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564)
EP.564 564화 – 기억할 수 없는 세상 (3)
564화 – 기억할 수 없는 세상 (3)
「사용자 : 한가인(지혜)
내 기억은 조작
의심할 것
현자의 조언 : 3」
– 한가인
부드러운 침대에서 깨어났다.
깨어나자마자 상태창에 적힌 불길한 문구가 보였다.
내 기억이 조작되었다고?
벽에 기댄 채 한참 동안 고민해봤지만, 어디가 이상한지 알 수 없었다.
조언을 쓸까?
“…”
의미가 없다.
애초에 저항하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조언한 게 올빼미였는데, 그에게 저항 방법을 물어보면 알려주겠는가?
그보다, 저 문장을 쓸 때 급한 마음에 마구 적은 모양이다.
상태창 옆 빈칸을 확대해서 적은 게 아니라 상태창 위에 그냥 적어버리니 날짜와 현재 위치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지웠다.
「사용자 : 한가인(지혜)
날짜 : 38일 차
현재 위치 : 레이놀드 연구소
현자의 조언 : 3」
38일 차?
그새 날짜가 하루 지나갔다.
위치는 레이놀드 연구소라고 나온다.
레이놀드는 사람 이름인가?
“…”
아무리 생각해도 대부분의 기억에 문제가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조작한 사람의 솜씨가 좋아서 내가 눈치채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다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자아를 재구축하는 수준의 광범위한 기억 조작은 아닐 것 같다.
그 정도로 심대한 타격이라면, 올빼미가 받아들이라고 하지 않았을 테니까.
작고 단순한 정보.
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정보.
그것 하나만 뒤튼 것 같다.
*
방 밖으로 나오니, 고풍스러운 저택 풍경과 함께 차를 마시는 할아버지가 보였다.
나보다 먼저 깬 모양이다.
“오, 나왔냐?”
“네. 별일 없으셨나요?”
“저택 주인이라는 놈과 만났다.”
“… 그 사람, 전 참가자입니까?”
할아버지는 말없이 허공을 톡 톡 쳤다.
멋모르는 사람은 이게 뭐냐고 하겠지만, 저 위치는 할아버지 시야에서 대화창이 보이는 장소다.
“으음….”
“긴장을 풀지 마라.”
“물론입니다.”
“그보다 너, 놀라지 말고 들어라. 우리 기억 중 일부가 편집된 것 같다.”
“할아버지도 눈치채셨군요.”
나야 상태창에 적어뒀으니 바로 알았지만, 할아버지도 알아챘구나?
이런 걸 보면 전직 요원이라는 타이틀도 허투루 단 건 아니다.
“날짜가 지났어. 정확히 며칠인지는 모르겠는데 -”
“하루입니다.”
“아하! 역시 네가 있어서 다행이다. 어제 오후에 이곳에 들어왔고 지금이 오전이니…. 반나절 분의 기억이 불분명한 건가?”
“으음….”
“여하튼, 이 때문에 아주 중요한 기억을 잃었다.”
“뭡니까?”
“미안하다. 이곳에서 나가는 방법이 뭔지 모르겠어.”
“아….”
이곳은 이계, 평범한 방식으로는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는 장소다.
할아버지의 조작된 기억은 ‘나가는 법’이었나?
내 기억은 어디가 바뀌었지?
…
당황함을 가라앉혔다.
이미 사라진 기억을 어쩌겠는가.
여차하면 밖에 나가서 은솔 누나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장기간 나오지 않으면 아리가 구출하러 오기로 했으니, 보험도 있고.
“괜찮습니다. 보험이 없는 것도 아니니까요.”
“후우…. 그렇지.”
잠시의 침묵.
그리고, 난간 위에서 불청객이 나타났다.
“두 분 다 깨어나셨군요.”
외견상 4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백인 남성이다.
키는 나와 비슷하니 170 중후반 정도고 골격과 옷 틈새로 드러난 근육을 보아하니, 잘 단련한 것 같았다.
그 외 신체적 특징은 –
“너무 대놓고 살펴보시는데?”
“나와 동료의 기억까지 건드린 분이니, 의심할 수밖에 없지.”
“허! 이거, 말은 바로 합시다. 이곳은 내 집이고, 여러분은 기별도 없이 난입한 침입자요.”
“…”
생각해보니 이건 또 맞는 말이긴 하다.
그때, 뒤편의 할아버지가 권총을 꺼내서 상대에게 겨누었다.
“하! 이놈아, 시답잖은 소리는 그만둬라.”
“… 예의가 없는 분이시군.”
시작부터 총을 겨누는 건 조금 과한 행동 아닌가?
내가 깨어나기 전에 둘이 대화하면서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
— 지이잉! 털컥! 끼익!
이번엔 중년인 차례였다.
그가 섬뜩한 눈을 빛내며 할아버지를 노려보자 저택 전체에서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한 것.
난간 위, 의자 밑, 화분 속, 그림 옆 – 기타 여러 장소에서 총구가 튀어나와 우릴 겨누었다.
“쏘게? 총알 숫자가 많으면 네가 이기냐? 그래봐야 머리는 하나인 것 알지? 총알도 한 발이면 충분할 텐데?”
“…”
그 순간.
— 끼익!
“아, 아빠! 무슨 일이에요?”
갑자기 2층 문이 열리며 백인 소년 한 명이 겁먹은 목소리를 냈다.
“안돼! 조슈아, 아빠가 처리하실 테니 여기 있으라고 했잖아!”
“흐으윽!”
놀란 여인의 목소리, 거기에 울먹거리는 또 다른 아이의 소리까지.
“올리비아! 애들 데리고 들어가!”
“아서!”
“…”
아서?
이게 저 남자의 이름인가?
여하튼, 여긴 정말로 집이다.
전 참가자로 여겨지는 아서가 가족과 함께 은거한 장소인 모양이다.
이 사실을 깨닫자 나와 할아버지의 상황만 애매해졌다.
누가 보면, 평범한 가정집에 총 들고 난입한 강도가 아닌가!
“…”
“…”
나와 할아버지는 시선을 마주치며 비슷한 생각을 공유했다.
이럴 필요 없다.
애초에 기억할 수 없는 세상에 잠입한 관리국 사람들이 기억만 잃고 살아서 귀환했음을 생각하자.
상대는 침입자를 다짜고짜 죽일 만큼 폭력적인 성향이 아니고, 이곳은 그의 가족이 사는 장소다.
— 탁!
할아버지가 말없이 총을 내렸다.
곧, 아서도 손짓 한 번으로 저택 내 보안 시스템의 가동을 중단시켰다.
“실례했네.”
“앞으로는 피차 예의를 지킵시다.”
“노력해보지.”
이 시점에선 아서가 저택 주인이자 전 참가자임이 거의 확실했지만, 혹시나 해서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한가인 : 아서, 우리는 싸우러 온 게 아닙니다.
소통의 주인이라면 답할 수 있겠지.
나도 그러길 바랍니다.
“…”
어제도 그러더니, 대화자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정신을 집중해도 ‘검색 중….’이라는 무의미한 단어만 떴다.
문득, 저 사람이 호텔을 오르며 대화창을 어떤 식으로 ‘악용’했을지 알 것 같았다.
*
저택 밖으로 나오자마자 아서가 말했다.
“나는 바깥세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
“흉측한 일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장소지요.”
이 점은 나도 일부 동의한다.
호텔 밖 현실은, 내가 기억하는 오래전의 평화로웠던 세상과 너무나 달랐으니까.
“그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게 어디인지 압니까? 바로 관리국입니다.”
“…”
“호텔이 내게 가르쳐준 교훈이지요.”
신기하다.
대화 내용을 떠나서, 동료가 아닌 다른 호텔 참가자와 대화하는 경험 자체가 신선했다.
“그래서 이런 장소에 가족과 함께 은거하셨습니까?”
아서는 가벼운 끄덕임으로 답했다.
“올리비아, 제 아내 이름이지요, 진실한 인연입니다.”
“진실한 인연?”
“꿈으로 만들어낸 환상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나는, 그런 우습지도 않은 호텔의 장난감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나는 -”
아내와 아들은 ‘꿈’을 통한 현실 조작으로 만든 게 아니라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냈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이 자리엔 나와 아서만 있는 게 아니다.
꿈으로 가족을 부활시킨 할아버지가 들으면 대단히 불쾌할 이야기가 아닌가!
“웃기지도 않는구나. 누가 보면 꿈이 있는 데도 쓰지 않은 줄 알겠다. 2층 초입에서 운으로 탈출한 주제에!”
“설령 꿈을 얻었다고 해도 거짓 가족을 만들진 않았을 것이오.”
아서는 2층 초반을 진행하다가 탈출 도구를 써서 나온 건가?
그건 그렇고, 아까 다짜고짜 권총을 들이댈 때부터 두 사람의 관계가 험악한 줄은 알았는데 이제야 이유를 알았다.
나 없을 때 둘이서 가족 이야기하다가 꿈 이야기도 나온 모양이구나!
그렇다고는 해도, 평소의 할아버지답지 않게 다소 감정적이다.
가족과 기억 편집의 영향?
아니면, 관련한 문제가 너무 민감한 문제였나?
“진정합시다. 할아버지, 우린 싸우러 온 게 아니라 정보를 얻으러 왔잖아요?”
“…”
“아서, 할아버지에게 들었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방법을 잊었다고 하더군요.”
“…”
“나가지 못하게 한 걸 보니, 우리와 할 말이 있을 것 아닙니까.”
잠시의 침묵.
내가 먼저 제안했다.
“통성명부터 합시다. 내 이름은 한가인입니다.”
“아서요. 약속된 만남은 아니지만, 서로 많은 걸 얻어가길 바랍니다.”
“나는 이 장소와 당신에게 궁금한 게 많고, 당신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순서대로 질문합시다. 그리고….”
— 펄럭!
마도서가 나타나자 아서가 눈에 띄게 경계심을 드러냈다.
“… 유산.”
“피차 거짓말은 하지 맙시다. 시간 낭비 아닙니까.”
거짓말을 하면 마도서로 알아낼 수 있다는 듯한 블러핑.
아주 틀린 말도 아니다.
빙의하면 알아낼 수 있으니까.
물론, 상대에게 정신 방어 유산이 있다면 다른 문제겠지만.
아서는 잠시 침묵한 후,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은 정말 207호까지 통과했습니까?”
이게 그렇게 궁금했나?
할아버지와의 말다툼을 보니 이미 아는 것 같은데, 내게 확인받고 싶었던 모양이다.
첫 번째 답.
“그렇습니다.”
“흐으…. 대단하십니다.”
신음하는 듯한 목소리와 솔직한 감탄.
“나는, 저 노인 말대로 2층 초입에서 빠져나왔지요. 겁쟁이라 타박해도 반박하지 않겠습니다.”
“그럴 생각 없습니다.”
아까 전엔 난데없이 가족이 나타나더니, 이번엔 207호까지 통과한 당신과 달리 난 2층 초입에서 탈출했다며 약함을 드러낸다.
허세도 불쾌하지만, 이런 ‘약한 체’도 거북했다.
애초에 호텔은 오래 진행했다고 강해지는 곳이 아니다.
2층 중반에 탈락한 과거의 미로가 개인의 강함으로는 거의 모든 동료를 압도함을 생각해보자.
이 남자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흉계를 꾸며 1층 유산 상당수를 차지하고, 탈출 수단까지 독차지했을지 누가 알겠는가.
두 번째 질문.
“내 차례군요. 이 장소의 존재 이유는 뭡니까?”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나와 내 가족이 은거하기 위한 -”
다시 마도서를 꺼냈다.
“불필요한 심리전은 그만둡시다. 들어올 때 거울을 봤습니다.”
“…”
그러므로 단순한 은거 따위가 목표일 리 없다.
아서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을 고쳤다.
“거울에 대해 아시는군요.”
“…”
“거짓말이 아닙니다. 내 목표는 가족과 안전히 살아가는 게 맞습니다. 의심스러우면, 그 책으로 확인해보셔도 됩니다.”
“…”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거울은?”
“내 아버지의 목표지요.”
아버지?
“혹시 그 아버지 이름이 ‘레이놀드’ 입니까?”
아서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걸 어떻게 -! 관리국에 아버지에 대한 정보가 아직도 남았습니까?”
“…”
관리국이랑 상관없고, 상태창에 현재 위치가 ‘레이놀드 연구소’라고 나오길래 찔러봤을 뿐이다.
“혹시 레이놀드 씨는 전직 요원입니까? 이곳은 거울을 연구하는 장소였고?”
“… 그렇습니다.”
두 번째 답.
이 장소는 전직 요원이자 참가자의 아버지였던 레이놀드가 세운 연구소다.
곧, 할아버지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허! 아서 씨. 자네 말대로면, 레이놀드 그 양반은 자기 아들을 호텔에 밀어 넣은 건가?”
“…”
“하하! 그것참, 존경스러운 부친일세. 아직 살아계시는가?”
“그분은 더 이상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시다. 거울이….”
아서는 복잡한 눈빛으로 뒷말을 흐렸지만, 더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거울이 사람을 기괴하게 뒤틀 수 있다는 사실은 207호에서 여러 차례 확인하지 않았는가.
“이제 내 차례군. 관리국은 만상의 끝을 막기 위해 수 없이 호텔에 사람을 집어넣어 왔습니다.”
아리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리고 당신들이 나왔다는 것. 목적을 이루었습니까?”
“…”
“파멸을 막기 위한 힘, 호텔에서 얻어냈냐는 질문입니다.”
세 번째 질문.
‘호텔파티는 종말을 막기 위한 힘을 호텔에서 얻어냈는가?’
이는 관리국의 목표이며, 비밀스러운 장소에 은거한 전 참가자가 궁금해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아마도.”
얻어냈다.
또한, 두 물건 전부 이 자리에 있다.
모래시계는 내가, 원 모어 찬스는 할아버지가 가지고 있으니까.
대답을 들은 아서의 눈빛에 흥분이 깃들었다.
“보여줄 수 있습니까? 내가 얼마나 -”
“여기 없습니다.”
첫 거짓말.
다른 건 몰라도 상대가 가장 갈망하는 것은 마지막까지 숨기는 게 좋겠지.
“후우…. 당신의 동료에게?”
“그렇지요. 귀한 물건을 여기저기 함부로 들고 다니진 않으니까요.”
“맞는 말이군요.”
이제 다시 내 차례다.
“현실에 참가자가 몇 명인지 아십니까?”
“내가 알기로는 20명 미만입니다.”
20명 미만? 너무 적은데?
살짝 놀라서 할아버지 쪽을 보니, 할아버지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말이 됩니까?”
“왜 이상하다고 생각하시는지?”
“피차 다 아는 사이니, 솔직히 말합시다. 호텔은 시공을 초월한 장소에서 셀 수 없이 여러 번 반복해왔을 겁니다. 아무도 탈출하지 못한 경우도 많지만 -”
“탈출자도 많았을 테고, 일단 탈출하면 그때부턴 루프를 견딜 수 있으니 쉽게 죽지 않는다. 이 말을 하려고 하는군요.”
서로 알 만큼 아는 사이라 대화가 편했다.
“당신은 한 가지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습니다.”
내가 놓친 사실?
“3층 말입니다.”
“…”
호텔 파이오니어에는 3층이 있다.
지금은 현실에 있으니 와닿지 않지만, 언젠가 도래할 문제가 아니던가.
“당신 말대로 탈출자는 20명보다야 훨씬 많았겠지만, 그중 상당수는 현실에서 악마 혹은 관리국에 의해 죽었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아주 강한 일부는 3층으로 떠납니다. 그렇게 떠난 사람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3층으로 떠난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
“무슨 의미죠?”
“모릅니다.”
“…”
“알아내면 내게도 알려주시길.”
“…”
“충분히 뛰어나지 못해 지상에 남은 우리는 3층으로 떠난 이들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승천자라고 부릅니다.”
현실에 남은 참가자들이 3층으로 떠난 이들을 부르는 단어, 승천자.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뜬금없이 3층과 관련한 정보를 얻었다.
이것만으로도 헛걸음을 한 건 아니었다.
그때,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커피 한잔하시겠어요?”
아까 한번 본 아서의 아내, 올리비아다.
그녀는 불안한 표정으로 나와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테이블 위에 커피 석 잔을 올렸다.
중요한 대화 중 머리를 맑게 하는 커피 한 잔.
적절하다.
마침,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는 생긴 느낌이라 더욱 적절했다.
그래서 의심스러웠다.
나는 아직도 내 기억 중 어느 부분이 편집되었는지 모른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상대는 믿을만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
아서의 팔이 부자연스럽게 내 앞의 커피잔을 향해 다가왔고, 그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손이 저절로 움직여서 다른 사람 커피잔을 쥐려고 하니 당황스럽겠지.
곧, 아서가 내 커피잔을 쥐고 한 모금 들이키려는 순간.
— 쨍그랑!
올리비아가 창백한 표정으로 커피잔을 쳐냈다.
서로 알아낼 게 많으니, 독약을 탔을 리는 없겠지만….
관리국에는 강력한 자백제가 여럿 있다고 들었다.
아버지가 요원이었다니 그 정도는 있겠지.
“…”
세 남자가 침묵했다.
곧, 아서가 쓴웃음을 지었다.
“이것 참, 호텔에서 안 좋은 습관이 들어서 말입니다. 실례했군요.”
커피잔에 불쾌한 첨가물을 타는 습관이라.
“괜찮습니다. 호텔이 원래 그렇죠. 저도 이상한 습관이 생겼거든요.”
아서의 눈빛이 흔들린다.
조금 전의 말이 내 입이 아니라 ‘올리비아’의 입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히익!”
겁에 질린 올리비아의 목소리.
평화롭고 한적한 분위기다.
내 생각에, ‘우리 파티’를 제외한 호텔 참가자들은 대체로 이런 사람일 것 같았다.
“질문 한 번 더 합시다.”
“이젠 내 차례 아닙니까?”
“조금 전의 커피로 아서 씨 차례는 넘어간 셈 치죠.”
“…”
“거울을 연구해서 무엇을 알아냈습니까?”
오피러브
늑대훈련소
TXT viewer control
괴담 호텔 탈출기-564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