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my of the Greatest Psychic Ever RAW novel - Chapter 318
317 – [6회차] 올드 원( )
올드 원의 강력함에 대해서는 새삼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모두가 그를 경계했다.
UT급 절대고수인 나와 강반검에 SSS급 초절정고수인 다연이, 유아, 김철괴, 이진태, 로리 헤더웨이, 구
룡마, 탁위일이 가세했지만 이러고도 우리는 감히 승리를 장담하지 않았다.
우리들의 역할은 그저 삼왕을 쓰러뜨리기까지 올드 원을 묶어두며 시간을 끄는 것에 불과했다.
“중국계 초능력자들이 수에 비해 인재가 드물다고는 해도 어디까지나 효율의 문제일 뿐, 저만한 물량에
서 한 줌의 보물만 건져도 최종결전에 써먹을 패는 제법 많은 편이지.”
“천면백괴. 중국에서도 암흑시대에 벌였떤 것과 같은 짓을 벌여왔던 거냐?”
“중국에서만 그랬을 것 같나? 한국에서도 많은 일들을 해왔지. 한도령과 이진태, 두 명의 방해꾼이 등장
하지만 않았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말이지.”
느긋하게 대화를 나누는 그의 행동에 울화가 치밀었지만 우리는 섣불리 공격에 나서지 않았다.
올드 원이 지닌 수많은 초능력을 경계해야 한다는 이유와는 별개로 시간지연은 오히려 우리가 바라던 바
였다. 올드 원을 쓰러뜨릴 가능성을 최대로 높이기 위한 작전이다.
-한도령. 잘 들어라. 마리왕비의 능력은 결정적이지만 계약자인 하정아가 살아있어야 한다는 제약이 따
른다.
-좋은 책략이라도 떠올랐나, 제갈민?
-올드 원 하나도 버거운데 삼왕이 난입하기라도 했다간 자칫 하정아가 죽을 수 있다. 그 상황만은 반드시
피해야해.
올드 원을 무찌를 결정적인 수를 준비해왔으니 괜히 위험을 무릅쓰는 기책에 도전하지 않고 안전을 도모
하는 편이 가장 확실한 승리공식이다.
제갈민은 전음으로 빠르게 지시를 내려 올드 원 저지와 삼왕공략이라는 두 가지 목표로 결사대를 나누었
다.
-강반검 어르신. 시간은 가능한 한 많이 벌어야합니다.
-알았네. 내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보지.
강반검은 이죽거리는 눈으로 올드 원을 노려보며 홀로 걸어 나갔다. 올드 원의 기습 따위는 조금도 두렵
지 않다는 의식적인 당당함이 엿보였다.
“이봐, 천면백괴. 여기서 다시 보고 나서 줄곧 궁금한 게 있었는데. 한번 뒤졌다 다시 살아나면 무슨 기분
이 들지?”
“궁금해 할 것 없다. 곧 네 몸으로 직접 경험하게 될 테니.”
“크하하하. 17년 전에도 내 손에 죽었던 녀석이 많이도 컸군. 잃어버린 어미를 찾아 젖이라도 마셨나?”
강반검의 자연스러우면서도 걸걸한 패드립에 우리는 표정관리로 애를 먹었다. 아니 저 양반은 애가 우리
또래였는데 저런 품위 없는 말을 쓰고 싶나?
좀 깬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올드 원을 상대로 저 정도면 점잖은 표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는 강반검 자네는 잃어버린 자식 무덤 앞에서 눈물 좀 흘렸나보군. 아무리 외로움을 느껴도 그렇지,
한때 숙적이었던 상대에게 그리 질척거려서야 쓰나.”
“이 개자식이 감히!!”
먼저 격노한 걸로 봐서 강반검이 설전에서 진 모양이다. 도발에 보기 좋게 넘어가버렸다. 홀몸으로 돌격
하는 돌발행동에 구룡마와 탁위일이 혀를 차며 가세했다.
강반검이 주먹 한 번 휘두르는 사이에 올드 원은 무려 서른 개가 넘는 초능력을 합쳐서 융합기술을 발동
했다.
“형편없는 초능력이군! 물량만 앞세운다고 해치울 수 있을 거라 믿었나? 17년 전의 능력은 전부 어디로
갔지?”
“발전했군, 강반검. 힘만 내세우던 그 젊은 시절의 철부지는 사라졌어. 세월이 자네에게 부족한 기교를
더해주었나. 실로 유감이야. 그 강함이 자네를 오히려 절망에 빠뜨릴 테니.”
“세치 혀로 어떤 독을 뱉으려한들 통하지 않는다! 네놈의 입에서 나와도 좋은 소리는 비명소리뿐이다!!”
빗발치는 초능력을 물리력으로 찢고 전진하는 모습은 가히 육탄전차가 따로 없었다. 구룡마와 탁위일도
예상을 훨씬 웃도는 강반검의 실력에 놀란 기색이다.
‘최상의 가능성. 이 공간의 특수한 법칙이 강반검의 실력을 더 상승시켰구나.’
연이은 계책으로 지닌 초능력을 다수 소모하고 휘하 세력과 하수인들을 모두 전장에 투입해 소모한 올드
원과 달리, 강반검은 탑에서 전력을 가다듬고 착실하게 성장을 거듭해왔다.
인류를 구하고자 가장 험난한 격전지인 탑을 등반해왔던 그의 노력이 끝내 결실을 맺은 셈이다.
“도령. 예전에 제갈민이 메인빌런에 대해 했던 경고, 기억해?”
“메인빌런은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자, 라는 거?”
유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고모도 메인빌런이지만 올드 원과는 근본적인 부분이 달라. 고모에게도 파괴충동은 있지만 그 안에는
엄연한 자신만의 규칙과 제한선이 존재해.”
“올드 원은 그게 없다는 거야?”
“강반검 어르신이 저렇게 말을 섞는 거, 느낌이 안 좋아. 너무 위태로워 보여.”
유아의 경고는 타당했다. 메인빌런과 대화를 나눌 때마다 겪었던 온갖 위험들은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하
다.
올드 원은 그런 메인빌런들의 정점에 군림하는 자. 심지어 그에게는 인류를 존속시키려는 의지마저도 희
박하다. 도시 하나를 남겨둔다고 그걸 존속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그것도 하수인들을 부려먹기 위한 미끼에 지나지 않지.’
왕이 기사에게 봉토를 내리듯이 선심 써서 자비를 베푸는 행위에 불과하다. 그가 마음만 먹으면 인류멸망
도 허황된 꿈은 아닌 것이다.
“그래도 올드 원은 인간을 멸망시키진 않아. 하수인에게 얽매여서 제 나름의 자비를 베푸는 모습은 그가
지닌 약점이 은연중에 드러난 걸 수도 있어.”
“강반검 어르신, 말리지 않을 거야?”
“악의와 마주하는 일이 위험하다고 정면승부만을 고집하면 책략을 펼칠 수 없어. 우리는 시간이 필요해.
강반검이 평범한 영웅도 아닌데 교활한 언변에 넘어가지는 않겠지.”
도발에는 보기 좋게 넘어갔지만. 그것도 막상 압도적인 실력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면 그런대로 넘어갈
만하다.
“가세할까?”
“근접하지는 말고, 견제기만 사용해.”
마탄으로 구룡마를 향해 날아드는 초능력을 걷어내며 원거리 지원에 나서자 동료들도 저마다의 수단으
로 지원을 개시했다. 간단히 막히는 공격에서 우리는 곧장 깨달았다.
진심으로 열 받은 강반검과 달리, 올드 원은 실력을 감추며 강반검의 속만 뒤집어놓고 있음을.
“세상에 평화가 도래한다고 한들 네게는 그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구나. 17년 전에 말했던 내 아이가 살아
가기 위한 미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니. 이미 죽었지 않은가?”
“닥쳐, 닥쳐, 닥쳐! 그 입 닥치지 못해!!”
“하하하. 인류의 구원자이자 전대의 대영웅이 정작 제가 살아가는 이유를 잃다니, 실로 아이러니하구나.
혈육조차 지키지 못한 네가 이 세계를 지킨들 보람은 있는가?”
강반검은 올드 원의 집요한 도발에 일일이 분노하면서도 결코 낙담이나 절망의 감정을 보이지는 않았다.
분노가 가라앉는 순간이야말로 잿더미가 될 것처럼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그래도 멈춰 설 리가 없겠지. 자신의 손으로 죽인 원수가 되살아나서 제 아들을 죽인 처지인데.’
사생결단의 각오로 폭주를 하면 했지, 마음이 꺾여서 공격을 포기할 만큼 강반검은 무른 자가 아니었다.
노도와도 같은 맹렬한 진격에 올드 원의 팔 한쪽이 돌연 비틀리며 펑 터졌다.
▷강반검의 부가스킬 발동
▷강반검의 부가스킬 발동
▷강반검의 초능력 발동
90대에 달한 근력이 지면을 내리치면 진도9의 대지진이 우스울 정도의 대재앙이 발생한다. 그것은 지금
의 나라도 충분히 실현가능한 수준의 무력.
허나 강반검의 추정근력은 나보다도 훨씬 더 높다.
17년도 더 이전부터 UT급에 오른 괴물이 인류의 최전선에서 끊임없이 실전을 거듭하며 오른 능력치는
어느 정도인가. 그것을 강반검은 눈앞에서 보여주었다.
“네놈의 혀가 아무리 내 마음을 파괴하려고 한들, 내 주먹은 그보다 빠르게 네놈의 몸을 파괴할 수 있
다!!”
“무식하기 짝이 없군. 정녕 17년만의 재회를 이런 식으로 가벼이 끝낼 작정인가?”
“가볍지 않다. 네놈이 벌인 짓도, 되갚아줄 주먹의 무게도, 무엇 하나도 가볍지 않다!!”
크게 부풀어 오르며 까마득한 높이로 솟구치는 올드 원의 초능력이 삽시간에 실체화한 절벽이 되어 곤두
박질 쳤다. 강반검은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주먹에 청옥색 빛을 실었다.
▷올드원의 23연계 융합능력 발동
▷강반검의 부속스킬 발동
▷위력충돌에 의한 올드 원 vs 강반검 판정체크 개시!
▷근력 UT(91~95) vs UT(96~100) : 저항확률 45% 이하
▷저항실패
▷Psychic Break down!
올드 원이 펼쳐낸 까마득한 절벽을 강반검은 주먹질 한 번으로 완파했다. 비산하는 근원요소가 회오리치
며 허리케인과도 같은 격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강반검의 반대쪽 손이 빛났다.
“…그만한 위력의 공격을 하고도 전력이 아니었단 말인가?”
“좀 전의 주먹이 미래를 빼앗긴 자들의 몫이라면.”
공간 전체가 꿀렁거리며 그의 손에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거력을 밀집시켰다. 세계 그 자체
를 한 주먹에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힘이 손바닥 위로 솟구쳤다.
“이 일격이야말로 미래를 되찾으려는 자들의 몫이다.”
“!!”
“사라져라, 과거의 망령이여!!”
일순간, 강반검의 존재감이 거인처럼 거대해지며 그의 주먹이 온 세상을 짓뭉개며 나아갔다. 지평선을
가득히 뒤덮은 그 거대한 자태가 심상임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압도당한 뒤였다.
▷강반검의 특수스킬 발동
▷올드원의 특수스킬 발동
절대고수가 된 지금의 인지감각으로도 미처 따라가기조차 벅찬 속도의 영역. 그 한복판에서 천지가 물리
적으로 뒤집어질 정도로 엄청난 중력을 지닌 주먹이 전진했다.
올드 원의 암흑으로 물든 세계가 그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조차 무색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위력이었다.
▷한계돌파!
▷강반검의 추정근력이 UT급을 넘어 모든 필멸자들의 한계점인 100을 돌파, 101에 도달합니다.
▷강반검의 추정근력이 끝을 모르는 의지의 도움으로 영육의 한계를 찢어발기며 근력의 한계점을 돌파,
102에 도달합니다.
▷강반검의 필멸을 초월한 가능성이 불멸의 영역에 발을 내딛으며 최상의 가능성을 돌파, 103에 도달합
니다.
EX급(103) 초월지경의 근력. 그 경이로운 위력의 일격이 정면으로 올드 원의 심상을 무너뜨리며 하나의
심상세계를 단숨에 멸망시켰다.
▷올드 원의 심상 발동
▷올드 원의 심상 발동
▷올드 원의 심상 발동
이진태가 죽음의 위기에 직면하는 순간에나 발동하던 심상. 그것이 동시에 세 개가 발동할 정도로 올드
원은 위기에 처했으며, 그 모든 절망의 영역이 연달아 파괴됐다.
▷올드 원의 75연계 융합스킬 발동
▷올드 원의 89연계 융합스킬 발동
▷올드 원의 129연계 융합스킬 발동
가히 혼을 쏟아 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무자비한 초능력의 융단폭격 끝에 간신히 강반검의 심상이 전
진을 멈췄다. 허깨비처럼 사라진 주먹이 지나간 자리는 폐허뿐이었다.
“양쪽 다 엄청 강해.”
“전대의 대영웅의 무력이 저 정도였어?”
유아와 다연이는 완전히 압도되어서 질린 기색으로 말했다. 이진태나 로리 헤더웨이 또한 예상치 못한 둘
의 저력에 표정이 굳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나만큼 커다란 충격을 받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강반검이 보여준 경지는 나로서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성역.
절대지경의 너머에 도사리는, 인간의 의지가 세계를 지배하다 못해 종족의 한계를 초월할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도달할 수 있는 초월지경의 차원력이었다.
“후욱, 후욱… 지금의 일격으로 꽤 많은 능력을 소모했군. 네놈이 약해진 게 선명하게 느껴진다.”
“그러는 강반검 자네야말로 무리하게 금기를 범했군. 그만한 위력의 기술, 몇 번이고 다시 사용할 수 있
는 건 아니겠지. 탑의 지원을 받더라도 남은 사용횟수는 기껏해야 한 번.”
“그 한번으로 네놈을 죽이지 못할 것 같나?”
올드 원이 소리 내어 어깨를 떨며 웃었다.
“못해. 아니, 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정확하겠지. 강반검. 너는 날 죽일 수 없다.”
“자기 과신도 그 지경이 되면 애처롭군.”
“만일 죽은 네 아들과 재회할 방법이 있다고 한다면. 자네는 결코 흘려듣지 못할 게야. 안 그런가?”
갑작스러운 올드 원의 단언에 강반검이 흠칫했다.
“개소리.”
“자네 정도의 실력자라면 진위를 판별하는 통찰력은 겸비했을 터. 내 말에 어떠한 거짓도 들어있지 않다
는 걸 느꼈겠지.”
“고작 그 따위 얄팍한 수로 목숨을 구걸하다니. 몰락할 대로 몰락했구나, 천면백괴.”
올드 원은 비굴한 표정을 짓지도, 무리하게 허세를 부리지도 않았다. 그저 덤덤하게 사실을 고하는 신부
처럼, 오히려 약간의 동정심마저 담은 미소를 지었다.
“자네는 진정으로 깨닫지 못했던 모양이군. 아들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내 아들이 죽은 시점이 얼마나 지났다고 생각하는 거냐. 반년이다. 죽은 지 반
년이나 된 사람은 어떤 초능력으로 부활시킬 수 없다.”
“저평을 넓히게나. 바로 자네 뒤에 그것이 가능한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가 있지 않은가.”
강반검의 시선이 올드 원을 따라 뒤로 향했다.
그 시선의 끝에 서있는 것은 다름아닌 바로 나 자신이었다.
“회귀자의 회귀스킬. 죽은 시체가 아닌 세계 그 자체의 시간을 거슬러 돌아가는 그 특별한 힘이라면 자네
아들이 살아있는 세계로 돌아가는 일도 얼마든지 가능하네.”
“설령 그렇다고 한들 회귀자는 내가 아닌 한도령이다. 저 젊은이의 능력이 나와 무슨 관계가 있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지. 우연히도 자네는 [살인약탈]과 [능력전달] 초능력을 지닌 초능력자도 알고 있
으니. 일생일대의 기적이라는 말을 알고 있나? 지금의 자네를 말하는 것 같군.”
강반검의 두 눈에 격심한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올드 원의 뜻은 명백했다.
“자네, 아직도 ‘그 쪽에’ 서있는 건가? 아들과 재회하기 위해서라면 ‘어느 편’에서 누구와 싸워야 할지 슬
슬 깨달을 때도 되지 않았나.”
인류의 희망, 전대의 대영웅, 압도적인 절대고수를 회유함으로써 상황을 완전히 뒤집는다.
사상최악의 역대급 빌런답게 올드 원은 악의어린 지혜로 강반검의 배신을 유도했다. 경악스러울 정도로
악마적인 모략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6회차] 올드 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