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40)
39화 – 파티 타임! – 비밀을 찾아서
39화 – 파티 타임! – 비밀을 찾아서
[사용자 : 한가인(지혜)날짜 : 14일차
현재 위치 : 계층 1, 복도
현자의 조언 : 3]
탁. 탁. 탁. 탁
복도에 내 발소리가 울려 퍼진다. 기묘한 감각. 사방이 조용하니 발소리조차 요란하게 느껴진다.
호텔에 도착한 이래 이렇게 혼자 돌아다닌 적이 없었다.
어제 다 같이 103호에서 나온 이후로 우리는 식사, 휴식, ‘다양한 관점’의 실험 등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이튿날, 아침부터 호텔 탐색을 시작했다.
호텔 탐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모두가 흩어진 적은 처음이다.
위험이 많은 호텔. 그동안 탐색할 때는 ‘현자의 조언’에 의지하는바가 커서 결코 따로 다니는 법이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 이틀은 호텔에서 공언한 ‘위험이 없는 날’
위험이 없다면 탐색을 굳이 모여서 할 필요가 있겠는가?
당연히 모두가 흩어졌다.
*
‘파티 타임!’에만 드러난다는 호텔의 비밀.
대체 어디에 있을까?
나를 제외한 전원은 우선 지하로 내려갔다.
프런트, 정문, 7개의 객실이 자리한 복도밖에 없는 1층과 달리, 지하는 100개가 넘는 방으로 가득 차 있다.
개개의 방에는 도저히 ‘방’에 있을 수가 없는 규모의 편의시설로 가득하다.
동물원, 식물원, 바, PC방, 당구장, 수영장, 사진실, 목욕탕 등은 물론이고 황당하게도 놀이동산이나 등산 같은 장소까지 있었다.
등산은 대체 뭘까? 문을 열면 산이라도 나오는 건가?
당연히 이 광대한 공간 어딘가에 비밀이 있을 확률이 높아 보여서 다들 지하로 내려갔다.
그러나 1층을 뒤질 사람도 한 명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1층에 남았다.
*
[사용자 : 한가인(지혜)날짜 : 2일차현재 위치 : 계층 1, 105호(휴식의 방)
계층 정보(*)
101호(저주의 방 – 기묘한 가족)
102호(저주의 방 – 공포의 저택)
103호(저주의 방 – 아타나시아의 인간목장 – 해결!)
104호(???)
105호(휴식의 방)
106호(???)
107호(???)
현자의 조언 : 3]
오랜만에 계층 정보를 확인했다. 중간에 눈에 띄는‘해결!’
진짜로 103호는 완전히 끝냈구나.
103호의 문 앞으로 걸어갔다. 해결된 방으로 다시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설마 갑자기 우주 공간으로 떨어진다거나?
다소 걱정은 했지만, 현자의 조언이 미동도 하지 않았기에 103호의 문을 열었다.
아무것도 없다. 빈 공간에 문만 있을 뿐, 무슨 비밀이 있을 만한 무언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우리 파티가 103호를 클리어한 시점에서 이 방은 이제 무의미한 공간이 된 것 같다.
좀 더 걸어서 104호, 매일 들어가는 105호, 106호를 지나자 107호의 ‘명패만’ 보였다.
며칠 전, 아리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린다.
우리는 ‘관문방’ 이라고 부르곤 했어. 그 방을 제외한 다른 방 전체에서 일정한 성과를 내면 들어갈 수 있고, 통과 시엔 다음 층으로 올라갈 수 있게 하는 방
‘관문방’
아마도 107호겠지. 107호는 ‘문’이 아예 없고 명패만 있다.
아마도 101호부터 106호에서 일정 이상의 성과를 내야만 ‘문’이 생기는 게 아닐까?
복도의 끝까지 가 봤지만 결국 아무것도 못 찾았다.
객실을 제외하곤 그냥 벽만 있을 뿐.
혼자서 저주의 방에 들어갈 수도 없으니, 역시 복도 쪽엔 아무것도 없는 건가?
프런트와 정문 쪽을 살펴보고 나도 지하로 합류해야겠다.
!
뒤로 돌아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발소리도 없이 아리가 와 있었다.
“헛! 놀랐네. 무슨 발소리도 없이 다니는 거야?.”
“뭐 찾아낸 건 있어?”
둘이 있다 싶으면 이제 익숙한 자연스러운 반말
“103호를 열어 봤는데 아무것도 없다? 107호는 관문방이다? 뭐 이 정도.”
“아무것도 찾은 건 없다는 이야기네”
“그래. 그러고 보면, 너는 호텔에 대해 꽤 많이 알고 온 것 같은데, ‘파티 데이’에만 나타난다는 비밀이 뭔지 알아?
대상이 물건인지, 사람인지, 방인지 특정만 해도 찾기가 편해질 텐데”
“난 필요한 지식은 숨기지 않아. 말하지 않은 건 모르거나, 알아봐야 무의미한 지식일 뿐.
애초에, 관리국이 호텔에 대해 아는 지식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해.
질문에 답하자면 전부 다 정답이야.
보물을 찾아낸 경우, 정체불명의 동료, 축복의 강화, 관문을 통과하지 않고도 다음 계층을 연 경우 등 한도 끝도 없어.
몇 가지는 너도 이미 알고 있지.”
순간적으로 떠올랐다.‘부활의 방’, ‘부처님’
“부활의 방과 부처님을 말하는 건가?”
“부활의 방은 맞아. 부처님은 우리도 전혀 모르는 개념이야. 여기 와서 처음 들었어.
부활의 방은 이름만 들어도 알겠지?
호텔에서 패배해서 기회를 잃은 참가자를 모종의 절차를 통해 부활시켜서 다시 기회를 주는 방이라 들었어.
정작 그 절차는 매번 바뀌는 모양이지만…”
“다른 비밀은?”
“너무 많아. 매번 달라서 설명하는 것도 의미가 없어. 결국 우리가 직접 뭔가를 찾아서 알아내야 해. ”
뭔가 많은 정보를 들었다.
모르는 부분만 더욱 늘어난 느낌이 든다.
결국은 직접 찾아내는 수밖에 없구나.
*
프런트 쪽으로 걸어가는 동안 아리도 뒤에서 계속 따라왔다.
“너는 지하로 안 가? 1층은 어차피 프런트랑 정문 말고는 뭐가 나올 공간이 없는데. 훨씬 넓은 곳으로 가는 게 낫지 않겠어?”
“꼭 넓은 곳에만 비밀이 숨겨져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지. 나는… 왠지 1층에 뭐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프런트
외견상 흔히 생각하는 호텔 프런트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단지 사람이 없을 뿐.
사람은 없는데 무의미하게 안내 데스크만 있고, 그 위에는 거대한 디스플레이.
-딸깍
????
-딸깍
버튼을 누르는 소리와 함께 주변이 어두워졌다가, 다시 한번 누르는 소리와 함께 밝아졌다.
당황해서 아리쪽을 쳐다 보니 조명 스위치를 찾아서 만지작거리고 있다.
-딸깍
…
-딸깍 –딸깍 -딸깍
“어린애도 아니고, 이상한 장난은 그만 쳤으면 좋겠는데?”
“…”
이것저것 툭툭 건드려봤다. 데스크 안쪽으로 들어가서 서랍을 열자, 왠 쪽지가 나왔다.
‘87439124’정체불명의 8자리 숫자열.
이거 설마?
본능적으로 쪽지를 주머니에 집어넣고 아리 쪽을 살폈다. 아리는 계속 정문 근처의 스위치만 살피고 있다.
심장이 뛴다.
명백히 ‘비밀번호’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숫자열이 기다렸다는 듯이 데스크 서랍에 숨겨진게 우연일 수가 있을까?
엘리베이터의 탈출버튼. ‘방호복’을 입고 ‘비밀번호’를 누르라고 했었지.
잊어 버리기로 했다. 어차피 ‘방호복’이 없는 이상 의미가 없다.
이걸 모두에게 숨기는 게 맞는 걸까.
*
프런트에서 딱히 다른 것은 찾아내지 못했다. 다른 서랍은 전부 비어 있었고, 눈을 부릅떠도 뭔가 숨겨진게 보이지 않는다.
정문 쪽엔 뭔가 찾을 만한 게 있을까? 그냥 거대한 문이라 프런트보다도 뭘 숨길만한 공간이 없어 보이는데 아리는 꽤 오래 서성거렸다.
“뭔가 있어?”
“이거 와서 봐봐”
? 진짜 뭐가 있는 건가?
– 딸깍
“아! 진짜 초등학생 같은 장난-”
“장난 아니니까 와서 봐”
조명을 끄는 순간, 1층 전체가 어두워졌다.
그제야 여태 발생한 이상 현상을 깨달았다!
조명을 끄니까 어두워지는 게 당연하다는 건 대단한 착각.
이곳에는 투명한 유리문이 있고, 유리문밖에는 하늘이 보이고, 하늘에는 태양이 있다!
당연히 호텔 내의 조명을 꺼도 유리문 밖의 태양 빛이 들어와야 한다.
그런데 조명을 끄는 순간 호텔 바깥까지 어두워졌다.
마치 조명을 끔과 동시에 유리문 바깥이 ‘다른 공간’으로 변화하기라도 한 것처럼!
“이건… 정문을 열어봐야 하나?”
“그걸 알 수 없어서 기다렸어”
“모르겠다니? 오늘은 위험한 일은 없다고 했잖아?”
“나는 그 말은 해석하기 나름이라 봐서. 호텔에서 ‘위험한 이벤트’를 별도로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겠지.
예컨대 ‘원래 위험한 공간’으로 갈 때도 위험이 사라진다는 의미일까? 그건 아니라고 봐.
그런 식이라면 ‘파티 타임’ 마다 저주의 방에 가면 아무 위험이 없을 텐데, 그렇게 해줄 리는 없으니까.”
“즉, 이 문 너머가 ‘원래 위험한 공간’일 가능성이 있다?”
“그럴 수도 있다는 거지. 네가 한번 문 잡아봐.”
천천히 상태창의 ‘조언’을 주시하며 문을 잡았다. 아무것도 뜨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수영장에서 경험했듯이 조언을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다. 조언은 위기가 닥치기 직전에만 작동하는 것.
방에 들어가서 1분쯤 후에 괴물이 덮친다면 조언은 아무 경고도 하지 않는다.
“일단, 다른 사람들 전부 불러오자”
“…”
아리는 어딘가 탐탁지 않은 기색이었지만, 지하로 내려가는 나를 말리진 않았다.
*
딸깍 – 딸깍
“진짜네? 너희 이런 걸 대체 어떻게 찾았니? 우린 지하에서 시간 낭비만 했는데.”
“누나도 아무것도 못 찾은 건가요?”
“응. 지하 사람들끼리는 주기적으로 모여서 여기 뒤졌다 저기 뒤졌다 말은 했는데… 애초에 지하가 좀 넓어야지.
난 심지어 ‘등산’에 들어갔다가 길을 잃어서 다른 사람들이 날 찾으러 오기까지 했어.”
“이거, 일단 들어가 봅시다. 뭐가 있는지 결국 눈으로 봐야 알 모양이니까. 내가 앞장서죠.”
“진철오빠, 잠깐만 기다려 봐요.”
송이가 진철형에게 다가가더니 ‘뭔가’를 했다.
“뭐 했냐? 아무 변화가 없는데.”
“오빠의 감각이 받아들이는 관점을 굳혀서, 받아들이는 정보가 교란되는걸 막았어요.”
“미안한데, 쉽게 좀 이야기해주라. 내가 머리가 좀 나빠”
사실 나도 전혀 이해 못했다.
“무언가가 오빠의 감각을 뒤트는걸 막는 조치를 취했다? 위험한 요소가 꼭 물리적인 무언가라는 보장이 없으니까요.”
“그런 것도 가능하냐? 엄청 유용하겠는데”
“한 번에 한 명씩 10분 정도만 가능해요”
호텔에 들어온 후로, 정신을 흔드는 공격에 너무나 취약하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는데 이제야 뭔가 대응책이 하나는 생겼다.
‘다양한 관점’의 기능은 진짜 끝이 없구나.
그렇게 일시적이나마 심신 양면으로 강력해진 진철형을 앞세운 채 우리는 조명이 꺼지자 형성된 정문 밖의 기묘한 공간으로 향했다.
진입과 동시에 모두가 추락했다.
[축복의 성소에 도달한 것을 축하합니다!]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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