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61)
60화 – 미션의 방의 보상, 행운의 사격 이벤트
60화 – 미션의 방의 보상, 행운의 사격 이벤트
[사용자 : 한가인(지혜)날짜 : 21일 차
현재 위치 : 계층 1, 복도
현자의 조언 : 0]
평소처럼 호텔의 ‘평가’ 비슷한 알림이 뜨지 않고, 곧바로 복도로 떨어졌다.
어질어질한 기분으로 주변을 돌아보자, 비슷한 타이밍에 바깥으로 떨어진 사람들이 허리를 감싸며 일어섰다.
다들 멍한 표정으로 서로를 둘러봤다.
곧, 모두가 행복에 가득하여서 서로를 얼싸안으며 감격의 시간이 지나갔다.
*
“아~ 나 진짜 쪽팔린다. 7단계까지 있는데 내가 1단계에서 밟혀 죽을 줄 알았냐?”
“거기서 난데없이 방탄유리가 나올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할아버님 잘못 아니에요. 저도 아무것도 못 하고 하늘로 날려가서 죽었어요. 팔찌로 활약할 일이 생길 줄 알았는데.”
“아 나는 더 황당하다. 미친 다 깼다 싶어서 머릿속으로 벌써 다음 미션 뭐지? 하고 있는데 개새끼가 와! 아직도 빡치네.”
“뭐, 형이 저택 입구에서부터 실수하지 않은 게 다행 아닙니까. 거기서부터 실수했으면 아마 저택의 괴물하고 다 싸웠을지도 모르겠네요.”
“아, 나도 송이랑 같이 하늘 날아가서 죽어서 할 말이 없다. 승엽이는 뭐 하다 죽었니?”
“전 열차 타고 시작하자마자 돌이 머리로 떨어졌어요. 억울한 게 그때 딱 행운이 98%! 와 진짜 개 억울! 발동만 했으면 스텝으로 다 피하는 건데.”
“뭐, 지금은 100%라는 이야기니까 잘됐네. 아꼈다가 쓸 일이 있겠지.”
“그러고 보니, 아리 그 피로 상처 고치는 건 자주 할 수 있는 거야?”
“앞으로도 내 피를 계속 빨아먹으려고?”
“…”
“농담이야. 단순 체력회복이 아니라 상처 회복은 자주 못 해줘. 내가 거의 죽어갈 때 되면 내 피가 저절로 내 몸을 치유하려고 하면서 치유력이 생기거든. 그러니까, 앞으로 네가 상처를 고치고 싶으면 내 머리를 후려치고 피를 뽑으면 되는 거지.”
“…”
“농담이야.”
“세상에 그런 농담은 처음 들어….”
“아, 근데 저도 진짜 아쉬워요. 거울에 비치는 사람이 막 바뀌길래 제일 이상한 거울 같아서 피했던 건데, 그게 답이었다니.”
“엘레나 양을 믿게 만들기가 진짜 힘들었네요.”
“글쎄, 제 생각엔 정답이 간단한데 괜히 피해 가신 것 같네요.”
“네?”
“그냥 가인 씨 본인이 직접 나왔으면 오히려 제가 믿었을 것 같은데?”
무슨 의미지? 당황해서 고개를 돌렸다.
“자! 자! 분위기 좋고, 밥도 대충 먹었고! 이제 모두의 머릿속에 있을 의문 하나 풀자. 그래서 다 같이 그 개고생을 하면서 얻은 ‘미션의 방’의 보상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냐?”
“요전에 팔찌는 방 해결하자마자 이미 제 팔에 있었는데. 진짜 미션의 방의 보상은 어떻게 된 걸까요?”
“뭐, 아가씨들. 긴장 푸시게. 아무렴 호텔이 보상을 떼어먹진 않겠지. 느긋하게 밥이나 마저 먹으면 어디 디스플레이에서 안내해 주지 않겠나.”
묵성 할아버지의 예측은 적중했다.
식사를 끝마치자 디스플레이에서 안내가 나왔다.
/고객 여러분! 미션의 방 클리어를 축하드립니다.
호텔 임직원 일동은 고객 여러분이 한 발짝 더 나아가신 듯하여 진심으로 기쁩니다.
물론, 힘겨운 고생 끝엔 보상이 있어야 하는 법!
프런트 데스크에 여러분을 위한 보상 이벤트가 기다립니다!/
‘보상’이 아니고, ‘보상 이벤트’ 그냥 보상을 던져주는 형식이 아닌가?
다 같이 프런트 데스크에 도착하는 순간.
모두가 말문을 잃었다.
“너! 너 이 새끼!”
“하하! 다들 안녕하십니까? 요전에 뵌 것 같은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뵙게 되었군요. 너무나 기쁩니다.”
“당신이 ‘보상 이벤트’도 담당하는 건가?”
“이놈의 호텔이 정말로 블랙 직장이라 어쩔 수가 없습니다. 물건을 파는 일만으로도 바쁜데, 이벤트까지 담당시키다니요! 그렇지만 여러분을 위해서는 이 한 몸! 기꺼이 바치겠습니다.”
지하의 캠프장에 나타났던 상인이 옷차림만 바꾼 채로 다시 나타나 있었다.
솔직히 이놈의 얼굴을 보자마자 심히 불안해졌다.
‘보상 이벤트’가 왠지 정상적이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네 얼굴을 보니까 또 피곤하네. 그냥 보상이나 줘. 보상은 뭐야? 유산?”
“좋은 질문입니다.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 입니다!”
거기까지 들었을 때 진철 형이 주먹을 들어 올리다가 내려놓았다.
“허허. 그쪽 고객분은 항상 행동이 거치시군요. 분위기가 심상찮으니, 저도 바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보상은 랜덤! 기회는 다섯 번! 제가 드리는 총으로 풍선을 맞히시면 됩니다.
풍선에서 무엇이 나올 것인가?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풍선의 등급은 존재하지요.
당연히 높은 등급의 풍선에서 좋은 보상이 나오겠지요?
풍선은 총 100개입니다.
1개의 황금 풍선, 19개의 은 풍선, 80개의 구리 풍선이죠.
참고로, 한발의 총알은 하나의 풍선만 터트릴 수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관통은 불가능합니다.
자! 이제 시작합니다.”
상인의 말이 끝나자, 마치 호텔의 방에 들어갈 때처럼 공간이 춤을 추더니 모두가 ‘사격장’으로 이동했다. 테이블 위엔 라이플 하나가 놓여있고, 목표물 쪽에선 100개의 풍선이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단체로 어안이 벙벙한 채로 상황을 파악하다가-
도저히 참지 못한 은솔 누나가 라이플을 상인에게 겨눴다!
“진짜 너랑 만나면 끔찍한 일만 생기는구나. 네 머리부터 쏘면 안 될까?”
“쏘셔도 됩니다. 제게 쏴도 횟수가 차감됩니다.”
누나는 차마 방아쇠를 당기지 못했다.
진짜 기가 막히는구나. 여기까지 와서 뽑기라니.
그 개고생, 다들 말 그대로 죽어가면서 깬 미션인데 보상이 운빨 싸움이야?
“아무리 그래도 보상을 운으로 주겠다니 이게 대체….”
“운이라니요? 사격 실력입니다. 황금 풍선을 맞추시면 되는 문제지요. 저기 보이시죠?”
보였다. 콩알만 한 크기의 황금 풍선이!
어처구니없게도 황금 풍선은 가장 작고, 가장 빨랐다.
다들 말문을 잃은 와중에 묵성 어르신이 총을 잡아 들었다.
“내가 총을 제일 잘 쏘는 것 같으니 내가 쏴보겠네. 다들 어찌 생각하시는가?”
사실이라 할 말이 없다.
군대라도 다녀온 진철 형 말고는 총을 만져본 사람조차 없고, 권총을 얻은 후 몇 번 쏘면서 확인했지만, 형보다 할아버지의 사격 실력이 월등히 뛰어났다.
옆으로 달려간 은솔 누나가 기도하며 외쳤다.
“어르신 제발! 제발! 황금까진 아니더라도 은 풍선이라도 제발!”
“거, 너무 부담 주지 말고. 은 풍선도 맞추기 더럽게 어려워 보이는구먼.”
말마따나, 은 풍선을 맞추는 것도 결코 쉬워 보이지 않았다.
은 풍선 자체는 구리 풍선과 비슷한 크기, 비슷한 속도였지만 문제는 80개나 되는 구리 풍선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은 풍선을 가로막았다.
어르신이 라이플을 들어 올렸다.
모든 사람이 무릎 꿇고 다 같이 기도했다.
제발, 하나님 부처님 알라 조로아스터 기타 등등 아무나 좋으니까 은 풍선이라도 주세요!
—탕!
기적같이 은 풍선이 터졌다.
“와! 회장님 나이스샷!”
“무슨 회장님은 또 회장님. 허 참. 조용히 좀 있으시게.”
풍선이 터지며 내용물이 나타났다.
편지?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나쁘지 않은데? 이 정도면 ‘은 풍선’ 값은 하는 느낌? 어차피 조만간 다시 저주의 방에 들어가서 유산을 얻어야 하는 상황인데, 힌트가 나온 건 나쁘지 않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와중에 다시금 총성이 울렸다.
—탕!
구리 풍선.
…
장내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풍선에서 쪽지가 나타났다.
생각보다는. 생각보다는 아주 쓰레기는 아니구나. 꽤 오랜 시간 다들 제대로 된 휴식 없이 험난하게 달려왔지. 한번은 마음 편히 휴가라도 얻고 싶었는데. 3일 휴식. 나쁘지 않다.
억지로 정신 승리를 시도해봤다. 한계가 있다.
휴식이야 나쁘지 않다. 그러나 우리에겐 더욱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물건이 필요하다.
—탕!
구리 풍선.
풍선 안에서 작은 플라스틱 상자가 떨어졌다.
단체로 멘탈이 터졌다.
“야 이 개새끼야아아아아아!!!!!”
상인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아마 진철 형이 던졌겠지.
“완전 맛있는 샌드위치? 맛있겠는데! 나 배고팠어. 저거 먹으면 집 가는 거지? 완전 맛있는걸 먹으면 사람이 천국에 가는 게 아닐까? 날 천국 보내주는 샌드위치 맞지?”
은솔 누나는 헛소리를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주저앉은 채 자신의 사격 실력을 한탄하기 시작했다.
나는…. 정신을 차렸을 때는 주먹으로 상인을 다섯 번 정도 내리치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상인은 별다른 반응조차 없다.
할아버지가 꾸역꾸역 일어나서 다시 라이플을 잡아 들었을 때.
아리가 할아버지의 팔을 잡았다.
“잠깐.”
“미안하다. 내가 집중해서 쏜다고 쏜 것인데 -”
“할아버지. 탓하려는 게 아니니까 일단 라이플 내려놓으세요.”
“?”
“승엽아. 너 축복 다 찼지?”
“네.”
“네가 쏴.”
“네??? 누나? 저 총 쏠 줄 모르는데요?”
“알아. 그냥 네 축복 믿고 해보라는 거야. 아예 눈 감고 쏴. 어차피 네가 쏘는 게 아니니까. 네가 쏘는 게 아니고, 네 축복이 쏜다 생각하고 쏴. 축복 활성화하고.”
혹시 모를 희망.
정신이 반쯤 나갔던 사람들이 다들 정신을 차리고 모여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총을 아예 못 쏘는 애한테 맡기는 게 말이 되나? 아예 못 쏘면 풍선 자체를 못 맞출 텐데?”
“그냥 해봐. 명색이 축복 이름부터 ‘행운’인데, 이럴 때 아니면 언제 활약하겠어?”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
승엽이가 총을 들어 올렸다.
“축복 활성화했어?”
“네. 방금 떴어요. 당신의 행운은 777! 이라네요.”
“777. 믿어볼게.”
“그…. 누나.”
“말해봐.”
“뭔가 응원해주시면 좀 더 잘되지 않을까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리가 승엽이를 꽉 끌어안았다가 떨어졌다.
아무래도 좋다. 둘이 시트콤을 한 달을 찍어도 응원해 줄 수 있어!
제 발 황 금 풍 선 제 발 황 금 풍 선
—탕!
은 풍선이 터졌다.
그래도 구리 풍선이 아닌 게 어디인가?
다들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승엽이는 숫제 눈이 풍선을 따라가지도 못한 상태로 쏘는데도 은 풍선이라니.
‘행운’이 여기서 일하는구나.
풍선 안에서 매우 작은 상자가 떨어졌다.
뭐지? 다들 궁금한 기색으로 풍선에서 떨어진 상자로 다가갔다.
승엽이도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돌아서는 그 순간.
—탕!
마지막 탄환이 발사됐다.
장내가 얼어붙었다.
“어! 어! 어! 어! 저저저저저는 쏘지 않았는데요!!! 그냥 보려고 돌아섰는데!!! 아니 이게 왜 발사가 되는 거죠? 아니! 상인 아저씨! 제발 한 발 더 채워주세요!”
“조용히. 승엽아. 그냥 조용히 있어.”
아리는 승엽이의 뺨에 키스했다. 승엽이는 넋이 나갔다.
황금 풍선이 터졌다.
“오늘, 제가 귀한 장면을 보는군요. 호텔 근속 87년 차. 황금 풍선이 터지는 건 처음 봅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상인과 사격장이 사라졌다.
무언가 –
정체를 알 수 없는 동그란 타원형 물체가 우리를 향해 굴러왔다.
*
다들 넋이 나간 채로 1층의 다과 테이블로 모여들었다.
“보상 정리해보자. 참, 승엽아 진짜 수고했어. 앞으로도 이런 ‘운빨’ 게임 할 때는 다들 잊지 말자. 무조건 승엽이에게 기회를 주는 걸로.
사실, 처음에는 사격 실력 게임으로 착각하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잘 보이지도 않는 황금 풍선을 대체 어떻게 맞추겠어. 그냥 운 게임이었네.
1번 저주의 방의 힌트.
2번 3일 휴식권.
3번 샌드위치.
4번 빨간 약.
5번 황금알.
이렇게 나왔네.”
4번째 은 풍선에서 떨어진 작은 상자에서 나온 물건은 조그마한 빨간 알약과 설명서였고, 5번째 황금 풍선에서 나온 물건은 다름 아닌 알이었다.
“일단, 보상 하나하나 좀 살펴볼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가장 좋은 보상이라는 황금알은 설명서 같은 것도 없어서 정말 모르겠지만 나머지는 제법 설명이 붙어있네요.”
그렇게 우리는 보상에 대한 분석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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