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my of the Greatest Psychic Ever RAW novel - Chapter 235
234 – [5회차] 마지막 강의( )
탁재윤을 제거한 사실이 발각되지는 않았을지라도 그를 자퇴시킨 것만으로도 탁씨세가와는 이미 척을
지게 되었다. 칠대기업 산하 칠대길드 또한 아군이 될 수는 없다.
오직 우리와 같은 오성아카데미 23기 상위20위권 내 생도들만이 힘을 더해줄 수 있다.
“누명이다. 탁씨세가와 칠대기업은 전부 한통속이야. 우리는 메인빌런 데빌메이커의 출현예고를 받고
협회본부에 직접 찾아왔을 뿐이다.”
“데빌메이커? 그 악명 높은 메인빌런의 출현예고를 어떻게 너희가 받았다는 말이지?”
문판기가 불신어린 어조로 따졌다.
이신이나 김철괴를 제외하면 하나같이 불신어린 눈초리다.
‘제길. 설마 이런 식으로 인맥의 중요성이 부각되다니.’
생각지도 못한 난관이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다.
“데빌메이커의 위장신분 중 하나가 한초린, 나와 강유아가 선택한 담당교수였다.”
“말이 돼? 담당교수가 빌런이라니, 오성 아카데미의 검열은 물로 보이냐?”
“궁지에 몰리니 되는대로 아무 말이나 일삼는군.”
진요한이 코웃음을 치며 살기를 드러냈다.
생도들 사이에서 셋이 그를 따라 적의를 보였다.
“진요한. 너와는 아무런 원한관계도 쌓지 않았는데 어째서 내게 그런 태도를 보이는 거지?”
“네 말대로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지. 한때 같은 반에 속한 23기 동기 중 하나였을 뿐. 악업에 발을 들였다
면 목을 치는 걸 망설여야 할 이유가 있나?”
이브이를 비롯한 초상그룹은 그간의 대형이벤트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몸을 사려왔다. 그 사실
을 못마땅히 여기며 저들을 멀리 했던 것이 화가 되어 돌아왔다.
이 자리에 초상그룹 리더 이브이나 초상그룹 최고실력자 표양서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 다행일 지경이다.
“마인성. 네 아버지 마진성이랑 내가 어떤 사이인줄 알아? 가주회의에도 참여하고 구씨세가 침공 작전도
같이 실행하고, 초능력자끼리 같이 할 수 있는 건 다한 사이야.”
“그거 안됐군. 난 아버지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서. 특히 혈연에 의지하는 걸 싫어하지.”
지랄하고 있네. 원작에 서술되기로 마진성한테 받은 초기 창업자금만 10억인 녀석이 어디서 혈연에 의지
하지 않는다는 말을 입에 담아?
“그만. 더 말해봤자 소용없어.”
“이신! 너라면 믿어주겠지?”
“물론. 그런데 도령이 너도 이건 알아야 돼.”
설마 이신마저도 단호하게 선을 긋는 건가?
과도한 충격에 그만 머리가 띵해지려던 그때였다.
“나 목숨 걸고 줄 타러 왔다 인마.”
“이신 저 새끼 막아!”
눈치 빠른 진요한이 소리쳤지만 아무리 빠른 대응도 이신이 손을 튕기며 진동을 퍼뜨리는 것보다 빠르진
못했다.
▷이신의 고유스킬 이 감지되었습니다.
▷영향권 내의 모든 초능력자의 감각이 한시적으로 와 에 빠집니다.
“오래는 못 간다!!”
“크윽, 저 새끼부터 족쳐!!”
비틀거리면서도 이신을 향해 달려드는 진요한을 김철괴가 몸통박치기로 날려버렸다.
“커헉! 감히, 주제도 모르는 시건방진 잔류조 출신 따위가!”
“TOP10도 많이 죽었군. 이 정도라면 해볼 만하겠어.”
“보고만 있을 셈이냐, 마인성!”
마인성이 정장 안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팔 전체를 감싸는 큼지막한 외골격 장갑을 장착했다. 아공간주머
니에서 나온 장갑이 철컥 거리며 벌어지더니 커다란 포신을 형성했다.
“김철괴는 물리력에 강한 생도였지. 우선은 내력소모를 유도해야지. 에너지계열 초능력을 일순위로, 속
성계열 초능력을 이순위로, 무투계열 초능력을 삼순위로 연계한다!”
젊은 사장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배력이 커다란 호령과 함께 터져나왔다. 빠르게 궁지에 몰리는 김철괴
와 이신을 이대로 두고 보고 있을 수는 없다.
두 사람이 벌어준 귀중한 시간을 헛되이 할 수는 없다. 나는 하정아에게 소리쳤다.
“둘만 빼고 전부 공격해!”
“진심이에요?”
“저놈들은 이미 의리에 목숨을 걸었다. 여기서 싸우지 않으면 우리 편은 어디에도 없어!”
“후우… 여러 가지 의미로 끝장났네요. 이젠 저도 몰라요.”
“하정아 아가씨, 공격입니까!?”
“이신과 김철괴, 두 생도를 제외한 모든 생도들을 적으로 규정하겠어요.”
하정아도 결심을 굳혔다.
마법병단의 폭격이 칠대길드와 생도들을 향해 쏟아졌다.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구나!”
“협회와 손을 잡은 비열한 족속들이다. 전부 쳐라!”
생도들을 지킨다는 명목 하에 칠대길드가 참전하며 전장은 급격히 위태로워졌다. 유아가 어떻게든 손을
거들어보지만 S급 실력자는 저들 쪽에도 심심찮게 존재한다.
그나마 구대세가 중 최강의 성세를 자랑하는 하씨세가의 정예 마법병단이기에 간신히 균형이 맞을 정도
다.
“동기들과의 무가치한 해후는 끝마쳤나?”
“쓸데없이 배려심도 깊군.”
“네게 조급해져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탁위일이 입매가 비틀어진 썩소를 지었다.
“노림수는 대성공했군.”
“날 조급하게 만든 걸 후회하게 해주지.”
탁재윤과의 전투는 매 순간 동귀어진을 거듭하며 무조건 그의 초능력을 소모시키는 방법으로 대응했지
만 탁위일은 그리 녹록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의 초능력은 너무 멀지도, 그렇다고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하며 내 인지감각에서 일정시간을 날려
버렸다.
쾅쾅!
뚝뚝 끊기는 TV화면마냥 두 눈으로 인식하는 정보가 전혀 연속되질 않았다.
피했다 싶으면 지척에 내력이 날아들고 막아냈다 싶으면 연속공격이 끊이지를 않았다. 막대한 근원능력
치 수치가 무색하게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근원요소가 급감했다.
탁위일은 단 한 번의 공격도 허용하지 않고 끝까지 내력대결로 나를 괴사시킬 작정이었다.
‘숨고르기를 하며 소모된 내력을 채우고 이번에야말로 확실하게 끝낼 작정이었겠지만 그건 큰 실수였다,
탁위일.’
그가 내게 허락한 시간은 그저 생도들의 설득으로 헛되이 소모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과하다 싶을 정
도로 유지하던 탁위일의 간격에서 그의 초능력의 비밀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시간정지는 영역밀도가 높은 곳에서는 지속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짧아지는 게 틀림없어. 놈은 내 주변
반경 10m 이내에서 0.1초 이상의 시간정지를 할 수 없다.’
그러지 않고서야 정지한 시간 속에서 단숨에 내 목을 자르거나 숨통을 끊지 않고 번번이 일정거리 이상
떨어진 곳에서부터 공격을 날리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이 가정대로라면 급소를 노리는 암살이나 일격필살의 맹공이 아닌 우직한 내력대결을 고집하는 연유도
납득된다.
▷[포인트상점 – 마법] ▷[1회성 버프]
데빌메이커의 준비는 철저했지만, 그녀가 준비한 적수들까지 그녀처럼 철저하지는 못했다. 단번에 승부
를 결정지어야 할 싸움에서 여유를 부린 탁위일은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포인트상점을 사용할 시간조차도 주지 않고 단숨에 내 5회차를 종결지을 유일무이한 기회를 말이다.
▷특급버프 에 100p를 지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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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포인트 : 9064p
60대의 근원 능력치를 70까지 상승시킨다고 한들, 탁위일의 내력에는 비할 수 없다. 허나 소모된 에너지
를 재차 체내에 응집하고 그 과정의 효율성을 상승시킨다면.
그 효율은 이번 전투에 한해서나마 70대 중반을 웃도는 근원 능력치의 출력마저 감당할 수 있다.
“이 나의 전심전력을 다한 내력투사를 견뎌냈다고!?”
“당신은 오늘 이 자리에 나와서는 안 됐어.”
“감히 그 따위 건방진 소릴 지껄인 것을 후회하게 해주마!”
탁위일의 거리가 훌쩍 멀어졌다.
“이제 와서 도망친다고 보내줄 것 같았나?”
다음 순간, 내 몸은 그가 멀어지는 속도 이상으로 빠르게 탁위일과의 간격을 좁혔다. 그는 경악하며 계속
해서 능력을 발동했지만 모든 도주시도는 무의미했다.
내력대결에 의한 체내침식까지 겪으며 탁위일의 기의 성질을 읽고 분석하는 과정은 진즉에 끝마쳤다.
▷신규스킬 발동
생사의 고비를 넘어서며 깨우친 절박한 감정은 새로운 영역활용법으로 이어진다. 데빌메이커 한초린의
가르침은 지금 이 순간, 내게 새로운 활용법을 알려주었다.
“탁위일이 쫓기기 시작했다!”
“어서 지원해!”
상황이 급변하자 칠대길드 소속 실력자들이 일제히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에 굴하지 않고 나는 한층
더 전신지기를 끌어올리며 흉험한 기운을 한 칼에 실었다.
시간정지가 막대한 영역을 멈춰 세우지 못한다면 그건 막강한 내력이 담긴 일격 또한 막지 못함을 의미한
다. 칠대길드 실력자들도 받아내길 두려워할 정도의 일격이 필요했다.
우우우우웅!
검신이 요동치며 검붉은 검강이 아른거렸다.
검성과의 결전으로 쌓인 경험이 확신을 더해주었다.
‘수명 정도는 조금 깎여도 상관없어.’
‘길어봤자 십년도 못갈 세상.’
‘십년의 근원지기를 바친다면 능히 일격에 끝낼 수 있다.’
탁위일은 시간계열 초능력자. 자식의 복수를 위해 일어섰음에도 그의 초능력 계열에 의해 생겨난 직업적
인 신중함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막대한 내력을 밀집하기 시작해도 그는 결정적인 순간에 시간독식을 발동해 공격을 회피하고자 대응을
뒤로 미뤘다.
‘내가 지닌 내력이 어디까지인지 파악하는데 실패했군.’
이 한 번의 일수를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했다. 으로 기운 안에 기운을 감추고, 요란
한 빛의 분출로 힘의 밀집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행세했다.
일격에 실린 근원요소의 양과 밀도를 완전히 오판한 탁위일은 검이 휘둘러진 뒤에야 능력을 발동했다.
▷탁위일이 고유스킬 을 발동합니다.
▷당신의 비전스킬 이 정지된 인지감각을 강제로 다시 잇습니다.
5회차 말, 파도처럼 밀어닥치는 대군을 일검에 멸하였던 일섬과 일섬난무의 극치를 이루는 심상. 십 년의
수명을 제물로 강화된 멸섬이 탁위일의 내력을 단숨에 집어삼켰다.
-비전기술! 어떻게, 일개 생도 따위가!?
-그 방심이 너의 죽음을 자초했다.
-안 돼, 이럴 순 없어!
탁위일의 전신에 푸른 귀화가 뒤덮이며 가 발동하였다. 그의 초능력이 내 멸섬의 출
력을 잠시나마 정지시킬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탁위일이 부가스킬 를 발동합니다.
▷당신의 부가스킬 가 위력격차를 되찾습니다.
멈출 수 없다.
피하기에도, 맞서기에도 너무 늦었다.
“끄아아아아!!!”
처참한 비명, 천참만륙을 낼 기세로 난도질하는 검격.
그릇이 깨지며 사방으로 터져나가는 기운들.
전장에 선 모든 초능력자들이 인식했다.
귀로, 눈으로, 직감으로.
SS급 초능력자 탁위일의 최후를.
탁씨가문의 가주가 나 한도령의 손에 죽음을 맞이했다.
그 일격의 여파가 칠대길드 고수들에게 향했다.
“허억!! 엄청난 내력이다! 이대로 흘려보내면 길드원들이 떼거지로 쓰러지고 말아!”
“협격으로 방어하라!”
“크으으윽…!! 소, 손이 끊어질 것만 같은 충격이다. 이게 정녕 인간이 낼 수 있는 힘이란 말인가?”
그릇이 튼튼하지 못한 고수들이 도미노처럼 앞에서부터 줄지어 와르르 쓰러졌다.
“두, 두 번은 받아낼 수 없는 검이다.”
“완숙의 경지다. 저 녀석, 경지가 올랐어!”
“당장 물러서라!!”
그나마 자세를 유지한 초능력자들은 한결 더 심각해졌다. 탁위일을 해치우며 내가 완숙한 절정고수의 경
지, SS+급 실력에 진입했음을 깨달았다.
물론 한 번 칼을 뽑아든 이들을 지금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상대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데빌메이커 한초린의 요청 아래 흑막이 병력을 내주었다.
SS급 초능력자를 제거할 수 있는 막강한 병력을.
그들의 경지계산이 실패한 지금.
한초린의 관찰과 계측으로 알려진 실력을 넘어선 지금.
오직 지금만이 결정적인 피해를 강요할 수 있다.
나는 달아나는 이들을 쫓아 검에 한계 이상 힘을 실었다.
다시 한 번 멸섬이 펼쳐지는 순간, 검이 폭발했다.
쩌어엉!!
막대한 내력이 실린 검이 수천 개의 파편으로 비산하며 도주하는 이들의 뒤를 맹렬히 쫓았다. 가격당한
칠대길드 길드원들은 사지 중 하나 이상이 뜯겨지거나 즉사했다.
실력자들은 팔다리가 제멋대로 꺾이며 그릇이 파손되어 붉은 선혈을 왈칵 토해냈다.
“비열한 녀석!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구나!!”
방어술의 대가 문판기만이 간신히 공격을 막아내는데 성공했지만 단지 그뿐이었다. 칠대길드와 함께 협
공을 시도하던 생도들 중 절반이 이 일격에 휩쓸려 즉사했다.
진요한과 마진성은 그보다는 실력이 뛰어났던 탓에 감히 대적할 엄두도 못 내고 사색이 되어 소리쳤다.
“당장 물러서라! 저건 이길 수 없다!!”
“저 녀석, 저만한 경지에서도 실력을 감추고 있었다니!”
나라고 언제까지고 설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한 번 넘어온 승기를 히어로협회 상주 히어로들이 손 놓고
구경만 하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하씨세가의 마법병단의 마법포화가 길을 트고, 히어로협회 상주 히어로들이 이를 굳혔다.
“전부 격퇴해라!”
“놈들을 살려서 보내지 마라!”
머릿수 자체는 습격자들이 많은 탓에 양측 모두 사상자가 속출했지만 어느 쪽에 기세가 기울었는지는 불
보듯 뻔했다.
“본부 사수에 성공했다!”
“드디어 사이렌 소리를 그만 들을 수 있겠군.”
양 진영을 모두 합해 사망한 초능력자 숫자만 천칠백 명을 넘어서는 격전이 끝을 맺었다.
[Message : 시험에 응하여 답을 제출하지. 세상이 나를 빌런이라고 부른다면, 나를 빌런이라 부르는 놈들을 모조리 없애버리면 될 뿐. 다음은 당신 차례다, 데빌메이커.]
그녀의 기습은 실패로 끝났다. 데빌메이커가 종적을 감추더라도 상관없다. 이제는 우리에게 칼을 겨눈
모든 세력에게 피의 보복으로 되갚아줄 차례다.
[5회차] 가벼운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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