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Bureau Crazy PD is back RAW novel - Chapter 69
69화 – 강동수 PD님이 누구시죠?
동수는 멍멍산 회의실 벽에 풍선을 붙이고 있었다.
그때 요정 가온이 손에 들고 있던 풍선을 놓으며 말했다.
[리나 킴이 여기로 오고 있다.]‘리나? 일찍 왔네?’
빨간색 긴 머리의 리나 킴이 조심스레 문을 열더니,
“실례합니DA···.”
동수는 반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오! 리나! 왔어?”
리나도 활짝 웃으며 인사했다.
“Hello! 동수 PD님!”
“Hi! Hi! 요즘 아주 잘나가던데~!”
“DA 동수 PD님 덕분이죠!”
“다른 멤버는?”
“NA 혼자 왔어요! 다들 스케쥴~!”
“OK! 그럼, 저쪽에 앉아 있어! 씻 다운!”
“노우! 노우! 나도 파티 준비 도울래YO!”
“하하, 안 그래도 되는데···.”
그때 윤하얀과 박장우(멍멍산 서브 작가)가 케이크를 들고 왔다.
“리나, 헬로우!”
“리나씨, 안녕하세요.”
“윤 작가님! Hello! 박 작가님도 HI!”
“일찍 왔네? 유정이, 미진이랑 같이 올 줄 알았는데.”
“헤헤, 심심해서YO!”
윤하얀은 유아용 홍삼 젤리를 건네며 말했다.
“이거 먹을래요?”
“좋아YO!”
동수는 피식 웃으며,
“유아용 홍삼 젤리 아직도 남았어요?”
“또 주문했어요. 생각보다 입맛에 맞아서···. 헤헤.”
가온이 동수 주변을 맴돌며 말했다.
[나도 홍삼 젤리. 홍삼 젤리.]‘···귀찮게 시리···.’
그때 윤하얀이 동수에게도 젤리를 내밀었다.
“PD님도 먹어봐요! 매일 자판기 커피랑 비타민 젤리만 먹지 말고! 골고루 먹어야죠!”
“하하, 땡큐, 땡큐!”
가온은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며 말했다.
‘홍삼 젤리 준다고 좋은 작가냐? 이 먹보 AI!’
[그게 아니고 당신 건강을 걱정해줘서다.]‘······.’
[윤하얀한테 잘해라.]‘···알았어. 알았어.’
윤하얀이 동수에게 물었다.
“PD님, 선물 뭐 준비했어요?”
그는 적당한 선물을 준비했다.
하지만 말하기는 좀 그래서···. 대충 얼버무렸다.
“비밀이요···. 하하.”
“치사해.”
“윤 작가는 뭐 준비했는데요?”
“향수 샀어요.”
“오~ 향수? 좋네!”
윤하얀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좋아할진 모르겠어요···.”
“왜? 여자들 향수 좋아하잖아요.”
“여자라고 향수 다 좋아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가?”
“그리고 박 PD는 이미 쓰는 향수도 있는 거 같아서요. 잘은 모르겠는데, 굉장히 고급스러운···.”
“막내가 향수도 쓴다고요?”
“어쩜 그리 박 PD한테 무관심해요. 미친개는 코가 막혔나···.”
“아니, 모를 수도 있지···. 말이 조금···.”
그녀는 동수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물었다.
“향기 나요? 안 나요?”
“응? 어···.”
코를 킁킁하자 희미하게 향기가 느껴졌다.
꽃처럼 향기로운···.
“아카시아 냄새나네. 향수 뿌렸어요?”
“무관심한 게 아니고 코 막힌 거 맞네. 향수는 무슨···. 늦잠 자서 로션만 간신히 발랐는데···. 그리고 냄새라니···. 어감이 조금···.”
“냄새를 냄새라고 하지. 뭐라고 해요?”
“향기라고 해줄 수도 있잖아요!”
“오, 그러네. 말이 예쁘네. 역시 작가님이시네!”
“하여튼! 그래서 뭔데요?”
“뭘요?”
“박 PD 선물이요. 제 선물이 뭔지만 듣고 입 싹 닦을 셈이었어요? 저기 저 커다란 박스가 맞죠? 대체 뭐가 들은 거예요?”
“아, 별건 아닌데···.”
박지혜의 검색 목록은 워낙 범상치가 않아서 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때 막내가 옥상에서 자주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래서 이 선물을 준비했다.
동수는 어색하게 웃으며,
“이따가 봐요.”
“치사해···.”
“자자, 빨리 파티 준비하자고요! 막내, 올 시간 됐어요!”
“알았어요.”
그리고 이어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였다.
‘인기 뮤직’ 팀의 민성아와 송수빈.
오형근 기술 총괄과 한예리 카메라 조감독.
김민재 CP와 최다혜 PD 그리고···.
동수는 조각 같은 미남, 담윤호 PD를 보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야.”
“왜?”
“네가 왜 왔냐?”
“대답해야 해?”
“여긴 내 회의실이야. 대답해.”
담윤호는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내가 네 부탁 두 번 들어준 거 기억하지?”
동수는 윤하얀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최다혜를 힐끗 쳐다봤다.
그녀는 동수의 시선을 느끼더니 어깨를 움츠렸다.
“···그래서 돈이라도 주랴?”
“네가? 나한테? 돈을? 풋.”
“새끼, 더럽게 재수 없네. 야, 됐고, 꺼져!”
“여기 있을래. 부탁 한 번 차감~.”
“···이걸 팰 수도 없고···.”
“패봐. 그날로 우리 그룹 법무팀이 찾아갈 거다.”
“더러운 다이아몬드 수저 새끼.”
“어디서 미친개가 짖나?”
“······.”
“······.”
윤하얀은 최다혜에게 물었다.
“저 두 사람 사이가 좋은 거예요? 나쁜 거예요?”
“···나쁜 걸로 알고 있었는데요···.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신입 때부터 싸우고, 욕하고, 장난이 아니었다나 봐요. 옥상에서 주먹다짐하다가 선배들이 말리고···.”
“아···.”
“조연출 때는 라이벌이기도 했는데···. 입봉하고 나서 담 PD님은 떡상하고···.”
미친개는 망했다.
심지어 누명까지 쓰고 심의부로 쫓겨나고···.
최다혜는 윤하얀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이건 아는 사람만 아는 얘기인데요. 사실 여자 문제 때문에 완전히 틀어졌다는 거 같아요.”
“여자요!?”
“쉿! 쉿!”
윤하얀은 아차하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
최다혜가 동수와 담윤호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소문에···. 강 PD님이랑 사귀던 작가가 있었나 봐요. 그런데 담 PD님이 가로챘대요!”
“어머···!”
“그런데요. 담 PD님은 재벌 3세 꽃미남답게 그 여자를 잠깐 데리고 놀다가 질리니까···. 확!”
“어쩜···!”
“제작비 빼돌린 거 누명 씌운 놈 찾겠다고 날뛰던 강 PD님은 사랑하는 이의 배신과 그녀의 비극적인 결말에 충격을 받고 병 걸린 닭처럼 시름시름 앓다가 다···. 다 포기하고 심의부로···.”
그때 동수가 유령처럼 그들 뒤로 나타나더니 주먹으로 최다혜의 머리를 콩! 때렸다.
“아얏! 으윽···!”
최다혜는 머리를 부여잡고 눈물을 글썽이다가 동수를 보고 창백한 얼굴을 했다.
“가, 가, 강 PD님···.”
“어이, 쌈닭.”
“네, 넵!”
“넌 이제 쌈닭이 아니고, 짹짹이다.”
“째, 짹짹이요?”
“참새처럼 짹짹짹! 헛소리를 지껄이니까?! 엉!?”
“힉! 죄, 죄송합니다···.”
“뭐? 병든 닭? 전깃불에 구워서 불사조로 만들까 보다!”
“히익···.”
“복도로 나가서 ‘나는 참새입니다! 짹짹짹!’ 삼십 번 외치고 와!”
“가, 강 PD님···.”
“빨리!”
최다혜는 담 PD에게 살려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그러자 담윤호는 피식 웃으며,
“재벌 3세 꽃미남은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나?”
“···다, 다녀오겠습니다!”
최다혜는 후다닥 복도로 뛰어갔다.
그러자 김민재 CP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이것들아, 다혜 좀 그만 괴롭혀!”
“괴롭히는 거 아닙니다. 교육이죠. 교육.”
“전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만?”
“하여튼···.”
김민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때 윤하얀은 동수를 보며 생각했다.
‘강 PD님···. 사귀던 작가가 있었던 건가?’
혹시···.
‘임혜숙 작가···?’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배신당했다면 지금처럼 사이가 좋을 리 없다.
그리고 동수와 임 작가는 뭔가···.
남녀 관계를 초월한 끈끈한 전우애가 느껴졌다.
연인 사이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럼 대체 누구지?’
그때 동수가 그녀를 불렀다.
“윤 작가.”
“네?”
“막내한테 약속 끝났냐고 물어볼래요? 제가 물어보면 이상하게 생각할 거 같아서···.”
박지혜한테 뭐하냐, 어디냐 같은 질문은 거의 하지 않는 동수다.
그랬던 그가 갑자기 질문을 하면 깜짝 파티를 들킬 수도 있다.
윤하얀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제가 톡 해볼게요.”
그녀는 잡생각을 날려버리고 박지혜한테 톡을 했다.
└윤하얀: 박 PD, 어디에요~? 약속 끝났어요?
= = = = = = =
경기도 양평, 체리의 저택.
체리는 거실에서 눈이 쌓인 정원을 바라보며 윤민철과 통화 중이었다.
“미친개 씨랑 약속은 아직 못 잡은 건가요?”
[미안해. 수소문하고는 있는데···. 최대한 빨리 찾아볼게.]“···설희 아시죠? 저랑 같은 그룹 멤버였던···.”
[알지.]“설희한테 한 번 부탁해주세요. 설희라면···.”
[그쪽에도 얘기는 해놨는데···. 아직···. 미안해.]체리는 살짝 한숨을 내쉬더니,
“···그런가요? 그럼 기다려봐야겠네요.”
[그럼, 혹시 다른 필요한 건···.]“···재활 치료를 다시 해보고 싶은데···.”
[많이 힘들 텐데···. 괜히 무리하지 말고···.]“그래도···. 더는 도망치고 싶지 않아서요···.”
[···일단 전문가 소견을 듣고 결정하자. 재활 치료가 좋지 않을 수도 있으니···.]윤민철의 말에 체리는 어두운 얼굴을 하더니···.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그렇게 통화를 끝낸 체리는 창밖을 쳐다보며 생각했다.
‘···민철이 오빠를 귀찮게 하는 걸까? 내가 괜히 재활 치료를 한다고 해서···. 하지만···.’
그녀는 허벅지 위에 올려둔 ‘마왕 한경희’ 대본을 바라봤다.
‘나는 이 작품을···.’
체리는 무척 복잡한 얼굴을 했다.
그때였다.
가사 도우미가 다가오더니,
“아가씨, 손님이 오셨는데요.”
“손님이요? 누구죠?”
“SBC 예능국 박지혜 PD라고···.”
“SBC···.”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접실로 모셔주세요.”
그리고 잠시 후,
체리는 박지혜와 만났다.
“반가워요. 유체리예요.”
“안녕하세요. SBC 예능국 박지혜입니다.”
“여긴 어떻게 알고 오신 거죠?”
박지혜는 가사 도우미가 준비해준 찻잔을 들어 우아하게 차를 마시더니,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
“중요한 건 당신 하나 때문에 선배님께서 고생하셨다는 거죠.”
“···이봐요. 뜬금없이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때 막내가 차가운 눈빛을 하더니,
“선택하세요.”
“···뭐라고요? 대체 뭘···.”
“새장 속에서 비련의 주인공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하루 죽어갈지···.”
“······.”
“아니면, ‘뮤직 대전’에 참가하고 다리를 고칠지.”
“······!?”
체리의 눈동자가 떨렸다.
‘다리를 고친다고···. 그게 무슨···.’
“당신···. 그게···.”
박지혜는 입꼬리를 올리며,
“자, 어떻게 할지 선택해요.”
“···당신 말을 어떻게 믿죠? 제 다리를 어떻게···.”
“질문은 그만.”
“······.”
“우선 선택해요.”
“···알겠어요. ‘뮤직 대전’에 참가할게요. 이 꼴로 뭘 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박지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많은 걸 할 수 있죠.”
“···당신, 대체 정체가 뭐죠? 평범한 PD가···.”
“그건 알 필요 없고···. 이젠 믿음을 줘야겠죠?”
그녀는 가방에서 서류를 하나 꺼내서 내밀었다.
체리는 서류의 제목을 확인했다.
[프로젝트 ‘가온’ – 마이어 로보틱스 연구소]‘마이어 로보틱스 연구소면···.’
마이어 그룹과 신성 그룹이 힘을 합쳐서 만든 연구소다.
AI 가온을 개발한 걸로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프로젝트 가온···?’
“이런 치료법이 있다는 소문 듣지 못했어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따지고 보면 치료법이 아니니까요.”
“······.”
“연구죠.”
“연구요···?”
“뭐, 하여튼 여기 가면 당신 다리도 고칠 수 있을 거예요.”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죠?”
“······.”
박지혜는 서류를 빤히 보다가 살포시 웃으며,
“몰라도 돼요.”
“당신···. SBC 방송국 PD라고 했나요?”
“그렇긴 한데···. 괜히 제 뒤를 캐진 마세요.”
“······.”
“전 아이리스 그룹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거든요. 후후.”
체리는 생각했다.
‘역시 평범한 PD가 아니야. 대체 정체가 뭐지? 신성 그룹이나 마이어 그룹의 사람? 아닌 거 같은데···.’
그때 박지혜의 스마트폰으로 톡이 왔다.
└윤 작가님♥: 박 PD, 어디에요~? 약속 끝났어요?
└박지혜: 아직이요~ 거의 끝났어요! 선배님께 회의에 늦어서 죄송하다고 말씀해주세요!
└박지혜: ( Ĭ ^ Ĭ )
박지혜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럼, 저는 가볼게요. ‘뮤직 대전’ 날짜는 12월 18일이니까. 그 전에 방송국 한 번 방문해요. 메인 PD님은 봬야겠죠?”
“알겠어요.”
박지혜가 떠나고···.
혼자 남은 체리는 고민하다가 스마트폰을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오랜만이네요, 체리씨···.]“차 작가님··· 죄송해요.”
체리는 눈물을 글썽였다.
차 작가는 담담히 말했다.
[···괜찮아요. 사정은 대충 알고 있어서···.]“저···. 그때 했던 약속···. ‘마왕 한경희’ 주연은···. 신라 언니···.”
[기다릴게요.]“네?”
[체리씨를 기다릴 테니···. 용기가 생기면···. 그때 주연을 맡아주세요.]“그, 그거 신라 언니가 맡는 거···.”
[신라 씨요? 아···. 조연 맡기로 했어요. 조연. 주인공과 싸우는 악마 역할인데···. 하하.]체리는 미간을 좁혔다.
‘신라 언니···. 날 속였겠다···!’
일단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다.
“···작가님, 다시 복귀하면 ‘마왕 한경희’가 될 거라고 했는데···. 그 약속···.”
[‘뮤직 대전’ 출연하려는 거죠?]“어? 어떻게 아세요···?”
[그냥 어쩌다 보니···. 하하. 하여튼 전 신경쓰지 말아요. 잘 결정하셨어요. 응원할게요.]“···감사합니다.”
[다음에 한 번 봐요.]“···‘뮤직 대전’이 끝나고···. 좋은 날에···. 그때···.”
[···그래요. 편할 때 연락해 주세요.]“네.”
체리는 통화를 끝내고 멍하니 창밖을 쳐다봤다.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
어느덧 해가 중천에 떴다.
가사 도우미가 다가오더니,
“아가씨, 점심 드셔야죠.”
“···점심은 괜찮아요. 그보다, 기사님께 차 좀 준비해달라고 해주세요.”
“어디 가시게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서울이요. 만날 사람이 있어서요.”
.
.
.
‘멍멍산’ 회의실에선 박지혜 생일 파티가 한창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선물을 주는 타임···.
박지혜는 동수가 준 선물을 한껏 기대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선배님! 이게 뭐예요!? 무척 크네요!?”
“하하, 그게···. 뜯어봐.”
“그래도 돼요!?”
“그럼, 선물이잖아.”
박지혜뿐만 아니고 모두가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마침내 막내가 포장을 뜯었다!
박지혜는 선물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
요리보고,
-갸웃
조리보고,
-갸웃
그녀는 동수를 보며 물었다.
“···선배님, 이게 뭔가요? 조금 익숙한데···.”
“하하, 그게···.”
윤하얀이 황당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에 마상에···. 커피 자판기를 생일 선물로 주는 사람이 어딨어요!?”
김민재 CP도 혀를 찼다.
“넌 인마···. 그러니까 솔로인 거야. 업소용 미니 자판기가 뭐냐? 에라이···.”
담윤호 PD는···.
“미치려면 곱게 미칠 것이지···. 쯧.”
다른 사람들도 동수를 비난했다.
심지어 동수를 좋아하는 최미진마저···.
“강 PD님, 커피 자판기는 조금···.”
동수는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난 막내가 자판기 커피 우유를 매일 먹고 싶다고 해서···! 젠장···.”
그러자 가온이 말했다.
‘가온, 너마저···!’
박지혜는 자판기를 이리저리 살폈다.
그리고 ‘블랙커피’랑 ‘우유’ 버튼을 보며···.
옥상에서 동수에게 했던 얘기를 떠올렸다.
‘선배님.’
‘왜?’
‘선배님이랑 같이 매일 커피 우유를 마셨으면 좋겠어요!’
‘커피 우유? 이게 몸에 뭐가 좋다고···.’
‘헤헤.’
‘······.’
박지혜는 부드러운 미소를 짓더니 동수를 보며 말했다.
“선배님, 정말 마음에 들어요! 고맙습니다!!”
“어? 저, 정말?”
“네! 이제 매일 커피 우유 마실 수 있겠어요!”
“그, 그렇지? 하하! 거기 명함 있을 거야! 기사님 번호니까, 연락해서 설치하고···. 커피랑 우유 분말이랑 물은···.”
동수는 수첩에 적은 사용법을 그녀에게 설명했고, 박지혜는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때였다.
-똑똑
누군가 회의실 문을 두드리더니, 휠체어에 탄 분홍색 긴 머리의 여자, 체리가 들어왔다.
“실례합니DA···.”
그녀를 본 박지혜는 흠칫했다.
체리는 그녀를 보고 피식 웃더니, 물었다.
“강동수 PD님이 누구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