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Bureau Crazy PD is back RAW novel - Chapter 130
130화 – 있구나? 있지?
동수의 큼지막한 주먹이 뻗어오자 윤민철은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그 순간!
동수는 윤민철의 얼굴 지척에서 주먹을 멈추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
“쫄긴.”
“너···. 너···.”
“야! ‘노래 타고~ 가수 찾아!’랬냐? 그거 제작해 봐.”
“뭐?”
윤민철은 당황했다.
기획안 도둑이라고 난리를 치더니 제작하라니?
이게 뭔 소리인가 싶었다.
그때 동수가 말했다.
“그러면 진짜 대가리 쪼개 줄게.”
“······.”
동수는 윤민철의 멱살을 놨다.
-털썩
윤민철은 바닥에 주저앉아 동수를 노려봤다.
‘강동수···. 이 자식···!’
그때 동수가 실실 웃으며 말했다.
“너 말이야. 계속 대가리 쪼갠다고 말만 하니까. 내가 양치기 소년 같지?”
“······.”
“못 믿겠으면 해봐.”
그는 허리춤으로 손을 뻗어 손도끼를 꺼내 들었다.
윤민철은 흠칫 놀라며,
“미, 미친···!? 너, 너···.”
“이 도끼로 대가리를 쪼개버릴 테니까!”
“······!”
동수의 흉흉한 눈빛을 본 윤민철은 생각했다.
‘이, 이 XX는 미친놈이 분명해. 도, 도끼를 들고···. 미, 미친 XX!’
동수가 도끼를 높이 들더니 윤민철에게 휘두르는 시늉을 하며,
“연습 삼아 귀 한쪽만 잘라줄까? 오늘부터 너는 짝귀다! 이 십장생아!!!”
“으, 으아아아···!!?”
윤민철은 비명을 지르며 걸음아 나 살려라! 방에서 도망쳤다.
동수는 그런 그를 보며 피식 웃더니,
“겁쟁이 자식.”
그때 체리가 휠체어에 앉으며 물었다.
“그거 소품이죠?”
“어라? 어떻게 알아보셨어요? 이거 진짜랑 완전 똑같이 생겼는데···.”
체리는 배시시 웃으며,
“손도끼를 좀 다뤄봐서요.”
동수는 고개를 갸웃하다가,
“아! ‘검은 미로의 숲!’ 촬영 때!”
체리는 드라마 ‘검은 미로의 숲’에서 손도끼를 사용하는 천재 연쇄 살인마를 연기했었다.
그래서 동수의 손도끼가 가짜라는 걸 바로 알아봤다.
그때 그녀가 물었다.
“그런데 이렇게만 해도 되겠어요? 정말 두들겨 패도 됐는데···.”
동수는 빙긋 웃으며,
“체리 씨가 잘 처리해주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그거면 충분할 거 같습니다.”
“후후, 혹시 나중에라도 아쉬우면 말씀하세요. 민철 오빠를 샌드백으로 만들어서 선물해드릴게요.”
“하하, 말만 들어도 즐겁네요.”
체리는 맞은편 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제 우리 얘기를 나눠볼까요?”
“네.”
동수가 자리에 앉자, 체리는 말했다.
“전 답답한 걸 별로 안 좋아해서요. 식사 전에 얘기를 끝내고, 맛있게 식사하고 싶은데···. 강 PD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좋지요.”
체리는 방긋 웃으며,
“‘그 노래? 그 가수!’에 아무런 피해가 가지 않게 윤민철을 확실하게 처리하는 조건으로···. 과하지 않은 선에서 제 부탁을 하나 들어주기로 하셨죠?”
“네.”
“임혜숙 작가와 작품을 기획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동수는 웃으며 물었다.
“그건 어디서 들었습니까?”
임혜숙이 새로운 작품을 기획한다는 소문은 얼마 전부터 돌고 있지만, 어느 방송사에서 방영하고, 어떤 PD랑 하는지는 비밀이었다.
그러자 체리가 여유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리스 그룹의 귀는 밝거든요. 후후.”
“그렇군요. 그런데···. 임 작가랑 준비 중인 작품은 왜요?”
“그 작품에 우리 기획사 연예인을 고정으로 출연시켜주세요.”
“그건···.”
“임 작가님 소문은 이미 들었습니다. 캐스팅을 다 좌지우지한다고···. 방송국 CP는 물론, 국장들도 꼼짝 못 한다고···. 그런데 강 PD님은 가능하죠?”
“······.”
100% 확신은 못 하지만···.
“뭐, 그렇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임혜숙은 동수에게 약하다.
그러자 가온이 말했다.
[임혜숙은 당신을 철부지 동생처럼 생각하는 거 같다.]‘인마, 내가 연상이거든?’
[나이가 많다고 어른은 아니지.]‘뭐, 인마?!’
하여튼!
박대철 PD도 임 작가가 저기압일 때마다 괜히 동수를 찾아오는 게 아니다.
체리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제 부탁 들어주실 거죠?”
거슬리던 윤민철만 확실히 처리해주면 이득이지만···.
‘뭔가 조금 아쉬운데···.’
동수는 팔짱을 끼더니,
“···제작비 지원도 해주십쇼.”
“그러면 고정 두 명 어때요?”
“고정 둘은 안 됩니다. 대신, 고정 1명에 게스트로 한 번 초대하는 걸로 하죠.”
체리는 눈꼬리를 휘며,
“고정 MC는 소수이고 게스트를 초대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인가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체리는 “흐음···.”하며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대신 제작비를 얼마나 지원할지는 기획안을 보고 결정할게요.”
“그건 당연하죠. 그럼, 이제 윤민철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확실하게 처리할게요.”
동수는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그러면 이제 주문할까요?”
“네! 좋아요!”
그렇게 두 사람은 빠르게 거래를 끝내고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를 즐겼다.
= = = = = = =
동수는 체리와 점심 식사를 끝내고 SBC 방송국으로 향했다.
이따가 오후 다섯 시에 가편시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버스 안에서 박지혜에게 연락했다.
[선배님! 체리 씨는 잘 만났나요?]“OK, OK! 네 덕분에 ‘그 노래? 그 가수!’가 괜한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게 됐어. 땡큐!”
[아녜요. 제가 한 게 뭐 있다고요. 잘 해결돼서 다행이에요.]“그러니까 말이야. 가편시사 준비는?”
[다 됐어요!]“고생했어. 그러면 이따 보자.”
동수는 막내와 통화를 끝내고 민 작가에게도 연락했다.
그리고 아이리스 그룹에서 윤민철을 깔끔하게 처리해주기로 했다는 사실을 말했다.
[그 인간을 직접 족치고 싶었는데···.]“하하, 나도 그러고 싶은데···. 프로그램을 생각하자고.”
괜히 윤민철이랑 멱살 잡고 다투다가 이상한 소문이 나면 ‘그 노래? 그 가수!’만 손해다.
민성아는 까칠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뭐래요? 저도 알거든요?]“하하, 그래, 그래. 아, 너도 ‘멍멍이와 산다!’ 가편시사 올래?”
[다른 팀 가편시사를 왜 가요? 됐거든요.]“에이, 다른 팀이 뭐야? 정 없이. 전부 한 팀···.”
[일없어요!]동수는 피식 웃으며
“알겠어. 맘대로 해.”
[···저기···.]“왜?”
[···제 기획안이요···.]“······?”
[지켜···. 고마···.]“야, 목소리 좀 크게 해. 안 들려.”
[···만수무강 하라고요!]“뭐?”
민 작가는 멋대로 통화를 끝내버렸다.
동수는 황당한 얼굴로 폰을 바라봤다.
그때 가온이 말했다.
[민성아는 기획안을 지켜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근데 만수무강은 뭐야?’
[고맙다고 말하는 게 쑥스러웠던 거 같다.]그는 조금 어이가 없었지만, 이내 피식 웃으며,
“짜식, 귀엽네.”
[어떤 면이 귀엽다는 건가?]‘뭐, 그냥 하는 행동이···?’
[미친개끼리는 이런 게 귀엽나? 어이가 없군.]‘······.’
동수는 이어서 임혜숙 작가한테 전화를 걸었다.
[뭐에요?]“임 작가, ‘소원을 말해봐!’ 고정 멤버 한 명 내가 꽂아도 되지?”
[왜요?]“윤민철이라는 바퀴벌레를 깔끔하게 박멸해주는 조건으로 고정 멤버 한 자리랑 게스트 한 명 꽂아주기로 했어!”
[···맘대로 해요.]그는 임혜숙의 축 가라앉은 목소리에 눈가를 움찔했다.
‘무슨 일있나?’
“하하, 제작비 지원도 받기로 했어. 잘했지?”
[···네.]“······?”
[더 할 말 있어요?]“아, 아니···.”
[끊어요.]-뚜···. 뚜···. 뚜···.
동수는 폰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왜 이래?’
임혜숙의 이렇게 가라앉은 목소리는 처음이다.
대상 포진으로 쓰러져서 입원했을 때도···.
[강 PD, 앞으로 내 앞에서 일하다 현장에서 죽는 게 꿈이라는 말하면 죽을 줄 알아요!?]···라고 소리쳤는데.
-뾰로롱!
그때 요정 가온이 나타나더니 말했다.
[어쨌든 임혜숙의 허락은 받았군. 고생했다.]‘그건 그런데···.’
가온은 동수의 셔츠 주머니에서 비타민 젤리를 꺼내서 내밀며,
[신경 쓰이면 물어봐.]동수는 비타민 젤리 포장을 뜯으며 중얼거렸다.
“임 작가는 속 이야기를 잘 안하는 편이어서···.”
[임혜숙이 속이 깊어서 그런다. 걱정 끼치고 싶지 않으니까.]‘그렇지···.’
그래도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임혜숙을 모른 척할 수는 없다.
동수는 고민하다가 ‘소원을 말해봐!’ 서브 작가인 김민혜에게 톡을 보냈다.
└강동수: 민혜, 임 작가 무슨 일 있어?
└민혜: 네···.
└강동수: 무슨 일?
└민혜: 오전에 전남친이 작업실로 찾아왔었어요.
└강동수: 설마···. 유부남 새X? 왜?
└민혜: 이혼하고 코인으로 떡상했다면서 다시 만나달라고···.
└강동수: 미친놈이네.
└민혜: 혜숙 언니한테 두들겨 맞고 쫓겨났어요···.
동수는 쌤통이라고 생각했다.
└강동수: 그러면 그놈이 찾아와서 임 작가가 저기압이었던 거야?
└민혜: 그것도 그런데···. 점심때 홍승균이랑 미팅이 있었거든요.
홍승균은 KBC 아나운서 출신 MC다.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인기를 끌며 자신감 있게 아나운서를 그만뒀지만···.
그를 불러주는 방송은 거의 없었고···.
그는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백수처럼 지냈다.
그런 그를 대세 MC로 만들어 준 게 임혜숙이다.
그래서 홍승균은 늘 임혜숙에게 깍듯이 했다.
‘이번에 ‘소원을 말해봐!’ MC로 섭외하겠다고 했었는데···.’
└강동수: 홍승균이 왜?
└민혜: 그게···. 박채연 작가 아시죠···?
동수는 흠칫했다.
‘박채연? 얘 이름은 왜 나오는 거야?’
└민혜: 홍승균이 그 여자가 메인으로 들어가는 프로그램 MC를 하기로 했대요. 그래서 임 작가님 제안을 거절···.
메시지를 읽으며 동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임 작가 기분이 안 좋을만 하네.’
임혜숙은 박채연을 몹시 싫어한다.
동수의 뒤통수를 쳤기 때문만이 아니고, 여우짓 하는 꼬락서니가 꼴 보기 싫다고 했었다.
그런 그녀한테 믿었던 홍승균을 뺏겼으니···.
‘덤으로 전남친까지 찾아와서 염병을 떨었으니···.’
동수는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임혜숙한테 다시 전화를 걸었다.
[···또 왜요?]“임 작가, 이따 저녁에 두루치기에 소주 어때?”
[···별로···.]“에이, 그러지 말고! 내가 쏠게! 이따 퇴근하고 보자고!”
[···알겠어요.]통화를 끝내고 동수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임 작가, 남자라도 소개해줘야 하나.”
그러자 가온이 말했다.
[그것보다 새로운 MC를 소개해주는 게 좋을 거 같다.]‘오, 그거 좋은 생각이네.’
현재 앙상블 시스템은 두 개의 프로그램을 더 등록할 수 있다.
동수는 ‘소원을 말해봐!’를 시스템에 등록했다.
『‘소원을 말해봐!’가 등록됐습니다.』
1. ‘멍멍이와 산다!’
2. ‘생방송 인기 뮤직’
3. ‘그 노래? 그 가수!’
4. ‘소원을 말해봐!’
그러자 가온이 말했다.
[앙상블 점수 나왔다.]‘벌써?!’
방금 등록했는데 벌써···.
[등급별로 구분해놨다.]‘이번에도 S등급 있냐?’
[······.]가온이 대답이 없자 그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있구나? 있지?’
[그래. 있다.]동수는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S등급 누구야?’
-띠링!
눈앞에 앙상블 정보창이 나타났다.
『유체리 앙상블 정보』
【해킹률: 7%】
【앙상블 점수 : 98점(S등급)】
【오차율: ±2%】
“어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름이 나와서 동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동수는 팔짱을 끼고 고민했다.
‘임 작가한테 말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