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EDOS RAW novel - Chapter 220
220====================
공격대
다만 문제는 거기서부터였다. 중국으로 정보원을 파견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중국에서 백인은 굉장히 눈에 띄는 존재이다. 눈에 띄지 않는 동양인 정보원을 뽑아 파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에레도스 사태로 인구가 많이 줄어든 상황에 러시아에서 동양인이 쉽게 보일 리 없다.
원래 러시아는 인종차별이 공공연하게 벌어질 정도로 심한 나라여서 중국에 파견할 만한 황인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설령 찾아냈다고 해도 그 사람이 정보원으로서의 능력이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런 이유들 때문에 중국에 대한 정보수집이 많이 늦어졌다. 이미 중국을 공략하고 싶어 몸이 달을 대로 달았는데 상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터라 억지로 참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와중, 이상한 정보를 획득했다.
어설프기 짝이 없는 정보망에도 걸려들었을 정도로 큼직하면서 동시에 신뢰도를 의심케 하는 정보였다.
반고 왕국은 류한 왕국에게 항복하여 신하국이 되었다. 반고를 패배시킨 것은 류한의 국왕이고, 그 류한의 국왕 한세현은 사람이 아닌 수호교의 신이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이디니자카스의 국왕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직접 참여한 국가회의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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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어라! –
순간이동 게이트를 넘기 무섭게, 거대한 고함과 함께 일 미터가 넘는 날을 가진 새하얀 뼈낫이 날아든다. 김인환이 급하게 들어올린 방패와 충돌하며 커다란 금속음이 쩌렁쩌렁 울렸다.
이어 그가 낫을 힘으로 밀고 나가는 뒤로, 붉은빛 게이트를 넘어온 신소진이 곧바로 여왕의 날개를 만들어내며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신장 5미터가 넘는 덩치, 전신을 누더기로 기운 듯한 혐오스런 괴물의 초록빛 여러 눈들 중 두 쌍이 신소진을 따라 허공으로 향한다. 허나 이미 그 때는 폭음을 동반하며 쏘아진 그녀의 주먹이 괴물의 안면에 작렬하고 있었다.
호쾌한 파육음과 함께 포탄에 직격당한 것처럼 괴물의 머리통이 통째로 날아갔다. 코앞에서 초음속으로 날아들며 뻗은 무투가의 펀치를 방어해내기엔 괴물은 이미 김인환에게 너무 많은 주의를 집중하고 있었다.
그렇게 가장 앞의 괴물을 치워내자 비로소 축구장보다 거대한 홀이 두 사람의 눈에 들어왔다.
“으음.”
김인환이 침음성을 흘렸다. 뒤쪽의 순간이동 게이트에서 김유린과 박소진을 비롯한 간부급 인원들이 속속들이 나타나고 그 뒤를 따라 류한의 정예 전투원들 역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그들이 나타나는 장면을 홀의 가장자리를 둘러싼 백여 마리의 강력한 괴물들이 제각각 무기를 들어올리거나 공격마법을 짜내며 지켜보고 있었다.
성채의 게이트가 아크리치 마젤란의 수작으로 이상현상을 일으켰을 때부터 방어를 위해 몰려든 성의 정예 언데드들이다.
콰오오오오오!
한 마리의 뼈로 된 드레이크가 포효와 함께 날개를 펼치고 돌진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른 괴물들 역시 제각각 포효를 내지르며 무섭게 달려들어왔다.
“공간 확보에 주력해라!”
이 세 자리수의 괴물들을 상대하려면 공격대 전원이 일단 안전하게 넘어와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홀 중앙에 자리한 팔각기둥 형태의 게이트 기둥들을 보호하며 최대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쾅!
뇌진대력공을 운용한 힘으로 바닥을 찍으며 그 반탄력을 전신으로 담아 검을 내지른다. 번쩍이는 황금빛과 함께 내뻗는 그의 검을 감싸고 기다란 랜스의 형태가 만들어져 달려오던 본 드레이크의 쩍 벌린 입에 그대로 직격했다.
콰드드드득!
뼈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드레이크의 이빨을 포함한 윗부분의 두개골을 통째로 깨부수며 빛의 랜스가 쏘아진다. 그 바로 뒤에서 초록빛 눈동자의 빛을 잃어가는 놈을 남은 머리를 짓밟고 김인환이 방패를 휘둘렀다. 스킬이 발동하고 방패에 무지갯빛이 어림과 동시에, 날아들던 흑마법이 거세게 튕겨나가 달려오던 다른 언데드들에게 부딪혀 그것들을 꽝꽝 얼려버렸다.
김인환이 치고 나아가자 드러나는 빈틈을 공격해오는 다양한 형태의 언데드들을 향해 김유린의 창과 박수진의 검이 날아들었다.
최후 마법사 사냥꾼의 악의에서 아케인 속성의 보랏빛이 번쩍일 때마다 달려드는 놈들의 신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다. 바람처럼 움직이며 잔상이 남을 정도로 뻗어지는 창날을 피해내는 언데드는 한 마리도 없었다.
은은한 연녹색 칼날을 빛내는 바람 정령의 숨결이 휘둘러지면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의 칼날들이 날아가 적을 토막낸다. 어쩌다 그 바람의 칼날을 뚫고 접근하면 서릿발 같은 시선이 향함과 동시에 자색빛이 번쩍이고 애써 접근한 언데드의 신체가 수직으로 쪼개졌다.
권태수는 허공을 점프해오는 놈들을 정확한 사격으로 모조리 격추시켰다. 미리 짜고 해도 그렇게는 못하겠다 싶을 정도의 그림 같은 사격술, 류한의 연금술사들과 마법부여사들이 달라붙어 개조해낸 소총에 세이라크의 눈이 더해져 마력탄환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쉬지않고 쏘아진다. 점프하거나 마법으로 날아오르는 언데드들이 탄환에 정신없이 얻어맞고는 걸레가 되어 바닥에 처박혔다.
[강철이 깃들어, 생명을 피우고, 벼락을 휘두르라!] [하늘의 광휘를 휘감아 정의를 불태워 징벌을 가하라!]그리고, 류한 최고레벨의 광휘술사인 혜진의 강력한 버프가 장내에 뿌려졌다. 마력 보주와 숲 성자의 정화된 증표로 두 배 이상의 효율을 보여주는 버프를 받기 무섭게, 공격대원들의 움직임 속도가 확연하게 달렸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흐르는 성역의 선율을 회상하리라, 멸악의 맹세를 상기하리라, 그리하여 태초의 신성이 우리를 가호하리라!]60레벨 스킬이 발동하며 그녀를 중심으로 백여 미터의 땅이 은백색으로 물들며 광휘가 파문처럼 뿜어졌다.
안 그래도 강력하기 짝이 없는 버프를 받은 공격대원들의 전신에서도 같은 휘광이 뿜어지기 시작하고, 반대로 빛나는 대지에 선 언데드들이 불에 데인 것처럼 고통에 찬 경악성과 함께 몸을 뒤틀었다.
혼란에 빠진 언데드들을 향해 안테아 세실 테미도스아의 공격마법이 날아들었다. 홀의 가장 높은 곳 천장에서 휘몰아치는 바람과 함께 만들어진 불꽃의 회오리, 그것이 맹수의 으르렁거림 같은 소리를 동반하고 여덟 갈래로 갈라져 뒤편에서 성가신 원거리 공격을 쏘아대던 언데드들을 덮친다.
그 작열하는 불꽃의 폭풍을 얻어맞은 놈들이 당해버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당황하는 사이, 비좁았던 게이트를 어렵사리 통과한 왕자가 이미 쓰러져 바들바들 경련하는 언데드들을 향해 스태프를 겨눴다.
회색빛 안개가 백색을 뿜어내는 대지 위를 흘러 쓰러진 언데드들에게 스며든다. 그것들의 눈동자가 훼까닥 돌아간 후, 왕자에게서 뿜어진 흑마력을 에너지로 신체를 수복하며 다시금 몸을 일으켰다. 당연하게도 놈들이 공격해가는 것은 바로 이전까진 아군이었던 근처의 다른 언데드들이었다.
뒤를 이어 게이트에서 쏟아져 나오는 류한의 정예 전투원들은 공격대장인 김인환과 한혜진의 명령에 즉각적으로 반응해 전투에 돌입했다.
사방에서 노란색 및 초록색의 눈동자를 번뜩이며 살기등등하게 달려드는 각양각색의 언데드들, 온몸을 살점으로 덕지덕지 기워놓은 괴물도 있었고 뼈로만 된 괴물도 있다. 머리가 두 개 달렸거나 징그러운 포자가 몸을 뒤덮은 괴물도 있다. 바닥을 기어오는 뱀 형태의 징그러운 촉수괴물들도 있고 곱등이처럼 대지를 박차고 점프해오는 놈들도 있다.
그 보기만해도 모골이 송연해질 죽어있는 것들의 격렬한 공세 속에서도 류한 공격대는 눈부시게 활약했다.
어느 누구도 두려워하거나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김인환을 비롯한 공격대의 핵심 전력들이 맹공을 펼치면 그 빈틈을 지원하는 정예 전투원들이 태엽처럼 맞물리며 뒤를 받쳤다.
처음 김인환이 침음성을 흘렸던 위압적인 광경이 무색하게도, 류한 공격대는 빠르게 언데드들을 정리해갔다.
그러다 마침내, 마지막 남은 괴물까지 무자비하게 박살내버리며 언데드 성채의 순간이동 게이트 홀을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경계를 풀지 말고 정비! 파악되는 대로 한혜진 공대장님께 각 조의 상황을 보고해라.”
명령을 내린 김인환이 자신의 부관을 데리고 홀과 이어진 세 통로 중 한쪽을 경계하기 위해 나섰다.
김유린은 김인환이 움직인 반대편 통로로 움직여 사냥꾼 직업의 스킬로 함정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안테아는 마법적인 시야를 공유하는 피조물을 소환해 중앙의 통로로 이동시켰다.
부상당한 공격대원들에게는 신성술사들과 혜진이 직접 나서 치유작업을 진행했다. 레벨 60이 넘은 광휘술사인 혜진이 있다면 숨을 거두지 않은 이상 누구라도 살릴 수 있다. 덕분에 사망자를 제외하고는 이탈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사망 한 명, 부상자 없습니다. 전원 전투 가능합니다.”
“전원 이상 없고 전투 가능합니다.”
총 11개 조 조장들이 제각각 보고를 위해 혜진에게 들렀다.
공격대 전체에서 사망자 여덟이 발생했다. 상대의 본진 한복판으로 게이트를 열고 넘어온 위험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아주 경미한 피해다. 각오를 마친 정예들만을 골라 데려왔기에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인원도 없었다.
– 여기가 맞군요. –
그리고 탐사를 나섰던 안테아가 손을 휘저어 마법을 취소시키며 말했다.
– 파악하고 온 그대로예요. –
공격대를 투입하기 전, 아크리치 마젤란에게 마법을 수학하는 서승태는 언데드 한 놈의 정신에 침입해 놈들의 정신공유망을 엿보는 것을 성공했다. 세부적인 것까지 파악하진 못했으나 제주도 본성의 대략적인 구조를 알아낼 수 있었다.
이는 대단한 공적이었다. 언데드들의 정신공유망을 엿본다는 것은 서승태처럼 아크리치에게 마법을 수학하지 않은 이상 감히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일이었으니까. 게다가 얻어낸 정보 또한 매우 중요한 것이다.
“바로 이동한다! 전원 전투준비!”
확인을 마치기 무섭게 혜진이 명령을 내리자, 잠깐의 정비시간을 가졌던 공격대가 빠르게 정렬했다.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해 양쪽 통로를 경계하던 김인환 일행과 김유린이 돌아오고 곧장 공격대가 중앙 통로로 이동을 시작했다.
사람 열 명이 횡대로 지나가도 될 만큼 넓은 통로였다.
회백색 석재로 만들어진 성채는 빠르게 만들어졌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해 보인다. 그러나 언데드들의 제작기법으로 만들어진 탓인지 음산하고 차가운 느낌이 가득했다.
천장의 희미한 빛을 단번에 집어삼키는 커다란 광원을 줄줄이 띄운 공격대가 어둠을 집어삼키며 통로를 빠르게 나아갔다. 간간이 중앙 통로에서 이어지는 다른 통로들이 나타났으나, 그때마다 안테아가 미리 정찰을 보낸 마법 피조물의 보고를 따라서 전부 무시하고 일직선으로 나아갔다.
– 끼아아아아아악-!! –
그렇게 통로를 반 정도 돌파했을 때, 마침내 언데드들의 두 번째 공격이 시작됐다.
심신을 압박하는 소름끼치 비명성과 함께 벽에서 세 자리수에 가까운 유령들이 기습적으로 튀어나와 공격대를 덮쳤다.
“막아!”
김인환이 다급하게 외쳤다.
그도 그럴 것이, 중급의 영체 언데드라 할 수 있는 그 레이스(Wraith)들 대부분이 공격대의 중앙에 위치한 혜진을 노리고 미친개처럼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순간이동 게이트 홀에서 맹활약을 펼쳐보인 그녀를 최우선 제거대상으로 삼은 듯했다.
그러나 혜진은 여타의 광휘술사들처럼 전투능력이 거의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큰 희생을 감수한 적들의 맹목적인 돌격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당황하지 않았다.
“흐읍!”
숨을 들이키며 자세를 잡는 그녀의 손에서 추락한 천사의 눈물을 통한 광휘의 창이 생성된다. 단전에서 전신 혈맥을 타고 순식간에 뻗어나간 자하신공의 자하기가 광휘술사의 신성력과 어우러져 손에 쥔 창을 타고 선명한 빛을 뿜었다.
매화연환칠식 제 오초, 자광만화(紫光萬花).
주변 사방을 쾌속하게 난도질하는 창날이 번쩍일 때마다 흡사 수백 수천의 꽃잎이 잘려 흩날리는 듯한 착각이 인다. 달려들던 레이스들이 그에 휘말리자 사정없이 찢겨져 나갔다.
광휘술사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고 강력한 공격, 그녀의 무공 실력을 처음 목격한 공격대원들이 다급하게 지원해오는 와중에도 깜짝 놀랐다. 김인환이나 김유린 및 박수진 같은 그녀와 가까운 사이의 간부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바쁜 와중에도 세현의 당부에 따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어온 무공수련의 결실이었다. 물론 순수한 그녀의 능력만으로 이 정도 신위를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영혼의 연결 아이템으로 세현과 공유하는 70레벨 검귀 직업 스킬, 한계돌파의 덕을 톡톡히 봤다.
[한계돌파(passive): 모든 능력치의 효율이 증가하며 인지능력이 크게 상승한다. 해로운 상태이상 효과에 저항하여 지속시간을 절반 이하로 낮춘다.]============================ 작품 후기 ============================
다음 편 혹은 다다음 편에는 공격대 챕터가 마무리 되겠군요!
부디 재밌게 읽으셨길 바라며 추천 한 번 꾹! 부탁드립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