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Bureau Crazy PD is back RAW novel - Chapter 43
43화 – 두 번째 변신입니까?
동수는 오렌지색 스포츠카에 탄 강세나를 빤히 보다가 몸을 휙 돌리며 말했다.
“혼자 가쇼.”
그렇게 다시 지하철로 향하는 데 가온이 물었다.
[대화를 원하는 거 같은데?]‘저 여자랑은 별로 엮이고 싶지 않아.’
[좋은 데가 어딘지 물어봐. 궁금해.]‘이 세상에서 우리한테 좋은 데는 집뿐이야. 집에 가자.’
[알았다.]강세나는 멀어지는 동수를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날 또 개무시했어···.’
그녀는 어디에서도 이런 대접을 받은 적이 없다.
대한민국 예쁜 여자 연예인 줄을 세울 때, 반드시 언급되는 게 그녀였다.
특히, 주류 광고에서 엄지 척을 받는 스타다.
그녀는 이를 악물더니,
‘이번에 ‘개가 좋다’에 출연하게 돼서 좋은 제안 하려고 왔더니···. 흥, 굴러들어온 복을 차버리다니.’
“바보. 멍청이. 똥개.”
그대로 창문을 닫고 차를 출발시켰다.
동수는 지하철역에 도착해서 지하철에 탑승했다.
그리고 좌석에 앉아서···.
‘강세나 정보창 오픈.’
-띠링
『강세나(해킹률 30%)』
『성별: 여/ 나이: 34/ 직업: 연예인(배우)』
『직업 2: 건물주』
『특기 1: 자신감 / 특기 2: 이기적 사고 / 특기 3 : 긍정적 사고 / 특기 4: 로코 연기』
『컨디션 : → (컨디션 회복에 오렌지가 좋음!)』
『오늘의 생각: 【미확인】/【미확인】』
『추가 정보를 보려면 데이터를 습득하세요.』
그러자 가온이 말했다.
[그녀가 말한 좋은 데가 궁금한 거지?]‘아니야. 얘가 왜 날 찾아왔는지 궁금한 거야.’
‘오늘의 생각’의 첫 번째 【미확인】를 선택했다.
『세나가 한 오늘의 생각 ①』
【강동수···. 혹시 나랑 같은 강 씨 아니야? 돌림자가 동인가? 수인가? 동이면···. 으음, 아! 할아버지네···. 수면···. 아빠 항렬인데···. 설마, 수는 아니겠지? 에이, 설마 나랑 같은 강 씨겠어!】
원하던 정보가 아니다.
동수는 혀를 차더니 나머지 【미확인】도 확인했다.
『세나가 한 오늘의 생각 ②』
【선우 오빠한테 박채연 작가랑 강동수가 악연이라는 얘기를 들어서 거래를 제안할까 했더니···. 감히, 또 나를 무시해! 흥, 두고 봐! ‘개가 좋다’에서 아주 제대로 활약해주겠어!】
원하던 정보다.
그나저나···.
‘황선우 팀장···. 그 인간 내 뒷조사라도 한 건가? 어떻게···.’
그때 가온이 말했다.
[강세나가 ‘개가 좋다’에 출연하는 건가? 이런 걸 두고 양아치라고 해야 하나?]‘뭐, 우리 프로그램과는 끝났으니까 양아치라고 하긴 그렇지.’
강세나는 동수와 멍멍산 팀원들이 고생고생해가며 새롭게 편집한 19회 덕분에 더욱 유명세를 얻었다.
그런데 강세나 매니저가 갑질을 했고, 공수철과 그녀의 거래 내용을 알게 돼서 동수가 뻥 차버렸다.
그런데 멍멍산과 비슷한 종류의 경쟁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다니!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네.’
더군다나,
‘또 거래라니···. ‘개가 좋다’ 방송을 엿 먹일 테니, 다음 프로그램에 꽂아달라고 하려던 거였나? 이 여자는 변함이 없네. 방송이 장난인가?’
[사람은 저마다 가치관이 다른 법이니까.]‘······.’
[그런데 아쉽진 않나?]‘뭐가?’
[박채연한테 복수하고 싶었던 거 아니었나? 강세나와 손을 잡으면 어렵지 않게···.]“인마.”
그러자 맞은편에 서서 꾸벅꾸벅 졸던 남자가 흠칫하더니,
“네, 네···?”
동수는 어색하게 웃으며,
“으하하, 죄송합니다. 제가 술이 좀 과해서···.”
“아, 네···.”
남자는 동수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동수는 미간을 좁히며 생각했다.
‘젠장, 저번에 집에서도 그렇고···. 가온이랑 대화하다가 한 번 크게 실수할 거 같은데···.’
[블루투스 이어폰이라도 꽂고 있는 건 어떤가?]‘···매번 꽂고 있을 순 없잖아.’
[그냥 번거로워서 그런 거군.]‘숨 쉬듯 자유롭게 내 생각을 읽지 마!’
[읽지 않았다. 당신이라면 그럴 거 같다고 예측한 거뿐이다.]‘······.’
[데이터베이스의 힘이지. 어쨌든 하던 말을 계속해라. 인마 다음에 뭐라고 하려 했던 거지?]동수는 삼 년 전 그날을 떠올리며,
‘그런 거래 하고 싶지 않아. 그러면 박채연이랑 똑같은 인간이 되는 거니까.’
[그러면 당신은 어떻게 복수할 셈이지?]‘뭐, 별거 없어.’
그는 살짝 미소 지으며 중얼거렸다.
“찍 소리도 못하게 조져버리는 거지.”
= = = = = = =
수요일.
동수는 옥상에서 박지혜와 커피 우유를 마시며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넌 오늘부터 공개홀 가서 최다혜한테 ‘인기 뮤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고 와.”
“네.”
“나쁜 건 배우지 말고 일만 배워. 일만. 알겠어?”
그녀는 살포시 웃더니,
“물론이죠.”
동수는 박지혜를 보내고 멍멍산 팀 회의실로 왔다.
거기엔 만두 머리를 한 윤하얀이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처음 보는 머리 스타일···.
“드디어 두 번째 변신입니까?”
“호하하핫! 맞아요! 회의를 앞두고 전투력을 올린 거예요! 만두 머리를 했으니 누구도 두렵지 않아요!”
“오오!”
“······.”
“···장난 그만치고 ‘동물 농원’팀으로 갈까요?”
“좋아요.”
그때 그녀의 볼에 과자부스러기 붙은 게 보였다.
“홈X볼 먹었어요?”
“엥? 어떻게 알았어요?”
동수는 손을 뻗어 과자부스러기를 떼며,
[데이터 해킹 시작···.]“먹은 티를 다 내고 있잖아요.”
“헤헤, 혼자 먹어서 쏘리!”
피식 웃으며 가자고 하려는 순간,
-띠링
‘응?’
갑자기 알림창이 나타났다.
『유니크 앙상블 데이터 발견!』
동수는 눈을 크게 뜨며,
‘유니크 앙상블 데이터···?!’
동수는 알림창에 적힌 글귀를 읽어내려갔다.
【Though the sun is gone, I have a light. (태양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한 줄기의 빛이 내게 비췄다.)】
그리고 밑에 적힌 발동 조건···.
『조건: ‘멍멍이와 산다!’와 ‘TV 동물 농원’ 공동 프로젝트에 윤하얀 작가를 메인 작가(공동도 인정)로 기용하세요!』
『조건 달성 시 프로젝트 기간 동안 윤하얀의 앙상블 점수는 100점(S등급)으로 유지됩니다.』
동수는 눈가를 움찔했다.
그리고 ‘TV 동물 농원’ 메인 작가에 대한 소문을 떠올리며,
‘이건 난감한 조건이네.’
[그렇군. 그냥 패스해야 하나?]‘흠···. 아깝긴 한데.’
윤하얀은 동수가 갑자기 말이 없어지자 웃으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공동 회의라 긴장했어요?”
“아닙니다. 잠시 생각할 게 좀···.”
“에이! PD님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시청률 10% 넘은 팀이라고요! 여차하면 엎어버리자고요!”
의기양양한 그녀의 모습에 동수는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유니크 앙상블 데이터라···.’
.
.
.
동수와 윤하얀은 ‘TV 동물 농원’ 팀 회의실에 열린 공동 프로젝트 회의에 참석했다.
동물 농원의 메인 PD 신진규는 무척 열정적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그는 발표를 이어가던 중 동수를 똑바로 보며,
“···그래서 민 작가랑 제가 생각한 아이디어는 ‘TV 동물 농원’에 출연해서 화제가 됐던 동물들과 ‘멍멍산’에 출연했던 화제의 연예인들을 콜라보해보자는 겁니다. 예를 들면 음···. 고동만이나 큐티 걸즈가 출연했으면 좋겠는데···.”
동수는 나쁘지 않은 의견이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반응에 신진규는 밝은 표정으로,
“프로젝트 이름은 ‘동물 농원에 산다!’입니다. 방영일은 다음 주부터 2주간! 강 PD한테도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돼요! 우리 프로그램 고정 팬들에게 프로그램 홍보도 할 수 있고···.”
신나게 말하더니 점점 뒷말을 흐렸다.
홍보라는 미끼가 동수에게 별로 먹음직스럽지 않을 거라고 생각돼서다.
불과 일주일 사이 ‘멍멍이와 산다!’ 인기가 천정부지로 올랐기 때문이다.
OTT 플랫폼, 웹툰, 웹소설 등등···.
볼거리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멍멍산은 시청률이 10%나 넘었다.
심지어 월요일 밤 예능···.
스타 PD들도 쉽지 않은 일을 동수가 해낸 거다.
‘강 PD가 공동 프로젝트를 하기 싫다고 해도 잡을 방법이 없어. CP 진급을 위해 성과를 내야 하는데···.’
그때 동수가 말했다.
“선배님, 세 가지 부탁만 들어주시면 공동 프로젝트 진행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정말이요!?”
“네.”
동수는 프로그램 명성이 높아졌다고 이미 하기로 했던 공동 프로젝트를 하기 싫다고 하거나, 양아치 짓을 하고 싶지 않았다.
신진규 PD 활짝 웃으며,
“어떤 부탁인데? 말해봐요!.”
“우선은 프로젝트 이름을 ‘동물 농원에 산다!’ 말고, ‘동물 농원 X 멍멍이와 산다’라고 했으면 합니다. 저희 프로그램을 확실히 알렸으면 합니다.”
동물 농원 조연출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선배님, 너무 노골적인 제목인데요? ‘동물 농원에 산다!’가 어감이 좋은 거 같습니다.”
그러자 윤하얀이 싱긋 웃으며,
“어머, 그러면 아예 ‘TV 멍멍이와 산다!’로 하는 건 어때요? 눈에 확 들어오고 좋잖아요!”
“이봐요. 그건···.”
“홍보를 해줄 거면 제대로 해주세요? ‘동물 농원에 산다!’라고 하면 시청자들이 ‘멍멍이와 산다!’와 콜라보한 건지, MBS ‘너만 산다’랑 한 건지 어떻게 알아요! 그쪽만 생각해요!?”
“그, 그건···.”
“심지어 ‘TV 동물 농원’ 고정 팬들은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많잖아요! 제목을 그렇게 해두면 그분들이 ‘멍멍이와 산다!’를 퍽이나 찾아서 보겠어요!”
“하지만 어감이···.”
“그러면 우리랑 같이 상의해서 좋은 걸 찾아봐야죠! 상의도 없이 어감이 좋다고 ‘동물 농원에 산다’라고 해버리시면 어쩌자는 거예요!”
“···내, 내가 정한 게 아니라고요···.”
동물 농원 조연출은 윤하얀의 기세에 완전히 눌려버렸다.
동수는 살짝 웃으며,
‘윤 작가, 잘 싸우네.’
그때 신진규 PD가 나섰다.
“자자, 둘 다 진정하고···. 윤 작가님 말씀에 일리가 있네요. 다 제 불찰입니다. 그러면 제목은 함께 상의해보도록 하죠. 민 작가도 동의하죠?”
“MBS를 좋게 할 순 없죠. 프로젝트명은 바꾸도록 해요.”
동수는 민성아를 힐끗 쳐다봤다.
차가운 인상의 미녀였다.
『민성아(해킹률 0%)』
『성별: 여/ 나이: 35/ 직업: 작가』
『추가 정보를 보려면 데이터를 습득하세요.』
‘유니크 앙상블 데이터를 발동시키기 위해선 이 여자를 설득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하여튼 프로젝트명은 변경하기로 결정됐다.
동수는 두 번째 부탁을 말했다.
“저야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 인사고과에도 반영되고 성과급까지 나오지만, 우리 팀 작가들은 프리랜서잖아요. 휴식기에 개고생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동물 농원 팀에서 우리 작가들 좀 챙겨줬으면 합니다.”
정확히는 성과급이든 뭐든 돈을 챙겨주라는 말이다.
윤하얀은 감동한 눈빛을 했다.
‘동물 농원’팀 막내랑 서브 작가는 눈을 반짝이며,
‘언니, 강 PD가 작가를 정말 잘 챙기는 거 같아요.’
‘그러게. 나도 다음에 강 PD랑 일하고 싶네.’
‘저도 데려가요. 저도!’
‘시끄러워, 이 X아! 회의에 집중해!’
신진규 PD는 동수의 두 번째 부탁도 OK 했다.
동수는 마지막으로 세 번째 부탁을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 윤하얀 작가를 공동 메인 작가로 해주세요.”
윤하얀은 화들짝 놀라며,
“강 PD님, 갑자기 그게 무슨···!”
그 순간, 싸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거절합니다.”
바로, 민성아였다.
그녀는 동수를 싸늘한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동수는 웃으며,
“결정은 신 PD님이 내리셔야죠.”
“이 프로젝트는 제 아이디어예요. 다른 사람 숟가락 얹게 할 순 없어요. 그러느니 엎어 버리고 말아요.”
“너무 대책 없는 거 아닙니까?”
“강 PD님이야말로 미친 거 아니에요?”
둘을 보며 동물 농원 팀 스텝들은 생각했다.
‘미친개가 미친개를 건드렸네···!’
‘왜 안 붙나 했다···.’
‘미친개 PD랑 미친개 작가가 붙으면 누가 이길까?’
미친개 민성아.
본인 밥그릇을 건드리면 상대를 미친 듯이 물어뜯는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성격이 워낙 더러워서 말은 많지만, 그래도 능력은 있어서 일은 계속하고 있는데···.
하여튼!
지금 중요한 사실은 두 미친개가 붙었다는 거다!
신진규는 사태가 커지기 전에 말리려 했다.
“자자, 둘 다 진정하고···!”
“PD님, 윤 작가를 공동으로 하면 저 이 프로젝트 엎을 거예요. 아니, 동물 농원이랑은 끝이에요.”
“아니! 무슨···! 민 작가! 진정하고!”
동수는 민성아를 향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더니,
“민 작가, 옥상에서 단둘이 얘기 좀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