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42)
41화 – 104호, 저주의 방 – ‘입시 명문 호텔고’(1)
39화 – 104호, 저주의 방 – ‘입시 명문 호텔고’(1)[사용자 : 한가인(지혜)
날짜 : 16일차
현재 위치 : 계층 1, 104호(저주의 방 – 입시 명문 호텔고)
현자의 조언 : 3]
There have been many attempts to define what music is in terms of the specific att- 이 문장의 의미를 전후의 맥락을 통해 살피면 ——–
극혐이다.
(가) 방정식 f(x) – x = 0의 서로 다른 실근의 개수는 2이다.(나) 방정식 f(x) x = 0 의 서로 다른 실근의 개수는 2이다.
이때 f(0)은 ———
제발 그만해
(가)는 왕실이나 관청에 물품을 공금하는 대신 특정 상품의 독점판매권을 부여받았다. 19세기 중엽 간행된 육전조례에 따르면———-
수능 이미 쳤다고 시발놈들아!
*
아. 이게 대체 무엇인가.
왜 나는 이미 수능을 쳤는데, 이 ‘호텔고’라는 웃기지도 않는 ‘기숙 학교’에 갇혀서 ‘또’ 입시 공부하는걸까?
새롭게 진입한 104호는 정말 끔찍한 지옥이었다.
우리는 아마도 연령을 기준으로 학생팀/교사팀으로 역할이 분리됐다.
교사팀은 입시교육을 준비하고, 학생팀은 공부하는 역할.
나, 엘레나, 유송이, 김아리, 박승엽 -> 학생
김묵성, 차진철, 이은솔 -> 교사
이런 상황인 셈이다. 어처구니없는 것은 학생팀의 상황이다.
미친 호텔이 각자의 실제 나이를 무시하고, 신체 연령을 조정해서 싹 고3에 집어넣었다.
다시 말해… 이제 중2인 승엽이까지 강제로 ‘성장’ 시켜서 고3으로 만들었다!
덕택에 원래도 공부와는 연이 없어 보이던 승엽이는 내 건너편에서 몸만 성장한 채로 혼이 나간 눈동자로 앉아 있다.
대체 이 방에선 뭐가 ‘위험 요소’일까.
당장 느끼기엔 이 빌어먹을 입시 공부 자체가 혐오스럽지만, 공부가 어렵다고 우리가 물리적으로 죽진 않을 테니 위험 요소는 아마 별개겠지.
이은솔(교사) : 알아낸 것?
한가인(학생) : 수업 어려움
박승엽(학생) : ㅇㅇ
유송이(학생) : ㅜㅜ
엘레나(학생) : ㅠㅠ
이은솔(교사) : 매일 시험 있음 나는 언어 출제중
차진철(교사) : 모래엔 무슨 체육대회도 있다는 듯.
한가인(학생) : Dog babies
김묵성(교사) : 특이한점. 교칙. 학업능력 부족할시 구교사에서 징계받는다고 함
한가인(학생) : 구교사?
이은솔(교사) : 건물 뒤편의 폐건물
유송이(학생) : 어째서?
이은솔(교사) : 모름. 설명도 없음. 모두가 당연히 여김
구교사.
확실히 이상하다.
시험성적이 낮다거나 하면 혼내는 일은 흔한 경우지만, 다른 건물로 보내서 혼낸다니?
그런 귀찮은 짓을 한다는 학교는 들어 본 적이 없다.
그것도 그렇고, 매일 쪽지시험이라니. 참 대단한 학교구나. 여윽시 입시명문!
*
다 같이 수업은 개무시하고 머릿속 대화창에만 온 정신을 집중한결과, 불호령이 떨어졌다.
—-따악!
분필이 허공을 갈랐다.
“으악! 서, 선생님 이게 무슨-”
“박승엽! 너 수업 집중 안 해! 무슨 생각하고있어! 내가 너 같은 놈들 하루 이틀 본 줄 알아? 수업 시간에 공부는 안 하고, 머릿속으로 쓸때 없는 망상이나 하면서 인생을 허투루 보내는 놈들. 너 이리 나와!”
가장 ‘표정 관리’를 못한 승엽이가 소환됐다. 이거 어떡하지.
그보다, 대체 뭘 하려는 걸까. 바로 그 ‘구교사’라는 곳에 보내기라도 하나?
“아, 아니예요. 저 수업 듣고 있었어요. 선생님이 잘못보신거예요.”
“뭐? 너 이 자식이 정말! 너 그러면 이 질문 대답해 봐라! 아까부터 영조 이야기중인데 집중했으면 알겠지. 영조 집권기 시작이 언제냐?”
? 아니 무슨 역사적 사건도 아니고, 왕이 언제 재위했는지 말하라고? 저게 뭔-
“1724년요”
…
호통을 치던 선생님이 조용해졌다.
… 맞췄어?
아까보다는 뭔가 작아진 목소리로 다시 선생님이 질문을 던졌다.
“사도세자 처형한 년도는 언제냐?”
“1762년이요”
…
또 선생님이 조용해졌다.
아니 또 맞췄어? 말이 되나? 쟤가 대체 언제 국사책을 다 외운 거지?
“으흠. 수업 듣고 있긴 했구나. 선생님이 조금 착각한 모양이다. 그런데 책을 똑바로 들고 눈을 탁! 부릅뜨고 영혼을 담아서 봐야지. 자꾸 시선이 왔다리 갔다리 흐리멍덩 하니까 선생님이 오해하는 거 아니겠냐? 자! 다들 수업 집중 하자”
유송이(학생) : 모야모야?
한가인(학생) : 너 혹시 천재냐?
엘레나(학생) : 한국 학생들은 원래 이렇게 년도까지 다 외워?
한가인(학생) : 전국 수석도 아니고 그런 미친놈이?
이은솔(교사) : 활자 아껴. 대체 뭔데?
유송이(학생) : 승엽이가 역사 질문 맞춤
흥분한 분위기로 대화가 오가는 사이, 잠깐 사이 천재 의혹이 생긴 승엽이는 정작 아무 말이 없었다.
김아리(학생) : 축복 쓴 듯
박승엽(학생) : 네…
이은솔(교사) : 자세히
박승엽(학생) : 질문 들어올 때 100%라고 뜨면서 행운의 축복 쓸꺼냐고 나와서… 쓴다! 생각했어요. 근데 아무 변화가 없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아무 숫자나 외쳤는데 다 답이네요
김묵성(교사) : 쿨타임도 길다는 축복을, 고작 그따위로 소모시켰다니 네가 제정신이냐?
이은솔(교사) : 아니, 이건 중요해
누나의 말이 맞다. 이건 단순히 승엽이의 축복 낭비가 아니다.
승엽이가 마음대로 축복을 쓴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 전에, 먼저 ‘행운의 축복을 쓰시겠습니까?’ 이런 문구가 떴겠지.
이런 문구가 우연히 뜰리가 없다.
‘위기 상황’이니까 뜬거다!
질문이 틀렸다면? 아마도 ‘구교사에서 징계’를 받았겠지.
한 가지 사실을 확인했다.구교사로 가는 것은 위험 요소다.
*
그 후로는 다들 책을 보는 흉내라도 냈고, 고통스러운 수업 시간이 지나갔다.
점심시간. 학생팀 전원이 모였다.
“형! 누나! 진짜 어떻게 해야 돼요? 책 봤는데 한마디도 못 알아들었어요!”
“승엽이 너 그 덩치로 누나 하니까 기분 이상해… 그런데 진짜 어떻게 하죠? 가인오빠는 생각 있어요?”
“일단, 질문받자마자 축복을 쓸꺼냐고 알림이 뜬걸 보면,‘구교사로 가는 것’자체가 위험 요소인 것 같다.”
“그러니까, 당장은 다들 공부 열심히 해야겠네~”
“흠, 아리 너는 꽤 자신 있는 모양이네”
“어머! 자신은요. 그냥 상황이 그렇다는 거지.”
뭐지? 방금 송이와 아리 사이에서 뭔가 불꽃이 튄것 같다. 착각인가?
말없이 있던 엘레나가 입을 열었다.
“당장은 수업 끝나고 있다는 ‘시험’이 문제네요. 솔직히 말할게요. 전 절대 못풀것 같아요. 거의 모든 과목이 아예 이해가 안 되네요. 언어나 국사야 제가 한국인이 아니니까 그렇다 쳐도, 수학이나 영어도 전혀 손을 못대겠는데, 한국은 원래 이래요?”
“아닙니다. 제가… 음 여기에선 유일하게 입시 경험이 있는 것 같은데, 여기는 지금 수업 수준이 특목고 이상이예요. 한국 최상위권 학생이나 간신히 따라갈까 말까입니다. 이 정도면, 수업 후에 있을 시험의 난이도도 거의 손대기도 힘들 것 같아요.”
다들 조용해졌다.
딱히 호텔에 와서 무슨 성적 따위를 물어본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그냥 느끼기에 송이나 승엽이가 공부를 잘할 것 같진 않다. 엘레나야 외국인이고.
이거 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지금 분위기로는 시험 보자마자 학생팀은 끽해야 나 하나 남고 몰살당할 분위기다.
승엽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다 같이 무조건 튀는 게 어떨까요? 제가 기묘한 가족에서 튀다 보니 탈출한 것처럼”
“그곳은 외부와 연결된 주택가였지만, 여기는 고립된 기숙학원이야. 수위가 문을 철저히 통제하던데 도망가기 어렵지 싶다.”
“그러면 저도 마침 덩치 커졌으니까 형이랑 제가 선생님들을 패서-”
“잠깐잠깐 너는 일단 조용히 좀 해. 목장에서 배운 거 없어? 여기 교사들은 딱히 ‘이상 현상’이 아니잖아. 그냥 ‘입시명문학교’의 교사일 뿐이지.”
아리가 한마디 톡 쏘자 승엽이는 고개를 푹 숙이면서 쪼그라들었다.
쟤는 아직도 아리 앞에선 꼼짝도 못 하는구나…
물론 지금 그런 걸 생각할 때가 아니다.
그리고 승엽이의 말도 이해는 된다.
이대로라면, 답이 없는 초고난도 시험을 치다가 대량으로 낙제점을 받고, 구교사라는 ‘위험한 지역’에 가서 쓸려나갈 분위기가 아닌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아리가 입을 열었다.
“정공법으로 갈 필요는 없는 것 같네.”
“무슨 의미지?”
“컨닝하자”
다시 다들 조용해졌다.
“뭐야? 아니 뭐 호텔에서 다들 진짜 수능 공부라도 할 생각이었어?”
“아니… 그건 아니지만, 어떻게 하려고?”
“어떻게는 무슨 어떻게. 머릿속에 대화창이 켜진 사람들끼리 뭘 고민해? 교사팀에서 문제 출제중이라며? 정답을 올리면 그만이지”
아. 교실로 돌아와서 교복을 입었다고, 나도 모르게 진짜 고3이 된 줄 착각한 것 같다.
아리 말이 맞다.
대체 이따위 장소에서 공부를 왜 하는가?그냥 컨닝하면 그만이다.
다들 깨달음을 얻는 사이에 아리는 신속하게 의견을 올렸다.
김아리(학생) : 교사팀 주목
이은솔(교사) : ?
김아리(학생) : 구교사 위험하다 판단. 시험 통과 필요. 출제중인 문제 정답 올리기 바람.
이은솔(교사) : OK 근데 다 못올림
한가인(학생) : 무슨 의미?
이은솔(교사) : 나는 언어, 차는 체육, 김은 국사. 따라서 언어 국사 답밖에 모름.
김아리(학생) : 그거라도 올리기 바람
이은솔(교사) : OK
뒤틀린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컨닝에 협조함으로서 어느 정도 상황이 풀렸다.
체육에 필기시험이 있을 것 같진 않고, 언어와 국사는 정답이 올라올 테니까.
그러나 여전히 심각한 문제가 남았다.
수학, 영어와 기타 과목들은 대체 어떻게 하는가?
고심에 빠진 사이, 아리가 날 뚫어져라 쳐다 봤다.
“뭐지? 할 말 있어?”
“이제 오빠에게 달린 것 같아서.”
“대체 무슨 말이야?”
“우리 중 유일한 입시 경험자. 수능 치른 예비 대학생. K대 합격자. 믿을게”
모두가 꿈과 희망을 담은 눈으로 날 쳐다 봤다.
난 머리를 감싸 쥐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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