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Bureau Crazy PD is back RAW novel - Chapter 61
61화 – 플랜 B로 간다!
동수는 강인중이 유체리의 새아빠라는 충격적인 얘기를 듣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가온, 장난치는 거 아니지? 진짜지?’
[장난이 아니다.]동수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둘의 관계를 사람들이 어떻게 모를 수가 있지? 요즘 같은 시대에···.’
[둘이 연예계 활동을 접고···. 언론을 통제했다면 가능한 일이지.]‘언론을 통제한다고? 대체 누가···?’
[아이리스 그룹.]‘뭐? 거기서 왜···.’
-띠링
영상 플레이어처럼 생긴 알림창이 떠올랐다.
‘갑자기 이건 뭐야?’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영상이다. 커뮤니티에 올라와 있는 영상 조각들을 이어서 재편집한 거다. 실제 내용과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해라.]‘······.’
동수가 화면에 집중하자, 동영상이 재생됐다.
분홍 머리가 인상적인 귀여운 미모의 여자는 주변을 기자들을 향해 소리쳤다.
【여러분한테 중대 발표할 게 있어요!】
동수는 그녀의 박력 넘치는 목소리를 들으며 중얼거렸다.
“유체리···. 눈빛 좋네. 아주 핑크 라이언이 따로 없어.”
그 순간, 동수는 동영상이 눈에 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거 설마···.’
[맞다. 신성 호텔에서 열린 한유진 공식 인터뷰 현장을 초토화 만들어버린 유체리의 영상이다.]아시아의 보석으로 유명한 톱스타 한유진이 스폰 논란에 휩싸여 기자들한테 해명 인터뷰를 하려던 때.
당시 천재 배우로 명성을 드높이던 체리가 갑자기 나타났다.
그녀는 한유진을 몰아붙이던 기자들에게 소울 가득한 랩을 선보이며 엿을 먹이더니,
본인의 정체를 공개했다.
【저 재벌집 막내딸이에요!】
동수는 그녀의 외침을 들으며 피식 웃었다.
‘와, 이 뜬금포 멘트 오랜만이네. 이거 한때 유행했잖아. 밈으로도 만들어지고···.’
너무나도 뜬금없었지만, 무척 파격적인 발언···.
이 사건은 굉장히 화제가 됐었다.
왜냐면 체리는 캐나다 보육원 출신인 분홍 머리 외국인 노동자 컨셉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타가 되려는 꿈을 갖게 된 것도 하늘의 별처럼 유명해지면 세상 어딘가에 있는 가족들이 그녀를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이라고 했는데···.
갑자기 재벌집 막내딸이라니···!?
영상 속 기자회견장에 정적이 흘렀다.
그때 그녀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랜마가 아이리스 그룹 회장이더라고요! 그러니까 전··· 재벌 3세 아이돌입니다!】
동수는 눈빛을 반짝였다.
‘아이리스 그룹 회장···.’
아이리스 그룹은 방송과 영화 쪽으로 대한민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영향력을 지닌 기업이다.
백상 예술 대상의 주최사이기도 하고···.
그런 기업의 회장이 마음먹고 힘을 썼다면···.
‘언론을 통제할 수도 있겠지.’
문득, 담 회장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김복자 회장은 독사 같은 할망구라고···.
‘왠지 독사 할매랑 충돌할 거 같은 예감이 드네.’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왜? 혹시 김복자 회장 약점이라도 해킹한 거냐?’
[No.]‘뭐야, 그럼 왜 걱정하지 말라는 건데?’
[개는 뱀독을 해독하는 능력이 인간의 5배나 되어서 죽지 않는다고 한다. 더군다나 미친개라면···. 독사쯤은 씹어 먹을 거다.]‘···인마, 그게 할 말이냐?’
[조크다.]‘시끄러워!’
동영상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기자들은 한유진은 뒷전이고 체리 쪽에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그때 기자 한 명이 큰 목소리로 질문했다.
【체리씨! 플루토 활동은 계속 이어가실 건가요!?】
그녀는 너무나도 밝은 목소리로,
【아까 재벌 3세 아이돌이라고 소개했잖아요! 죽어서도 플루토라고요! YeaH!!!】
그러더니 손가락으로 V를 만들며 너무나도 해맑게 웃었다.
동영상은 그렇게 끝났다.
귓가에 그녀의 마지막 말이 맴돌았다.
“죽어서도 플루토라고···.”
그러나 이렇게 선언했던 체리는···.
‘1년 뒤에 은퇴했지.’
[강인중이 윤미진과 혼인 신고를 했을 때쯤이다.]‘윤미진이 유체리의 친모랬지?’
[맞다. 그리고 윤미진은···. 김복자 회장의 막내딸이다.]‘와, 이거 완전 막장 드라마네?’
[남의 집 가정사에 너무 몰입하지는 마라. 당신은 유체리 캐스팅만 하면 된다.]‘맞네. 중요한 건 그거지.’
동수는 PD다.
PD 업무에만 충실하면 된다.
그때 가온이 말했다.
[정리하면 유체리 캐스팅에 대한 키는 강인중이 쥐고 있다.]동수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강인중, 이 양반 미진양 때도 그렇고, 아주 골칫덩이네.”
[내 생각은 다르다. 강인중은 우리에게 아주 유용한 남자다. 그는 최미진 사건을 해결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이번 플루토 섭외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듣고 보니 가온의 말이 맞다.
동수는 재빨리 태세 전환했다.
“복덩이였구나. 홍삼이라도 사 들고 가자.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서 열심히 도와달라고!”
[홍삼 젤리 먹고 싶어. 사줘.]‘인마, 뜬금없이 식욕 드러내지 마!’
‘네가 먹보여서 그런 거지!’
[데이터를 쌓고 싶을 뿐이다. AI는 먹보가 아니야!]‘어쭈? 너 목소리 높였냐?’
[···AI는 흥분하지 않아.]동수는 복도 한편에 있는 의자에 앉더니,
‘너 때문에 말이 삼천포로 빠졌네···.’
[Sorry.]하여튼!
“이제 발에 땀나게 뛰어야겠네!”
[어떻게 할 건가?]‘일단···. 팀원들한테 말해야지. 추억의 가수들 섭외하게 해야지.’
각개전투를 해야 할 거 같았다.
플루토 섭외는 동수가 맡고···.
‘막내한테 백두대간 밴드를 섭외하라고 하고, 수빈이한테는 UFO를···.’
[민성아가 윤수희를 맡으면 되겠군.]‘응, 윤수희 매니저랑 아는 사이인 거 같으니까.’
[김 CP한테 보고는 안 하나? 추억의 가수들을 다섯 팀이나 섭외해야 하면···.]‘어차피 내가 알아서 하라고 했잖아!’
[강 PD는···. 지원받은 제작비는 충분한가?]‘건방진 잡종이···. 게이트 오브···.’
[···재미없군.]‘일이나 하자.’
[그럼 춘천으로 가는 건가?]동수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더니,
“그래!”
= = = = = = =
춘천, 강인중의 카페.
강인중은 의자에 앉아 작은 액자를 손에 들고 있었다.
액자 속엔 여러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이 보였다.
사진의 센터에는 강인중과 장난기 가득한 인상의 남자(PD)와 부드러운 인상의 미남(작가)이 나란히 서 있었고, 그 양옆으로 긴 검은 머리의 미녀(할리우드 스타 임혜령)와 멋진 노신사(대배우 한창훈)도 보였다.
그 외에 여러 배우와 스태프···.
[‘검은 미로의 숲’ 마지막 촬영을 기념하며···.]강인중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였다.
귀여운 미모를 자랑하는 분홍 머리 여자(플루토 유체리)가 눈에 들어왔다.
손도끼를 들고 씨익 웃고 있는 그녀를 본 순간···.
강인중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한숨을 푹 내쉬고 액자를 책상에 올려놨다.
-딸랑
카페에 손님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어서 오세요···. 어, 당신은···.”
거기엔 동수가 빨간 쇼핑백을 들고 서 있었다.
“강인중 씨, 오랜만입니다!”
“아, 네···. 그런데 무슨 일로?”
“자, 우선 이거 받으세요. 홍삼 젤리랑 여성분들께 좋은 비타민···.”
“아니, 괜찮습니다. 이런 건···.”
동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아닙니다. 사양하지 마시고 꼭 받아주세요.”
“···최미진 씨를 위해 인터뷰를 했던 제가 저질렀던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한 거뿐입니다. 이런 선물은···.”
“맞습니다! 그건 제가 선물을 줄 필요가 없죠!”
강인중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 그럼, 이건 왜···.”
동수는 큰 목소리로 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유체리씨 어딨습니까!?”
“네···? 체리 양이 무슨 잘못이라도···.”
“네? 아뇨. 잘못이라뇨···.”
그때 가온이 말했다.
[당신 말투가 빚 받으러 온 조폭 같았다.]‘인마, 조폭이라니! 나처럼 선량한 시민한테···!’
[그러면 범인을 잡으러 온 강력계 형사.]‘뭐!?’
헛소리하지 말라고 하고 싶었는데···.
강인중이 무척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보니, 가온의 말이 사실인 거 같았다.
동수는 오해를 풀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뭔가 오해를 하신 거 같습니다! 그런 게 아니고 유체리 씨를 ‘뮤직 대전’에 섭외하고 싶어서 온 겁니다.”
“아···.”
“강인중 씨가 새아빠···, 맞으시죠?”
강인중은 씁쓸한 표정을 짓더니,
“···아닙니다.”
“네? 아니라뇨?”
“······.”
동수의 물음에도 그는 씁쓸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동수는 조급한 마음에 가온에게 물었다.
‘야! 가온, 이게 뭔 소리야?’
[잠자코 들어봐라. 당신은 드라마도 안 보나?]‘뭐?’
[이럴 때는 분명 “저는 체리 양에게 아빠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아빠일 수 있겠습니까?”라는 멘트가 나올 거다.]‘···말이 되냐?’
그때 강인중이 입을 열었다.
“···저는 체리 양에게 아빠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아빠일 수 있겠습니까?”
“······.”
동수가 할 말을 잃자, 가온이 말했다.
[이것 봐라.]‘그래, 너 짱 먹어라.’
‘···시끄러워.’
동수는 살짝 한숨을 내쉰 뒤,
“뭐, 그런 건 알아서 잘 해결하실 문제고···. 제가 원하는 건 유체리 씨의 행방입니다.”
“······.”
“체리씨, 어딨습니까?”
강인중은 입을 꾹 다물고 고민하더니, 한참 뒤 입을 열었다.
“···말할 수 없습니다.”
“어딨는지는 아신다는 말씀이네요?”
“······모릅니다.”
고개를 돌리며 말하는 그를 보며 동수와 가온은 동시에 말했다.
‘거짓말이네.’
[거짓말이다.]강인중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저는 더는 할 말이 없습니다. 커피 드실 게 아니면 이만 돌아주세요.”
처음에는 에이비를 섭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뿐만이 아니고···.
지상 최대의 ‘뮤직 대전’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러기 위해선···. 완전체 플루토가 필요하다.
동수는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강인중씨, 저는 체리씨가 꼭 필요합니다.”
“······.”
강인중은 말없이 몸을 돌리더니 동수에게서 멀어졌다.
그때 가온이 말했다.
[말해줄 생각이 없는 거 같다. 어떻게 할 건가?]‘알아내야지.’
[어떻게?]‘방법이 있다.’
[방법?]가온은 숨 쉬듯 자연스럽게 동수의 생각을 읽었고,
[···그 방법은 아니다.]‘아니, 이 방법뿐이야.’
[아니라고 판단된다.]‘시끄러워! 난 결정했어!’
[······.]가온의 만류에도 동수는 성큼성큼 강인중에게 다가가더니 큰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강인중씨!”
“저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건 됐고!”
“네?”
동수는 씨익 웃으며 패딩 점퍼를 벗어 던지더니 소매를 걷어 올렸다.
그리고 두꺼운 팔을 강인중에게 내밀며,
“팔씨름 한판 뜹시다!”
“······.”
“······.”
“···네?”
가온은 말했다.
[데이터 기록···. 미친개는 인간의 예의를 모른다···. 저장···.].
.
.
패딩 점퍼도 입지 못하고 쫓겨난 동수는 카페 앞에 쭈그리고 앉아 중얼거렸다.
“경찰을 부르겠다니 너무하잖아. 팔씨름 한 번 뜨자고 한 게 죄냐고···.”
[···흉악한 협박범보다 무서웠다. 당신 팔뚝 굵기를 생각해라.]‘요즘 운동 못해서 많이 죽었어···. 아니 그보다 이제 어떻게 하지?’
[그러길래 팔씨름을 왜 하자고 해서···.]‘해킹하려고 한 거지. 20% 채우면 오늘의 생각 기능이 활성화되니까.’
[···평범하게 악수를 해도 되고, 손금 같은 걸 봐준다고 해도 됐다.]‘아, 맞네.’
[미친개···.]‘인마, 너무 그러지 마. 잘하려고 그런 거잖아.’
[시끄럽다.]‘······.’
동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윤 작가라도 같이 올 걸 그랬나?’
그녀라면 강인중에게 조곤조곤 말해서 유체리가 있는 곳을 알아낼 수 있었을 텐데···.
[이미 버스는 떠났다. 윤하얀이 와도 소용없어.]‘···어쩔 수 없네.’
[···유체리를 포기하는 건가?]‘그럴 리가. 내 사전에 포기란 없지!’
동수는 씨익 웃으며 벌떡 일어났다.
“플랜 B로 간다!”
가온은 동수의 생각을 읽고,
[차라리 담 회장한테 부탁하는 건 어떤가?]‘지니 회장님이라고 유체리를 바로 찾을 수 있단 보장은 없어! 그리고 소원권은 아껴야지!’
[일단 나도 찾아보겠다. 단서가 없어서 힘들겠지만···.]‘오! 부탁해!’
[OK.]동수는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더니,
“한설희를 만나러 가자!”
[Go go go!]동수는 그렇게 과거 플루토의 막내였던 가수 한설희를 만나기 위해 출발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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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중은 카페 창가에 서서 어디론가 뛰어가는 동수를 빤히 쳐다봤다.
그는 노을이 질 때까지 한참을 고민하더니 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통화음이 한참 가고···.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잘 지냈나요?”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하고 싶은 말이 뭔가요?]강인중은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미진 누님과 함께하려고 많은 분에게 상처를 줬습니다.”
[······.]“얼마 전에 한 분께는 진심으로 사과를 드렸습니다. 고마운 분들 덕분에 잘못을 바로잡고···.”
큐티 걸즈 리더 최미진을 두고 하는 말이다.
통화 상대는 말했다.
[···그래서 어쩌라는 거죠? 이상한 소리 할 거면 끊으세요.]“······.”
강인중은 천천히 걸어가 책상 위에 있는 작은 액자(드라마 ‘검은 미로의 숲’ 마지막 촬영 기념 사진)를 손에 들었다.
그리고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우리 사이에 꼬인 실타래도 풀고 싶습니다.”
[······.]“체리양···. 지금 어딥니까? 만나서···.”
-띠··· 띠···.
통화는 끊어졌다.
강인중은 스마트폰을 귀에서 떼고 빤히 바라보다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강동수 PD, 아무래도 저는 역부족인 거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는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시각, 동수는···.
“양구까지 오게 될 줄은···.”
양구에 있는 시래기 축제 현장에 도착했다.
여기에 온 이유는 한설희 소속사에서 그녀가 양구에서 열리는 시래기 축제 공연 가수로 초대받았기 때문이다.
그때 가온이 말했다.
[후회하지 마라. 선택은 당신이 한 거다.]“알아. 안다고···. 그나저나 한설희는 어딨는 거야? 매니저는 전화도 안 받고···.”
[GPS 기능을 활성화하겠다.]‘오! 부탁해!’
그 순간이었다.
두리번거리던 동수는 너무도 익숙한 사람을 발견했다.
‘어? 저 사람은···.’
동수의 반응에 가온이 말했다.
[당신 저 사람은···.]하지만 미친개의 행동이 가온의 말보다 빨랐다.
동수는 후다다닥! 뛰어가더니 시래기 인형(축제 마스코트 인형)를 들고 있던 여자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김 작가! 여기서 보내요!”
그 순간,
[데이터 해킹을 시작한다. ···1%··· 3%··· 5%···.]동수는 흠칫했다.
‘김민혜 작가는 데이터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그러자 여자가 동수를 돌아보며,
“아저씨, 누구세요?”
그 순간 깨달았다.
김민혜와 쌍둥이 자매처럼 똑같이 생겼지만, 이 여자는 긴 생머리라는 걸···.
‘김 작가는 단발이었지···.’
가온이 말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미국에 있다고 했던 사람이 한국에 있을 리가 없지.]‘그, 그러네···. 깜박해서···.’
[미친개는 사람 보는 눈이 없다···. 데이터 저장···.]‘인마, 내가 얼마나 매의 눈인데···.’
그때였다.
[···10%···. 컨디션 기능 활성화···.]동수는 아차 하며 그녀의 어깨를 놨다.
그리고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제가 사람을 잘못 봤네요···.”
여자는 무척 기분이 나쁠 법도 한데 배시시 웃더니,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성격이 무척 좋은 사람 같았다.
김민혜와 정말 똑같이 생겼지만, 이쪽은 장난기가 많아 보이는 귀여운 느낌이었다.
‘둘이 붙여 놓으면, 이쪽이 동생일 거 같네.’
그때 그녀의 정보창이 눈에 들어왔다.
『오지희(해킹률 10%)』
【성별: 여 / 나이: 25 / 직업: 대학생】
【특기 1: 격투 천재 /특기 2: 연기 천재】
【컨디션 : ↘ (컨디션 향상엔 시래기 된장국!)】
【추가 정보를 보려면 데이터를 습득하세요.】
동수는 그녀의 정보를 보더니,
‘격투 천재···? 뭐야, 이거···.’
격투기 선수라도 되는 거야?
그런데 대학생이라니···.
그때 오지희가 고개를 갸웃하더니,
“왜 그렇게 보세요?”
동수는 ‘아차!’하고 어색하게 웃으며,
“하하, 과, 관상이 좋으시네요!”
“관상이요? 와? 진짜요? 제 관상이 어떤데요?”
“그, 그게···.”
동수는 고민하더니,
“오늘 시래기 된장국 먹으면 컨디션 좋아질 관상이네요. 하하.”
[멍멍이 소리를 잘도 하는군.]‘시끄러워!’
하여튼 동수는 오지희와 작별하고 한설희를 찾아 나섰다!
.
.
.
오지희는 멀어지는 동수를 보며 피식 웃었다.
‘시래기 된장국을 먹으면 컨디션이 좋아질 관상이라고? 이상한 사람이네.’
그때 그녀 뒤로 훤칠한 키의 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다가왔다.
“지희야, 여깄었구나? 찾았잖아.”
“아! 죄송해요.”
“어? 인형 찾았구나?”
그녀는 손에 든 시래기 축제 마스코트 인형을 내밀더니,
“네!”
“졸업 선물로 그 인형을 갖고 싶다니···. 너도 참.”
“헤헤, 고딩 때 친구들이랑 샀던 걸 잃어버려서요. 제 애착 인형이었거든요! 그리고 이 축제도 다시 와보고 싶기도 했고요!”
남자는 피식 웃더니,
“시간이 늦었으니 저녁 먹고 서울로 출발하자. 먹고 싶은 거 있어?”
오지희는 “음···.” 하고 고민하더니 밝은 목소리로,
“시래기 된장국이요!”
“시래기 된장국···?”
남자는 잠시 고민하다가 축제 현장을 둘러보며 그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그럼, 내가 아는 식당이 있는데···. 거기로 가자.”
“네! 은수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