 정보를 먼저 습득하고 우리를 궁지
에 빠뜨리기 위한 무기로 역이용해 겨누었다.
“저희는 협회와 무관해요!”
“그렇다면 모든 무장을 해제하고 순순히 사로잡혀라!”
“그럴 수는 없어요!”
하정아의 얼굴에 흐르는 식은땀이 점점 늘어났다.
“이것도 싫다, 저것도 싫다. 책임이라고는 조금도 질 줄 모르는 한심한 자태로군. 궁지에 몰리니 변변찮
은 변명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추한 몰골이구나.”
“탁 어르신, 제게 사적인 불만이 있는 건 알고 있지만 지금은 메인빌런 데빌메이커가 얽혀있어요. 이런
식으로 저희끼리 다툴 때가 아니에요. 부디 넓은 마음으로 현명한 판단을.”
“그 넓은 마음이라는 것을 어찌하여 내 자식에게는 보이지 않았는가!!”
탁위일의 눈에 독기어린 안광이 어리는 순간, 영역발생을 직감한 나는 곧바로 마주 영역을 전개했다.
“하정아! 더 이상의 설전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이젠 힘으로 맞서 이곳을 탈출하고 우리의 무고함을 증
명해야 한다.”
“하지만…”
“항복 따위는 꿈도 꾸지 마라. 여기서 저항을 포기하면 놈들의 수중에 붙잡혀 고문 끝에 저지르지도 않은
죄를 덤터기 쓰게 되리라는 걸 모르진 않을 텐데!”
“더는 지껄이게 두지 않겠다!”
“크윽…!”
말을 끝마치기가 무섭게 탁위일의 영역과 충돌한 영역충돌선에서 격렬한 스파크가 일었다.
▷탁위일이 를 발동합니다.
새카만 흑색 스파크 너머로 가시 달린 철편이 날아들었다. 둔기로 철편을 걷어내려 하기가 무섭게 무기에
철편이 칭칭 휘감겼다. 힘주어 둔기를 잡아당기자 전기가 확 올라왔다.
“큭!”
어쩔 수 없이 무기를 놓자마자 번뜩이는 섬광과 함께 막대한 장력이 밀어닥쳤다. 검을 향해 손을 뻗기도
전에 탁위일의 영역이 재차 어둠을 발산했다.
▷탁위일이 고유스킬 을 발동합니다.
그 일순간, 검을 뽑아 대처하려던 시간이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사라졌다. 속수무책으로 지척에 도래한
장력이 체내에 파고들려 하며 우악스럽게 내력대결을 강제했다.
키이이이잉!
격렬한 기의 충돌이 코앞에서 일어나며 내기가 진탕되며 속이 뒤집혔다. 왈칵 솟아오른 피가 입 밖으로
넘쳐흘렀지만 탁위일의 스타일을 알게 된 이상, 괴로워할 시간조차 아깝다.
시간마법을 구사하던 탁재윤과 같은 혈족의, 그것도 15년 전 암흑시대부터 존속해온 SS급 초능력자답게
능력의 성질은 탁재윤의 것보다 더욱 흉험했다.
탁위일은 극히 짧은 시간이나마 자신만이 홀로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을 지닌 시간정지 능력자였다.
“탁위일! 네놈의 자식인 탁재윤은 천하의 쓰레기였다. 그딴 인간쓰레기의 애비가 너라는 사실이 수치스
럽지도 않는가!”
“이 개호로잡놈이! 오냐, 오늘 네놈을 뼈마디 하나 추스르지 못하도록 쳐죽여주마!!”
간신히 백중지세를 이루었다 싶은 형세가 돌연 급변했다.
▷탁위일이 고유스킬 을 발동합니다.
▷탁위일이 고유스킬 을 발동합니다.
▷탁위일이 고유스킬 을 발동합니다.
눈앞에서, 측면으로, 후방과 함께. 동시다발적으로 급변하는 기세가 사방에서 몰아치듯이 나를 휘어 감
았다.
“허억…!!”
탁위일의 전투법은 지금껏 겨뤄본 SS급 실력자들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띄었다. 저마다의 심상과 비기
로 결착을 내려던 이들과 달리, 탁위일은 철저하게 내력승부를 유도했다.
초능력을 통해 승부를 피할 겨를조차도 허락하지 않으며 정신을 차리면 곧바로 내력대결에 돌입해야만
했다.
‘엄청난 양의 근원요소…!’
‘60을 넘은 근원요소로도 감당하기 벅차다!!’
기가 진탕되다 못해 피가 말라붙는 감각이 사지의 말단에서부터 팔목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탁위일
의 웅혼한 내기가 내 신체를 잠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떻게든 악착같이 덮쳐드는 내기를 떨쳐내려 마음먹으면 귀신같이 탁위일의 초능력이 발동했다.
▷탁위일이 고유스킬 을 발동합니다.
▷근원 SS급(추정 71~80)에 대한 내력대결 대항체크 실시.
▷당신의 현재 근원능력 수치 : 64(S)
▷대항체크 성공확률 0~15%
▷대항실패
▷기력잠식이 점점 더 깊어집니다.
이러다가 심장이나 뇌까지 기가 침투당해 즉사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속에서 돌연 강유아가 오늘의 를 내 앞으로 휘둘렀다.
“도령이를 괴롭히지 마!”
유아의 무기, 철가방이 덜그럭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러자 수십 마리의 흰 비둘기들이 날개를 홰치며 푸
드덕 날아올라 탁위일의 내력을 거슬러 올라갔다.
“뭣…!”
너무나도 당혹스러운 광경에 그만 집중력을 놓친 탁위일이 아차 했을 때는 이미 내 몸에 침투한 탁위일의
기운을 몸 밖으로 대부분 방출한 뒤였다.
그만큼 혈관을 비롯한 초상장기와 체내의 혈맥은 엉망진창이 됐지만 적어도 목숨은 건졌다.
“근본도 모를 계집년 따위가 감히 방해를 하다니!!”
“물러서, 유아!”
앞에는 탁위일. 그 너머로는 칠대기업 산하 칠대길드의 최정예대원들. 물론 그들마저도 혼자 온 것은 아
니다.
“맙소사. 한도령이랑 강유아에 하정아까지 있잖아!”
“너희들, 어째서 협회 쪽에 붙어있는 거야!”
오성아카데미 3년차 교육과정으로 칠대길드의 실력자들에게 개인강의를 듣던 상위 20명의 생도들 중 상
당수가 교수와 함께 현장실습이라는 명목 하에 적이 되어 나타났다.
그 면면들만 해도 구 TOP10의 일원이던 마인성과 진요한에 그밖에도 이신이나 문판기 등등 실력이 급증
한 생도들도 대거 포함되었다.
“한도령, 솔직히 대답해라. 너희가 협회의 범죄에 가담했다는 말이 정말이냐?”
생도 사이에는 내 도움으로 순위가 수직상승하며 19위로 특별강의 혜택을 받은 김철괴도 포함되어 있었
다. 그의 진지한 물음에 하정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전음을 보냈다.
-무조건 설득해야 해요. 실패하면 저흰 아카데미 생도들에게까지 공적이 되어버려요.
하정아의 말이 옳다. 한초린의 마지막 강의가 선사한 위기는 자칫 회차진행이 종결될지도 모를 초유의 대
위기. 운명의 분기점이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5회차] 마지막 강의
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