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Bureau Crazy PD is back RAW novel - Chapter 59
59화 – 사람 말은 끝까지 듣고 가야죠!
목동역 근처 양천 갈비탕.
동수와 일행들은 테이블에 모여 앉아 음식을 주문한 뒤 대화를 시작했다.
주제는 갈비탕을 맛있게 먹는 법이었다.
민성아가 도도한 목소리로 말했다.
“갈비를 먼저 뜯고 탕을 먹는 거죠.”
윤하얀은 말도 안 된다는 듯이,
“무슨 소리예요. 갈비를 발라서 탕에 넣고 같이 먹어야죠!”
“그러면 쇠고기뭇국을 먹지 갈비탕을 왜 먹어요?”
“맛이 다르잖아요! 고기 부위도 다르고!”
윤하얀과 민성아는 둘 다 차갑게 생겼지만, 성격은 딴판이었다.
윤하얀은 말도 많고 장난도 잘 치고 열정적인 반면에, 민성아는 생긴 그대로 차갑고 필요한 말 이외는 잘 하지 않는 사람이다.
윤하얀은 박지혜에게 물었다.
“박 PD는 어떻게 먹는 게 좋아요?”
“저는···. 음···. 갈비탕이니까···. 으음···”
박지혜는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는 갈비탕도 잘 먹어보지 않은 음식인 거 같았다.
이때 민성아는 송수빈에게 물었다.
“송 AD는 어떻게 먹는 걸 좋아하시나요?”
“전 갈비탕 싫어합니다. 그래서 우거지 선지해장국 시킨 겁니다.”
두 작가는 모두 원하는 답을 듣지 못했다.
그들의 시선이 동수에게 향했다.
“PD님은 어떻게 드시는 게 좋아요? 저번에 먹을 땐 저처럼 드셨었죠?”
“······.”
윤하얀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물었고, 민성아는 말없이 차가운 눈빛만 보냈다.
동수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고 씨익 웃으며,
“갈비탕은 이렇게 먹어야 제맛이죠!”
“······?”
“······?”
그는 깍두기 접시를 들더니,
“깍두기 국물이요! 이거 부어 먹는 게 최고입니다!”
윤 작가와 민 작가는 흠칫하며,
“그건 좀···.”
“간이 안 맞으면 소금을 넣지···.”
그러나 박지혜는 눈을 반짝였다.
“깍두기 국물이 최고였군요. 저도 앞으로 선배님처럼 먹을게요.”
“하하! 잘 생각했어! 이게 말이야.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맛이거든!”
“네!”
동수는 두 작가를 보며 호탕하게 웃더니,
“하하, 어떻게 먹든 맛있게만 먹으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참에 서로의 스타일대로 먹어보는 건···.”
“싫어요.”
“싫습니다.”
“뭐, 싫으면 말고요.”
그때 가온이 말했다.
[나는 윤하얀이 추천한 방식으로 먹어보고 싶다. 깍두기 국물 싫어.]‘내 안에 있으면 내 입맛에 따라.’
[너무해.]동수는 윤 작가와 민 작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거 같아서 걱정이었지만,
‘함께 지내다 보면 친해지겠지. 둘 다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
[그런데 갈비탕 먹으면서 에이비 섭외를 어떻게 할지 얘기해보자고 하지 않았나?]‘갈비탕 먹고 하자고. 에이비가 어디 도망가는 건 아니잖아?’
[당신 의견을 존중한다.]그리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동수와 팀원들은 즐겁게 식사를 했다.
= = = = = = =
제주도, 동화 속 그림처럼 지어진 어느 저택.
그 안에는 하얀 도배지로 꾸며진 넓은 서재가 있다.
서재의 한쪽 벽에는 아주 커다란 책장이 있는데, 다양한 책들이 꽂혀 있었고···.
책장 가운데, 장식품을 넣을 수 있는 칸에는 수많은 트로피가 자리하고 있었다.
[서울 가요 대상 신인상 : 에이비(초코 쿠키)] [2X회 골든디스크 대상 : 에이비(초코 쿠키)] [2X회 골든디스크 대상 : 에이비(너를 사랑해)] [서울 가요 대상 한류 특별상 : 에이비(소나기)] [20XX년 NMAA 대상 : 에이비] [MMA 올해의 아티스트] [MMA 올해의 앨범] [MMA 올해의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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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음악 시상식 트로피와 상패···.
[한국 예술 대학교 극작가 ‘드라마 단막극 공모전’ 최우수상 자유전공 김지율 ‘톱스타의 이중생활’] [SBC 연기 대상 대상 ‘달의 노래’ 김지율] [SBC 연기 대상 최우수상 ‘무식한 로맨스’ 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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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드라마, 영화 시상식 트로피와 상패···.
그리고 마지막에는···.
[올해의 웹소설 ‘불꽃 기사 에이스’] [1억 뷰 달성 ‘불꽃 기사 에이스’ 기념패] [대한민국 대중 문학 대상 –작가 초코쿠키-] [대한민국 웹소설 공모 대전 대상 ‘창잡이 파리스’ -작가 초코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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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관련 수상 트로피가 잔뜩 있었다.
-달칵
그때 방문이 열리고 황금색 깔깔이를 입은 미모의 여자가 서재로 들어왔다.
그녀는 나무젓가락을 비녀처럼 꽂아 긴 머리를 대충 묶고 있었는데,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녀는 소중한 점심인 군만두가 올려진 접시를 들고 있었다.
책장을 지나쳐 방 가운데 있는 책상으로 향한 그녀.
그리고 의자에 앉는 순간···.
“휴우···.”
편안한 쿠션감에 나른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군만두 하나를 우물거리며 스마트폰을 잡고,
‘웹소설 조금만 볼까···?’
그러다가 흠칫하며 자세를 바로 했다.
‘아냐, 오늘은 편집장님한테 신작 원고 꼭 보내겠다고 약속했잖아. 집중하자. 집중···!’
군만두를 입에 문 채 노트북 전원을 켰다.
-톡!
그녀는 흠칫했다.
‘설마 편집장님이 원고 독촉을!?’
글 쓰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낼까 고민하며 스마트폰을 보니,
[수희 언니]생각지도 못한 이름이 보였다.
‘언니가 웬일이지?’
특별한 일 아니면 먼저 톡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곧바로 톡을 확인했다.
└수희 언니: (‘SBC 뮤직 대전’ 추억의 가수 인기 투표 결과 캡처 사진)
└수희 언니: 서울 오면 연락해~
그리고 미간을 좁히며,
‘이게 뭔 소리야?’
그녀는 곧바로 수희 언니가 보낸 사진을 확대했다.
※※※※※※※
<‘SBC 뮤직 대전 추억의 가수 인기 투표 결과’>
【1위 에이비 (302,001표)】
【2위 윤수희 (301,937표)】
【3위 플루토 (58,765표)】
【4위 UFO (10,001표)】
【5위 백두대간 밴드 (9,321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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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로 뽑힌 에이비 씨, 축하드립니다!
처음에 약속드린 대로 저희 ‘인기 뮤직’ 팀은 에이비 씨를 ‘뮤직 대전’에 섭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
그 순간, 왕년에 톱가수이자 인기 배우였던···. 웹소설 작가 김지율은 우물거리던 군만두를 떨어트리며,
“식빵···. 뭔데, 이거?”
몹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 = = = = = =
윤하얀은 ‘멍멍이와 산다!’ 연말 특집 준비 때문에 멍멍산 회의실로 향했고, 동수와 ‘인기 뮤직’ 팀은 카페에서 섭외 회의를 시작했다.
동수는 민성아에게 물었다.
“성아야, 어떻게 할까?”
“에이비랑 연락만 되면 어떻게든 섭외하겠다고 한 건 강 PD님이에요. 그리고 반말하지 마요.”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섭외는 작가의 영역이기도 하잖아. 성아가 의견을 먼저 제시해봐.”
“반말 좀···.”
민 작가는 하던 말을 멈추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 미친개랑은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 입만 아프지. 그래···. 마음대로 해라.’
그녀는 동수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의견이랄게 뭐 있겠어요. 우선 연락해보고, 안 되면 직접 찾아가야죠.”
“정론이네. 정론.”
“가서 멱살이라도 끌고 오자고 할 줄 알았어요?”
“하하, 그거 재밌네!”
그때 송수빈이 물었다.
“그런데 에이비 연락처는 어떻게 구하죠? 민 작가님은 아세요?”
“아뇨. 수소문해봐야죠. 일단 윤수희 배우 쪽에 연락을 해볼게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녀는 에이비의 행방을 알 수 있을 거예요.”
동수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에이비 연락처를 아는 작가나 PD가 있는지 찾아볼게!”
“선배님, 저는 초코 A 러브 팬클럽 부회장한테 에이비 연락처를 부탁해볼게요!”
“저는 최다혜 PD한테 물어볼게요. 인기 뮤직 조연출을 오랫동안 했으니까 혹시···.”
동수는 씨익 웃으며,
“좋아! 그럼, 모두 섭외 파이팅!!!”
그리고 그는 임혜숙한테 톡을 보냈다.
└강동수: 임 작가, 점심 먹었어?
└임 작가: ㅇㅇ
└강동수: 그럼, 잠깐 옥상에서 볼까?
└임 작가: ㅇ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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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C 방송국 옥상정원.
동수는 슈크림 빵과 아메리카노를 임혜숙에게 내밀며 말했다.
“도와줘, 임 작가.”
목도리를 둘둘 감은 그녀는 추위에 떨며,
“제가 무슨 도X에몽이에요? 대뜸 도와달라니···.”
“도라X몽 보다는 도X미가 어울리는데···.”
“뭐예요!?”
“하하, 장난이야. 장난. 우리 임 작가는 이슬이지! 이슬이!”
“그것도 싫어요! 그리고 부탁할 게 있으면 카페에서 보자고 할 것이지. 옥상이 뭐예요, 옥상이! 으으, 뻔히 추위에 약한 거 알면서···.”
동수는 움찔했다.
막내하고 옥상에서 자주 만나다 보니 습관적으로 임혜숙도 여기로 부른 거였다.
가온이 말했다.
[‘오늘의 생각’을 확인해서 그녀의 니즈를 파악하고 기분을 풀어주는 건 어떤가?]임혜숙의 데이터 해킹률은 20%가 넘어서 오늘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임 작가 속마음을 읽는 건 조금···.’
[강세나나 공수철 생각은 잘만 확인 했으면서.]‘걔들은 적이잖아.’
[때로는 아군이 적보다 더 무서운 법이다.]‘됐고!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
[그 준비가 빨리 됐으면 좋겠군. 아까운 기능을 썩히지 말고.]‘알았어! 알았어!’
동수는 일단 임혜숙과 함께 옥상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따뜻한 자판기 커피도 뽑아주며,
“미안, 미안. 내가 센스가 없었네! 쏘리쏘리!”
“···됐어요. 그보다 부탁이 뭔데요?”
“그게 사실 이번 ‘뮤직 대전’에 에이비를 섭외하려고 하거든···.”
“그래서요?”
“예전에 임 작가가 맡았던 토크쇼에서 에이비랑 전화 연결 게임 했었던 적 있잖아. 그래서 혹시···.”
“그거 제가 섭외했던 거 아녜요.”
“그래? 그럼 그때 출연 헀던 연예인이···.”
“아니요. 막내 작가가 섭외한 거예요.”
동수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막내 작가가? 어떻게?”
“전에 알던 사이라고 해서···.”
“혹시 그 막내 작가가 누군지 소개시켜줄 수 있어?”
“···이미 소개해줬잖아요.”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임혜숙은 팔짱을 끼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장우요. 박장우.”
“박 작가?! 정말?”
박장우는 임혜숙의 소개로 멍멍산의 서브로 고용한 작가다.
“걔가 전에 에이비 매니저였어요. 그래서 연락이 닿았던 거예요.”
그 순간, 박장우와 면접 때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방송 작가 하시기 전엔···. 매니저를 하셨네요?] [하하, 네.] [왜 그만두신 거예요?] [그만둔 게 아니고, 회사가 망해버렸습니다.] [아···.] [간판이던 연예인이 은퇴하고, 사장님은 회사 경영이 힘들어지자 잠적해버리고···. 결국 퇴직금도 못 받고···.]동수는 눈을 크게 뜨며,
‘간판이던 연예인이 에이비였어!?’
놀랍기는 했지만, 중요한 건 단서를 찾았다는 거다.
그는 임혜숙에게 아메리카노와 슈크림 빵을 건네고,
“임 작가, 땡큐!”
“잠깐만요. 그런데···.”
“다음에 술 살게! 바이!”
임혜숙은 후다닥 뛰어가는 동수를 보며 중얼거렸다.
“걔 지금은 연락처 모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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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수는 예능국 복도에서 박장우 작가를 만났다.
그래서 곧바로 에이비 연락처를 아냐고 물어봤다.
하지만···.
“죄송한데···. 모릅니다.”
“네? 전에 임 작가 프로그램 때···.”
박장우는 뒷머리를 긁적이더니,
“그게 막내 때여서···. PD님이랑 임 작가님한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에이비 씨의 허락도 안 받고 연락을 했던 거였거든요. 그날 이후로···.”
에이비는 번호를 바꿨고, 박장우와는 연락을 끊었다.
동수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에이비의 연락처를 알게 될 줄 알았는데···.’
박장우는 몹시 미안한 얼굴로,
“죄송합니다. 도움이 못 돼서···.”
“아뇨. 아뇨. 죄송하긴요. 괜찮습니다! 그것보다 윤 작가 보조 잘 부탁합니다! 알았죠?”
“네!”
박 작가가 사라지고 한숨을 푹 내쉬는데,
-톡!
메시지가 왔다.
‘어라? 임 작가네···.’
└임 작가: 사람 말은 끝까지 듣고 가야죠!
└임 작가: 장우는 지금 에이비 연락처 몰라요.
└임 작가: 민혜한테 연락해봐요. 걔라면 에이비랑 연락이 될 수도 있어요.
‘민혜라면···.’
[‘멍멍산’과 ‘인기 뮤직’ 둘 다 S등급을 받은 김민혜 작가를 말하는 거 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