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384)
EP.383 383화 – 파티 타임, 다음 방에 대한 고민과 영혼의 함
383화 – 파티 타임, 다음 방에 대한 고민과 영혼의 함
[사용자 : 한가인(지혜)날짜 : 223일 차
현재 위치 : 계층 1, 105호 – ‘휴식의 방’
현자의 조언 : 3]
– 한가인
105호로 도착하는 순간, 모두의 눈앞에 알림이 떴다.
「사랑하는 고객 여러분!
호텔에 처음 들어와서 허우적거리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5호까지 해결!
시간이 참 빠르지 않습니까?
205호의 해결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여러분의 성취를 지켜보는 우리도 행복하답니다.
내일부터 총 7일의 휴식이 주어집니다.」
“7일? 원래 이렇게 길었나?”
“오~! 요번엔 좀 기네?”
그때, 기다렸다는 듯 다음 알림이 떴다.
「긴 휴식을 기뻐하시는 여러분!
저희도 기쁩니다만, 안타깝게도 휴식이 긴 것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제 2층에 남은 저주의 방은 단 하나, 206호!
206호는 ‘조금’ 어렵답니다.
여러분의 기나긴 여정을 여기서 끝내고 싶진 않으실 겁니다.
남은 일주일, 혹시 놓친 보상이 있는지 잘 고민해보시길.
여러분이 챙길 수 있는 모든 것을 챙겨도 부족할지 모릅니다.
깜짝 이벤트 : 파티타임! 내일부터 시작됩니다.」
“…”
살벌하기 짝이 없는 경고에 장내가 차분해졌다.
*
“왓! 나왔다, 나왔다!”
“… 승엽아.”
“호텔! 듣고 있지? 새우튀김도 좀 줘!”
“승엽아.”
“아리 누나?”
“튀김 좀 적당히 올려. 벌써 세 접시야.”
오랜만의 호텔 식사 시간.
다들 테이블 아래로 손을 넣었다 뺐다 하며 먹고 싶은 음식을 열심히 만들어내고 있었다.
205호는 203호처럼 벌레를 음식이랍시고 먹어야 하는 장소는 아니었다.
다만, 꽤 많은 동료가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 것도 맞다.
그런 것 치고는 ‘황제’였던 승엽이가 가장 열심히 먹고 있긴 하지만.
식사 중, 은솔 누나가 승엽이와 송이에게 몇 가지를 물어보았다.
“205호가 끝나고 호텔에서 알림 띄웠지?”
“네.”
“뭐래?”
“어….”
승엽이가 송이 쪽을 바라보자 송이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어, 어…. 멸망해가는 제국을 지탱하느라 수고 많았다? 각자의 관점이 있는 세 명의 고수를 보며 무슨 생각이 들었냐?”
“그런 의례적인 이야기 말고, 평가적인 부분.”
“아, 좋지 않은 말도 좀 있었어요. 탁월한 무력이 필요하다는 힌트에 조금 더 신경 썼으면 좋았을 것 같다?”
“흐음…. 호텔이 생각한 이상적 전개는 아니었나…. 티켓은 없고?”
“네.”
호텔의 평가는 ‘평이했다’ 정도인 듯했다.
한 가지 짐작 가는 부분은 있었다.
“후반에 이자성이 너무 선을 넘게 강해진 것 같지 않아요?”
무언가 느꼈다는 듯, 선생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 끝나서 하는 말입니다만…. 이자성은 여러모로 독특한 캐릭터였습니다. 호텔을 진행하면서 그런 NPC는 처음 봅니다. 비유하자면 성장형 NPC다?”
“그렇죠. 처음부터 ‘심마’와 관련된 고리가 있었고, 이걸 해결하면 강해지는 스타일. 어쩌다 보니 이자성이 호텔의 존재 자체를 깨닫고 너무….”
순간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는데, 할아버지가 즉답했다.
“천의무봉 한 깨달음을 얻었지. 마지막 순간은 죄수까진 아니겠지만 인간의 한계에 가까운 강함이 아니었나 싶다.”
“그렇죠. 그 결과, 거짓된 세상 전체를 쪼개려 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죄수도 풀려날 뻔했고.”
죄수에게 걸린 제약이 아니었다면 그 시점에서 모든 것이 파멸할 뻔했다.
이 정도로 205호에 관한 이야기를 끝낸 후, 휴식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파티 타임 7일! 진짜 엄청나게 길어!”
호텔에서 일주일은 정말 긴 시간이다.
기쁜 소식이었지만, 모두의 표정에 긴장감이 실려 있었다.
“휴식이 긴 것에는 이유가 있다….”
아리가 불길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다들 기억하지? 후원자 말로 각 층 마지막 저주의 방은 특별히 어렵대.”
“… 104호와 206호 이야기네.”
솔직히 지금까지도 저주의 방이 쉽다고 느낀 적이 없는데, 이렇게까지 무시무시한 말로 경고하니 숨이 턱 막혔다.
은솔 누나가 다른 문장을 언급했다.
“놓친 보상이 있는지 확인하라는데?”
“꽤 많죠. 축복의 성소, 누나의 탐욕의 손, 승엽이가 얻은 영혼의 함 등.”
듣고 있던 선생님이 고개를 저었다.
“가인 군, 저 문장은 그 의미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아, 그렇네요.”
축복의 성소나 탐욕의 손, 새롭게 얻은 유산 확인.
이런 것은 평소에도 항상 했던 일이지, 206호를 대비해 특별히 해야 할 무언가가 아니며 ‘놓친’ 보상도 아니다.
“놓친 보상이라면 역시 윙부츠?”
윙부츠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누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 2층 후반인데 왜 아직도 나오지 않은 걸까?”
윙부츠의 3가지 재료.
태풍을 뚫고 비상하는 새의 날개깃.
벽력의 힘조차 버텨내는 투사의 털.
정점에서 만물을 관조하는 자의 안구.
“투사의 털은 204호에서 진철이 머리카락을 뽑아서 나왔고.”
“쿨럭!”
“관조하는 안구는 203호에서 우주로 나간 내 눈알을 뽑아서 얻었어. 그런데 깃털은? 아무리 봐도 얘 아니야? 요놈, 요것아!”
— 삐이익!
“페로, 아무리 봐도 네 깃털이잖니.”
— 삐이익!
슬며시 끼어들었다.
“역시 지금이라도 제가 이놈의 깃털을 뽑아야 – 으아악!”
딱 여기까지가 성질 사나운 앵무새 인내심의 한계였다.
페로는 내 앞의 갈비찜을 엎어버린 후 날아갔다.
“저거, 저거! 역시 내가 털을 뽑아야!”
“형, 뽑더라도 ‘태풍’이 있는 장소에서 뽑아야죠.”
“으음….”
— 탁!
“잠깐 주목.”
모두의 시선이 아리에게 쏠렸다.
“두 가지 전달할게. 첫째, 내일 가인이가 앵무새 깃털 뽑아봐. 태풍이 문제면 설원에 나가서 뽑든지.”
“그래.”
“다들 페로에게 너무해….”
“절반만 뽑을게, 절반만.”
“그렇게 많이요?”
송이의 말을 무시한 채 아리가 마저 대답했다.
“둘째, 윙부츠 말고 하나 더 있어.”
“어?”
아리가 화이트보드로 움직여서 끄적였다.
「호텔의 비밀! 2층 편
1. 숨겨진 방
1) 거울의 방
2) 부활의 방
2. 숨겨진 NPC
1) 신비의 장인
2) ???
」
“내게 대충 이런 느낌의 표가 보인다고 했지? 참고로 1층도 똑같았어. 숨겨진 방은 축복의 성소, 기념품 상점이고 숨겨진 NPC는 의사와 상인이었지.”
“2층은 아직 물음표가 보이네.”
“아직 숨겨진 NPC가 남았어.”
은솔 누나가 어딘가 피곤한 표정을 지었다.
“또 탐색해야 할 모양이네. 그런데, 이 호텔에 아직도 뒤질 곳이 남았어?”
“지하.”
“… 말이 돼? 거긴 솔직히 무한한 장소잖아!”
호텔 탐색을 한두 번 한 게 아니다.
그러니 1, 2층에 무언가 더 있으리라고는 믿을 수 없었다.
있다면 지하인데, 지하는 애초에 무한에 가까운 장소다.
“답이 없네, 답이 없어.”
그때, 의사 선생님이 안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처리합시다. 이번 파티타임엔 이 정도 처리하면 되겠군요.”
1. 축복의 성소에서 강화 얻기
2. 윙부츠와 마지막 NPC를 찾아보기
3. 영혼의 함에 대한 고민
4. 다음 방 선택
리스트를 보고 의견을 냈다.
“1번이야 내일 아침에 가면 되는 거고…. 2번은 여유시간에 하면 되겠네요. 3, 4번은 그냥 오늘 끝냅시다.”
“다음 방 이야기를 벌써 합니까?”
“보통은 마지막 날 정했지만, 이젠 뻔하잖아요. 남은 저주의 방이 104호랑 206호 둘 뿐인데.”
아리가 궁금하다는 듯 날 바라보았다.
“어디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206호.”
“넌 이렇게 애매할 때 104호를 깔끔히 정리하고 싶어 했잖아?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는데.”
“그건 천기누설을 듣기 전 이야기고.”
“천기누설?”
“104호에 대해서 꽤 명확하게 말해줬어. ‘적의 탄창을 비워라.’”
“강림!”
“아직 한발 남았으니 다른 데서 쓰고 104호로 돌아가든지 해야지.”
여기까지 들은 동료들이 내 말뜻을 이해하며 표정이 밝아졌다.
“아하, 206호에선 무조건 강림을 쓸 생각이지?”
“그거죠!”
호텔이 경고한 가장 어려운 방과 이걸 위해 아껴둔 최강의 힘!
크~!
바로 이 순간을 위해 강림 한발 아꼈다 이 말이야!
진짜 내 큰 그림 그리는 솜씨에 나 스스로 놀랐다!
이건 뭐, 올빼미도 위에서 울겠는데?
후원자! 솔직히 지렸지? 오졌지?
여차하면, 죄수와도 싸움 비슷한 걸 성립시킬 수 있는 강림이 남아있다.
206호가 주는 위압감에 눌려있던 동료들의 표정이 슬며시 밝아지기 시작했다.
할아버지가 솔직히 말했다.
“이번엔 네가 진짜 믿음이 가는구나.”
선생님의 입꼬리도 살짝 휘어졌다.
“저는 가인 군을 믿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아리가 픽 웃으며 정리했다.
“그래, 뭐 네 강림이면 아무리 답 없는 상황이어도 최소한 탈출은 하겠지. 그거 믿고 206호 한번 박아보자. 다음은 영혼의 함?”
승엽이가 궁금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형이 생각해둔 후보가 있다던데요?”
“가인이가 생각한 후보?”
영혼의 함에 어떤 NPC를 담을 것인가?
내가 생각한 후보는 둘이다.
첫째, ‘아리마’다.
몇몇 사람들은 어렴풋이 짐작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가 의견을 냈다.
“그 마녀일 것 같긴 했어. 한번 만나본 기억에 따르면…. 최소한 너에겐 협조적일지도.”
은솔 누나도 비슷한 투로 말했다.
“극단적일 정도로 호기심과 탐구열이 강한 성격이었지. 다만, 지금 진철이에게 깃든 상태의 아리마는 우리가 기억하는 그 모습과 좀 다를 텐데.”
“그래서 더 좋죠. 우리와 ‘원한’이 생기지 않은 상태니까.”
“그것도 맞네.”
“게다가 이자- 크흠! 다른 NPC들과 달리 마녀니까 육체의 유무에 영향받지 않을 겁니다.”
아리마에 대해선 모두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미 한번 경험해본 바에 따르면, 그녀의 성향은 선(善)은 분명 아니었다.
그러나 광기에 차 마구잡이로 행동하는 환마 같은 존재와는 거리가 멀었다.
게다가 과거의 원한이라 할만한 것도 사라졌으니, 아리마가 우릴 적대할 이유가 없지 않나?
고개를 끄덕이던 아리가 내게 물었다.
“두 번째는 누구야?”
이번에는 조금 뜸을 들였다.
아리마보다 부정적인 반응이 많을 것 같았다.
“‘주’야.”
대답이 나오자마자 다들 말문이 막힌 표정을 지었다.
“누, 누구? 주? 혹시 내가 아는 그 주? 104호의 미친 신?”
“미쳤다기보다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존재지.”
“너….”
아리가 말문을 잃은 사이, 누나가 당황스럽다는 듯 물었다.
“애초에 NPC가 아니잖아? 죄수를 유산에 담아? 태평양을 간장 종지에 담는 것도 아니고 -”
“누나, 애초에 주의 계획부터가 유산에 담겨서 나오는 거잖아요.”
“어, 어? 그건….”
누나가 당황하던 때, 식사를 마치고 천천히 차를 마시던 선생님이 답했다.
“그러고 보면 주의 계획은 본체의 탈출이 아니군요.”
“본체와 정체성을 공유하는 ‘작은 주’의 탈출이죠. 신성한 태양도 유산입니다. 신성한 태양에 담길 수 있다면, ‘영혼의 함’에도 담길 수 있을 겁니다.”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알겠습니다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아무리 소형으로 압축된 상태라 한들 죄수입니다.”
“그렇죠.”
“NPC 따위와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조악한 비유입니다만, 주는 아무리 작아져도 권총이고 NPC는 그냥 구석기시대 주먹도끼죠.”
아리도 지적했다.
“애초에 신성한 태양이 죄수의 압축판이니까, 그게 너무 위험해서 104호는 탈출로 묻어둔 것 아니야? 신성한 태양 대신 영혼의 함에 담긴다 해서 뭐가 다른 건데?”
여기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전했다.
…
…
…
동료들은 어딘가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이해했다는 사람도 있고, 동의하기 어렵다는 사람도 있다.
그때, 최종 결정권을 가진 사람의 입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