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62)
61화 – 작전 회의 – 보상의 정리. 어디로 가야하오?
61화 – 작전 회의 – 보상의 정리. 어디로 가야하오?
[사용자 : 한가인(지혜)날짜 : 21일 차
현재 위치 : 계층 1, 복도
현자의 조언 : 0]
첫 번째 보상.
저주의 방의 해결을 위한 힌트.
“이 보상. 내 개인적으로 아주 크게 기대하고 있어. 정체불명의 황금알보다도 어떻게 보면 당장 더 도움이 될만한 보상 아닐까?
가뜩이나 저주의 방에 다시 진입할 우리에겐 진짜 꿀이지!”
“누나. 일단 편지를 열어서 확인해봐요.”
—찌이익
작은 종이가 하나 툭 떨어졌다. 자세한 설명이 있기에는 모자란 분량. 다들 테이블에 바짝 붙어서 종이의 내용을 살폈다.
101호 : 저주의 근원은 ㅁㅁ이/가 아니다.
102호 : ㅁㅁ 쪽으로 가야 한다는 편견을 버려라.
103호 :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ㅁㅁㅁㅁ이 아니다.
104호 : ㅁ은 아버지를 ㅁㅁ하는 법.
…
마치 퀴즈 풀이 같은 내용.
‘힌트’니까 무슨 대단한 공략을 기대하진 않았다. 그래도 굳이 힌트를 주면서 ㅁㅁ 같은 걸 넣어야만 하는 걸까.
“일단, 103호는 알겠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이 말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게 환상이라는 이야기.
[ㅁㅁㅁㅁ이 아니다] 이 말은 [동물농장]이 아니다. 라는 말이겠지.”“비슷한 느낌으로 나머지 문장들도 풀어봅시다.”
“뭔가 퀴즈 같기는 한데, 사실 난 두 개는 답을 알겠는데? 나머진 어때?”
“저도 느낌이 옵니다. 미묘하게 호텔에서 하는 말은 ‘반대해석’으로 봐야 진의가 드러날 때가 많은 것 같네요.”
“그래, 그래. 누님이랑 가인이 네가 뭘 깨달은 모양이니 그냥 시원하게 설명 좀 해줘라.”
“나부터 말해볼게. 101호 힌트.
[저주의 근원은 ㅁㅁ이/가 아니다]이 말은 지금 우리가 101호의 저주의 근원에 대해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고, 그 편견이 틀렸다는걸 알려주는 거야. 다들 101호의 저주의 근원이 뭐라고 생각했어?”
“당연히 가족 아니었나요? 다들 이상하게 비틀어진 가족들과 접촉하면서 문제가 생겼으니까요.”
“나도 가족이라고 생각했어. 이 힌트는 우리 생각이 착각이라는 말이야. 즉 [101호의 저주의 근원은 가족이 아니다] 이게 힌트의 내용이라고 봐.”
“그럼 대체 뭐죠?”
“그걸 우리가 찾아봐야지.”
“저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서 102호 힌트를 해석했습니다.
[ㅁㅁ 쪽으로 가야 한다는 편견을 버려라]이 말은 우리가 [ㅁㅁ 쪽으로 가야 한다]는 편견이 있다는 의미죠. 102호에서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한다고 생각 중인 장소. 다들 떠오르시죠?”
송이가 눈을 크게 뜨면서 반응했다.
“저택!”
“그거야. 102호 힌트는 [저택 쪽으로 가야 한다는 편견을 버려라] 인 거지.”
“허 참. 그러고 보니 기억난다. 저택 첫날에 SUV에서 정신을 차리고 가인이가 말하지 않았냐? 저택에 도착하기 전에 정신이 들었으니, 그냥 저택을 가지 않는 게 어떻냐? 했었지.”
“그래. 나도 기억나. 그리고 진철이가 어차피 가야 할 것 같다고 해서 우리가 다 같이 출발했지.”
“크흠….”
“옛날이야기는 대충 넘어갑시다. 이후에 다시 갈 때는, 아예 저택을 가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해보죠.”
“OK. 일단 101호랑 102호 관련해선 서로 생각이 통했네. 문제는 104호. 난 이거 모르겠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할 일이 많으니, 이해한 부분까지 정리하는 게 좋겠구먼. 모르는 부분은 차후를 위해 남겨두는 게 어떤가?”
“그렇게 합시다. 이해한 부분까지 정리하죠.”
누나가 가볍게 노트와 펜을 꺼냈다.
“그런 물건이 호텔에 있었어요?”
“마켓에 묶음으로 있길래 샀어. 앞으로 뭘 하든 이렇게 계획을 정리할 방법이 있어야겠다 싶어서. 다들 스마트폰도 맛이 간 지 오래잖아? 아날로그식으로라도 정리해야지.”
현재까지 알아낸 힌트의 해석이 노트에 적혔다.
*
101호 : 저주의 근원은 ㅁㅁ이/가 아니다.
-> 저주의 근원은 가족이 아니다.
102호 : ㅁㅁ 쪽으로 가야 한다는 편견을 버려라.
-> 저택 쪽으로 가야 한다는 편견을 버려라.
103호 :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ㅁㅁㅁㅁ이 아니다.
->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동물농장이 아니다.
104호 : ㅁ은 아버지를 ㅁㅁ하는 법.
-> ?
“우리는 조만간 새로운 유산을 구하러 가야 해. 그때, 이 힌트를 명심해서 계획을 짜도록 하자. 일단은 다음 보상부터 살펴보자.”
*
두 번째 보상.
3일 휴식권.
“가장 명쾌한 보상이네요. 친절하게 종이 뒷면에 설명도 쓰여 있습니다. 휴식권은 파티타임과 똑같다.
3일 동안 그 어떤 부정적인 이벤트도 발생하지 않으며, 평소에 갈 수 없는 장소를 갈 수 있다.”
“평소에 갈 수 없는 장소. 예전의 그 ‘축복의 성소’를 말하는 거겠지?”
“그러고 보면, 파티타임 후에 다 같이 정문의 불을 꺼서 성소를 다시 가보려고도 했었죠.”
“그때는 그냥 평범하게 불이 꺼지고 바깥의 빛이 들어왔지.”
“아마 축복의 성소 말고도 ‘파티타임’에만 들어갈 수 있는 장소가 더 있을 거예요. 그동안 이미 ‘부활의 방’이니 ‘부처님’이니 하는 정체불명의 이야기를 들어왔잖아요?”
“혹시 관리국에서 알고 있는 장소는 없어?”
“정말로 없어요.”
아리의 말은 진짜일까? 고민을 접었다. 어차피 숨긴다 해도 알아낼 방법도 없다.
“휴식권은 언제 쓰는 게 좋겠어? 당장 내일부터 쓸 수도 있고, 아니면 다음 기회를 노릴 수도 있지.”
“지금 쓰는 게 좋지 않을까요? 다들 그렇겠지만 저는 정말 지쳤습니다. 전 아직도 상태창의 날짜가 ’21일 차’ 인 게 믿기질 않아요. 미션의 방에서 정말 그 개고생을 했는데 아직도 하루가 안 지났다니. 조금 쉽시다.”
“… 일단 가인이 네 마음 이해해. 다들 고생했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마지막까지 간 사람이 제일 고생했지. 물론 6번째 미션까지 갔다는 진철이도 정말 고생했고.”
“이거, 시작하자마자 트럭에 치여 죽은 내가 사과할 타이밍인가?”
“진짜로 전혀 아닙니다. 누굴 탓하려는 생각은 티끌만큼도 없고, 그냥 너무 힘들어서 다 같이 쉬자고 하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 생각은 어때?”
“분위기 보니까 은솔 언니는 생각이 다르신 것 같네요. 그냥 말해보세요. 어차피 우리 파티, 언니랑 가인이가 토론하면 따라가는 느낌이니까.”
… 아리 생각에는 그랬나? 나는 은솔 누나가 거의 결정한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내가 회의 때 입을 자주 여는 것 같긴 하다.
“내일부터 쉬자는 견해도 충분히 이해해. 그런데, 나는 이 ‘휴식권’은 단순히 지쳤으니까 쓰자 보다는 전략적으로 써야 할 것 같거든.
예컨대, 어떤 특수한 이벤트로 호텔 전체가 지옥 비슷하게 변했다고 쳐. 그때 이 휴식권을 쓰면?
아마도 그 특수한 이벤트가 종료될 거라고 봐. 난 바로 그런 상황에서 쓰고 싶어.”
모두가 침묵에 잠겼다.
서로의 견해는 단순하다.
주제 : 휴식권을 지금 쓰자 vs 아껴두자.
가인 : 미션의 방을 통과하며 너무 지쳤다. 지금 쉬어야 한다.
은솔 : 휴식권은 전략적으로 써야 한다. 단순한 회복 용도가 아니라, 특수 이벤트로 호텔 전체가 위험해진 상황처럼 ‘쓰지 않으면 죽는 상황’에서 쓰자.
…
누나의 말이 더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애초에, 내 의견은 그냥 지금 너무 힘들어서 나온 말이고, 누나의 의견은 훨씬 더 ‘전략적인’ 의견.
결국 휴식권은 차후의 위기를 위해 아껴두자는 결론이 내려졌다.
세 번째 보상.
완전 맛있는 샌드위치.
노트에 샌드위치가 적힘과 동시에 다들 조용해졌다.
“…”
“이것도 뭐 분석할 게 있어요? 혹시 비밀이 감춰진 샌드위치는 아니겠죠? 언니 혹시 케이스 뒤져보셨나요?”
“나도 송이처럼 생각해서 진짜 혹시나 해서 다 뒤졌는데, 없어. 아무 설명도 없어.”
“그냥 꽝 아닐까요. 애초에 구리 풍선에서 나왔고. 제가 하던 게임에서도 뽑기 하다 보면 그냥 꽝 나와요.”
“… 내가 꽝을 맞췄구먼. 오늘 내가 계속 사과해야 할 모양이군.”
“어르신 그냥 편히 계십쇼. 어차피 다른 사람이 총 쐈으면 맞추지도 못했을 텐데.”
결국 우리는 8명이 샌드위치 하나를 나누어 먹었다.
참깨 빵 위에
잘 튀겨진 베이컨 세 장
특별한 소스 양상추
치즈 피클 양파까지
더해진 샌드위치의 맛은 기가 막혔다.
네 번째 보상.
빨간 약.
약 밑에 깔린 설명서를 펼쳐서 다 같이 읽었다. 설명은 단순하며 명쾌했다.
1회. 해당 방 진행 중 모든 종류의 정신 공격 면역. 이미 입은 정신 피해 복구.
“한마디로, 정신 공격이 주가 되는 방 하나는 거저먹게 해주는 소모품인 것 같은데?”
“101호에서 쓰라고 준 걸까요?”
“그건 모르겠지만, 큰 도움이 될 것 같긴 해. ‘기묘한 가족’의 정신 오염으로부터 면역이 생기면 꽤 쉽게 깰 수 있지 않을까?”
“용도는 명확한 것 같습니다. 어디에 쓸지는 이후에 생각해봅시다.”
“어디에 쓸지도 중요한데, ‘누가’ 쓸지가 더 중요할 것 같네. 아마도 진철 오빠?”
아리가 툭 치자 진철 형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확실히, 내가 저걸 쓰면 한번은 크게 활약하지 싶다.”
물리적으로는 누구 보다도 강하면서도, 정신 공격에 취약했다는 점이 형의 약점.
확실히 이 물건은 진철 형이 쓰게 되지 않을까? 일회용인 게 아쉽지만, 소모품 하나로 유산이라도 얻는다면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리라.
다섯 번째 보상.
황금알.
가장 가치가 높은 보상이면서도 가장 의미를 모르겠는 보물이 나왔다.
“이게 대체 뭔지 짐작 가는 사람?”
“설명서부터가 없으니 전혀 모르겠습니다.”
“송이 혹시 이런 알 본 적 있어?”
“알만으로는 모르겠어요. 애초에, 이런 이상한 호텔에서 가장 귀한 보물이라고 나온 알에서 평범한 동물이 나올 리가 없지 않을까요?”
“일단은 어디 따뜻한 곳에 둡시다. 때 되면 부화하겠지.”
황금알은 105호 내에 있던 난로 근처에 방석을 깔아서 자리를 마련해두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
“누님. 이 정도면 오늘 할 이야기는 다 끝난 겁니까? 진짜 피곤한데.”
“보상과 관련해선 다 끝났지. 마지막으로 정리한 걸 여기 붙여둘게.”
*
1번. 저주의 방의 힌트
-> 101호는 가족이 아닌 다른 원인을 찾을 것. 102호는 저택을 가지 말아볼 것.
2번. 3일 휴식권
-> 추후 꼭 필요할 때 쓸 것.
3번. 샌드위치.
-> 잘 먹음.
4번. 빨간 약.
-> 정신 공격 방어용. 꼭 필요할 때 사용할 것.
5번. 황금알.
-> 난로 앞에 뒀음. 언젠가 부화할 것.
*
“그리고 이제 진짜 중요한 사항을 정하자. 내일, 어디 들어갈래? 기묘한 가족? 공포의 저택? 호텔고?”
“우선 하나는 바로 탈락시키죠. 호텔고는 힌트도 전혀 해석 못했고, 난이도도 제일 높은 것 같습니다.”
“‘주’도 불안하고. OK. 104호는 탈락. 기묘한 가족과 공포의 저택 중에 고르자.”
“일단 양자의 장단점을 정리하겠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다수결로 결정합시다.
기묘한 가족의 장점은 탈출이 쉽습니다.
그냥 가족으로부터 멀어져서 도망만 가면 탈출이잖아요? 우리가 처음 시도했을 때야 정신 오염에 대항할 방법이 없어서 고생했지만, 그때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가 다릅니다.
지금은 그냥 제가 필터 모드를 쓰거나, 송이가 팔찌를 쓰면 확실하게 탈출할 수 있을 겁니다. 승엽이도 이전처럼 방에 박혀있다가 창문으로 나가면 될 것 같고.
단점은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저주의 근원은 가족이 아니다? 그러면 대체 무엇인가. 무엇이 위험인지에 대해 전혀 모릅니다.
공포의 저택의 장점은 상대적으로 아는 부분이 많습니다.
누가 적인가?
근본적으로는 땅속의 악마겠지만, 아마 그 악마와 싸울 필요까진 없을 겁니다. 애초에 악마가 있는 장소는 저택인데 힌트에선 저택으로 가지 말라고 충고하니까요. 아마도 저택의 주인. ‘어르신’이겠죠.
단점은 탈출이 까다롭습니다. 이미 확인된 탈출법. ‘어르신’의 승리 조건인 ‘6명의 인신 공양’을 막는 것. 아마 시작하자마자 우리 중 몇몇은 자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요약해보자. 탈출이 쉽지만, 아는 게 없는 기묘한 가족. 탈출이 까다롭지만, 아는 건 더 많은 공포의 저택이네.”
“다들 어디가 좋을 것 같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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