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Bureau Crazy PD is back RAW novel - Chapter 109
109화 – 나네?
동수는 최윤아와 작별한 뒤, 버스를 타고 SBC 방송국으로 향했다.
돌아가서 마무리해야 될 일도 있고, 시청률이 대박이 나서 저녁에 회식도 잡았기 때문이다.
그는 씨익 웃으며 생각했다.
‘변 사또한테 카드 달라고 해야지.’
오늘도 무진장 긁어볼 생각이다.
-뾰로롱!
그때 요정 가온이 나타나며 말했다.
[최윤아에게 조언 몇 마디 해주라는 거였는데, 스카웃할 줄은 몰랐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아니. 그냥 딱히 해줄 말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두기에는 가온 말대로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을 거 같아서 미친개 스튜디오로 오라고 한 거다.
‘고집은 있는 거 같은데, 성실하고···. 일단은 내 말을 잘 듣는 거 같아서 말이지.’
[그런가?]‘왠지 모르겠는데 막내랑도 잘 지낼 거 같아.’
[그렇군. 박지혜를 위해서 스카웃한 거군.]‘아니, 그건 아니고···.’
[럭키 키스랑 새벽 데이트 이후 한설희 주가가 상승세였는데···. 도자기 이벤트로 박지혜가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건가. 흠. 하지만 김민혜나 민성아 같은 우량주가 호시탐탐···.]‘뭔 소리야? 너 내가 헛소리하지 말랬지?’
[당신이야말로 똑바로 해. 이러다가 좋은 보트를 탈지도 몰라.]‘좋은 보트? 그게 뭐냐?’
[모르면 됐다.]동수는 가온이 또 인터넷에서 쓸데없는 걸 봤다고 생각했다.
-톡!
그때 민성아에게 톡이 왔다.
└성아: 시청률 대박 축하해요.
동수는 피식 웃으며 답장했다.
└강동수: 고맙다.
└성아: ‘그 노래? 그 가수!’ MC 둘 중 한 명이요. 어느 정도 수준까지 가능해요? 박재섭도 돼요?
박재섭은 우리나라에서 한 손에 꼽히는 MC다.
MC보다는 희극인이라고 불러달라고 하면서 늘 개그 프로그램 부흥에 힘쓰고, 항상 타인의 모범이 돼서 싫어하는 시청자가 거의 없는···.
최고의 국민 MC다.
‘그런 박재섭을 캐스팅해도 되냐고?’
동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나 박재섭의 회당 출연료는 적어도···.
[통계 자료에 따르면 1,500만 이상이다. 지금 자본금으로는 무리다.]‘으음···.’
[하지만 박재섭이 MC를 맡는다고 하면 투자를 하려는 기업들이 있을 테고···. 방송국들도 박재섭이 출연한다면 솔깃해서 제작비를 내놓을 거다.]‘그건 그렇지. 그러면 당장 필요한 건 계약금 정도인데···. 그건 어떻게든 마련할 거 같은데···.’
중요한 건 박재섭을 캐스팅할 수 있는지다.
박재섭은 프로그램을 함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수는 민 작가에게 톡을 보냈다.
└강동수: 박재섭, 캐스팅할 수 있어?
└성아: 아마도요.
민성아가 이렇게 말할 땐 웬만하면 캐스팅할 수 있다는 거다.
동수는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하다가 톡을 재차 보냈다.
└강동수: 박재섭이랑 친해?
└성아: 아뇨. 근데 개그맨들이랑 조금 알아서···.
‘아! 그러고 보니 얘 KBC ’희극 연주회‘ 서브 작가를 했댔지.’
희극 연주회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장수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수많은 스타 개그맨을 배출시킨 프로그램인데, 스타 튜브나 OTT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시청률이 점점 저조해지더니, 몇 년 전에 종영했다.
그때 가온이 동수 어깨에 앉으며 말했다.
[민 작가가 담당했던 프로그램 게스트를 확인해보니 ‘희극 연주회’ 출신 개그맨 비율이 83%나 됐다.]‘그 정도면 개그맨들이랑 조금 아는 게 아니고 친분이 깊나 보네.’
[그런 거 같다.]‘성아가 개그맨이랑 친하다니···. 조금 안 어울리는 거 같은데···.’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누가 거짓말이랬냐? 그냥 이미지가 안 맞는다는 거지.’
동수는 민성아에게 ‘그러면 박재섭하고 약속을 잡아봐.’라고 답장을 보내려 했다.
그때 가온이 말했다.
[일단 앙상블 시스템을 먼저 사용해보는 게 어떻겠나? 아무리 국민 MC지만 우리 프로그램에 안 맞을 수도 있다.]‘일리 있는 말이네.’
국민 MC 박재섭이라도 모든 프로그램을 히트시킨 건 아니니까.
그는 앙상블 시스템을 실행했다.
-띠링
알림창이 나타났다.
『앙상블 시스템(Ensemble system)』
『시스템이 적용될 프로그램을 정해주세요.』
『프로그램을 선택했으면 스태프 리스트와 출연진 리스트를 작성하세요!』
『프로그램과 스태프, 출연진 사이의 앙상블을 알려줍니다.』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는 횟수 : 3』
『현재 적용 중인 프로그램: 【멍멍이와 산다!】, 【생방송 인기 뮤직】』
도자기 이벤트를 통해 얻은 앙상블 시스템 이용권 3개는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시스템 적용! ‘그 노래? 그 가수!’.’
『앙상블 시스템이 ‘그 노래? 그 가수!’ 프로그램에 적용되었습니다.』
이어서 새로운 알림창이 나타났다.
『스태프 구성을 하려면 1번, 출연진 구성을 하려면 2번을 선택해주세요. ‘1’ / ‘2’』
동수는 2번을 선택했다.
『출연진 구성을 선택했습니다.』
『데이터 해킹률이 높을수록 더 정확한 점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인물과 프로그램의 앙상블을 확인하고 싶으신가요?』
‘박재섭.’
『박재섭(50세 / 8월 8일 / B형 / 남) 맞습니까?』
『예 / 아니오』
동수는 ‘예’를 선택했다.
『박재섭이 MC 리스트에 등록됐습니다.』
『해킹률 0%입니다. 기본 정보만 등록됩니다.』
『앙상블 점수 오차율은 ±2%입니다.』
『오차를 줄이려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앙상블 점수 : 85점(A등급)』
그는 알림창에 나온 내용을 확인하더니,
‘A등급이네.’
[국민 MC답게 준수한 점수군.]‘난 S등급일 줄 알았는데···.’
[S등급은 흔하게 나오는 등급이 아니랬잖아.]‘인마, 내가 지금까지 본 S등급이 몇인데!?’
[그건···. 운이다.]‘데이터무새가 웬일로 운 타령이래?’
[······.]가온이 더는 할 말이 없는지 침묵하자 동수는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하여튼 A등급이면···. 섭외하라고 해야겠네.”
[적절한 선택이라고 본다.]‘다른 MC는 누구로 하지?’
[기획안에는 가수로 할 거라고 되어 있었다.]‘가수라···. 이건 성아랑 더 얘기해보기로 하자.’
동수는 민성아에게 답장을 보냈다.
└강동수 : 박재섭 캐스팅 해 봐!
= = = = = = =
아이리스 컴퍼니, 윤 이사 사무실.
윤민철은 책상에 ‘노래 타고~ 가수 찾아!’ 기획안을 내려놓으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아주 좋은 기획이에요. 송민지 PD, 기대가 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부터 준비한 거죠?”
“이전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틈틈이 준비했어요.”
사실은 민성아의 기획안을 제목만 바꾼 거지만, 송민지는 정말 본인이 준비한 거처럼 말했다.
당연히 윤 이사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팔짱을 끼며 물었다.
“이전 프로그램이면···. ‘멍멍이와 산다!’ 맞죠?”
“네!”
“그럼···. 강동수 PD랑은 어떤 사이죠?”
송민지는 움찔했다.
‘강동수 얘기를 왜 하는 거지? 아! 그러고 보니 윤민철 이사가 블랙 캣츠 엔터에 있을 때, 강동수랑 몇 번 충돌했댔지···.’
그녀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잘 몰라요. 입사 동기기는 하지만 OJT 때 말고는 서로 신경도 안 쓰던 사이여서요. 얼굴이랑 이름 정도만 아는 사이에요.”
“그래요?”
그의 눈에 조금 아쉬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송민지는 윤민철의 속내가 궁금했지만, 묻지는 않았다.
쓸데없는 짓을 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윤민철이 말했다.
“알겠습니다. 질문에 답해줘서 고마워요.”
“큰 도움이 못 돼서 죄송해요.”
“아닙니다. 그럼 기획으로 돌아와서···. 궁금한 게 몇 가지 있는데요.”
송민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씀하세요.”
“두 명의 MC 말인데요. 누구로 할 생각인지···.”
“유명 MC랑 가수 콤비로 할 거예요. 가수는 아직 고민 중이고···. MC는 정했어요.”
“누구?”
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박재섭이요.”
“국민 MC 박재섭 말입니까? 캐스팅할 수 있어요?”
“네, 자신 있어요.”
윤민철은 의외라는 눈빛을 했다.
박재섭을 캐스팅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다니.
“박재섭과 친분이 있습니까?”
“아니요. 대신, 박재섭 매니저랑 친해요.”
송민지는 몇 년 전에 운 좋게도 박재섭이 출연하는 프로그램 조연출을 했었다.
그녀는 나중을 생각하며 국민 MC 박재섭과 친분을 쌓으려고 했었다.
그러나 박재섭은 방송 이미지와 달리 쉽게 사람을 사귀는 성격이 아니었다.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하지만, 선을 그었고···.
그 선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정말 소수였다.
그래서 친해지기는커녕 제대로 대화조차 나눠보지도 못했고···.
‘박재섭이랑 친해지는 건 포기해야 하나?’
···라고 생각할 때, 박재섭의 매니저 임대훈이 눈에 들어왔다.
임대훈은 박재섭이 가자면 가고, 멈추자면 멈춘다는 그림자와도 같았다.
‘저 사람이라면···.’
임대훈도 사람을 쉽게 사귀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노력으로 친한 사이가 됐다.
박재섭 캐스팅에 힘을 써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그녀는 씨익 웃으며,
‘투자한 시간과 노력의 결실을 드디어···!’
그러나 윤민철은 조금 김이 샜다는 얼굴로 물었다.
“흠···. 그딴 매니저가 무슨 힘이 있다고···.”
“박재섭은 매니저를 친동생처럼 생각해요. 무명 시절부터 무려 이십삼 년을 함께 했거든요. 박재섭이 종편에 출연하기 시작한 것도 임대훈 매니저가 부탁했기 때문이에요!”
그 말에 그는 눈을 반짝였다.
“이십삼 년이라···. 그 정도면 가능성이 있군요.”
“네!”
윤민철은 씨익 웃으며,
“좋아요. 그럼, 박재섭을 캐스팅하세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방송 예정은 언제···.”
“일정을 조율 중이에요. 일단 내년 상반기로 알고 있어요.”
송민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기왕이면 2월쯤에···.”
“송 PD.”
“네?”
“송 PD는 제작에나 신경 써요. 편성이나 유통은 제가 알아서 합니다.”
윤민철은 나대지 말라는 눈빛을 했다.
송민지는 주먹을 꽉 쥐며,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가볼게요.”
뒤돌아서 나가려는 그녀를 윤민철이 재차 불렀다.
“송 PD. MC 둘 중 한 명은 가수랬죠?”
“아, 네···.”
“딱히 생각해둔 가수가 없으면···. 레아는 어때요?”
“···레아요? 어, 그게···.”
송민지는 조금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레아는 전(前) 스페이스 걸즈 멤버이고, 솔로로도 성공한 인기 가수지만, 립싱크만 하는 가수라는 썰도 있고···.
근래에는 이런저런 루머가 많다.
‘그냥 무난한 가수로 하고 싶은데···.’
하지만 사장보다 힘이 센 윤민철 이사의 제안이다.
그녀는 속내를 감춘 채 활짝 웃으며,
“무척 좋네요. 블랙 캣츠에 문의해서 레아를 섭외해보도록 할게요!”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송 PD도 보는 눈이 있군요.”
“네, 호호.”
“혹시 필요한 거 있습니까?”
“그게···. 작가진을 보충해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SBC에서 데려온 친구들이 메인을 맡기엔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윤민철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알겠습니다. 적당한 작가를 찾아보라고 하죠.”
= = = = = = =
동수는 민성아와 가수 MC에 대해 회의를 하기 전에 앙상블 시스템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가온, 나랑 친분이 있는 가수들 전부 앙상블 시스템에 적용해봐.’
[알았다.]그리고 여러 개의 알림창이 떠올랐다.
대부분 C등급이었고, 더러는 B등급도 있었다.
그리고 정말 드물게 A등급이 있었는데···.
‘가온 A등급은 따로 체크해놔.’
[OK,]그때 S등급을 발견했다.
그런데···.
『미친개 밴드 앙상블 정보』
【해킹률: 50%(한설희), 無(강동수)】
【앙상블 점수 : 100점(S등급)】
【오차율: 0%】
【상세 능력치: 환상의 콜라보】
“나네?”
[운이 좋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