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Bureau Crazy PD is back RAW novel - Chapter 104
104화 – 강동수, 또 너구나?
‘멍멍이와 산다!’ 연말 특집 3부가 방영됐다.
멍멍산 팀은 1부, 2부에서 시청률이 10%가 넘은 만큼, 3부 시청률이 얼마나 나올지 기대했다.
방송 당일 커뮤니티 반응은 무척 좋았다.
우선 첫 번째 손님으로 윤하얀이 등장하자,
└비스트 마스터다!
└멍멍이 작가님 등장!
└모글리다! 모글리!
큐티 걸즈 편 때도 그렇고, 이번에 강남희 할머니 때도 대활약한 그녀는 멍멍산 팬들에게는 인기 만점이다.
그리고 그녀가 할머니와 있었던 추억을 얘기하자,
└주인 할머니 진짜 좋은 사람이네.
└우리 주인아줌마는 맨날 월세 달라고 난리인데.
└월세를 제때 내라. 그럼 난리를 치겠냐?
└주인 할머니 아들 진짜 안타깝네.
└미국 여행 가는데 무섭다. 총 맞으면 어쩌지?
└미국도 사람 사는 데임. 무서워하지 마셈.
이어서 그녀가 Q-TV에서 다큐를 찍게 된 사연이 나오자,
└오금숙 말대로 윤 작가는 정말 좋은 사람이네.
└은혜 갚는 게 당연하다고 하는데, 실제로 은혜를 갚는 사람은 많지 않음. 그냥 주둥이만 나불거리고 끝내지. 근데 윤 작가는 제대로 은혜를 갚고 있네. 진짜 좋은 사람이다.
└나 Q-TV 동물의 제국 팬인데. 윤 작가가 메인 작가 맡고 나서부터 다큐 퀄리티가 좋아졌음.
└본인 커리어 버리고 할머니 위해서 다큐를···. 감동이네···.
모두 윤하얀을 칭찬하고,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권에 ‘멍멍산 작가’, ‘멍멍산 윤 작가’ 등이 잠깐씩 나타나기도 했다.
그녀의 이야기가 끝나고···.
두 번째 특별한 손님이 나타났다.
주말 연예 뉴스에서 ‘멍멍이와 산다!’에 정말 특별한 손님이 초대됐다고 해서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
“안녕하세요. 차은수라고 합니다.”
백상 예술 대상, 지상파 연기 대상, 아카데미 상, 대종상 등등···.
권위 높은 수많은 시상식에서 휩쓴···.
최고의 작가가 등장했다.
└Wow···.
└멍멍산 PD 이분을 캐스팅한 겁니까?
└미쳤다.
└멍멍산 PD ‘뮤직대전’에서 플루토랑 에이비도 캐스팅했음. 캐스팅엔 도가 튼 인물인 듯 ㅋ
사람들은 차은수가 옥탑방에서 살았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다.
왜냐면 차 작가를 잘 모르는 이들은, 그가 그냥 재벌가 장남이고 글에 재능이 뛰어나서 성공한 줄 알지만···.
└차 작가가 이십 년 넘게 가족과 생이별하고 고아로 지냈었다니···.
└인생이 막장이네···.
└플루토 유체리랑 비슷하네.
└둘이 친하지 않음?
└맞음. 요즘은 차 작가 뮤즈를 임혜령, 윤신라, 김초롱이라고들 하는데. 사실 원픽은 유체리임.
└유체리가 연기하는 모습 다시 보고 싶다.
차은수의 등장은 길지 않았지만, 그 짧은 시간만으로도 포털 사이트에 ‘멍멍산’과 ‘차은수’의 연관 검색어로 도배됐다.
심지어 ‘멍멍산’을 안 보던 사람들마저 차은수를 보기 위해 SBC로 채널을 돌렸고, 자려고 하던 사람들도 눈을 반짝 떴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으고···.
세 번째 특별 손님, 레나 포스터가 등장했다.
그녀는 강남희 할머니 아들인 김철호 선생님과 인연을 얘기했다.
“김 선생님은 총기 난사 사고에서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범인에게 끝까지 저항하셨어요. 그리고 제 딸 제인을 지키기 위해···.”
동시에 김철호 선생님이 죽은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자료 화면이 나왔다.
└할머니가 아드님을 정말 훌륭하게 키우셨네···.
└의인이시네요.
└영웅이시네요.
└훌륭한 선생님이셨네요.
└총을 들이대는데도 온몸을 날려 아이들을···.
그리고 장례식장에서 울고 있는 그녀에게 할머니가 해준 위로···.
[자식 먼저 보낸 어미 마음이 어떤지 이해혀···. 그래도 굳세게 살아. 그래야 딸도 하늘나에서 행복혀. 알겠지?]레나는 그 위로 덕분에 살 수 있다고 하면서···.
그랬던 할머니가 이렇게 편찮으시면 어떻게 하냐고 눈물을 흘렸다.
└아···. 눈물 난다.
└우리 할머니 생각난다···.
└나도···.
└훌륭한 아드님을 키우신 분답네요···. 존경합니다.
└할머니 빨리 쾌차하셨으면 좋겠다···.
레나는 할머니를 진심으로 위로했고, 할머니는 육 년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고···마워···.”
서로를 꼭 껴안으며 폭포수 같은 눈물을 흘리는 두 사람···.
시청자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에 연말 특집 정말 좋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만 했으면 좋겠다.
└PD랑 스태프들은 힘들겠지만···. 감동 + 재미 있는 방송 쭉 나왔으면···.
└멍멍산이 계속 이대로만 가면 좋겠네.
그리고 방송 마지막, 세 번째 특별 손님 레나 포스터가 준비한 특별한 선물이 등장했다.
건강식품, 안마 의자, 재활 기구 등등···.
정말 수많은 선물들···.
그중 사람들 관심을 끈 건···.
“그리고 김 선생님 어머님께 ‘핫플렉스’ 평생 무료 이용권을 드릴게요.”
└갑자기 웬 핫플렉스?
└이거 광고임?
└PPL을 이렇게 하는 거임?
└SBC가 핫플렉스를?
└이거 그냥 앞광고 아님? 너무 대놓고 하네.
└요즘은 앞광고가 유행이래.
그때 그녀가 핫플렉스 평생 이용권을 선물한 이유를 설명했다.
“할머니께서 동물 관찰 다큐를 좋아하신다고 해서요. 이번에 저희 핫플렉스에서 다큐 방송을···.”
└다큐 좋아하면 데이지+ 평생 이용권을 줘야지.
└맞아. MGO 모르나?
└MGO 킹정이지.
└MGO 보다가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름.
└퇴근하고 MGO 보다가 정신 차리면 출근 시간임.
└중독되면 답도 없는 MGO···.
└하여튼 핫플렉스 PPL인 거 같네.
그때 레나의 말에 의문을 제기한 시청자가 있었다.
└근데 방금 ‘저희 핫플렉스’라고 하지 않았나?
└그랬나?
└그냥 실수겠지.
└핫플렉스 사장이라도 되나?
이때 레나가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리고 사실···. 제가 핫플렉스 부사장이거든요. 그래서 할머니께 이 선물을···.”
└능력자셨구나.
└나름 반전. 쑥스러워하는 모습 어여쁘시네.
└딸을 잃은 아픔을 이겨내고 성공하신 거 같아 보기 좋네요.
└개 PD 캐스팅 능력 오지네.
└와···. 핫플렉스 부사장을 캐스팅하네.
레나가 스스로 도움이 되고 싶다고 한국으로 온 거지만, 사람들은 동수의 캐스팅 능력에 박수를 보냈다.
물론 모두가 박수를 보낸 건 아니다.
= = = = = = =
아이리스 컴퍼니, 기획이사실.
윤민철은 차가운 눈빛으로 ‘멍멍이와 산다!’를 보면서 생각했다.
‘레나 포스터···. 내 약속은 전부 거절하더니. 이깟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려고···!’
-으득!
이를 간 윤민철은 서릿발 같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강동수, 또 너구나? 주제도 모르고 내 앞을 막는 미친 개XX···.”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비서가 들어왔다.
열 시 넘어까지 야근을 하는 바람에 비서의 안색은 몹시 안 좋았다.
하지만 윤민철에게 괜히 트집이 잡히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사님, 골드 해머 TV 부대표랑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래?”
그는 골드 해머 TV에서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힘을 준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래서 비서에게 어떻게든 그쪽과 약속을 잡으라고 지시한 거다.
윤민철은 차가운 눈빛으로 TV 속 레나 포스터를 노려보며,
‘몰락해가는 핫플렉스 따위보다 골드 해머 TV로 노선을 갈아타는 게 맞겠지.’
“골드 해머 TV가 오리지날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거 확실한 정보지?”
“골드 해머 스튜디오에서 입수한 정보니까 확실합니다. 강민주 대표(골드 해머 스튜디오 대표)가 직접 지시한 사항이라고···.”
“후후, 핫플렉스를 완전히 끌어내릴 생각인가 보군. 좋아, 아주 좋아.”
비서는 히죽 웃으며,
“사실 골드 해머 TV 부대표실 비서가 제 친한···.”
“그딴 건 말할 필요 없고.”
“아···. 네.”
“정확한 약속 날짜는?”
“그게 지금은 연말이라 바쁘다고···. 다음 주쯤···.”
“뭐야?”
그는 미간을 좁히며,
“이놈이나 저놈이나 전부 나를 뭐로 보고 감히···”
비서는 움찔하더니,
“최, 최대한 빨리 약속을 잡아 보겠습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됐어. 만나고 싶어 안달 난 꼴을 보이지 마. 협상에서 지고 들어갈 생각이야?”
“죄, 죄송합니다.”
윤민철은 신경질적으로 TV를 끄고 팔짱을 끼더니,
“기획안은 어떻게 되고 있어?”
“송민지 PD의 기획안 반응이 좋습니다. ‘노래 타고~ 가수 찾아!’라는 건데. MC 두 명이 추억의 노래를 부른 가수를 찾아가는 내용입니다. 여기 기획안입니다.”
비서는 윤 이사의 책상 위에 기획안을 올려뒀다.
윤민철은 기획안을 쭈욱 훑어보더니,
“나쁘지 않군. 그나저나 송민지면···. SBC에서 온 PD였나?”
“네, ‘멍멍이와 산다!’ 전임 PD입니다. ‘멍멍산’도 직접 기획했다는데, 중간에 작가가 잠수를 타서 프로그램을 말아먹었다고···.”
“그딴 건 상관없고.”
“······.”
“그 여자, 강동수랑 아는 사이인가?”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윤민철은 잠시 고민하더니,
“송민지 오라고 해.”
비서는 눈을 크게 뜨며,
“지, 지금 말입니까?”
“장난치나? 지금 열 시 넘은 거 몰라?”
“······.”
“내일 출근하면 오라고 해.”
“···네, 저 이사님 그런데 퇴근은···.”
“내 퇴근 시간까지 일일이 말해야 하나?”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비서는 꾸벅 인사를 하고 나갔다.
그는 복도를 걸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왜 물어보긴 왜 물어보겠냐···. 나도 퇴근 좀 하자. 퇴근···!”
-삐리리!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누군가하고 확인하니, 송민지 PD였다.
‘마침 잘됐네.’
“네, 전화 받았습니다.”
[김소규 비서님, 늦은 시간에 죄송해요.]맑고 경쾌한 목소리가 들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김 비서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아닙니다. 송 PD님. 무슨 일이십니까?”
[혹시 제 기획안 윤 이사님이 뭐라고 하셨는지···.]“긍정적으로 보신 거 같습니다.”
[그럼···.]“내일 출근하시면 이사실로 오세요.”
[아! 감사합니다.]“하하, 저한테 감사할 게 뭐 있나요.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네, 김 비서님! 편안한 밤 되세요!]통화를 끝낸 김 비서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편안한 밤은 둘째치고 퇴근이나 했으면 좋겠네.”
그는 한숨을 푸욱 내쉬며 비서실로 향했다.
= = = = = = =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어느 방.
레이스가 달린 침대에 굵은 웨이버 펌을 한 귀여운 외모의 송민지가 밝은 미소를 짓고 앉아 있다.
그녀는 김소규 비서가 했던 말을 다시 떠올리며 작은 주먹을 꼬옥 쥐었다.
‘윤민철 이사가 골드해머 TV나 핫플렉스 쪽 독점 프로그램을 노리고 있댔지. 이 기획안이면 분명···.’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강동수가 제법 잘해줘서 편성도 퇴짜 맞고, 공수철도 쫓겨나면서 올 스톱되긴 한 거 같은데···.’
“···혹시 모르니까.”
그녀는 신진규(‘동물 농원’ 메인 PD)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이게 누구야. 송 PD! 이 시간에 웬일이야?]“‘동물 농원’ 보는데 선배님 생각이 나서 연락드렸죠~!”
[하핫, 이 시간에 동물 농원을 왜 봐?]“저 ‘동물 농원’ 찐팬인 거 아시면서~! 헤헤.”
[맞다, 맞다. 그랬지. 하하.]“선배님~ 요즘 잘 지내시죠~?”
[뭐, 나야···. 잘 지내지!]그렇게 말하는 신 PD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송민지도 그의 상황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는 비웃으며 생각했다.
‘담 PD랑 강동수한테 CP 승진 기회 뺏겼댔지. 에고, 한심한 인간~. 맨날 빌빌거리더니.’
하지만 생각과 달리 애교 가득한 목소리로,
“헤헤, 다행이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본론을 꺼냈다.
“선배, 요즘 민 작가는 어때요~? 아직도 선배한테 막 태클 걸고 그래요~?”
[···그 여자, 우리 프로그램 그만뒀어.]송 PD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만뒀다니. 그럼, 설마 그 기획안으로 다시···.’
[강동수 백으로 ‘도토리’ 메인 작가 됐더라.]“아, ‘도토리’요···. 그럼, ‘인기 뮤직’도 하면서···.”
[뭐, 그런 거 같은데···. 에이, 그 미친개 얘기는 그만해! 짜증 나서 잠도 안 오니까.]“어, 어머···. 죄, 죄송해요. 저는 그냥 선배님 안부가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울먹였다.
배우 뺨치는 연기 실력···.
신진규는 깜박 속아 넘어갔다.
[아, 아니야. 송 PD가 미안할 게 뭐 있어. 오히려 내가 미안하지···. 사실 민 작가한테 배신당하고 나서···.]“어머, 우리 선배님 어쩌면 좋아요···.”
송민지는 신 PD를 살살 달래면서 원하는 정보를 얻었다.
그리고 통화를 끝낸 그녀는 생각했다.
‘민 작가의 ‘그 노래? 그 가수!’는 내년 2/4분기까지는 편성에 없고···. 지금 방송을 두 개나 하고 있으니 파일럿 프로그램을 할 시간적 여유도 없을 거야.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1월 중에 광고를 내고, 2월에는 방영을 시작해야 해. 그렇게 해야만···.’
그녀는 옆에 있는 ‘노래 타고~ 가수 찾아!’ 기획안을 잡더니 환하게 웃으며,
“이 기획은 온전히 내 것이 되는 거야.”
그녀의 눈동자는 요사스러운 빛을 냈다.
= = = = = = =
동수는 집에서 ‘멍멍이와 산다!’ 연말 특집 3부를 시청했다.
그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재밌네. 아주 잘 빠졌어! 가온 내일 시청률 얼마 나올 거 같냐?’
[평균 시청률 13.1%, 순간 최고 시청률 19.1%. 오차율 +3% 정도다.]동수는 눈을 크게 떴다.
‘19.1%!? 진짜?’
[차은수가 등장했을 때다. 어쩌면 20%가 넘을 수도 있다.]‘이야, 세계적인 작가답네. 출연료도 전액 기부하고···. 시청률도 대박···. 아주 멋지네!’
그는 시청률 맞히기 내기가 진행 중인 멍멍산 단톡방에 가온이 알려준 시청률을 적었다.
그때 가온이 물었다.
[궁금한 게 있다.]‘뭔데?’
[이번에 얻은 앙상블 시스템 이용권 어느 프로그램에 먼저 쓸 거지? ‘그 노래? 그 가수!’? ‘소원을 말해봐!’? 아니면 둘 다?]‘아, 그거 우선···.’
동수는 망설임 없이,
“민 작가의 ‘그 노래? 그 가수!’에 먼저 쓸 거야.”
그리고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