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526)
EP.526 526화 – 207호, 관문의 방 – 네 번째 시련 ‘몰락한 왕’ (12)
526화 – 207호, 관문의 방 – 네 번째 시련 ‘몰락한 왕’ (12)
– 김민아
…
서서히 의식이 돌아온다.
깨어나며 처음으로 느낀 것은 부끄러움이다.
나름 교황청 요원답게 활약할 생각이었는데, 교구장 홍고학이 뿜어내는 괴전파에 단박에 제압당하고 말았어.
그에게 괴상한 힘이 있는 줄이야 진즉 알았지만, 쓰기 전에 사격전으로 어떻게 해볼 요량이었는데….
“으읏!”
흐릿한 시야 너머로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내는 가인이 보인다.
싸움은 이미 끝난 걸까?
“괜찮아?”
“… 응. 홍고학은?”
“이미 죽었어.”
그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머리가 터진 노인의 시신이 보였다.
자세만 보면 자살한 모양새였는데, 가인이에게 사람을 조종하는 힘이 있음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
몸을 일으키며 사과했다.
“미안.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여태 한 일이라곤 운전밖에 없는 것 같아.”
“아니야. 정말 아니야. 도움이 많이 됐어.”
“빈말도 참….”
— 또각또각!
쓰게 웃으며 다음 계획을 물어보려는 순간,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를 들었다.
즉각 뒤로 돌아서자 후드를 둘러쓴 작은 형체가 보였다.
“누구냐!”
“괜찮아, 괜찮아. 아는 사람이야.”
“뭐?”
“아까 누구랑 통화했는지 물었었지? 그 사람이야.”
교회에서 공원까지 오는 동안 우리 주변의 괴물을 처치해준 사람?
가인이는 나 또한 그 사람을 잘 알고 있다고 했었지.
— 또각또각!
천천히 우리에게 다가오는 사람.
언뜻 보이는 몸의 굴곡을 보니 여성이다.
이런 말 하긴 좀 그런데, 작은 체구치고는 볼륨감이 대단했다.
— 또각또각!
이상할 정도로 불안했다.
가인이의 설명에 따르면 과거의 내 동료인 모양인데, 그녀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졌다.
마침내 내 앞까지 온 그녀가 후드를 벗었을 때….
나는,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자각했다.
“아!”
이 한 글자에 내 모든 깨달음이 담겨 있었다.
또한, 며칠 전 가인이가 날 속였음을 알았다!
당시엔 약간의 미심쩍음으로 넘겼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간다.
아리가 내 이름이냐는 질문의 답을 교묘히 피했던 것.
뭐라고 부를지 나보고 선택하라 했던 것.
마지막으로 바지 하단에 묻어있던 흙먼지까지!
의심스러운 부분이 꽤 많았는데, 왜 속았지?
간절해서였다.
불완전한 정체성이 주는 혼란을 극복하고픈 마음이 너무 간절해서, 의심스러운 부분에 대해 눈감고 말았다.
게다가 ‘꿈의 왕국’이 신비로운 현상을 보이니, 마치 일반인처럼 그 신비에 압도당했다.
설마 꿈의 왕국조차 속임수였어?
“가인이 너…!”
청년은 보기 드물게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미안해. 이건 음, 어쩔 수 없었어. 그러니까 -”
“사과할 필요 없어.”
담담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목소리.
부드러운 손이 천천히 다가와 내 얼굴을 매만진다.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이 순간, 나는 마치 호랑이와 눈을 마주친 사슴과 같았다.
“아…. 흐으….”
저항할 엄두도 내지 못하며 신음하는 나.
반면, 내 앞에 선 존재는 날 때부터 위대한 운명을 점지받은 존재.
처음으로 그녀가 내게 말을 걸었다.
“두려워하지 마.”
“흐으….”
“민아라고 했지? 너는 죽는 게 아니야. 그저, 다시 하나로 돌아갈 뿐.”
“… 하나?”
“그래. 우린 처음부터 하나였어.”
천천히, 여유롭게 ‘아리’의 얼굴이 다가온다.
해체.
분해.
재결합.
동전이 던져졌다.
나는 ‘김아리’의 몸에서 깨어났다.
*
– 한가인
— 풀썩!
민아의 몸이 바닥에 쓰러지는 순간,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이제는 텅 비어버린 몸임을 알면서도 뭔가 사과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당황하는 내 모습이 우스웠는지, 아리가 픽 웃었다.
“왜 그래? 사과할 필요 없다고 했잖아.”
“그건 네 생각이지, 민아 생각이 -”
“이젠 민아 생각이 내 생각이야.”
“…”
“며칠 전에 잠깐 만나서 말했지? 진짜 김민아는 수십 년 전에 내 파편을 받아들인 시점에서 죽은 것이나 다름없어.”
“그렇게…. 말했었지.”
정말 짧은 대화였지만, 민아에 대한 설명은 들었다.
그녀는 수십 년 전 우연 혹은 교황청의 의도로 세상에 흩어진 아리의 파편을 얻은 존재다.
그 파편이 지금 아리에게 돌아왔다.
“회수 불가능해진 파편을 제외하면, 사실상 마지막 파편이라 봐도 되겠네. 교황청의 추격을 피해 해외를 떠도느라 회수하지 못했거든.”
상념에 빠진 사이, 아리가 홍고학의 몸쪽으로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 뭐해?”
“내 나름의 경의?”
“…”
“네 분신이 자살하기 전에 했던 말. 나도 들었어. 그는 진실로 위대한 영역에 도달했다고 생각해.”
“…”
“마법 따위와 비교할 수 없는…. 정말로 드높은 정신적 경지가 아니었을까? 부처까진 아니겠지만 보살 정도?”
“보살이라.”
최후의 순간, ‘그’는 나에 대한 증오심은 물론 생존에 대한 욕망조차 넘어선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이 대단히 인상 깊었는지, 아리는 어울리지 않게 고개를 숙인 채 말을 이어갔다.
“단언컨대 장막 너머의 ‘수행자’도 여기까진 예상하지 못했을 거야.”
“수행자?”
“거울 너머에 있는 괴이한 신. 나는 그것을 ‘수행자’라고 불러.”
대화 주제가 다소 불편했고, 시간도 없어서 주제를 넘겼다.
“홍고학의 몸에서 얻은 기억을 되새기다가 조금 전에 깨달았는데, 신성한 태양은 소피아에게 있는 것 같아. 몰랐어? 소피아와 꾸준히 연락했다면서.”
“몰랐어. 교황청 추격을 피해 도망 다니느라 바빴고, 그리고….”
“그리고?”
“소피아와 내 관계는 모든 비밀을 다 털어놓는 그런 건 또 아니었거든.”
“…”
“정확히는 그런 관계가 될 수도 있었는데 중간에 꼬였지. 차차 설명해줄게.”
“소피아를 찾으면 신성한 태양도 찾을 수 있어. 며칠 전에 네가 말하기로는 -”
“소피아의 위치는 내가 알아. 한국에 있어. 바로 출발하자.”
“그래.”
“이제부턴 위험할 거야.”
나는 민아에게 여러 속임수를 썼지만, 그녀의 존재 자체가 함정이라는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교황청은 곧 ‘김민아’가 세상에 사라졌음을 알아차리겠지.
그 전에 신성한 태양을 회수해야 한다.
“… 여기까지가 호텔이 안배한 진행인가.”
“뭐?”
“아니야.”
지금까지의 일을 머릿속으로 정리해봤다.
1. 호텔고에서 우연히 마도서를 얻은 소녀로부터 마도서를 회수하고, 학교 내 교황청 요원과 협력관계를 만든다.
2. 교황청 요원의 도움을 받아 ‘꿈의 왕국’의 존재 확인 후 회수한다.
3. 꿈의 왕국으로 숨어 지내던 아리와 접촉하고, 그녀의 도움을 받아 실종된 소피아 법왕을 찾아낸다.
4. 소피아 법왕으로부터 신성한 태양을 회수한다.
중간중간 요란한 일이 많았지만, 어쨌든 4번까지 거의 다 왔다.
다음에는 무슨 일이 생길까?
출발하기 직전, 아리가 픽 웃었다.
“너, 아직도 운전 못해?”
“…”
“재밌네. 미래를 보는 위대한 가인 더 호루스가 차 한 대를 몰지 못해서 -”
“추, 출발하자.”
파편의 기억을 자연스레 떠올리는 아리를 보며 부끄러움과 동시에 약간의 기쁨을 느꼈다.
민아는 죽는 게 아니라던 말이 꼭 거짓말은 아니었구나.
— 부우웅!
*
도로 상황은 여전히 혼탁하기 그지없었다.
여기저기서 교황청 군대가 괴물들을 소탕 중이긴 했으나 단기간에 정리할 수 없어 보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덕에 나와 아리는 별다른 방해 없이 도로를 달릴 수 있었다.
사방에 들끓는 혼돈체 들이 우리라 해서 봐주는 건 아니었지만, 그 문제도 아리가 손쉽게 해결했다.
— 서걱!
아니, 진짜 대단한데?
차 운전하면서 동시에 접근하는 괴물을 부등변다면체로 썰어버릴 수 있다고?
207호에 오래 머물며 부등변다면체 숙련도가 늘어난 티가 났다.
— 쏴아아!
서울 밖으로 나오니 괴물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대신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약간 여유가 생긴 것 같아 재빨리 질문했다.
“아리야, 이제 대화할 수 있어?”
“기다리고 있었지.”
“진행 관련해서 묻고 싶은 게 정말 많아.”
“…”
“소피아는 어떤 상태야? 멀쩡해? 신성한 태양을 쓴 것 같은데.”
“…”
“그리고, 과거 시련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고 싶어.”
“더 있어?”
마지막 질문은 홍고학과 대화하며 생겼다.
“있어. 교황청이 장막으로 세상을 가려왔다는데, 이게 정확히 무슨 말이지?”
“…”
짧은 침묵.
아리에게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테니, 채근하지 않았다.
“세 질문 중 둘은 대답할 수 있고, 하나는 잘 모르겠어.”
“그래? 그러면 아는 것부터 -”
“그 전에.”
단호한 목소리.
“너도 질문이 많겠지만, 나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난 100년 넘게 대답을 기다려왔지. 먼저 물어도 될까?”
“말해봐.”
“가인아. 에이디아를 왜 살린 거야?”
이에 대한 내 첫 번째 답은 간단했다.
“뭔 소리야? 에이디아를 내가 뭘 어쨌다고? 살렸어?”
“…”
아무래도 ‘배경 설명’이 좀 필요한 질문 같았다.
*
— 쏴아아!
쏟아지는 빗방울 속에서 아리는 몇 가지 사실을 설명했다.
첫째, 교황청의 수장 성모 에이디아는 고대 이집트 시절부터 살아왔다.
둘째, 에이디아는 오랜 세월에 걸쳐 207호의 가장 큰 문제가 되었다. 승엽이와 유미는 물론 엘레나와 은솔 누나, 거기에 아리까지도 에이디아와 충돌했다.
셋째, 유미의 기억에 따르면, 그 에이디아를 살린 사람이 바로 과거의 나다.
“이제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 정말로…. 오랜 세월 궁금했어.”
과거의 나는 왜 에이디아를 살렸고, 이 엄청난 나비효과를 만들어내었는가?
이것은 지난 120년간 아리를 괴롭혀온 질문인 동시에 그 10배가 넘는 시간 동안 유미와 승엽이를 괴롭힌 질문이다.
이제 그 답을 들려줄 시간이다.
“일단, 나는 미로가 소환한 당시의 기억이 없어. 알다시피 소환체와 본체는 기억을 공유하지 않으니까.”
“설마! 그래서 너도 답을 모른다고? 어떻게 이런 일이 -”
아리의 아찔한 표정을 보니 이러다 교통사고라도 날 것 같았기에 재빨리 진정시켰다.
“아니야. 알아. 짐작해. 어차피 소환 시간은 고작해야 1시간이잖아? 지금의 내 인격과 크게 달라질 만한 시간이 아니야.”
“…”
— 끼익!
“으앗!”
차가 멈췄다.
아리는 몸을 돌려 내 쪽을 보았다.
마치, 이 중요한 답만큼은 온 정신을 집중해서 듣고 싶다는 것처럼.
답을 구하는 그녀의 표정이 너무나 간곡했기에 나까지 마음이 무거워졌다.
“207호에 들어오기 전,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가능성이 있어.”
“…”
“내 차례가 시작하기도 전에 무대가 망가진 상황이었지. 저주의 방을 겪으며 깨달았거든.”
“…”
“세상은 생각보다 쉽게 망가지는구나. 어쩌면, 내가 살아온 멀쩡한 세계는 굉장히 낮은 확률을 뚫은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그렇지.”
“그래서 상현 형님에게 쪽지를 줬어. 쪽지 내용은 ‘우리가 아는 역사적 흐름을 존중해주세요.’ 였지.”
“넌, 네가 기억하는 현실 자체가 일종의 정답이라고 봤구나.”
“그 시점까지 멀쩡했으니까. 가능하면 정답을 따라가달라는 부탁이었지.”
“이해했어.”
“21세기까지 멀쩡한 세상, 이걸 ‘정답’이라고 치면 정답에 꼭 필요한 요소가 있어.”
“…”
“인류사의 뒤편에서 혼돈체를 처치하는 조직. 바로 관리국이지. 그러니까 -”
“그 부분은 짐작했어. 유미도 어느 시점부턴 이해한 것 같았지.”
아리와 유미가 짐작했던 점.
“오랜 세월, 세상을 지켜보며 알았어. 에이디아는 분명 호텔 파티의 적이지. 그러나 인류의 적은 아니야.”
에이디아는 호텔 파티의 적이다.
이 말이, 그녀가 인류의 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에이디아야말로 인류의 가장 위대한 수호자였어. 그녀가 우릴 적대한 건, 고대 이집트 시절의 원한이라기보단 말 그대로 ‘인류의 수호자’로서 우리가 위험한 존재라고 믿었기 때문이지.”
“…”
“때로는 신기할 정도였어. 에이디아는 어떤 의미에선 정말 성모(聖母)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은 존재였으니까. 나와 달리, 불가해할 정도의 인류애(人類愛)를 품은 존재였지.”
단어 하나가 목에 걸렸다.
“너와 달리?”
“어느 순간 생각했어. 이래서 네가 에이디아를 살린 건가? 수천 년 이상 인류를 지탱할만한 존재라고 생각해서?”
아리와 유미는 과거의 내가 에이디아를 살린 이유를 깨달았다.
답은 에이디아가 관리국의 시조로서 적합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하나의 답은 새로운 의문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생각하니, 이해할 수 없는 의문이 또 생겨났어.”
“… 물어봐.”
“왜 에이디아여야 했지? 두 번째 파티 이후로는 시작 시기가 늦으니 안된다 칠게. 미로는 정신적으로 미숙하니 부족하다 칠게. 유미는 안 되는 거였어?”
첫 번째 파티 기준, 유미 또한 영생을 누릴 수 있는 존재다.
그러므로 지금의 아리, 과거의 유미가 품은 의문은 타당하다.
왜 에이디아가 관리국의 시조여야 하는가?
유미 또는 시간이 흘러 성숙한 미로나 승엽이가 하면 안 되는 이유는?
“우리는, 여러 번 에이디아를 죽일 수 있었어.”
“…”
“유미에게도 기회가 있었고, 내게도 마찬가지지. 에이디아를 죽일 수 있었는데…. 그때마다 포기했어.”
동료들은 여러 번 에이디아를 죽일 수 있었음에도 포기했다.
왜냐하면, ‘왜’ 내가 에이디아를 택했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미래를 보는 존재가 에이디아를 골랐는데, 자신들이 마음대로 죽였다가 시나리오를 망친다면?
이 가능성을 감당할 수 없어서 매번 에이디아를 놓아주고 고통을 겪어야 했다.
“나는 심지어 이런 생각을 가끔 했어. 에이디아는 어떤 의미에선 네 사도요, 천사다.”
“사도, 천사….”
“이거 알아? 에이디아도 반쯤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네 신이 날 선택했는데, 왜 날 죽이려 해?’ 에이디아가 유미에게 했던 말이야.”
어느 순간, 아리의 목소리에서 숨길 수 없는 원망을 느꼈다.
내 선택으로 인해 120년 이상 고통받았으니, 원망이 전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아리야.”
“이제 답을 들려줘.”
“에이디아는 아마 인간이 아닐 거야.”
“당연한 것 아니야? 이미 수백 수천 년을 -”
“현재 인간이 아니라는 말이 아니야. 수천 년 전, 고대 이집트 파티가 진행하던 시점. 에이디아는 태어났을 때부터 인간이 아니었을 거야.”
“그게 무슨 상관 -”
그리고 아리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 역시 똑똑한 동료인 만큼, 내 답의 진의를 이해했기 때문이다.
과거의 나는 에이디아가 날 때부터 인간이 아닌 존재였기에 선택했다.
왜냐하면, 그것이 내가 아는 ‘단 하나의 정답’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넋 나간 듯, 아리가 속삭였다.
“관리국 시조도 인간이 아니었구나. 넌 그걸 알았어.”
오래전, 207호에 진입하기 전.
나는 유아적인 자아 속에 속박된 소녀로부터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을 알았다.
소가 살아가는 목장은 소 스스로 지킬 수 없다.
사람이 살아가는 목장 또한, 사람 스스로 지킬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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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호텔 탈출기-526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