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my of the Greatest Psychic Ever RAW novel - Chapter 320
319 – [6회차] 올드 원( )
삼왕세력, 강반검의 배신, 수백 개의 초능력. 철저하게 준비한 수단이 모두 정면으로 격파되자 올드 원이
처음으로 감출 수 없는 동요를 드러냈다.
“이런 미래는 보지 못했는데.”
“당연히 그랬겠지. 천시연 가주가 목숨을 걸고 감춰주었던 미래였으니까.”
“그런가. 그 예지자가 내가 엿본 모든 미래에서 이 능력을 감추고자 술수를 부려왔군. 문자 그대로 목숨
을 걸어가면서. 참으로 대단한 집념이로다.”
말이 길어지는 올드 원을 보며 나는 기습적으로 을 발동했다.
▷올드 원의 권능 발동
회심의 기습이 수북한 모래알갱이로 변해 지면으로 흩어지는 모습을 보며 역시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풍류를 모르는군. 대륙의 흥망성쇠가 걸린 결전에서 적과 대화를 나눌 영웅의 대담함을 보일 줄 모르다
니.”
“그거야 네놈은 시간을 벌어야하는 입장이니 그렇겠지.”
물론 이 말도 올드 원이 들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다.
다른 동료들이 내 말을 듣고 눈빛을 달리했다.
“확실히 몰아세웠구나.”
“지금이 기회.”
“올드 원. 그 추한 모습도 끝을 볼 때가 되었군.”
이진태가 오연한 미소를 지으며 그간 비축해온 대마법들을 아낌없이 펼치기 시작했다.
“놈을 수비로 몰아넣어주지. 끝장을 봐라, 한도령!”
“어리석은 놈. 명색이 마왕군 사천왕이라는 자가 인간들의 편을 들다니, 그 추한 선택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더냐. 전생자로서의 자각이 아직 부족한가?”
“충분하다. 그렇지 않았다면 마법권능은 구사하지도 못했겠지. 오히려 전생자로서의 자각이 있기에 마
왕을 따르지 않고 내 삶을 살겠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거다, 올드 원.”
그것은 실로 기적 같은 변화였다. 한때는 본인이 세계를 멸망시키는 주범이었던 이진태가 이번에는 인간
들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 올드 원과 맞서 싸운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있고, 그의 존재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다.
‘강반검이 적이 되고 이진태가 아군이 되듯이.’
사람의 변화는 그가 받아온 모든 감정과 경험으로 결정된다. 선에 노출된 자는 선하게 물들고, 악에 노출
된 자는 악하게 물들기 마련이니.
비록 완벽한 선함을 유지하지는 못했기에 정종무류를 포기하고 그것이 강반검의 배신으로 이어졌지만,
이진태의 합류는 강반검의 배신보다 더 큰 이득을 선사했다.
▷올드 원의 권능과 이진태의 권능이 충돌합니다.
▷상쇄!
▷올드 원의 권능과 이진태의 권능이 충돌합니다.
▷상쇄!
연계적으로 떠오르는 상쇄의 알림. SSS급 이하 초능력이 봉인된 올드 원에게서 권능마저 연달아 상쇄되
는 지금, 저항수단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올드 원의 초능력 발동
▷한국 심처에 설치된 암흑게이트가 올드 원의 암흑게이트와 연동됩니다.
최후의 저항이라도 할 작정인지 올드 원이 기습적으로 게이트를 개방했다.
아슬아슬하게 SSS급을 넘긴 초능력이 발동되며 그 안에서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 튀어나왔다.
“진위협 가주!?”
“내 아들의 목숨 값을 치를 시간이다.”
진위협의 전신에서 새카만 암흑강기가 맺히며 흑화한 초능력이 발동하였다.
▷진위협의 초능력 발동
▷올드 원과 손을 잡는 끔찍한 배덕이 진위협의 전투력을 극단적으로 향상시킵니다. 진위협의 경지가 일
시적으로 UT급에 도달했습니다.
▷인류를 배신하는 최악의 배덕이 진위협의 전투력을 극단적으로 향상시킵니다. 진위협의 응용수준이
일시적으로 한계를 돌파, 101에 도달합니다.
그간 쌓아왔던 십대세가의 가주이자 대영웅의 동료로서의 입지, 영웅으로서의 자부심과 인류의 미래, 버
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버리며 진위협은 한 순간이나마 한계를 초월했다.
‘진요한을 죽인 결과가 이런 식으로 돌아올 줄이야…!’
진위협 가주가 실종되었을 때 빠르게 눈치 챘어야 했다. 하다못해 강반검이 강진혁의 죽음을 계기로 올드
원에게 포섭되었을 때라도 알아채야 했다.
승리가 목전에 펼쳐졌다고 방심 아닌 방심을 했던 결과, 올드 원의 마지막 한 수가 제대로 허를 찔렀다.
“안 돼! 도령이를 지켜!!”
강반검의 초월적인 103의 근력이 올드 원의 심상과 융합기술을 쓸어버리며 사경으로 몰아붙였듯이 필멸
자의 한계선인 100을 돌파한 능력치는 엄청난 위험도를 지녔을 터.
뒤늦게 동료들이 나를 지키고자 시도했지만 이번에는 올드 원이 동료들을 쉽사리 놓아주지 않았다.
▷올드 원의 초능력 발동
▷올드 원의 초능력 발동
가장 민첩한 기동력을 지닌 다연이가 정팔각형의 블록에 갇혀버리고 유아와 로리 헤더웨이의 앞에 어마
어마한 존재감을 지닌 괴인이 등장했다.
“다른 사천왕을 꿈으로 재현해 내다니, 정신이 나갔나?”
“원본과 같은 위력을 발휘할 필요는 없다. 딱 지금 이 순간만 버티면 되지. 너희 결사대가 무너질 찰나 말
이다.”
김철괴가 나를 향해 발을 돌리려다가 한 눈에 봐도 엄청나게 위험해보이는 괴인을 두고 유아와 로리 헤더
웨이를 버릴 순 없었는지 걸음을 멈췄다.
-미안하다. 그쪽은 어떻게든 버텨봐라.
-난 걱정 말고 두 사람을 지켜줘.
오히려 김철괴가 유아를 지켜주기에 안심할 수 있었다.
▷부가스킬 발동
▷부가스킬 이중발동
▷융합기술 발동
전에 없던 최고조의 집중 상태에 돌입하며 진위협의 암흑강기가 육안에 포착되었다. 초능력의 응용기술
을 쥐어짜낸 UT급 응용기술이지만 그래도 암흑강기는 여전히 빨랐다.
방어와 반격.
둘 중 하나만이 가능함을 깨닫자마자 자세를 낮추며 검을 쥔 손과 등, 허리와 두 발로 이어지는 전신에 힘
을 실었다. 폭발적인 거력이 전신과 검 끝에 어렸다.
‘10년으로는 부족해. 20년으로도 장담할 수 없어.’
검이 뻗어나가며 수명이 급격히 빠져나갔다.
▷비전스킬 발동
30년분의 수명이 담긴 근원지기로 강화된 멸섬이 암흑강기를 가르고 진위협에게 적중했다.
“무르다!!”
“!?”
진위협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오른팔로 멸섬을 받으며 멸섬을 측면으로 비틀었다. 그 자리에서 오른쪽
팔과 어깨가 찢겨져나갔지만 멸섬 또한 그대로 빗겨나가고 말았다.
암흑강기는 호신강기에 충돌하자마자 빠르게 그 성질을 내가 지닌 기운과 동조시키며 체내에 침투했다.
▷진위협의 비전스킬 발동
▷진위협의 고유특성 발동
▷막대한 절망에 의한 정신붕괴에의 저항체크 발동!
▷각 능력치 별 한도령 vs 진위협 대결 개시!
▷응용 SSS(84) vs EX(101) : 저항확률 0%
▷자동실패
▷근원 UT(93) vs UT(95) : 저항확률 60%
▷제한적 저항성공
▷정신 UT(95) vs UT(92) : 저항확률 65%
▷저항성공
삽시간에 근원요소가 모인 영자기관까지 침범한 기운이 진위협의 절망감을 내게 강요했다.
「타인을 배신해야만 강해질 수 있는 초능력. 언제나 누군가를 배신하며 살아온 내게 이보다 어울리는
초능력은 없다. 아들이 비슷한 초능력을 각성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내 아들만큼은 배신자로 살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올드 원의 하수인 노릇을 그만두고 살아
왔다.」
「이를 위해 감수해야 했던 희생의 나날들이, 아들에게는 보다 나은 삶을 선사하겠다는 욕망이 영원히
실현될 수 없게 되었을 때의 절망감. 그것을 한도령에게도 알게 해주고 싶다.」
근원요소 전체가 진위협의 침투한 아우라로 돌변하는 사태는 막아냈지만, 그 안에 담긴 기억마저 떨쳐내
지는 못했다. 지독한 상실감과 그 안에 담긴 복수심에서 나는 무언가를 깨달았다.
-진위협의 목표는 내가 아니야! 유아다!!
전언을 받은 김철괴가 다급히 측면에 호신강기를 펼치기가 무섭게 진위협의 암흑강기가 그를 후려쳤다.
“방해다. 꺼져라.”
“크헉!!”
시야 저편으로 튕겨나간 김철괴. 방향을 급선회하여 유아의 곁에 도달한 진위협을 막아보려던 로리 헤더
웨이가 올드 원의 파상공세에 붙잡혔다.
“도망쳐, 유아!!”
유아는 일찍이 한 차례 보았던 눈을 하였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살아날 수 없음을 깨달았을 때, 올드 원의
마수로부터 죽음으로 나를 구원하며 보인 초연함이었다.
-나, 그런대로 행복했어.
-제발 도망치라고!!
-잘 살아.
진위협의 양손에 맺힌 암흑강기가 날카로운 열 개의 발톱처럼 뻗어나가며 유아를 찢어발겼다.
▷탁재윤의 초능력 발동
▷구룡환의 초능력 발동
▷하정아의 초능력 발동
문자 그대로 유아가 찢겨지기 직전, 전장에 가세한 어빌리티즈 공격대 주요멤버들이 아슬아슬하게 이를
막았다.
“늦었잖아, 이 얼간이들아!!”
“이쪽도 노력했다고요!”
“이브이, 멈춰! 지금 쓰면 죽어!”
탁재윤의 경고에 측면에서 기습적으로 진위협에게 초능력을 걸려던 이브이가 흠칫 물러섰다. 그녀의 곁
에서 아티펙트 방어진을 친 마인성의 얼굴이 흙빛으로 물들었다.
“방어진이 침식되고 있다. 탁재윤이 옳아. 수비에 전념해도 1분 안에 뚫리니 공격에 사용한 기운이 고스
란히 매개체가 되어 본체가 당하는 건 순식간이겠어.”
막는 것도 힘겹지만 섣불리 공격하면 즉사도 각오해야한다. 상상 이상의 난적으로 거듭난 진위협을 두고
모두가 망설이는 그때, 그가 기습적으로 방향을 틀었다.
가장 치열한 격전을 펼치고 있던 구룡마와 탁위일, 강반검이 있는 방면이었다.
“강반검을 도울 작정이야!!”
“아니, 방패막이다! 강반검의 주변에 살포된 HBO물질로 위협적인 공격은 흘리고 덤비는 놈은 다 죽일
작정이야!”
제갈민의 경고에 누구 하나 섣불리 그를 저지하지 못했다.
끝내 전장에 합류한 진위협에게 강반검이 물었다.
“이 상태로 둘은 버겁군. 어느 쪽을 맡겠나?”
“죽일 상대는 처음부터 정해뒀다.”
여러 번 예상을 뛰어넘는 행보를 보여왔던 진위협이지만 이번만큼은 천하의 강반검조차 예측하지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 진위협의 단검이 강반검의 목을 그었다.
거세게 솟구치는 핏줄기 너머로 강반검이 믿을 수 없다는 눈을 하며 무릎을 꿇었다.
“회귀자는 한 명이다. 과거로 돌아가서 자식을 구할 수 있는 사람 또한 한 명이라는 거지.”
강반검은 체념했다.
눈을 감은 그를 진위협이 붙잡아 던졌다.
“마, 막아!! 강반검은 아직 안 죽었어!!”
제갈민의 외침에 한 발 늦게 떠올렸다.
살인약탈.
모두의 초능력이 강반검에게 쏟아졌지만 가장 먼저 그의 신체를 관통한 것은 올드 원의 초능력이었다.
▷올드 원의 초능력 발동
▷올드 원이 강반검의 초능력 을 흡수합니다.
▷올드 원이 UT급 절대능력을 입수함으로써 전에 없던 새로운 가능성에 눈을 뜹니다. 5분 뒤, 올드 원의
능력치가 극단적으로 상승합니다.
강반검. 한반도 최강의 무투가이자 전세계에서도 내로라하는 실력자였던 그가 다른 자도 아닌 올드 원의
공격에 숨통이 끊어지고 말았다.
그를 최강의 자리에 올려놓았던 초능력은 이제 올드 원에게 그와 동일한, 그 이상의 강함을 선사하겠지.
“5분이 지나면 그때야말로 끝장이군.”
“마지막 유예인가.”
더는 힘을 아낄 때가 아니었다. 우리 중 대부분은 죽음을 각오하고 전력폭주를 발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 올드 원의 손에 동료가 더 죽어도 곤란해진다.
‘믿을 수가 없군. 강반검. 당신은 이런 괴물과의 전투에서 승리했던 건가?’
그런 강반검조차도 허망한 최후를 맞이하게 만든 주범, 진위협이 전보다도 더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암흑
강기를 수강처럼 양손에 덧씌웠다.
강해졌다고 여긴 건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었다. 그는 대영웅 강반검의 믿음을 등졌다는 또 다른 ‘배덕’을
저질렀기에.
“저 양반, 이제 강반검만큼 강해진 거 같은데?”
“…정말로 그럴지도 모르겠어.”
무수한 기대를 배신함으로써 진위협은 강해졌다.
▷진위협의 초능력 발동
▷강반검의 믿음을 배신함으로써 진위협의 전투력이 초월의 영역을 넘보기 시작합니다. 진위협의 모든
능력치가 한계에 근접하며 응용능력치가 102에 도달합니다.
스트레스는 초능력의 성장을 가속시킨다. 배신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신한 진위협이 받을 스트레스가 어
느 정도일지는 오직 나만이 짐작할 수 있었다.
5회차의 내가, 비트레이어의 삶을 살며 인류 최후의 다섯 도시 중 둘을 붕괴시킨 나만이 이해할 수 있었
다.
“진위협. 당신의 영역 동조는 확실히 위협적이더군. 하지만 그 수를 먼저 꺼낸 건 어리석은 짓이었다.”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나? 그 강반검의 힘을 손에 넣은 이상, 올드 원은 역대 최강이다. 5분간의 무의미
한 저항 끝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느니, 죽음을 고를 수 있을 때 자살해라.”
“…….”
“물론 너만은 자살하게 두진 않겠다. 진요한. 내 아들을 구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어. 내가 직접 과거로
돌아가서 네놈을 죽이고 올드 원도 막아주마. 지금이라면 알 수 있지 않은가.”
“당신이 나보다 강하고, 강반검보다도 강해질 수 있으며, 올드 원을 해치울 수 있다고 믿는 건가.”
진위협이 손을 내밀었다.
“순순히 포기해라. 그리하면 아들의 원수이기는 하나 네가 이뤄온 위업을 감안하여 고통은 주지 않겠
다.”
나도 모르게 비웃음이 지어졌다.
“모든 초능력자에게는 상성이 있지. 아무리 강력한 초능력이라도 세상에 단 한 하나는 무슨 수를 쓰더라
도 이길 수 없는 역상성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네 초능력이 내 역상성이라고 주장하려는 건가?”
“초능력자의 상성은 초능력만으로 성립되지 않는다. 배신으로 힘을 쌓아온 당신에게 있어서 가장 큰 역
상성은 처음부터 배신이 성립불가능인 상대.”
배덕을 범함으로써 힘을 얻는 초능력자라면 그와 정반대인 믿음과 기대를 충족함으로써 힘을 잃기도 하
겠지. 나는 어떤 의미로는 진위협을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고 있다.
“예언자는 아니지만 한 가지 예지를 하지. 올드 원이 회귀능력을 남에게 넘겨줄 정도로 어수룩한 인물은
아니지. 당신은 반드시 올드 원에게 버림받고 그를 배신하게 될 거다.”
타인을 배신함으로써 강해졌다는 자기최면에 가까운 정신적 주박상태에 빠진 그에게 한시적으로 쌓은
강함을 모조리 상실할 [키워드]를, 범해서는 안 될 [금기]를 심었다.
[6회차] 마지막 5분
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