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218)
217화 – 104호, 저주의 방 – ‘입시 명문 호텔고’ Re (11)
– 이은솔
‘나는 주에게 평생을 바쳤다. 제발 잠깐이라도 대화할 기회를 달라.’
아우렐리아의 절절한 호소는 듣는 내 귀에까지 안쓰럽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사람의 마음이 있다면 이 말을 듣고 뭉클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겠지. 물론, 주는 사람이 아니고 저 초등학생 성녀는 제대로 된 인성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것 같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여기서 목을 바치는 것임을 아세요.”
입꼬리가 찢어지며 빙글빙글 웃는 소녀의 손에서 기묘한 광채가 솟는가 싶더니 마치 보이지 않는 검을 수평으로 휘두르듯이 팔을 휘둘렀다.
다음 순간, 조금 전 까지만 해도 모든 희망을 잃은 것 같던 아우렐리아는 엄청난 속도로 바닥을 구르며 보이지 않는 칼을 피해 어린 성녀에게 달려들었다!
어린 성녀는 놀라서 뒤로 물러섰지만 이미 늦었다. 아우렐리아는 순식간에 한 손으로 성녀의 목을 틀어쥐었다. 아우렐리아의 뒤편에 희미한 빛의 흔적이 마치 물결처럼 남았다.
주가 내린 힘은 거의 다 소진한 줄 알았는데, 아직도 약간 남았나? 힘을 다루는 숙련도의 차이가 너무 심해서 그 약간의 힘으로 이긴 걸까?
“히, 히끅! 대체 무슨!”
“힘을 쓰는 법에 관해 전혀 훈련받지 않았구나. 그냥 손가락에 모아서 뿜어댈 뿐, 반응 속도도 생각의 속도도 평범한 인간이야.”
“…”
“아버님은 대체 무슨 생각이신 걸까? 날 대신할 다른 성녀? 물론 뽑으실 수 있어. 애초에 내가 최초의 성녀도 아니니까. 하지만, 지금 너처럼 그 어떤 훈련도 받지 않은 아이를 성녀로 삼는 이유는 정말로 모르겠어.”
아우렐리아에겐 미안하지만 난 알 것 같다. 어차피 주에게 교단은 곧 한입 베어 물고 치워버릴 케이크일 뿐, 장기적인 운영 따위엔 관심도 없으니까!
훈련 없이 힘만 가진 아이라 해도 나나 할아버지 정도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엘레나는 저 공포의 초등학생 성녀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을 테다. 이렇게 보면 주의 계산은 어디서 틀어졌는가?
아우렐리아가 아직도 힘을 남겨둔 채 우리 쪽에 합류해있다는 점이 실패의 원인이다.
나와 할아버지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서는 순간, 아우렐리아의 날카로운 눈동자가 우릴 향했다.
“멈추세요.”
“…”
“난 지금 아버님께 약속만 받으면 그만이니까.”
페로 가인이가 답했다.
“그 꼬마에게 주와의 대화를 주선해달라 요청할 생각인가?”
“그래요. 당신은 모르겠지만, 교단의 성녀에겐 -”
“신에게 질문하고 답을 들을 권리가 있다 뭐 이런 이야기라면 네 신이 무시하면 그만이라 본다만.”
“아버님께서는 길거리의 한량이 아니라 모든 이의 위에 서신 분. 그 말에는 천금과도 같은 무게가 있으니 결코 당신의 말처럼 가볍지 않습니다. 제 말에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지금 저와 이 아이를 베고 가시면 될 일입니다.”
여기까지 들었을 때, 할아버지가 참지 못하고 튀어 나갔다!
정확히는 튀어 나가려고 했다. 이대로 아우렐리아와 주가 모종의 협상을 하고 이탈해버리면 나와 할아버님 둘이서 저 무식한 성녀랑 싸워야 하는데 답이 없음이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머리 위에서 아주 큰 ‘쪼기’ 소리가 들렸다.
— 팅!
“… 너-”
“할아버님, 그냥 기다리시죠.”
나는 지금 가인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았다.
“결국 너는 네 신을 포기하지 못하는군. 잘못된 선택의 대가는 곧 치르게 되겠지.”
이후의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성녀의 몸이 반짝거리는가 싶더니 그녀는 신의 이름을 걸고 아우렐리아에게 한 번의 대화를 주선할 것을 약속했고, 주 또한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아우렐리아에게 대화를 허락했다.
의도야 너무나 뻔하다. 이 자리에서 성녀를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 아우렐리아를 이탈시키려는 생각이겠지.
그 뒤의 일은 더 떠올리고 싶지 않다.
안타깝지만, 나도 할아버지도 우리 파티에서 전투원은 아니니까. 다행히 주는 신속함을 원했기에 어린 성녀가 우리를 농락하는 일까지는 생기지 않았다.
배에 세로로 뚫린 거대한 구멍, 온몸이 불타오르는 듯한 격통 속에서 페로가 ‘날아서’ 성녀에게 접근한 후 그로테스크로 변신했다가 쪼개지는 장면을 보았다.
죽음의 순간, 희망이 실현되었음을 알았기에 잠시 고통을 잊을 수 있었다.
*
길게 이어진 통로, 한 명의 소녀와 20대 정도의 여성이 함께 걸어갔다.
— 또각. 또각.
“… 허튼 생각은 하지 마세요.”
“허튼 생각?”
“아, 아버님께 용서해달라고 빌어봐야! -”
“성아야, 아버님께 다시 성녀 자리 달라고 부탁드릴 생각은 없으니 걱정하지 마.”
“대체 누가 그런 말을 했다고 그래요? 마음대로 넘겨짚지 마세요!”
“그래? 그러면 미안.”
통로의 끝에는 제법 고풍스러운 문이 있었다. 문 앞에서 아우렐리아가 문고리를 잡으려는 순간, 성녀가 그녀의 손을 낚아챘다.
“대체 뭐예요? 바보도 아니고! 그쪽 문이 아니잖아요!”
“아 그렇네. 정신이 혼탁해서 미처 떠올리지 못했나 봐.”
“이러니까 아버님이 당신을 교체해야 한다고 여기신 거죠.”
아우렐리아의 ‘실수’를 보고 빈정거리던 성녀는 고풍스러운 문을 무시하고 오른쪽 벽의 숨겨진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은은한 불빛으로 가득한 신비한 공간이 나타났다.
공간의 끝에는 어울리지 않게도 침대가 있었다. 침대 위의 청년이 조용히 고개를 들자 성녀가 즉시 무릎 꿇었다.
“아버님! 우선 죄송합니다. 안타깝게도 제 실력이 모자라서 -”
“큭!”
“…”
“하 진짜 어이없네.”
“아버님?”
“정말이지 아무리 변수를 줄이고 또 줄여도 -”
그 말을 끝으로 청년의 몸이 갑자기 기절하듯이 침대에 쓰러졌다. 성녀의 눈이 토끼처럼 동그래졌다.
*
– 한가인
의식이 허공으로 떠오른다. 한순간에 육신에 속박되었던 의식이 자유를 얻었다. 현실에서 해방된 시야가 허공을 향하자 그곳에 불타오르는 태양이 있었다.
‘허허! 우습구나 우스워. 아우렐리아, 그 아이가 하도 간절해 보여 선의를 베풀었건만.’
‘선의? 말은 바로 합시다. 그냥 저 개념 없는 초딩이 힘쓰는 법을 몰라서 아우렐리아에게 당할까 봐 개수작 부린 것 아닙니까?’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이는 법이라네.’
‘그래서 날 다시 만난 기분이 어떠신지?’
‘아무리 철저한 계획을 짜도 빈틈은 생기기 마련이로다. 네가 아우렐리아의 몸을 빼앗을 가능성도 생각은 했지만, 그 아이에게 내 힘이 약간은 남아있었기에 섣불리 몸을 빼앗지 못 하리라 봤는데. 하필 아까 전의 충돌을 끝으로 힘이 다 소진되었는가? 기묘한 조화가 아닐 수 없다.’
대화를 멈추고 전력을 다해 ‘화신의 힘’을 발현했다. 얼마 전, 강림했던 내 몸의 통제권을 두고 벌였던 주와의 싸움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검은 실과 불꽃의 실이 얽히고설켰다. 두 개의 통제, 모순되는 명령이 끝없이 내 몸에 가해지며 마도서와 주의 힘이 충돌하자 결국 몸의 눈코입에서 피가 흐르고 살갗이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예전과 똑같은 흐름이다. 내 몸이지만 우습게도 난 그 몸을 죽여도 상관없다. 반면 주는 육신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 상황. 결국 명백히 더 강한 주가 잃을 것이 많아서 물러섰다.
‘이 경험은 다소 불쾌하지만 또한 신선하다는 점 인정하마. 하지만 달라질 것은 없다. 이번엔 자네가 날 멈춰 세우는 동안 내 몸을 망가트릴 누군가가 없지 않은가?’
‘이제 아주 대놓고 내 몸이라고 하시는군요?’
‘네가 이 우스운 힘겨루기를 얼마나 할 수 있겠느냐? 길어야 5분? 영광으로 알라. 그대는 감히 인간 마법사로서 신과 5분이나 힘을 겨뤘노라.’
영광이라고 말하는 주에게 조롱과 비웃음의 기운이 느껴졌다. 예전과 달리 내가 주를 멈춘 사이 나를 도와줄 동료들은 이미 대부분 죽었다는 점이 저자를 이토록 여유롭게 만들었겠지.
찰나의 순간 여러 차례 반복되는 실뜨기와 인형술을 뒤섞은 듯한 기묘한 힘겨루기 속에서 내 의식은 아까 전, ‘계획’을 세우던 순간으로 돌아갔다.
주에게 몸을 빼앗기고 페로의 몸을 빌려 도망친 후, 하염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대체 주의 허점은 어디에 있을까?
처음에는 내 강림을 자신의 것처럼 사용하고, 엘레나의 축복을 훤히 읽은 듯 농락하는 주의 전술에 도무지 어찌할 바 몰랐다. 그의 계획은 그 어떤 빈틈이 없어 보였고 주는 진실로 두려운 신처럼 느껴졌으니까.
깨달음은 번개처럼 찾아왔다.
적이 완벽하다고 믿기 시작하면 적을 이길 수 없다. 적을 이기기 위해선 우선 그의 빈틈을 알아야 하고, 그 빈틈을 알아내기 위해선 그의 실패를 분석해야 한다.
주는 한 차례 실패했다.
최초에 주가 세웠던 플랜 A에 따르면, 우리가 아우렐리아를 위기로 몰아넣어 ‘신성한 태양’이 나타나는 순간 승부가 끝났어야 한다. 주가 그 힘으로 내 몸의 통제권을 빼앗고 강림을 쓴 시점에서 우리에게 저항할 방법이 없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첫 계획은 호텔 파티가 그의 손에서 벗어나고 주는 빈사에 빠진 채 하루 이상 정상적으로 거동할 수 없게 됨으로써 실패했다. 그는 다음 계획을 실행해야만 했다.
왜 실패했는가?
송이가 팔찌로 강림에 의한 세뇌를 방어해서? 차진철의 이계의 별의 위력이 강해서? 아리가 자살 특공을 통해 불어넣은 피의 저주가 너무 독해서? 셋 다 영향력은 있었으나 그 정도는 강림한 내 몸을 통제하는 주가 얼마든지 찍어누를 수 있는 변수였다.
단 하나의 실패는 다름 아닌 내 ‘화신의 힘’에서 비롯되었다. 물리적으로는 무적에 가까운 강림을 비물질적인 방식으로 흔들 수 있는 유일한 변수, ‘화신의 힘’이 주의 첫 번째 계획을 망쳤다.
이 사실이 무엇을 의미할까?
그동안 느낀 주의 성향은 결코 가벼이 실수하는 존재가 아니다. 화신의 힘의 존재를 알았다면 반드시 그 힘 또한 카운터칠 수 있는 모종의 수를 썼을 것이다. 그는 화신의 힘에 대해 몰랐다.
존재 자체를 몰랐을 수도 있고, 이름 정도는 알았지만 어떤 힘인지 몰랐을 수도 있다. 애초에 나도 어떤 힘인지는 104호에 들어오기 전날 알았으니까.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나는 주가 가지고 있는 우리에 관한 정보에 빈틈이 있음을 알았다.
정확히 뭘 알고 있고 뭘 모르고 있을까?
적어도 축복에 관해선 철저할 정도로 잘 알고 있다. 특히 정의에 관해선 ‘정의’라는 축복에 대해서만 알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엘레나의 정의’ 그 자체를 알고 있었다. 그게 아니고서는 조금 전의 ‘형사 미성년자 성녀’ 같은 존재는 나올 수가 없다.
반면, 유산에 관한 정보는 불확실했음이 분명하다.
축복에 관해선 정확히 알고 있으면서 유산에 관해선 제대로 알지 못하는 기묘한 정보의 불균형.
…
한 가지 가설이 떠올랐다.
과거 내가 강림을 얻었던 때 주와 ‘모두가 이기는 판’을 짜기 위한 협상 테이블에 올랐던 또 다른 존재, ‘후원자’. 주가 가지고 있는 우리에 관한 정보의 출처가 다름아닌 후원자라면 이 불균형은 이해할 수 있다.
올빼미가 호텔로부터 징계받으며 입증했듯이 후원자의 권한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축복은 그들의 영역이지만, 유산처럼 호텔이 주는 보상에 관한 정보는 그들의 권한을 넘어선 문제이기에 알려줄 수 없었던 게 아닐까?
그렇다면 주는 우리 호텔 파티 모두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한 가지 물건’의 존재 자체를 모를지도 모른다.
‘아버지, 5분이면 모든 것을 끝내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
청년이 기절하듯이 침대에 쓰러지자 장내는 그야말로 혼란으로 가득 찼다. 어린 성녀는 갑작스러운 신의 부재에 형언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며 어쩔 줄 몰랐다. 그 모든 혼란을 방관하듯이 침묵하던 아우렐리아가 한 발자국 앞으로 내디뎠다.
“아우렐리아! 당장 멈추세요! 수작 부리는 행위는 용서치 않겠어요.”
“수작이라니요? 당치않으십니다. 아버님께 심상치 않은 일이 생긴 듯해서 안전한 곳에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안전한 곳? 지금 여기보다 안전한 장소는 없어요!”
“성녀님, 지금 저 바깥에서 벌어지는 관리국과 사특한 악마의 싸움에 관해 아시고 계시지 않나요?”
“그게 대체 무슨 상관 -”
“관리국에는 수많은 숨겨진 힘이 있죠. 그 힘 중 일부가 지금 아버님을 상처 입혔을지 모릅니다.”
“…”
“성녀님, 당신이 진정 교단의 기둥이라면 참과 거짓을 밝히는 눈이 있으실 겁니다.”
공포에 휩싸여 덜덜 떨던 소녀의 눈에 희뿌연 광채가 나타났다.
“오호라! 그 힘은 터득하셨군요. 다행입니다. 이제부터 제 말에 한점 거짓이 있다면 즉시 목을 바칠 터이니, 조금만 경청해주세요.”
“… 말해.”
“저에겐 과거, 위대한 분께서 내리신 비상 탈출을 위한 보물이 있습니다.”
“아버님께서 당신에게 그런 보물을 내렸다고요?”
“이 보물은 단언컨대 저 몸에 그 어떤 위험도 끼치지 않는답니다. 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로 보내주는 보물이거든요.”
“그 장소가 어디인데?”
“편안한 호텔 같은 장소지요. 매일 맛있는 밥이 나오고,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기 짝이 없는 장소예요.”
“…”
“제 말에 거짓이 있었나요? 아닐 겁니다. 그러나 받아들이시지 않겠다면 기다리겠습니다. 다만 저는 걱정스럽네요. 아버님께서 침묵하신 지 벌써 3분은 되었답니다. 이렇게 기다리다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생기면 어떡하죠?”
소녀가 덜덜 떨면서 옆으로 비켜섰다. 아우렐리아는 작은 상자를 들고 기절한 청년에게 다가섰다. 상자에는 ‘탈출 버튼’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아버님, 안전한 장소로 보내드릴 테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
[사용자 : 한가인(지혜)날짜 : 98일 차
현재 위치 : 계층 1, 104호 – 저주의 방 ‘입시 명문 호텔고’
현자의 조언 : X]
– 한가인
아우렐리아의 손으로 내 몸의 손을 붙잡고 탈출 버튼을 눌러 작동시켰다. 그 순간, 화신의 힘에 의해 바깥으로 나와 있던 내 의식이 즉시 몸으로 돌아갔다. 동시에 내 몸 전체가 붕 떠오르기 시작했다!
화신의 힘을 썼을 때처럼 의식만 허공으로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내 몸 전체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지하도시 상단의 콘크리트나 지반이 전부 실체 없는 허상이라도 되는 듯, 내 몸은 그 모든 구조물을 그냥 통과해서 하늘 끝까지 날아올랐다.
날아오르고 또 날아오르던 중, 어느 순간 나는 하늘의 끝에 어떤 ‘경계’가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 경계를 넘는 순간 내 몸에서 ‘태양’이 떨어져나왔다.
“아하하하! 너냐? 진짜 별것도 – ”
태양으로부터 순간적으로 엄청난 열선이 뿜어져 나와서 순간 놀라서 입을 다물었다! 다행히 그 열선은 ‘경계’를 넘지 못하고 그냥 성냥불처럼 사그라들었다.
“별것도 아닌 게 똑똑한 체하기는! 내가 이겼다 이 병신 새끼야!”
‘너! 이 버러지가 감히! 네 다음에 만나면 네놈을 천년을 불타올라도 꺼지지 않는 화로에 잡아 가둘 것이며-’
“아버지도 참, 치매 걸리셨습니까? 우리 사이에 ‘다음’이 어딨습니까? 안녕히 계세요~!”
의식이 흐릿해짐을 느낀다.
/당신은 탈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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