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my of the Greatest Psychic Ever RAW novel - Chapter 315
314 – [6회차] 결사대 vs 삼왕( )
중국에서 온 삼왕세력은 각각 공안과 삼합회, 무인협회. 그들의 수장은 중국 초능력자들의 자부심이나
다름없는 삼왕일제의 삼왕이었다.
“검왕의 공안, 암왕의 삼합회, 무왕의 무인협회. 어느 쪽이든 엄청난 난적이네.”
“그래도 주도권은 우리에게 있어요.”
이브이와 하정아가 빠르게 현황을 파악하고 의견을 나누는 사이, 두 사람의 대화를 받으며 쾌유천이 그녀
들을 지나쳤다.
“저쪽의 세력은 셋에 불과하지만 이쪽은 다섯. 전력의 절대우위는 우리가 쥐고 있지.”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검왕이 자리한 공안을 향해 걸어나갔다. 쾌검대주 쾌유천을 따라 한도령공격
대 소속 초능력자들이 뒤를 이었다.
“검왕은 삼왕일제 중에서도 가장 악명 높은 실력자다. 막을 수 있겠나, 청년?”
“그건 불가능합니다.”
“불가능?”
“벼르고 벼른 원수와의 재회. 제가 할 일은 검왕을 막는 것이 아닌 죽이는 것입니다.”
“기개가 있군.”
김서율은 입가에 문 연초를 뱉고는 구부정한 자세로 삼합회의 암왕을 향해 나섰다.
“중국 천년무류의 적통을 이은 무인협회와 한국 최대세력을 자랑하는 십대세가의 결전이라. 이 싸움을
피한다면 십대세가의 일원을 자처할 자격도 없지.”
가주연합부대를 이끄는 각 가문의 구성원들은 무왕과 무인협회를 향해 마주섰다.
“이제 너희 차례다. 결정해라.”
“어디에 가세할지.”
“가장 약해보이는 쪽을 돕든지, 강해보이는 쪽에 붙든지.”
쾌유천과 김서율, 가주연합부대 임시통합리더의 발언에 하정아와 이브이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지금 자신들이 내릴 판단에 따라 결사대와 삼왕조직의 결전이 양상이 극명하게 달라진다. 약한 쪽이 무너
지는 걸 막든, 강한 쪽을 더 빨리 무너뜨리든 한쪽을 골라야한다.
“어빌리티즈는 한도령공격대에 가세하겠어. 검왕은 강해. 쾌검대주 쾌유천도 강하지만 주 전력이 없는
한도령공격대만으로는 저지할 수 없다고 봐.”
이브이는 약한 부분을 보완하는 수비적인 선택을 했다. 자기보신에 철저한 초상협회의 성향을 고스란히
따르는 결정이었지만 그녀의 주장은 분명히 일리가 있었다.
검왕은 강하다. 이 자리의 어느 누구도 그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하정아는 고민했다.
‘아예 하이소서러까지 가세해서 검왕부터 끝낼까?’
순간적인 충동.
그러나 냉철한 판단이 이에 제동을 걸었다.
‘검왕의 강력함은 너무 큰 변수야. 최악의 경우에는 세 그룹이 모두 발이 묶인 채로 우위를 살리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게 시간을 끌릴지도 몰라.’
하정아는 결단을 내렸다.
“하이소서러의 목표는 무인협회와 무왕격파. 가주연합부대에 가세하겠어요!”
정야문주 김서율과 정야문은 전체그룹에서 가장 수가 적었지만 그만큼 실력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암왕
과 삼합회를 상대하더라도 최소한 지지는 않는다.
문제는 상대도 같은 암살자라는 것. 암살자들의 전투에 섣불리 마법사들이 개입했다간 아군이 마법에 휘
말리거나 순식간에 파고든 적 암살자들에게 죽어나갈 가능성이 컸다.
“현명한 판단이군. 한국의 초능력자들은 차세대 인재까지 제대로 육성해냈다 이건가.”
검왕의 뒤로 도열한 공안 검귀대 소속 대원들이 흉흉한 눈으로 그들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저희들의 성장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검왕께서 친히 뽑은 저희 검귀대의 실력을 보이겠습니다. 부디 기회를!”
검왕은 수하들의 간절한 호소에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저 변함없이 서늘한 미소를 유지하며 말했다.
“주제를 알아라. 버러지들.”
“…!!”
“너희는 뒤처졌다. 한국의 초능력자들이 최소 세 단계, 많게는 여섯 단계는 더 강하다.”
칠대보스의 등장으로 고위몬스터 토벌보상을 습득할 수 있었던 한국의 초능력자들과 달리, 중국은 고위
몬스터를 토벌할 기회를 손에 넣지 못했다.
그만큼 벌어진 성장격차는 평균등급 S급과 SS급이라는 극명한 격차로 드러났다.
“그러니 ‘그걸’ 복용해라.”
“그건, 하지만!”
“아직도 내일이 기다리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느냐?”
공포에 질린 대원들의 마음을 훤히 꿰뚫어보며 검왕이 그들의 마음 속 두려움을 가차 없이 헐뜯었다.
“없다. 너희에게 내일은 오지 않는다. 돌아갈 고국은 붕괴했으며 도시들은 머지않아 몬스터들에 의해 점
령된다. 어설픈 힘은 너희가 그 모든 광경을 천천히, 마지막까지 보게 하겠지.”
“크윽… 정말, 정말로 다른 방법은 없는 겁니까?”
“없다. 기다리는 건 삶을 비관하여 자살하느냐, 도시와 동료를 잃고 하나씩 잡아먹혀 죽느냐, 한 마지기
의 논밭조차 일궈내지 못해 굶어죽느냐의 차이일 뿐.”
검귀대가 품에서 목함을 꺼내자 쾌유천이 다급히 소리쳤다.
“낌새가 수상하다. 속도를 높인다!”
쾌유천이 선두로 질주하며 쾌검대가 일제돌격에 나섰다. 약 스무 명의 대원들이 전속력으로 달리자 굉음
과 함께 간격이 급속도로 좁혀졌다.
검귀대 대원들이 목함을 열고 불길하게 맥동하는 검은 덩어리들을 입에 털어넣는 사이, 쾌유천의 검격이
펼쳐졌다.
▷쾌유천의 부가스킬 발동
▷검왕의 부가스킬 발동
콰앙!
쾌유천의 검끝에서 뻗어나간 반원형의 검기가 검왕의 검기에 짓눌려 붕괴했다. 그러나 쾌유천의 바로 뒤
에서 속도를 늦추지 않고 달려온 주아름의 검격이 틈을 노리고 뻗어나갔다.
▷주아름의 부가스킬 발동
▷주아름의 부가스킬 발동
▷주아름의 부가스킬 발동
▷주아름의 3연계 융합스킬 발동
초인적인 근력을 두 걸음에 실어 가장 낮은 자세로 최대의 힘을 발휘해 적을 벤다. 심기일전의 한 수가 검
왕의 일섬을 찢어발기며 틈을 열었다.
대장 쾌유천과 부대장 주아름을 믿고 속도를 줄이지 않은 쾌검대원들의 검격이 연달아 검귀대를 습격했
다.
“크악!”
“컥, 이, 이런 바보 같은…”
미처 금단의 비약을 복용할 새도 없이 공격당한 대원 몇이 어깨를 부여잡고 뒷걸음질 치거나 손과 허리가
베여 무력하게 비약을 떨어뜨리고 죽어나갔다.
각오가 부족했던 몇몇이 그런 최후를 맞이하자 그제야 검귀대 또한 사생결단의 각오를 품었다.
“다음은 없어. 돌아갈 나라도 없어. 그렇다면 이 목숨, 고작 하루를 연명한다고 한들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겠지!!”
“중화의 정신을 품은 한인이자 한 사람의 초능력자로서 여기를 우리들의 마지막 전장으로 삼겠다!!”
각성환을 복용한 검귀대원들이 암흑에 휩싸이며 전에 비할 바 없이 강력한 기운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이, 이 자식들. 파워가 올라갔다!?”
“조심해. 아까까지의 그 만만한 놈들이 아니다.”
“이 기운… 강진혁을 따르던 강씨세가 놈들과 비슷하군.”
쾌검대원들은 격렬한 분노를 느꼈다. 한 순간의 유혹에 넘어가 적이 되어버린 강씨세가의 동료들을 베어
야 했던 원인이, SS급 각성환이 저들에게서 나왔다.
각성환의 제작자가 올드 원과 중국 측에 있음이 분명해진 것이다. 분노는 곧 힘으로 드러났다.
“중국인 주제에 시끄럽게 떠들지 말라고. 네놈들이 떠들 자격 따위는 어디에도 없어!!”
“전부 벤다. 친우를 베어야 했던 그 날의 원통함을 너희를 베어 갚겠다!”
“확실히 따라붙으라고. 늦으면 한 놈도 남기지 않을 거다!”
격렬하게 검을 맞부딪히는 쾌검대와 검귀대의 충돌에 이브이와 어빌리티즈 소속 대원들의 원거리지원이
더해진다. 단번에 검귀대를 짓밟고 이겨야 마땅할 전장이었다.
그러나 이기지 못했다. 각오의 깊이가 달랐다. 전선은 붕괴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쾌검대가 위태로웠다.
“하루의 시간도 필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한 순간의 승리면 충분하다!!”
“초상능력에 저항할 시간조차도 아깝다. 모조리 기세로 꺾어라. 전원, 전력폭주다!!”
검귀대 소속 검객 25인.
SS급 각성환과 전력폭주의 동시발동.
평균 S급의 세 단계는 아래였던 적들이 역으로 극히 짧은 시간이나마 SSS급 전투력에 도달하며 전장을
압도했다. 반수 가량의 쾌검대원들의 검이 일거에 부러졌다.
權不⼗年 花無⼗⽇紅“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 아니더냐. 권불십년(
), 화무십일홍( )이라. 하늘에 닿을 권
력도 십년을 넘지 못하고 꽃도 열흘을 붉지 못하기 마련이지.”
“네놈의 부하들이잖아!! 냉혈한 녀석. 제 부하들이 죽어가는 모습조차도 네년에게는 구경거리에 불과하
다는 거냐!?”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쾌유천의 빛살처럼 가해지는 7연격 찌르기를 검왕은 한손으로 든 보검 한 자루로 모조리 맞받아쳤다. 틈
을 노리고 이어지는 주아름의 강격조차도 바닥에 내리꽂혔다.
‘양손도 아닌 한 손만으로 검을 다루면서 초가속의 7연격을 모조리 맞받아쳤다고!?’
‘방금 그건, 연격으로 꼬인 손에 부족한 호흡으로 제 전력을 다한 공격을 짓누른 건가요!?’
쾌유천과 주아름의 경악을 검왕은 여유만만한 자세로 압도하며 웃었다.
“언젠가 멸할 것을 받아들인다면 권력자는 수년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으며, 저물 것을 아는 꽃은 며칠이
나마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색을 띌 수 있나니.”
“!!”
“죽음을 불사하는 검객이야말로 가장 강해질 수 있지 아니한가. 이것이야말로 생을 도외시한 검귀들의
부대, 검귀대의 이름이 아깝지 않을 훌륭한 모습이도다!”
미쳤다.
쾌유천과 주아름은 동시에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인정했다.
‘이 정도의 광기가 있기에 저토록 강해질 수 있었던 건가.’
‘후후. 세계최강의 검객이란 대단하군요.’
검왕은 강하다.
일신의 무위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강인함도 포함해서.
순수한 광기란 곧 무를 향한 집념과도 같은 것.
한도령처럼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강해지는 이도 있지만.
지킬 것을 잃었기에 강해질 수 있는 이들도 있었다.
조국과 미래, 지금껏 쌓아온 경지와 자신의 목숨까지.
모든 것을 도외시하는 미친 검귀들의 저력.
그것을 눈앞에 두고 쾌유천은 비로소 결심하였다.
“하면 나 또한 보여주겠다. 삼년을 벼른 이 검으로, 내 생을 불사르는 한이 있더라도!”
쾌유천의 전신에서 솟구치던 아우라가 삽시간에 수십 미터 단위의 공간으로 확장되었다.
▷쾌유천의 부가스킬 발동
쾌유천이 한시적으로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여 UT급 절대지경의 문턱에 도달했다.
“대장!!”
“대원들에게 가세해!”
“하지만,”
“날 돕고 싶다면, 조금이라도 내가 버틸 수 있는 사이에 검귀대를 정리하고 대원들과 돌아오란 말이다!!”
“!!”
전력폭주를 일으키고 전에 없는 지고한 경지에 발을 들이면서도 쾌유천은 조금의 여유도 없는 절박한 모
습을 보였다. 그제야 주아름은 깨달았다.
‘검왕이 UT급 절대고수가 된 건가요!?’
주아름이 크게 밀리는 대원들을 지키고자 물러서고 이브이와 어빌리티즈 초상대원들이 어떻게든 버텨보
는 사이, 쾌유천은 검왕과 홀로 마주섰다.
“검왕, 무서울 정도로 강했군. 차라리 깨닫지 못하는 편이 나았을 정도로 절망적인 강함이라니.”
“이제야 본녀와의 실력차이가 실감나느냐?”
“그래, 실감했다. 그러니 더욱 놓치지 않겠다. 내가 아니라면 쾌검대는 삽시간에 전멸이겠지. 이번에야말
로 내 목숨을 걸고서라도 당신을 막아내겠다!”
한 호흡의 숨결이 가시기도 전에 육신의 한계를 넘어서 마음을 먹기가 무섭게 즉시 발현되는 검기와 참격
을, 일격마다 산을 뭉개고 지형을 뒤바꿀 강격을 수천 번이나 주고받았다.
간격의 한계, 속도의 한계, 위력의 한계.
모든 종류의 한계를 뛰어넘은 절대고수들의 공방은 격이 다른 영역에서 벌어졌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한
계가 존재했다. 심즉참, 심검을 유지할 수 있는 정신력의 한계였다.
-빠르게 많이 휘두르기만 한다고 능사가 아님을 깨닫지 못했구나. 깨달음이 동반되지 않는 경지란 이토
록 덧없는가.
-닥쳐라!!
-본녀 또한 나라를 잃은 이후에나 깨우친 경지이지. 보여주마. 진정한 절대지경이란 무엇인지.
검왕의 검은 간격과 속도, 위력을 뛰어넘어 심즉참의 편리함마저도 뛰어넘었다.
검왕비기(劍王秘技)
중화삼천무류 최종무극 최종오의(中華三千武流 最終武極 最終奧義)
탈혼검(奪魂劒)
⼼劒삼천 개의 무술을 대망라한 무의 극한을 펼쳐내는 삼천무류 진오의 심검( ).
그조차도 뛰어넘어 절대지경에 도달하고 나서야 완성된 검왕류 무술의 완성형 기술이 단 하나의 참격에
실렸다.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그 검을 보고 쾌유천은 깨달았다.
-혼을 빼앗는 검. 피륙이 아닌 근원요소를 베어내는 검인가.
-받아낼 수 있겠느냐?
-어쩌면.
한도령의 도움으로 간신히 여동생의 목숨만을 부지했던 그날, 검왕습격전 이후로 쾌유천은 하루도 검을
품에서 떼어내지 않고 수족처럼 간직해왔다.
3년의 수련과 처절한 실전이 맞물려 엄청난 속도로 SSS급 초절정고수의 경지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끝
이 아니다.
▷세월의 탑 40층, 에 입장했습니다.
▷탑의 특수효과로 인해 모든 개체의 전투력이 남은 수명이 허락하는 하에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상태로
향상됩니다.
쾌유천이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가능성. 그것은 그가 지닌 진심이 일생의 수명을 모두 걸어서 절대지경
을 넘을 수 있는지 판가름하였고, 결론을 내었다.
불가능, 이라고.
그러나 전력폭주를 통해 반쪽짜리나마 절대지경에 발을 걸칠 수는 있었다. 미래의 가능성의 양분이 될 수
명이 깎여나가는 지금 이 순간, 그의 가능성이 변했다.
-이제 알았다. 절대지경의 검이 무엇인지. 무엇을 검에 담아 휘둘러야 하는지.
과밀집을 넘어서 극한으로 응축된 절대고수의 근원요소는 아주 잠깐, 작은 범위에 한해서나마 세계의 법
칙을 뒤바꾼다.
검왕은 ‘절대박탈’의 의지를 걸고 휘둘렀으며 어떤 검이라도 검왕의 검에 닿거든 제 형체를 유지하지 못
하고 삽시간에 위력이 무위로 돌아간다.
그것을 모두 이해하고 나서야 쾌유천은 자신이 구사해야 할 절대지경의 비의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쾌유천류 자기류 검술(快流川式 ⾃⼰流 劍術)
비기 – 멸아검(秘器 – 滅兒劒)
어떠한 법칙에도 흔들리지 않고, 모든 인과와 상식을 무시하며 반드시 상대를 베기 위한 검을 휘두른다.
거기에는 자기 자신을 지킨다는 기본적인 전제조차 담겨져 있지 않다.
쾌유천은 모든 생명체라면 응당 지녀야 마땅한 생존본능마저 초월하였다.
‘탈혼검’의 절대제압력을 피해서 생사를 도외시한 ‘절대쾌검’을 먼저 검왕에게 적중시킬 작정이다. 늦게
펼치며 피격마저 각오한 검술을 펼치고 살아남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시전자는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 동귀어진의 극에 달한 쾌검. 지금의 검왕을 막아서려면 이 정도의 각
오가 아니고서는 안 된다! 이것이 내가 펼칠 수 있는 최강의 일검.’
쾌유천의 일생을 건 멸아검이 검왕의 탈혼검과 교차하였다.
[6회차] 결사대 vs 삼왕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