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533)
EP.533 533화 – 207호, 관문의 방 – 네 번째 시련 ‘몰락한 왕’ (19)
533화 – 207호, 관문의 방 – 네 번째 시련 ‘몰락한 왕’ (19)
– 한가인
“한 가지가 궁금하네. 이런 흉악한 세상이 정말 성모의 의도일까?”
내 질문을 시작으로 회의가 시작되었다.
“평범한 사람처럼 생각하지 말고, 교황청 수장처럼 생각해봐.”
“교황청 수장처럼?”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10%의 사람들을 안타깝게 여기겠지. 맞아, 안타까워. 하지만, 교황청의 관점에서 보면….”
“어차피 기존 세상에서도 그 정도 사람들은 고통받았다?”
“그거야.”
마르크스와 히틀러의 꿈이 뒤섞여 실현된 참상.
하지만, 교황청 수장인 에이디아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면 어떨까?
10% 정도의 사람들은 기존의 세계에서도 어차피 이런저런 이유로 혼돈체에 의해 고통받았다.
그러므로 ‘낙원’은 10%의 사람이 고통받는 장소가 아니라 90%의 사람이 구원받은 장소다.
— 탁!
가볍게 탁자를 치며 할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207호의 최종 보스는 에이디아다. 혹은, 거울이지. 동의하냐?”
날 포함한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207호의 끝이 어렴풋이 보이는 현시점, 성모 에이디아를 무너트리고 그녀가 소유한 ‘원본 거울’을 파괴하면 207호의 해결이라고 본다.
“이렇게 하자. 가인이 네가 날아서 달에 한번 가서 에이디아와 한판 붙어! 그 과정에서 에이디아의 전력을 파악한다. 죽이면 좋고, 실패해도 상관없다. 실패하면 -”
“묵성이가 시간 돌리면 되겠네. 아직 3주 가까이 남았지?”
“그거지!”
할아버지가 세운 계획은 간단하다.
내가 바로 달로 가서 에이디아와 한판 붙으며 성모의 전력을 파악하는 것.
이기면 좋고, 지면 시간을 돌려서 더 유리한 구도로 다시 붙으면 된다.
그럴듯한 계획인데, 딱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쪽지 잊으셨어요?”
「호루스, 하늘을 조심하세요. 너무 요란하게 행동하시면 들켜요.」
“…”
“하늘에는 정체불명의 눈이 있어요. 에이디아가 조치한 덕에 지금은 우릴 찾지 못하고 있지만요.”
“요란하게 행동하면 들킨다…. 네가 날아서 달로 가는 건 요란한 행동인가?”
“당연한 것 아닙니까?”
모두가 조용해졌다.
성모가 있는 위치는 달인데, 내가 달로 날아가려면 저 ‘눈’과 싸워야 하는 상황.
성모를 만나기도 전에 눈에게 과한 힘을 소모하는 건 삽질이라고 본다.
“그냥 지금 시간 돌릴까? 에이디아의 현실개변 전으로 돌아가면, 그 시기엔 저 눈이 없었잖냐.”
아리가 바로 지적했다.
“바보야. 그럼 성모의 전력을 파악하지 못한 채 붙어야 하잖아.”
긴 회의가 될 것 같아 상념에 빠지려는 순간, 노크 소리가 들렸다.
호텔 직원인가?
— 딩동!
나와 할아버지, 미로가 후다닥 옷을 껴입는 사이, 아리가 밖으로 나가더니 우리처럼 전신을 꽁꽁 싸맨 손님을 데려왔다.
“으아앗! 아리야, 아직 옷 덜 입었 -”
“괜찮아. 그냥 벗어.”
“풋! 다들 귀여우시네요.”
“소피아!”
손님은 소피아였다!
과연, 대마녀 답게 비행기 추락 정도로는 끄떡없었구나.
그냥 벗으라고?
아무리 소피아라 해도 우리에게 생리적인 혐오감을 느낀다면 –
“소피아는 10% 쪽이야.”
그 말로 상황 정리가 끝났다.
*
소피아의 설명은 장시간 이어졌다.
불과 몇 시간 전에 깨어난 우리와 달리, 소피아는 지난 일주일간 맨정신으로 변화한 세계를 거닐었기에 아는 것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아리의 말대로 전 변하지 않은 10%였어요. 아마도 에이디아의 선택이었겠죠.”
에이디아는 본인의 실패를 대비해 ‘우리’를 보험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 ‘우리’에 소피아도 포함되었던 것.
“덕분에 고생 많았답니다! 어딜 가도 절 죽이겠다는 사람들 천지였으니까요. 마녀사냥이 횡행하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오랜만에 떠올랐달까?”
“… 어릴 때 고생 많았구나.”
“그럼요. 뭐, 그래도 견딜 만했어요. 여러분이 깨어나길 기다렸죠.”
“수고했어.”
이후, 우리끼리 세운 계획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원 모어 찬스’의 힘에 대해 간략히 전달했는데, 그러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 시간을 돌린다고요? 그런 게 가능하세요?”
“가능해.”
상당한 충격이었는지, 소피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참을 빙글빙글 돌았다.
“진정했어?”
“네.”
“계획은 이해했지? 뭐가 문제인지도?”
“네. ‘수호자’가 문제인 것 맞죠?”
몇 시간 전, 우리를 압박했던 존재의 이름은 ‘수호자’라고 한다.
변화한 세상의 사람들은 수호자를 신이 내린 사도라 여겼다.
“실제로 세상을 지키는 존재는 맞아요. 폭주하는 악마를 제거하는 백신 같은 존재죠.”
“흐음….”
그 설명을 들으니, 에이디아가 만든 ‘낙원’의 대략적인 구조를 이해했다.
먼저, 9할의 인류에게 송이의 ‘친화’와 유사한 뒤틀림을 만든다.
선택받은 이들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혼돈체는 이들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으로 혼돈체가 인간을 해치는 현상을 대폭 줄일 수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
애초에 실제 친화의 소유자인 송이도 여러 번 공격받지 않았는가.
생존을 위해 인간을 해쳐야 하는 뱀파이어 같은 존재도 있고, 그런 걸 떠나서 그냥 미쳐 날뛰는 괴물들도 많다.
전자는 10%의 ‘제물’을 바쳐서 억제하고, 후자는 ‘수호자’가 힘으로 제거한다.
“… 생각보다 완성도가 높은 것 같긴 한데. 정말 이 방식으로 90%의 인류를 혼돈체의 공포로부터 해방할 수 있는 건가?”
미로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질문했다.
“하지만, 음, 이 ‘시나리오’는 호텔이 보기에 실패한 시나리오 아니야?”
그러니까 호텔에 의해 ‘수집’ 당해서 각색 후 관문의 방으로 ‘출제’됐겠지.
오답인 건 확실하다.
‘왜’ 오답인지가 긴가민가할 뿐.
— 딱!
할아버지가 탁자를 두드리며 주의를 환기했다.
“철학적인 고민은 그쯤 하자! 중요한 건 뭐냐? 207호의 해결이지!”
“…”
평소라면 할아버지의 이런 태도에 동의했겠지만, 이번만큼은 기묘한 직감이 머리를 간질였다.
‘왜 오답인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207호에서 꽤 중요한 문제 같은데….
그때, 소피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여러분 계획을 요약해볼게요. 달에 가서 성모의 전력을 파악하고 싶다. 이기면 좋고, 지면 시간을 돌려서 유리한 구도로 붙겠다. 그런데, 수호자가 달에 가는 걸 막고 있다. 이거 맞죠?”
“정확해.”
“방법이 하나 떠오르긴 했는데….”
“오! 말해줘.”
“수호자는 엄청나게 강하지만, 하나거든요.”
“아?”
“누군가 저 눈의 시선을 끌면 됩니다.”
쉽게 말해 나 말고 다른 누군가가 수호자의 어그로를 끄는 사이, 나는 달로 가서 성모와 붙자는 것.
아리가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그걸 누가 해?”
“어….”
“시선 끈답시고 플로리다를 혼란스럽게 만들다가 수호자의 눈빛 빔에 0.1초 만에 죽으면 아무 의미 없는 것 알지?”
“…”
단순 어그로를 끄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내가 달에 도착할 때까지, 달에 도착해서 성모의 전력을 파악할 때까지 수호자에게 버틸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자신 없어. 애초에 에이디아가 별 전체를 지키는 목적으로 만든 괴물이야.”
“나, 나한테는 거울 조각이 있으니까 -”
소피아의 말을 아리가 단호히 잘랐다.
“거울은 얄다바오트의 힘을 현실로 불러내는 마도구지. 수호자는 에이디아의 요청으로 얄다바오트가 만든 괴물이고.”
“…”
“넌 지금 얄다바오트의 힘으로 얄다바오트의 사도를 죽이겠다는 거야? 얄다바오트가 힘을 내어주긴 할까?”
결국, 하늘에서 웅장한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는 수호자를 나 말고 누가 상대하냐의 문제다.
이걸 해결하지 못하면, 그냥 시간을 돌려서 아무런 정보 없이 달로 가는 길밖에 없다.
다시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내가…. 음, 내가 해볼까?”
미로의 조심스러운 목소리.
‘자정의 미로’라면, 확실히 수호자를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이 자정의 미로를 소모할 타이밍인가?
맞는 것 같은데?
“미로야.”
“응!”
“네 말대로, 지금이 자정의 시간을 소모할 적절한 -”
— 딩동!
다시금 들려오는 딩동 소리.
소피아가 이미 합류했으니, 이번엔 틀림없이 호텔 직원이다!
“옷! 옷!”
“거기! 내 상의 좀 줘!”
“소피아-! 마스크, 마스크!”
“꺄악! 호루스 님, 왜 상의를 갑자기 벗으시는 -”
“아니, 벗으려고 한 게 아닌데 -”
“소피아, 가인이는 원래 좀 이래.”
정신없이 모두가 옷을 껴입는 시점.
이번에도 우리 대신 직원을 만나러 간 아리가 바로 돌아왔다.
아리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소피아.”
“뭐, 뭐야? 직원이야? 거의 다 입었으니까 -”
“소피아.”
그제야 기묘함을 느낀 소피아가 의문을 표했다.
“뭔데?”
“너, 50년 전에….”
“50년?”
“… 포르투나를 죽였다고 하지 않았어?”
그리고.
— 콰직!
단박에 쪼개지는 문.
미간을 좁히며 부등변다면체를 소환한 아리.
본능적으로 원 모어 찬스를 소환한 할아버지.
이를 꽉 깨물며 손바닥에서 피가 흐를 정도로 거울 조각을 강하게 움켜쥔 소피아.
그 사이로 한 청년이 더할 나위 없이 당당한 태도로 들어왔다.
기묘한 긴장 속에서 – 그가, 나를 보며 말했다.
“이야~! 가인 형! 정말 오랜만이네요?”
너무나 익숙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긴장이 탁 풀렸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
잠깐의 평온.
적어도 이 자리에서 두 사람, 나와 미로는 ‘포르투나’와 충돌한 경험이 없었기에 그를 온전히 ‘박승엽’으로 대할 수 있었다.
상대 역시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나와 미로에게만 말을 걸었다.
“형, 살짝 너무한 것 아니에요? 에이디아 때문에 모두가 고생한 것 생각하면….”
“미, 미안해. 그, 밖에 나가면 차근차근 설명해줄게.”
“아니에요. 형이야 뭐, 워낙 똑똑하니까 계획이 있었겠죠. 만나서 정말 기뻐요. 아, 미로도 오랜만이네!”
“그랭? 사실 난 얼마 전에 본 느낌이야.”
“하하! 불멸의 석관 덕인가? 그건 부럽네. 난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서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미, 미안해.”
“그럴 필요 없지. 이제라도 만나니까 좋네.”
내게 느꼈을 감정적인 원망 혹은 섭섭함을 이성으로 억누르는 모습.
본인과 달리 불멸의 석관에서 편한 시간을 보낸 미로에게도 ‘만나서 기뻐.’라고 말하는 태도.
어른스럽다.
그래서 어색했다.
내 기억 속 승엽이는 언제까지고 게임 생각만 하는 중학생이었기 때문일까?
“오면서 여러분의 대화를 들었어요. 제 귀가 좀 좋거든요.”
“오~! 그것도 무공이야? 이제 좀 강한 모양인데?”
“하, 가인 형. 이제부턴 천하제일 박승엽이라고 부르세요.”
“하하!”
“수호자의 시선을 누가 끄냐가 문제죠? 제가 해볼게요.”
어쨌든, 대화를 시작하니 자연스레 긴장이 풀렸다.
다른 사람들에게 ‘포르투나’와 관련한 흉흉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긴장했는데, 지금의 청년은 아무리 봐도 ‘박승엽’이지 포르투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날 속일 정도의 탁월한 연기?
아무리 봐도 승엽이가 시간이 흐른다고 연기를 잘할 사람 같지 않았다.
애초에 아리가 말했잖아?
포르투나는 거울에 의해 뒤틀린 승엽이이며, 아리의 ‘최면 요법’에 의해 승엽이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러니, 지금의 청년이 ‘박승엽’인 건 당연할지도-
“다들 물러서세요! 당장!”
이 자리에 딱 한 사람, 포르투나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 팅!
거울 조각을 빛내자 승엽이가 눈살을 찌푸렸고, 모두가 당황했다.
“소피아!”
“호루스 님, 당신은 지금 속고 계신 겁니다!”
“…”
“이 남자는 괴물입니다.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아시잖아요?”
아리가 재차 설득하려 했다.
“소피아, 여러 번 말했잖아. 지금 얘는 네가 아는 포르투나와 달라. 거울에 비틀리기 전 호루스의, 음, 천사였던 시절로 돌아간 -”
“닥쳐!”
난데없는 욕설에 아리가 말문을 잃었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분노와 슬픔, 원한을 느꼈기 때문이다.
말이 통할 상황이 아니다.
“애초에 이 남자는 죽었어요! 제가, 거울로 죽였다고요! 꿈틀거리는 살덩이로 만들었는데!”
“… 소피아.”
“호루스 님, 제발, 제 말을 들으세요. 이 괴물은 죽여야 합니다.”
“그는 포르투나가 아니라 박승엽이고, 내 동료, 아니 천사다.”
넋이 나간 소피아의 눈.
“… 명령을 내리신 건가요?”
“뭐?”
“공격하지 말라고 명령하신다면, 따르겠습니다. 전 당신의 법왕이니까요.”
이렇게 말하니 살짝 당황스러웠다.
강압적으로 시킨다?
하려면 할 수는 있겠지만, 은솔 누나의 딸이자 오랜 세월 날 기다려온 준 동료에게 그렇게까지 하기는 좀 –
그 순간.
청년이 쓰게 웃으며 소피아를 돌아보았다.
“너는 아직도 날 증오하는구나.”
“당연한 소리를! 널 죽일 순간을 고대하며 수천 번의 밤을 보냈다! 피 묻은 손으로 어머니를 묻은 기억, 1,000년이 흐르더라도 잊을 수 있겠어?”
“그래서 네 스승을 미끼로 썼나?”
스승을 미끼로 써?
이건 또 뭔 소리야?
당황하며 아리 쪽을 보자 아리도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 보면, 소피아가 포르투나를 정확히 어떻게 죽였는지는 우리 중 아무도 모른다.
승엽이는 말없이 창가로 다가가더니, 누군가를 그리듯 유리를 만졌다.
“아리 누나 덕에 오랜 미몽에서 깨어난 후, 생각했다.”
승엽이로 돌아온 포르투나가 제일 먼저 떠올린 생각.
“유미를, 다시 영혼의 함에 담아야겠다고.”
“아…!”
아리가 입을 반쯤 벌렸다.
“다행히 유미의 마지막 조각이 세상에 남아있었다. 그걸 담는다면 유미를 살릴 수 있다고 믿었다.”
“승엽이 너….”
할아버지가 눈을 부르르 떤다.
“정상은 아니겠지. 인격이 파편화되며 광인이 되었을지도. 그래도 괜찮아. 내가 옆에 두고 보살피면 되니까. 설령 여기서 회복할 수 없다고 해도, 어떻게든 밖으로 데리고 나가면….”
207호 내에선 유미를 회복할 수 없다.
호텔로 돌아간 후라면 어떨까?
은솔 누나의 피리를 쓴다면?
상인으로부터 특별한 수단을 얻는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내가 아는 한, 호텔은 우주에서 가장 전지전능한 장소다.
“그래서 소피아, 네 안내를 받아 동굴로 들어갔지. 반쯤 무너진 유미를 다시 함에 담으려고. 그걸 위해선 ‘내 영혼’을 함에서 빼내야 했다.”
유미를 다시 함에 담기 위해 포르투나가 불멸성을 잃은 순간.
“그날, 나는 네 손에 한 번 죽었다. 나만 죽은 게 아니야. 네가 휘두르는 광포한 저주에 휘말려 유미의 마지막 파편조차 영원히 사라졌지.”
소피아가 승엽이와 유미를 죽였다.
“그런데도 아직 원한이 덜 풀렸구나.”
모두가 말문을 잃은 시점.
냉소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한데, 스승님을 조각조각 낸 건 내가 아니라 성모야. 넌 성모의 노예고. 그런 네가 스승님의 죽음 관련 문제로 날 탓한다고?”
뭐랄까, 틀린 말은 또 아니다.
승엽이도 흔쾌히 인정했다.
“그래. 인정하지. 적어도 너와 내 관계에선, 내가 큰소리칠 상황은 아니군.”
“그걸 깨달았다면 -”
“그래서 나도 한 가지 선물을 준비했다.”
“뭐? 하! 네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건 죽음뿐이다!”
“더 들어봐. 법왕 소피아.”
“무슨 -”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
거부할 수 없는 제안?
“내가, 너를….”
“뭐?”
“천국으로 보내주마.”
충격 속에서 모두가 멈춰선 시점.
승엽이가 한 마디를 추가했다.
“이 세상에서 단 한 명, 나만이 널 천국으로 보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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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호텔 탈출기-53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