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351)
350화 – 아귀 지옥 (4) Fin
“아리야 어때? 언니 집, 전에 왔을 때랑 다르지?”
문을 열자마자 나타나는 반짝이는 대리석 바닥과 새로 바른 새하얀 벽지,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넓은 거실까지.
입지가 서울 한복판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누가 보아도 심상치 않은 가격임을 짐작할 수 있는 고급 아파트였다.
소연은 집 문을 열고 들어설 때마다 바로 이 풍경을 보기 위해 자신이 성공한 것이라며 감동하곤 했다.
그때, 같이 들어온 아리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음을 느낀 소연은 뒤로 돌아섰다.
“아리야?”
아리는 아파트를 바라보는 대신 헉헉거리며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푸들, 루이와 씨름 중이었다.
“어, 언니. 개 길렀어요?”
“아하하하! 무슨 바보 같은 소리래? 너도 루이 알잖아. 루이도 널 알아보고 이렇게 좋아하는데. 가만 있어 봐, 루이 데려갈게.”
소연은 푸들을 떼어낸 후, 아리를 데리고 최근에 설치했다는 홈 시어터가 있는 장소로 데려갔다.
방 하나를 소형 영화관처럼 만든 장소였는데, 아리는 소연이 정말로 영화를 보여줄 셈임을 깨닫고 당황했다.
곧, 아리는 고심 끝에 입을 열었다.
“언니, 전 오늘 영화나 보고 싶어서 온 게 아니에요.”
“뭐?”
“조금 전에 제가 했던 말 잊으셨어요? 집에서 나타났다는 -”
“… 아깐 상황이 당황스러워서 그냥 넘어갔는데, 네게 그 이야기해준 사람 누구야?”
그 말에 아리는 조금 당황했다.
생각해보면, 강혁이 소연의 문제를 아리에게 설명하며 무어라 말했던가?
‘하…. 누님이 너에겐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말했다고 하지 마라.’
“…”
“강혁이지? 너한테 말하지 말라고 그렇게 강조했는데!”
“큰 잘못이네요. 내일 강혁 오빠 혼내시고, 오늘은 저랑 이야기 좀 해요.”
아리가 당당하다 못해 뻔뻔하기까지 한 태도를 보이자 소연은 어이가 없어서 자신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신기하게도 정말 고민을 말해보는 게 어떤가 싶기도 했다.
왠지 모르게 오늘의 아리는 믿음직스러웠기 때문이다.
조금 전에 충격적인 방식으로 김석민을 쫓아냈기 때문일까?
그때만 해도 이렇게 무식한 방식으로 석민을 쫓아냈으니 곧 경찰이 오겠다고 걱정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오며 생각해보니 아닐 것 같았다.
따지고 보면, 오늘의 일이 외부에 알려지는 건 석민에게도 껄끄럽기 때문이다.
아리가 차를 타고 석민을 협박하기 전에 석민이 먼저 내 집에 쳐들어와 날 협박하던 상황 아니던가?
석민이라 해서 쉽게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아리가 여기까지 읽고 행동했다면, 확실히 현명한 처사라 볼 수 있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은 소연의 입이 자연스레 열렸다.
*
3일 전, 소연의 집에 나타났다는 정체불명의 존재.
그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아리는 집 내부를 촬영한 영상들부터 점검하기 시작했다.
영상의 상당수는 소연이 설치한 동작 감지형 펫 카메라에 의해 촬영된 상태였는데, 여기저기 설치해둔 덕택에 영상의 수가 적지 않았다.
“강혁 오빠랑 직원들이 확인했다는 영상이 이것들이에요?”
“맞아. 참, 관리실 도움을 받아서 외부 CCTV도 확인했어.”
1시간 이상 영상을 확인한 아리의 표정이 어딘가 미묘해지기 시작했다.
소연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뭔가 알겠어? 외부 CCTV도 보러 갈까?”
“외부 CCTV까지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아리가 물끄러미 바라보는 마지막 영상엔 소연이 있었다.
귀여운 코끼리 인형과 곰 인형이 여기저기 달린 침실, 영상 속의 소연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방 내부를 걸어 다니고 있었다.
“…”
“후우…. 내 눈으로 저 날의 날 다시 보니까 또 무섭네. 진짜 밖에 있던 존재의 정체가 뭘까?”
그때, 아리가 소연에게 물었다.
“언니 침실 어디에요? 그쪽으로 가죠.”
침실에 도착한 아리가 다시 말했다.
“잠깐 방에 있어 봐요. 관리실 좀 다녀올 테니까.”
“관리실? 나랑 같이 -”
“여기 있어요. 이것도 확인 절차의 일부니까.”
“어? 어?”
거부를 허락하지 않는 맺고 끊음이 확실한 말투에 소연은 거절하지 못하고 방에 남았다.
문득, 소연은 아리가 자신이 기억하던 소녀와 완전히 다른 사람 같다고 느꼈다.
흡사 ‘다른 사람’이 아리의 몸을 대신 움직이는 것처럼.
아리의 이런 모습도 나쁘지 않았다.
소연의 마음속 아리가 더욱 커졌음을 느끼며 아리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
…
…
공기가 싸늘해졌다.
누가 설명해주지 않았는데도 소연은 즉시 깨달았다.
3일 전과 같다.
이해할 수 없는 불가해한 존재가 집을 점거한 것이다.
이 순간, 소연이 느낀 감정은 우습게도 안도감이었다.
아리가 옆에 있을 때 이런 일이 생겼다면 둘 다 위기였을 텐데, 마침 아리는 무언가 확인하겠다며 관리실로 떠난 상황.
위험한 일이라면 나 혼자 겪는 게 낫다.
소연은 그리 되뇌며 벽에 기댄 채 흔들리는 호흡을 진정시켰다.
— 틱!
기척이 느껴진다. 명백히 자신의 것이 아닌 기척.
무언가, 불가해한 존재가 방 밖을 거닐며 집안의 물건을 건드리는 듯했다.
— 드르릉!
슬며시 벽을 긁어내는 듯한 소리와 바닥을 울리는 작은 진동이 느껴진다.
긴장감 속에서 평소보다 몇 배는 예리해진 소연의 감각이, 집에서 일어나는 자그마한 변화를 그대로 전달했다.
숨이 가빠졌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상상하는 것조차 두려웠다.
— 끼이익!
문이 열리는 순간, 소연은 결국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눈을 감고 말았다.
공포 속에서 앞으로 닥쳐올 운명에 자신을 내맡긴 채 –
“언니.”
“…”
“언니, 제 말 안 들려요?”
“아, 아리야?”
눈을 뜨는 순간, 소연의 앞에 나타난 것은 아리의 익숙한 모습이었다.
“지금은! 지금은 위험하니까 -”
“휴우…. 설마 했는데 진짜네.”
“뭐?”
“언니, 헛소리하지 말고 나와봐요. 이런 게 평생의 트라우마라니 참….”
“어?”
마치 어딘가 한심한 사람을 대하는듯한 아리의 말투에 소연은 당황했다.
평소라면 약간 발끈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과 무언가 알아낸 듯한 아리의 반응에 대한 호기심이 훨씬 컸다.
*
– 김아리
설마 했다.
소연이 보여주는 영상을 보며 어렴풋이 진상을 깨달아가면서도 설마 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진상을 눈치채지 못한 소연도 황당했고, 이 영상을 보고도 깨닫지 못했다는 소연의 소속사 직원들도 우스웠다.
뭐, 생각해보면 일반인을 타박할 문제는 아니지.
아만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똑같은 범죄 현장을 보더라도 보는 이의 역량에 따라 읽어낼 수 있는 정보는 크게 차이가 난다.
숙련된 강력계 형사나 현장을 자주 나가본 변호사들은 떨어진 머리카락과 눌려있는 카펫의 섬유 등을 보며 어젯밤 있었던 일을 그려낼 수 있겠지.
그러나 일반인은 그저 ‘어머! 어머!’하며 현장을 파괴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이런 일은 혼돈체와 관련한 문제에서도 똑같이 벌어진다.
귀신, 악령, 괴물, 악마. 이런 존재들을 다루는 것 또한 전문가의 영역이니까.
소연이 보여준 영상에는 한 가지 기묘한 점이 있었는데, 다름 아닌 소연이 기르는 푸들 루이의 반응이었다.
귀신이나 악마야 영적인 존재니, 직접적인 물리적 흔적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물건이 흔들리는 소리나 바닥을 울리는 진동은 명백한 물리적 현상이다.
이런 건 사람보다 개가 더 예민하게 반응하기 마련인데, 루이는 주인이 침실에서 공포에 질려있거나 말거나 본인은 얌전히 베게 위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개가 생각하기엔, 이 소리나 진동을 일으킨 존재는 ‘익숙한 존재’라는 이야기다.
놀랄 것도 없고 두려워할 것도 없는 존재. 옆에서 뭘 하거나 말거나 본인은 잠이나 자면 되는 정도.
“버, 범인이 로봇 청소기라고?”
입을 쩍 벌리며 황당해하는 소연에게 내가 알아낸 사실을 전했다.
“언니가 산 이 로봇 청소기, 꽤 비싼 모델 맞죠?”
“응. 300만 원 넘어.”
“이런 비싼 모델들은 자체적인 AI가 내장되어있어요. 집 안의 사물이나 거실과 방 사이의 높낮이 차를 파악해서 최대한 충돌을 피한 채 움직이죠.”
“그런 기능이 있다고 들었어.”
“조작하면서 보니까 기능이 더 많네요. 움직이는 개를 인지해서 피하는 기능도 있고. 여하튼, 여기서 중요한 건 이 기능이죠.”
로봇 청소기 상단 디스플레이를 조작해서 소연에게 보여주었다.
“오토 홈 스캐닝?”
“집 안의 인테리어를 바꾸면 그 변화 또한 인식하는 기능이에요. 보통은 밤에 로봇 청소기가 스스로 돌아다니면서 인식하죠.”
“…”
“얼마 전에 집 인테리어 바꾸셨죠? 아까 집에 들어올 때 전에 왔을 때랑 다르지 않냐고 물어보셨잖아요?”
“… 4, 5일쯤 전에 한번 말끔히 바꿨어.”
“그러니 얘가 밤새도록 집안을 뒤적거리면서 가구는 어디로 옮겨졌는지, 예전과 달리 막힌 장소나 뚫린 장소가 있는지 확인한 거죠.”
“…”
“당연히 홈 스캐닝 도중엔 아직 집 가구 배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상태니까, 움직이면서 여기저기 툭툭 부딪히며 소음을 냈겠죠.”
버튼을 두어 번 누르자 고성능 로봇 청소기는 ‘홈 스캐닝 기록’을 보여주었다.
3일 전, 소연이 불가해한 기척을 느끼며 밤새도록 밤을 설쳤던 날이 기록되어 있었다.
“설마 이건가 싶어서 홈 스캐닝 한 번 더 시켰어요. 그랬더니 언니가 -”
“꺄아악!”
“…”
“미안. 너무 부끄러워서….”
소연은 한참 동안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나는….
뭐, 다행이다. 쉽게 해결했으면 다행이지 뭐가 문제겠어?
딱히 특별한 일도 아니다.
본래 관리국 요원으로서 활동하다 보면, 귀신이나 악마가 엮인 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집이 낡았거나 단순 범죄인 상황 또한 적지 않게 본다.
이젠 슬슬 호텔로 돌아가고 싶은 시점이다. 이 과정에서 고통받는 아귀 한 명을 구해냈으니, 나름의 보람도 느껴졌다.
소연은 내게 변명하듯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주기적으로 날아오는 스토킹 문자나 대표와의 갈등이 그녀의 신경을 예민하게 만들었고, 그래서 고작 로봇 청소기를 두려워해 밤새 공포에 떠는 바보 같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한다.
일리 있다.
본래 사람은 심신이 쇠약해지면 헛것을 보고 헛소리를 듣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휴식기를 가지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했다.
소연은 현재 진행 중인 일정이 끝나는 대로 두어 달은 쉬겠다고 했다.
그때, 소연이 갑자기 무언가 결심한 표정을 지었다.
“아, 아리야!”
“네?”
“아까 아리가 말했지? 오늘 아리는 영화나 보려고 온 게 아니라고?”
“그랬죠. 다행히 언니 문제는 잘 해결 -”
“나, 나도 그래!”
“네?”
“나도 영화나 보려고, 아니 영화도 볼 셈이었지만, 어쨌든 영화만을 이유로 널 부른 건 아니야.”
이거 뭔가 분위기가 이상한데.
“그게 무슨….”
“꼭 한번 말하고 싶었어…. 오래전에, 널 처음 만났을 때부터 했던 생각. 이런 말을 꺼내는 게 두려우면서도 -”
뭐야 이거???
“오, 오늘도 말하지 못하면 평생의 한으로 남을 것 같았어. 게다가…. 방금 네가 보여준 멋진 모습을 보니까 이젠 정말 참기 힘들어.”
“어, 언니?”
설마 아니지?
둘 다 여자인데다가 설정상 우린 친척 아니었어?
“아리야. 난…. 너와….”
“죄송해요.”
“…”
“여기서 멈추는 게 좋지 않을까요? 전 언니의 좋은 동생으로 남고 싶어요.”
소연의 고백이 나오기 직전에 반사적으로 거절의 의사를 밝힌 후, 순간적으로 후회했다.
어차피 얘 기억에서 평생 살 것도 아닌데, 그냥 고백받아주는 게 좋지 않았을까?
“… 미안해. 내가 오늘 분위기에 취했나 봐. 영화나 볼래?”
다행히 소연은 이런 내 반응을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 같다.
마음속으로야 울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겉으로는 담담한 태도를 보이며 다시 마음을 추스르는 듯했다.
그때, 공간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소연의 트라우마가 해소되며 이 무대 자체가 허물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안도감을 느끼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 –
공기가 얼어붙었다.
“내가 준비한 영화는 -”
소연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루이가 공포에 질려 몸을 움츠렸다.
이 순간이 되어서야 아까 전, ‘일반인들의 허술함’을 비웃었던 나 또한 한 가지 정보를 놓쳤음을 깨달았다.
분명 강혁이 말했었잖아!
공포에 질린 소연이 방에서 전화기 버튼을 연거푸 눌렀는데도 반응이 없었다고!
로봇 청소기가 홈 스캐닝 하는 것과 핸드폰이 먹통이 되는 게 무슨 상관인데?
거뭇한 형상이 소연의 등 뒤에서 일어선다.
이 아파트에 도사린 진정한 흉수.
섬뜩한 기운을 줄기줄기 뽑아내는 거악(巨惡).
대체 정체가 뭐지? 귀신? 악마?
어느 쪽이든 아무 준비도 없이 이렇게 갑자기 만나서 이길 수 있을 리가 –
“그, 아리야. 조금 전에 한 이야기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언니가 오늘은 좀 감상적이었던 것 같아. 그러니까 -”
이 순간에조차 소연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긴장이 풀리며 예민해진 신경도 같이 풀어졌나?
아니면 나에게 고백했다가 차이느라 충격에 빠져서 주변을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건가?
어느 쪽이든 좋아!
이 사실을 깨닫자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한 가지 해결책이 떠올랐다.
따지고 보면 오늘의 일은 현재 진행형이 아닌 과거의 일, 소연의 기억일 뿐.
그러니까….
설령 그녀의 집에 진짜 귀신이 있고 악마가 있었다고 해도.
“언니!”
“너무 신경 쓰지 말고 – 어?”
“사랑해요!”
“어, 어?”
“조금 전엔 당황해서 아무렇게나 말했는데, 가만히 생각하면서 깨달았어요. 저도 언니를 사랑하는 게 분명해요!”
믿어! 그냥 믿으라고! 네 경험 속에 악령 따위는 없었어.
모든 일은 로봇 청소기가 벌인 사고였을 뿐이야.
“가, 갑자기 무슨….”
스토커와 미친 대표, 정체불명의 악령으로 뒤덮인 네 기억을 더 충격적인 기억으로 덮어줄게.
— 덥석!
“꺄아악!”
그냥 무지성으로 소연에게 달려들어 껴안았다.
소연이 등 뒤에서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끔찍한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도록!
뒤를 신경 쓰지 말고 나만 봐!
그냥 나 하나만 보고 오늘의 일은 잊어!
필사의 각오로 소연의 마음을 다시금 조각했다.
사랑의 망치를 휘둘러 그녀의 영혼에 새겨진 공포의 기억을 후려치고 또 후려쳤다.
인간의 기억은, 때로는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만들어지는 법이니까.
그리하여 소연의 마음속에 스토커와 미친 대표의 폭행, 정체불명의 악령으로 뒤덮인 끔찍한 기억이 사라지고, 오직 ‘고백의 성공’이라는 환상이 남겨진 그 순간.
마침내 소연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며 공간 전체도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아리야! 사랑해!”
“됐다 됐어….”
*
[사용자 : 한가인(지혜)날짜 : 152일 차
현재 위치 : 계층 1, 복도
현자의 조언 : X]
– 한가인
“나왔다! 나왔다!”
“…”
다른 동료들이 그러했듯, 아리는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처럼 프런트의 분수 근처에서 갑작스레 나타났다.
모두가 아리의 귀환을 반기며 기뻐했다.
아리는….
가장 늦게 돌아온 동료답게 꽤 힘든 일을 겪었는지, 어딘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아?”
“힘드네.”
“어?”
“이놈의 호텔, 진짜 별짓을 다 시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